|
오랜만에 SF에 대한 갈증을 200% 해결해 준 최제훈 작가님의 새 소설집. 표제작인 토피아를 포함해 8편의 단편이 담겨 있다. (블러디메리가 없는 세상은 토피아에 나오는 문장 중 하나다.) 토피아는 소규모의 인간들을 모아 놓은 공간으로, 노동과 생산에서 벗어나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지낼 수 있다. 물론 기억의 일부는 지워졌고, 평생을 이곳에서 살아가야 한다. 무엇을 해도 좋고, 안해도 상관없는 곳. 하지만 한편으로는 감옥같은 곳. 다른 단편들도 반전이 돋보였지만, 토피아는 예상했던 것에서 살짝 비켜나가 있어 더 좋았다. 사라진 배우들은 AI가 인간을 대체하는 (곧 다가 올) 미래를 그렸는데, 그럼에도 인간의 할일이 새로 생긴다는 것에 다소 안심이 되었다. (방심하면 안되는데…) 참고로 표지도 AI가 만든 것을 재가공한 것이라고 한다. 그녀는 대책 없이 밝았고 엉뚱하게 총명했으며 세상이 그렇게 복잡한 게 아닐지 모른다는 깨달음을 주었다. 무엇보다 아름다웠다. P.22 “더 이상 깨어날 필요가 없는 나만의 별에서, 영원히 살아가는 거야." P.24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