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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은, 1966년부터 1973년까지를 시대적 배경으로 한 제1부와 2003년을 배경으로 한 제2부로 나누어 구성되어 있다. 1960년대의 미국은 베트남 전쟁 발발과 존 F. 케네디 암살사건, LA흑인 폭동 사건 등으로 사회에 대한 분노와 절망감이 극에 달했던 시기였다. 이 시기에 평화주의 히피족 바람이 불었으며 1970년대는 베트남전을 명분 없는 전쟁이라 반대하는 격변의 시기였고 이러한 사회적 배경은 소설의 1부에 그대로 녹아 있다. 저자는 현대사회에서 누구라도 공감할 수 있는 인간의 소외감과 간극을 극명하게 들려준다. 자신의 -ism과 다르다면 무조건 배척하고 보는 아들 제프리는 가족이고 부모고 간에 상관없이 자신의 좁은 울타리와 이기심으로만 재단하려 드는 기독교 보수주의로 대표된다. 삶의 목표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성공에만 매달리는 딸 리지는 양극성기분장애를 겪어가며 쇼핑 중독자로 전락하고 풍요 속의 빈곤을 불러온다. 여론의 뭇매를 맞는 와중에도 딸의 실종을 수사하는 형사에게 수작을 부리는 한나에게 화도 났지만 그 인간다움이 그녀를 충분히 현실적인 모델로 보여준 것이 아닌가 싶다. 인간의 심리를 이토록 섬세하고도 탁월하게 묘사한 작품은 극히 드물다. 그래서 나 역시 한나를 응원한다.
평생 엘리트 코스만 밟아온 버몬트대학교의 교수이자 베트남전 반대 발언으로 누구보다도 유명세를 떨친 존 위드럽 래덤 교수가 주인공 한나의 부친이다. 모친 역시 세계대전 이후 뉴욕의 거물급 예술가들과 친분을 쌓고 있을 만큼 유명한 화가지만 지나친 자존심과 병적인 우울증을 수반하는 어머니에게 한나는 지쳐버린다. 별 재능도 없고 열정도 부족했던 한나는, 평범한 의대생인 그녀의 남자친구 댄 버컨과 서둘러 결혼한 뒤 작은 시골마을 펠험에 정착한다. 하지만 아들 제프리가 태어난 뒤 마음 편히 쉬는 날도, 남편의 따스한 말이나 위로도 없는 고달픈 생활이 이어진다. 그러던 중 시아버지 임종을 지키러 남편 댄이 고향에 간 사이 아버지의 지인이자 컬럼비아대학교를 반전 열풍으로 몰아넣었던 급진주의 세력의 전설적인 인물인 토비어스 저슨이 그녀의 집에 은신처로 찾아든다. 그리고 한나는, 아들 제프리가 잠들어 있는 요람 옆에서 매일 남편과 잠들던 침대에서 저슨과 욕정에 사로잡힌다. 시카고 국방부청사를 폭파한 범인들을 숨겨준 혐의로 FBI의 추격을 받던 저슨은 비열하게 혼외정사와 자신을 은폐한 사실로 한나를 협박하고 이용해 캐나다로 도주한다.
2부에서는 30년의 세월이 나이 50을 넘긴 한나를 성공적인 커리어와 안정되고 여유로운 삶으로 데려다 준다. 교사라는 안정된 직업, 메인 주에서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병원인 <메인 메디컬센터>는 남편 댄의 직장이기도 하다. 아들 제프리는 변호사가 되었고 아내 새넌은 가정주부 역할에 충실하다. 딸 리지는 보스턴의 뮤추얼펀드 회사에서 고액의 연봉을 받는 워커홀릭이다. 겉보기에는 화려한 중산층의 생활을 유지하는 듯했지만 리지는 문제가 많았다. 유부남 의사로부터 실연당한 딸 리지가 실종되면서 낙태를 둘러싼 일련의 사건들이 슬픔에 젖은 한나를 오히려 공격해왔다. 설상가상으로 30년 전에 저슨과 외도한 사실이 황색 저널리즘의 무자비한 공격을 받게 되면서 더 큰 파문에 휩싸인다. 언론이나 여론은 말할 것도 없고, 남편 댄과 아들, 믿었던 친구까지 모두 한나를 외면하고 배신한다. 그러나 친구 마지만큼은 말기 폐암에 걸린 가운데서도 친구 한나를 끝까지 응원하고 지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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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으면서 왜 작가가 제목을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으로 지었는지 궁금해졌다. 사전적 의미로는 '대통령이 때때로(from time to time) 연방의 상태(state of the union)에 관한 정보를 의회에 제공해야 한다.'고 규정한 것에서 유래된 말이라는데 소설의 내용과 연결시킬 의미를 찾을 수는 없었다. 아마도 소설의 전반부인 1960년대 중반에서 1970년대 초반까지의 시기는 미국에서 베트남 반전운동이 한창 거세던 때였고 주인공들이 이 반전운동과 상당히 밀접한 연관이 있는 인물들이어서 정치적인 의미로 그 시대를 대표하는 이미지가 작용된 것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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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보다는 표지의 이미지가 훨씬 소설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뭔가에 충격을 받은 듯 손으로 얼굴을 감싸쥔 여인과 등을 돌린 남자. 책을 다 읽고 나니 이 표지의 이미지가 딱이다 싶었다. 미국의 격변기라고 볼 수 있는 1960년대 중반 동부 메인주의 버먼트대에 다니는 한나의 아버지 존 윈드럽 래덤교수는 경찰에 체포될 만큼 열렬한 반전운동가이다. 더구나 잘생긴 외모때문에 바람둥이로 소문이 나있다. 한나의 어머니는 차갑고 자기중심적인 예술가로서 무조건적인 사랑을 자식에게 쏟아붓는 전형적인 어머니와는 거리가 있는 인물이다. 그런 영향으로 한나는 행동하는 삶보다는 가족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고를 갖게 된다. 더 화려한 삶을 위해 파리로 교환학생을 신청하라는 엄마의 요청도 거절하고 한나가 선택한 것은 첫사랑인 댄과 결혼을 하는 일이었다. 고작 스물 두살에 댄과 결혼하고 바로 이이를 임신하게 된 한나는 펠헴이라는 조그만 도시로 이사를 하게 된다. 어린나이에 엄마가 된 한나는 아들인 제프리를 키워야하는 일과 자신의 정체성때문에 우울증에 시달리게 된다. 배타적이고 소문이 무성한 시골마을 펠헴에 어느 날 아버지의 제자라는 남자가 찾아오게 된다. 무전여행중이고 메인주를 지나가게 되면 들러보라는 아버지의 조언으로 찾게 되었다는 남자는 사실 극단적인 반전운동가로서 수배중인 인물이었다. 마침 시아버지의 발병으로 남편 댄은 부재중이었다. 오랜 우울이 한나를 힘들게 했던 것일까. 뜻하지 않게 낯선 남자 저슨과 섹스를 하게 되었고 심지어 그를 미국으로부터 탈출시켜야 하는 입장에 처하게 된다. 그가 범죄를 저지른 범인임을 알게 된 한나는 경악하지만 만약 자신의 탈출을 도와주지 않으면 남편에게 불륜사실을 알리고 자신을 쫓는 FBI에게도 한나가 공범이라고 증언할 것이라는 협박에 못이겨 저슨을 캐나다로 탈출시키기에 이른다.
그리고 30년이 훌쩍 지난 후 이제는 중년이 된 한나, 원하던 교사가 되어 고등학생을 가르치고 있고 남편인 댄은 외과의사로 성공하여 부와 명성을 거머쥐고 아들인 제프리는 변호사로 딸은 리지는 억대의 연봉을 받는 펀드매니저가 되었다. 겉보기에 한나는 무척 행복해보였다. 하지만 어느 날 딸인 리지가 행방불명이 되면서 이 모든 행복은 끝이나고 만다. 잘나가는 피부과의사와 불륜사이였던 리지는 남자가 헤어질 것을 요구하자 어디론가 사라져버린다. 싫어하는 일을 하면서도 내색을 하지 않았다는 것과 기부를 많이 해왔었고 얼마 전 낙태수술을 받았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
딸이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에 시달리던 한나는 30년 전 잠깐 바람을 피웠던 남자 저슨이 자신의 이야기를 소설로 출간한다는 사실까지 알게된다. 그것도 진실이 아닌 허구의 이야기를 끼워넣은 황당한 이야기를. 저슨을 너무도 사랑하게된 한나가 도망을 치려했다는 것과 적극적으로 나서서 저슨을 캐나다로 탈출시켰다는 왜곡된 사실이 알려지자 한나는 국가를 배신한 범죄자로 낙인찍히고 남편역시 분노하며 그녀 곁을 떠나고 만다. '사람들은 마치 삶이 영원할 것처럼 살아간다. 언젠가 죽는다는 걸 알면서도 삶이 유한하다는 것, 즉 우리가 어느 날 세상에서 사라져야 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살아간다.' -본문중에서- 한나는 당당하고 이지적이었던 엄마가 알츠하이머병으로 죽어가는 현실을 보면서, 그리고 가장 사랑하는 친구 마지가 폐암으로 세상을 떠나자 이런 허무한 감정에 몰입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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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어린 양을 공격하는 늑대들처럼 온갖매스컴과 이웃들은 한나를 공격한다. 불륜을 저지른 창녀, 범인을 도피시켜준 범죄자. 한나가 갈 곳은 없어보였다. 하지만 친구인 마지와 리지의 실종사건을 담당한 리어리 형사의 도움으로 그녀의 진실이 밝혀진다.
한나의 말처럼 인간은 살아남기 위해 무엇이든 붙잡게 된다. 그녀가 붙잡은 것은 친구와 사랑이었다. 남편은 떠나고 리지는 실종중이지만 다행스럽게 한나는 자신의 진실을 밝힐 수 있었다. 그리고 오래전 파리로 떠나는 것을 포기했던 기억을 떠올린다. 새롭게 시작하고 싶었던 한나는 파리행 비행기를 타고 프랑스를 향한다.
한나의 억울함을 밝히는 과정이 미스터리 소설을 보는 것처럼 흥미진진하게 펼쳐지고 거짓말쟁이였던 저슨의 만행이 천하에 밝혀지는 장면은 압권이다. 이 과정도 손에 땀을 쥐게 했지만 한나의 주변 사람들이 보여주는 인간의 여러가지 모습들은 많은 생각이 들게 한다. 자식이지만 자신을 믿어주지 않고 배척하는 아들, 그리고 정신적인 문제가 많았던 딸, 한나가 매스컴에 오도되자 등을 돌리는 사람들. 이제는 존재감이 없어진 도도한 화가였던 엄마의 모습. 암으로 죽어가면서도 친구인 한나를 위해 마지막 힘을 쏟아주는 진정한 친구 마지. 작가는 참으로 많은 형태의 인간상을 잘도 묘사했다. 그리고 정의가 어떻게 이기는지 보여줌으로써 세상은 아직 살만하다는 메세지를 던져준다. 그리고 소심하게 안주하는 삶보다는 진정한 자신의 삶으로 돌아가라고 한나의 등을 떠민다. 혹시 나도 이런 인생을 살고 있지는 않은지 궁지에 몰린 한나의 입장이 된다면 누가 도움을 줄것인지 혹은 등을 돌릴 것인지 고민해본다.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든 소설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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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표지를 보라. 의미심장하다. 한 여자가 충격에 빠진듯한 표정을 짓고 의자에 앉아 있고, 그 옆자의 등뒤에서 고개를 숙인 한 남자가 있다.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사람과 마주보는 사람들은 무언가를 함께 하는 모습이지만 서로가 다른 방향을 보고 있거나 등을 돌리고 있을때 우리는 갈등을 느끼는 것을 알수 있다. 표지에서도 마찬가지다. 심한 갈등을 느끼는 소설이라 미루어짐작할 수 있다.
처음 더글라스 케네디의 『빅 픽처』를 읽고 그의 소설에 반하고 그의 신작이 나올때 무척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기다렸던듯 하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출간된 책만 해도 꽤 되고, 나도 그중의 몇권은 읽었다. 치밀한 구성으로 그의 소설은 늘 긴장감을 유지했고, 소설 읽는 재미를 주었다. 이번 작품은 히피 문화와 베트남반전운동이 활발했던 1966년에서 1970년의 이야기에서부터 부모 때문에 힘들어하는 한 젊은 여자와 30년의 세월이 흘러 이제는 자식 걱정을 해야하는 한 여자의 이야기가 오롯이 담겨있다.
대학생인 한나. 아버지는 대학교 교수로 베트남 반전시위를 해 유명한 사람이었고, 어머니는 자유로운 예술가였다. 유명한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에서 힘겨워하고 있을때 댄을 만나 이른 나이에 결혼을 하게 되었고 아이 엄마가 되었다. 자기중심적인 엄마에게서 탈출하고싶은 생각이 강했었고, 고지식한 면이 있지만 댄이 좋았다. 의사이지만 여러 경험을 해야하는 댄과 함께 시골로 향했고, 그곳에서 한나는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많은 사람이 살지 않은 시골 사람들은 배타적이었고, 모든 사람들이 서로 다 알고 지내고 서로의 속사정을 속속들이 알아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30년이 흘렀다. 한나는 이제 고등학교 교사가 되었고, 남편은 정형외과의로 유명한 의사가 되었다. 아들은 변호사이며 딸은 펀드매니저로 모두가 성공한 것 같다. 화목하고 안정적인 중산층 가족으로 비춰지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아들은 종교에 빠져 배타적이고, 딸은 누군가를 사랑하고 헤어진뒤 쉽게 빠져나오지 못한다. 그러는 와중에 딸 리지는 유부남과의 실연에 실종이 되고, 한나는 오래전 30년전에 있었던 단 한 번의 외도가 그 남자 저슨의 회고록에 쓰여져 책으로 출판되어 가정이 와해될 위기에 처해졌다.
우리에게 벌어지는 모든 일이 그저 지나가는 과정일 뿐이라는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한다. 우리가 걸어온 발자취와 애써 이루어놓은 성취들이 죽음과 함께 모두 사라진다는 걸 깨닫는 순간마다 우리는 몸서리치며 자기 자신과 타인에게 상처를 주게 되는 건 아닐까? (263페이지)
저슨의 회고록은 사실이 아닌 허구를 담고 있었다. 딸은 실종되어 생사를 알수 없는 마당에 자신의 사건까지 터져 한나는 자신의 집을 들어가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이웃들의 차가운 냉대와 매스컴의 집중 공격을 받았다. 남편 댄 또한 떠나버렸다. 사방에 벽이 생겨버린 한나는 친구 마지의 도움으로 이 상황을 헤쳐나가야 했다. 진실 공방과 가족 또한 자신의 곁을 떠나버린 한나의 마음이 무척 안타까웠다. 한나의 일들이 우리의 일들처럼 느껴졌던 까닭이다.
자식을 위해 온 마음을 다해 키워왔지만, 모두들 자신의 삶을 살기에 바쁘다. 내 자식들도 마찬가지일 것이고, 나 또한 그렇게 살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까웠다. 자식들을 위해, 가족을 위해 자신이 진정 하고 싶었던 것을 포기하고 최선의 삶을 살아왔다고 생각했지만, 마치 모래성처럼 무너질 위기에 처해있으니 더욱 안타까웠다.
등장인물의 심리를 어느 누구보다도 정확하게 드러낸 더글라스 케네디의 능력에 감탄했다. 남자 작가임에도 여성의 심리나 상황을 아주 잘 그려냈던 것이다. 책을 읽고나서 내가 살아온 삶을 생각해 보았다. 나는 잘 살고 있는가. 현재의 나는 진정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가. 이런 일에 나에게 닥쳤을때 내 주변의 사람들은 나에게 어떻게 대할까,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나도 저 너머에 또 다른 삶이 있지는 않은지 무수히 넘겨다본 건 사실이야. 그럴때마다 나는 오랜 결혼생활을 한 부부의 장점들을 생각하며 내 선택이 그리 잘못된 건 아니라고 자부했어. 우리의 결혼생활에 뜨거운 열정이나 황홀한 만족은 없었을지 몰라도 안정적이고 일관성이 있었잖어. 우리가 함께한 역사는 결코 가볍지 않은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어. (459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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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글러스 케네디의 신작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이 나왔다. 등을 돌려 고개를 살짝 숙이고 있는 남자와 입을 막으며 울음소리를 내지 않으려는 여인이 마치 무대 세트장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표지가 인상적이란 생각이 든다.
이제는 손자, 손녀의 재롱을 보며 평온한 노후를 생각하고 있는 초등학교 교사 한나 래덤은 여태껏 살아 온 인생 전부가 흔들리는 사건과 직면하게 된다. 하나는 능력 있는 커리어우먼으로 당당한 삶을 살고 있다고 믿었던 스물다섯 살의 딸 리지가 유부남 피부과 의사에게 이별을 통보 받으며 극심한 우울증과 집착으로 보이며 힘든 시간을 보내다 갑자기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이다. 딸을 향한 걱정이 온 마음을 가득 채우고 있는 와중에 오랜 절친으로부터 온 연락을 통해 예전에 자신의 집에 아주 잠시 머무른 한 남자가 출판하게 된 책의 내용이 왜곡되어 출간된다는 것이다. 이 책이 나오면 자신의 인생은 물론이고 가족들이 받을 상처가 너무나 크기에 될 수 있으면 세상에 들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그녀의 바램은 허망하게 된다.
스토리가 30여 년의 시간차를 두고 진행된다. 자신이 가진 정치적 색깔을 너무나 들어내며 유명세를 타고 있는 대학 교수인 아버지와 거물급 예술가와 친분이 두터운 유명한 화기인 어머니를 두고 있는 한나는 집안에 흐르는 분위기가 너무나 싫다. 이런 이유로 결혼 자체를 생각지도 않았는데 아버지와 정반대의 의대생 댄을 만나 조금 이른 나이에 결혼을 감행한다.
자신은 부모님과 다른 결혼 생활을 이어갈 것이란 마음으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다. 남편 댄을 따라 조용한 메인 주의 조용한 시골마을 펠험에 짐을 풀지만 생각했던 것과는 너무나 다른 시골마을 사람들의 모습에 어려움을 겪는다. 한나는 출산 후 우울증과 육아로 인해 엄청난 심적 고통을 겪지만 항상 바쁜 남편, 멀리 떨어진 부모님, 친한 베프에게 도움을 요청할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에 내몰리게 된다.
세상에 핑계 없는 무덤 없다고 많은 여성들이 출산 후 우울증과 육아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도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이겨내려고 애를 쓴다. 한나 역시 자신의 생활권에서 최대한 노력하지만 어느 날 아버지의 부탁으로 자신의 집에 잠시 머물게 된 한 남자로 인해 인생이 커다란 시험대에 놓인다.
많은 사람을 가르치는 교수지만 제자의 참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해서 딸 한나를 위험에 빠트린다. 한나는 한 순간의 잘못된 판단이 결국 FBI에 쫓기는 남자를 태우고 캐나다 국경까지 데려줘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지금은 아들의 안전을 위해 못할 게 없다.
지금과 다른 여성상을 원했던 시기에 자신의 삶을 만들어 가는 한나의 모습을 보면서 함부로 욕하지 못하겠다. 분명 단 한 번이라도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 있다. 허나 그런 상황으로 내몰린 그녀를 둘러싼 환경에도 절반의 책임이 있지 않을까 싶다. 나이를 잊고 젊은 여성들에게 여전히 매력을 발산하면서 프리하게 삶을 사는 아버지와 아버지의 이런 모습에 마음속에 불안, 상처, 외로움 등을 간직하며 극도로 예민한 상황으로 자신을 몰고 가는 어머니, 댄의 모습에서 우리 아버지, 조금 선배뻘의 남편들의 모습이 들어있다. 자신의 성공이 곧 가족들에게 경제적 안정과 행복을 어느 정도 줄 수 있어 일에 매달리는... 더불어 펠험 지역 사람들이 바라보는 시선에 있다. 배타적인 시골마을 사람들이 모습이 현대의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습과 너무나 닮아 있어 씁쓸해진다.
역시나 더글라스 케네디란 느낌을 받았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작품 속에는 우리들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들어 있어 불편하면서도 공감할 수밖에 없다. 요즘 우리 사회는 어느새 부터인가 기혼자들조차 애인이 없으면 안 될 거 같은 분위기에 적어 있다.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다른 사람의 작은 잘못에 커다란 잣대를 들이대는 우리에게 한나의 삶에 돌을 던질 수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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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성인이 된 후. 나는 어떤 모습일까? 아이들은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사는 모습을 꿈꾼다. 지극히 평범하지만 그 평범함도 쉽게 얻어지는 결과가 아니라는 걸 알기에 생각이 많아진다. 여기 한나라는 여성이 있다. 34년 동안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남편은 의사로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아들은 변호사로 일을 하고 딸은 펀드매니저로 높은 연봉을 받고 있다. 겉으로 봤을 때 이들은 너무도 부러운 가족 구성원이다. 하지만 이 가족의 속을 들여다보면 좀 다르다. 주변에 관심이 없는 남편, 잘못된 종교적 신념으로 주변을 불편하게 하는 아들, 사랑에 집착하는 딸. 이들을 보는 한나의 마음은 불안하다. 어느 날 유부남 의사와 사랑에 빠진 딸이 실종되고 설상가상 한나의 30년 전 일이 폭로 된다. 30년 전 만난 적이 있는 남자가 책을 통해 그 당시 일을 회고록 형식으로 출판하게 된 것. 이 일로 한나는 외도에 딸을 제대로 키우지 못한 엄마로 낙인찍히게 되고 남편과 사회로부터 무차별 공격을 받게 된다. 한나는 이 상황을 이겨낼 수 있을까 아이를 키우다보면 늘 고민을 하게 된다. 내가 제대로 키우고 있는 것이 맞는 것일까? 하는. 고민의 가장 큰 키워드는 이 아이들이 사회에 나가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평범하게 사는 것인데... 생각만큼 평범이 쉽지 않다는 걸 느끼게 된다. 정상적인 가정, 그리고 화목한 가정이라고 해서 아이가 정직하고 착하게만 자라는 것이 아니다. 사회에는 많은 변수들이 있고, 그 변수들을 어떻게 이겨 내느냐가 관건일 때도 많으니까. 우리나라 엄마들이 봤을 때 한나는 성공한 부모다. 자신의 일을 갖고 있으면서 남편은 의사이고, 자식들은 좋은(?) 직업을 갖고 있으니까.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듯 한나의 주변은 물과 기름 같다. 서로에게 섞이지 못하고 둥둥 떠다니는... 그리고 한나가 위기에 처해있을 때 누구도 한나의 편에 서서 이해하거나 도움을 주지 않는다. 가족이긴 하나 가족일 수 없는 사람들. 우리는 가족이 소중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소중함은 학습된 소중함이 아닐까 싶다. 가족의 소중함이 뭔지 모르면서 가족은 따스하고 아름다워야 한다는 강박. 그 강박 안에 성공한 가족을 떠올리고, 성공했기에 따스함을 갖고 있다는 모습까지. 평범하게 한 끼 식사를 하고, 따스한 말을 건네는 것. 이젠 그런 모습이 먼 나라 이야기 인 것 같아 씁쓸하다. 이혼하면 남편과 아내는 남보다 더하다는 말이 있다. 위기 속에서 제 갈 길을 찾아 떠나는 가족들이 과연 가족이라 불릴만한 것인지 생각하게 한다. 결혼할 때 누구나 화목하고 따스한 가정을 꿈꾼다. 나 역시도 그런 가정이길 바랬다. 하지만 그 과정이 어렵다는 걸 세삼 느낀다. 그건 혼자 노력해서 되는 일이 아니므로. 나와 남편 뿐 아니라 시댁과 친정 식구들 모두.. 같이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특히 한국이란 나라에서는. 요즈음 나는 가족이 왜 소중해야 하고, 왜 단란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돌아갈 수 있는 내 가족. 편안할 수 있는 내 가족이 있다는 것만으로 나는 늘 용기 있게 뭔가를 시작할 수 있으니까. 나는 오늘 내 가족을 위해 무엇을 했을까? 많이 웃고 많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 웃고 행복하기만 해도 짧은 시간들이다. 아이들은 곧... 독립하게 될 테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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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책도 대박이다! 더글라스 케네디는 도대체 뭘 먹어서 이렇게 글을 잘 쓰는 걸까? 2010년 6월에 출간된 <빅 픽처>때부터 시작해 ~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2014년 11월 현재까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믿고 보는 작가’ 목록에 더글라스 케네디가 있다. 나는 <빅 픽처> 광팬이라 솔직히 아직까지는.. 더글라스 케네디가 <빅 픽처>를 능가하는 작품을 쓰지 못했다며 안타까워하고 있는 사람 중 한명이기도 한데..
이번 책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은 내 기대치를 적어도 80~90% 이상 충족시켜 주는 것 같다. 오 마이갓 이러다 조만간 빅 픽처보다 더 어마 무시한 대작이 나오는 건 아닐까 다시금 나를 ‘더글라스 케네디 바라기’로 주저 앉혀버린 이번 책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은 어떤 책이냐면..
아 맞다! 책소개에 앞서 제목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이 무슨 뜻인지를 몰라서 검색해봤던 내용부터 그대로 옮겨 본다.
[ state of the union ]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이라는 명칭은 미국 헌법 2조 3항이 '대통령이 때때로(from time to time) 연방의 상태(state of the union)에 관한 정보를 의회에 제공해야 한다.'고 규정한 것에서 유래했다. 1790년 1월 8일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이 상하 양원합동회의에서 연설을 하기 시작하면서 매년 1월 초 국정연설은 미국 정치의 관행이 되었다. 하지만 3대 토머스 제퍼슨 대통령은 이런 연설 방식이 제왕적이라고 생각해 서면으로 대체했고 이후 112년 동안 국정연설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국정연설을 부활시킨 것은 1913년 우드로 윌슨(Woodrow Wilson) 제28대 대통령이다. - 출처 : NAVER 지식백과 > 시사상식 사전
그러니까 state of the union 연방의 상태라느니 국정연설문이라느니 하는 제목은 책 내용이랑은 그닥 상관없다고 보면 되고, 다만 원서 제목을 그대로 가져왔다.
34년 동안 헌신해온 결혼생활의 결과 한나는 존경받는 교사, 남편은 의사, 아들은 변호사, 딸은 펀드매니저로 가족 구성원 모두가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다. 겉모습은 안정적인 가정이지만 여전히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있는 남편, 잘못된 종교적 신념에 경도돼 매사에 배타적인 아들, 의존적인 사랑에 집착하는 딸은 한나를 끝없이 불안하게 한다. 유부남과의 실연에 절망한 딸이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30년 전 단 한 번의 외도가 상대 남자의 책을 통해 공개되면서 황색 저널리즘의 무자비한 공격을 받게 된 한나의 삶은 다시 위기의 격랑 속으로 휩쓸려 든다.
♣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 더글라스 케네디 :p 책소개 중에서
이번 책<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에서는 여자사람. 한나 버컨이 주인공이다. 한나로 말씀드릴 것 같으면 엄청나게 유명한 (대학교수) 아빠와 히스테릭한 (화가) 엄마 사이에 태어난 외동딸이다. 또한 한나는 대학 재학 중에 만난 의대생 댄 (의사)과 결혼해 현재까지 34년간 모범적이고 안정적인 가정을 꾸리고 있으며 (변호사) 아들 제프리와 (펀드 매니저) 딸 리지를 두었고 본인 역시 존경받는 현직 교사다.
이렇게 가족 구성원의 직업만 슬쩍 보더라도.. 누가 봐도 부러워할 성공한 고학력 중산층 배경인데. 이런 설정을 해놓고 더글라스 케네디는 어쩜 이런 글을 쓸 수가 있는지.. 헐 대박,
책 읽는 사람을, 주인공을.. 누구도 상상하지 못할 저 밑바닥까지 내몰았다가 이제 숨 좀 돌릴 만해지면 또 폭풍처럼 휘몰아 붙여 거의 600쪽에 가까운 이 두꺼운 책을 순식간에 다 읽게 만든다. 심지어 나는 이 책 읽는 동안 남편 외할머니께서 갑자기 돌아가셔서 상갓집에서 밤을 새는 와중에 틈틈이 가방 속에 숨겨 두고 몰래몰래 읽었는데.. 장례식장에서 엉엉 울면서도 한편으로는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다음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 화장실 같은데 몰래 박혀서 책 좀 읽고 오면 안 될까 잠깐 고민하기도 했다는 건 쉿! 비밀;;;
특히 이번 책은 딸로, 아내로, 같은 여자로서, 어찌나 한나에게 감정이입이 되던지. 하마터면 더글라스 케네디가 여자인 줄 아는 독자도 있겠다 걱정될 정도로 여자 심리도 묘사를 너무 잘 한것 같고, 여자의 인생, 여자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문장들도 너무 많아서, 폭풍 포스트잇 플래그를 붙여가며 미친 듯이 다 읽었다. 역시 더글라스 케네디!!! “님 좀짱인듯!!”
●●● 밑줄 친 문장들
나는 부모의 관심을 얻고 내가 진지한 사람이라는 걸 증명하고 싶었다. 우선 매일 밤 10시까지 도서관에서 책을 읽었다. 영문학 강의를 들으려면 반드시 읽어야 하는 ‘19세기 소설의 걸작들’을 열독했다. 디킨스, 새커리, 호손, 멜빌, 조지 엘리엇 등이 쓴 소설들을 거의 다 읽었다. 그 무렵 나를 매료시킨 소설은 플로베르의 <보바리 부인>이었다.
♣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 더글라스 케네디 :p 12
“제프리가 내 등에 토했어.” 마지는 제프리가 토한 토사물을 미처 닦지도 못한 채 요람에 넣어두었다. 나는 잔뜩 겁에 질린 제프리를 안고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제프리는 곧 내 몸에도 토했고, 인생이 절망의 구렁텅이라고 외치듯 크게 울어대기 시작했다. 나야말로 인생이 절망의 구렁텅이였다. 30분 뒤, 제프리는 가까스로 다시 잠들었다. 마지와 나는 주방에서 담배를 피웠다. “내가 아이를 갖고 싶다고 말하면 오늘 아침 일을 떠올려줘.” “내가 이 미친 짓을 또 하겠다고 하면 너도 그렇게 해줘.” “그때는 내가 네 몸에 토할게.”
♣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 더글라스 케네디 :p 76
오후 내내 방에서 나가지 않고, 캐롤 실즈의 소설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캐롤 실즈의 소설은 평범한 여자들의 삶을 아주 특별하게 그리고 있었다.
♣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 더글라스 케네디 :p 452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ㅣ 더글라스 케네디 ㅣ 2014.11.07 ㅣ 584쪽 ㅣ 영미 소설 ㅣ ★★★★☆
리뷰 요약 : 믿고 보는 더글라스 케네디의 신간. 극 중 인물을 누구도 상상하지 못할 밑바닥까지 내몰았다가 이제 숨 좀 돌릴 만해지면 또다시 폭풍처럼 휘몰아 붙이는 미친 글발로 600쪽에 가까운 두꺼운 이 책을 순식간에 다 읽게 만든다. 이번 소설은 특히 30~ 40대 기혼 남녀가 공감할 내용을 담고 있어 그야말로 폭풍공감하며 읽었다.
문학·책 오늘의 Top에 소개되었어요!! 따뜻한 공감과 덧글 늘 감사합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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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역시 더글라스 케네디였다. 이번에도 자신의 작품에 등장하는 공식들을 그대로 따르긴했지만, 이야기는 신선했고 흥미진진했고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딱 한 가지 다른 점은 커리어우먼이 아닌 보수적인 가치관의 소극적인, 하지만 그 속에 자신의 욕망을 억누르고 사는, 우리가 사는 현실세계에서 종종 만날 수 있는 그런 여성이었다. 이전에 봤던 소설에서는 잔인하고, 냉정하고, 염세적인 분위기가 다분했다면(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토리는 무척 흥미진진), 이번에는 말을 돌리고 돌려서 끊임없이 '희망'을 말하려는 것 같았다. 사건이 전환되는 반전도 절망보다는 희망, 삶의 의지, 낙관적인 방향으로 흘러갔다. 어쩌면 그 부분에서는 갑작스럽다고 느낄 지도 모르지만 우리의 삶도 역시 갑작스럽고 앞뒤가 전혀 안 맞는 그런 반전의 연속이다. 그 부분에서는 가슴벅찰 정도로 흥분되고 박수치고 싶을 정도였다.
작가는 언제나 스펙타클하게 굴곡진 여성을 주인공으로 쓰는 걸 보면 가장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는 누군가를 모델로 하거나 그러한 인물들을 혼합해서 캐릭터를 설정하는 듯했다. 그렇지 않으면 여성의 심리를 그토록 섬세하고 현실적으로 그려내긴 힘들 것이다. 언제나 느끼지만 조동섭님이 번역한 문장들도 사랑한다.
소설의 줄거리에 대해선 굳이 언급하지 않겠다. 다 말하면 재미없으니까. 얼마 전 그의 자전적 에세이를 읽었기 때문일까. 작가가 살아온 이야기와 한나가 인생의 삶, 심리를 비교하며 읽었다. 자녀에게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정신적인 문제가 있었던 점, 아내와 갈등을 겪은 후 화해한 점도 일치했다. 그의 주변에는 시한부 인생을 산 사람들이 꽤 있었다. 가장 친구의 죽음을 바라보던 한나의 시선은 곧 작가의 시선과 동일했으리라.
특히, 나는 크리스천이라 이야기의 전반에 흐르는 기독교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초반에는 맹목적이고 배타적인 기독교인들에 대한 거부감이 묻어나다가 점점 긍정적으로 변하는 걸 볼 수 있다. 한나가 말하는 행복과 용서에 대한 관점은 내가 크리스천으로 가진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다. 후반부에 한나의 아버지를 통해 직접적으로 성경말씀을 인용한 부분은 살짝 놀라웠다. 자신의 에세이 '빅퀘스천'에서도 맹목적이고 비논리적인 기독교인에 대한 반감을 은근히 드러냈다. 하지만 세상에는 논리나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일이 많듯이 자신은 불가지론자라고 말한다. 무신론자가 아닌 불가지론자라고 밝힌 부분은 언젠가 때가 되면 신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였다. 작가에 대한 얘기가 길었다. 왜냐면 작가는 결국 작품 속에서 자기 내면의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인생을 살다보면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변하는 부분도 상당하다. 내 주변 지인들만 봐도 신에 대한 거부감이 컸던 사람들이 갖가지 인생의 답 안 나오는 사건사고를 겪다가 신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사람을 여럿 보았다. '빅픽처'로 베스트셀러작가의 반열에 올랐을 때의 작가와 세월이 흘러 '빅퀘스천'을 쓴 작가의 가치관에는 분명히 변화가 있다는 걸 그의 소설을 사랑하는 독자들은 모두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지난 달 나는 3박 4일간 뉴욕의 맨하탄을 여행했다. 모든 게 느려터진 페루에서 마주한 맨하탄은 완전히 딴세계였다. 맨하탄에 다녀오니 소설에서 말하는 '맨하탄 출신'이란 단어가 어떤 의미인지 단번에 감이 왔다. 뉴저지와 맨하탄의 차이, 맨하탄 출신의 작가가 쓴 맨하탄 출신의 인물들도 생생하다. 화려한 삶의 이면에는 항상 어둠이 존재한다. 삶의 진정한 가치는 돈과 명예가 아니라는 걸 수차례 반복한다.
이쯤에서 공감된 문장들을 몇 개 옮겨본다:
인간은 살아남기 위해 무엇이든 붙잡는다. 아무리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하더라도 바위 모서리를 붙잡은 나처럼 악착같이 삶에 매달린다.
희망은 모호한 거야. 어떤 일이든 가능하고, 어떤 일이든 불확실하니까.
우리와 가장 가까운 사람조차 간혹 이해할 수 없는 일을 한다. 한편으로는 우리 자신도 스스로 이해하지 못하는 일을 한다. 우리는 타인을 진정으로 이해할 없을 뿐더러 자기 자신도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한다.
내가 약할 그때에 곧 강함이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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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8쪽 사실 나 자신도 내 생각을 알 수 없었다. 사랑,미움, 분노,배신, 절망, 화, 독선, 자기 의심, 자기 혐오, 자기 비하, 자부심, 오만, 낙관, 우울, 의심......그 모든 것들이 내 안에 뒤섞여 있었다. 우리와 가장 가까운 사람조차 간혹 이해할 수 없는 일을 한다. 한편으로는 우리 자신도 스스로 이해하지 못하는 일을 한다. 우리는 타인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없을 뿐더러 자기 자신도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한다. 이버지는 내 잔에 브랜디를 채우며 되풀이해 말했다. "내가 약할 그 때에 곧 강함이니라."(성경, 고린도서 중) 574쪽 어떤 일도 가능하고, 어떤 일도 불확실하다. 578쪽 "일반적으로 우리는 분명한 대답을 좋아합니다." "누구나 다 그렇지 않나요?" -------------------------------------------------------------------------------------- 여러 부분 공감하지만 또한 옮긴 이 조동섭 씨의 글도 좋았다. '이 소설 속에는 전적으로 착한 사람도, 전적으로 나쁜 사람도 없다. 그래서이 소설은 더 현실적이다.주인공 한나도 마지막까지 결코 완벽하지 않으며 계속 실수를 저지른다. 그러나 인간이기에 실수를 저지르지만, 그 실수에서 배우고, 그 실수의 결과를 모른 체하거나 그 실수의 결과에 굴복하지 않고 책임을 지며 앞으로 나아가려 한다. ' ------------------------------------------------------------------------------------- 한나가 갈등하는 엄마와 아빠의 이야기. 그리고 한나가 결혼 후 또 겪는 이야기. 약간의 스릴 있는 부분도 있고 또 한나의 결혼이 그나마 괜찮았다고 생각했는데 아닌 부분들. 아들과 딸이 살면서 겪게 되는 갈등. 딸의 연애 생활과 심리상태에 의해 한나의 결혼과 직장이 무너지는 모습이 참 한국에서도 있을 수 있는 일이라 실감했다. 그래서 공부를 잘 했어도 더 두고봐야 아는 것이고 뭘 잘 한다고 너무 좋아할 일도 아니다. 그렇게 한 가지로 평가받을 수 있는 인생이었다면 확실하고 분명하기에. 한나의 직장과 남편, 그리고 애들의 사회적인 성공은 겉으로만 보이는 성공들. 남편은 의사고 아들은 변호사과 딸은 펀드매니저. 엄청나게 많은 돈을 번다고 해도 그렇게 행복한 삶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한나에겐 절대적인 지지자인 친구가 있다. 마지, 죽음 앞에서도 혼신을 다 해 도와주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그런 친구를 사귀어야 한다.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 넘어지면서도 또 툴툴 털고 일어서는 그런 하루하루를 보내야 겠다. 실수를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또 반성하면서. 더글라스 케네디 참 멋진 작가다!^^(참, 책에서 잘못 쓰인 글자가 두 군데 정도 보인다. 고쳐야 할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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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엄마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엄마의 인생은 책 한권 분량이다'라고 말씀을 하셨었다. 어린시절부터 여학교시절,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우리 남매가 결혼을 할때까지의 이야기들은 너무 많이 들었음에도 그리 세세하게 기억이 남지는 않는다. 엄마가 걸어왔던 길을 글로 남기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이 책을 읽으면서 했었다. 함께 기뻐했던 일들, 함께 슬퍼하고 아파했던 일들, 기억속에서 모조리 지워버리고 싶은 일들까지 엄마의 세월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빅 픽처』가 워낙에 강했기 때문에, 후속작들이 빛을 덜 발했다 하여도, 여전히 더글라스 케네디의 작품들은 히트를 치고 있고, 자꾸만 손이 가게 된다. 여자의 심리를 어떻게 이렇게 잘 묘사 할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여성 심리에 정통한 더글라스 케네디가 선사한 이번 작품은 인생의 모든 조각들의 모음이다. 1966~1973년까지의 젊은 시절의 한나의 이야기와 50이 넘어버린 2003년 현재의 한나의 이야기가 1, 2 부로 나뉘어 져서 보여지고 있다.
스무살은 법적으로는 성인이 되는 나이이니 모든것이 변화하는것은 사실이지만, 정신적으로 어른이 되었다고는 할 수가 없다. 결혼을 한후 주변을 보니, 서른이라는 나이도 여전히 아이같은 나이인데, 스무살이 무슨 어른이겠는가? 하지만, 스무살에 도달한 아이들은 스스로 어른임을 내세우기에 엄마와 아빠의 관계를 분석하려하고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려고 한다. 한나 역시 그랬다. 베트남전 반대운동을 이끌며 매스컴의 총아가 된 존 윈드럽 래덤 교수와 뉴욕갤러리에서 매년 개인전을 열 만큼 널리 인정받는 화가인 도로시 래덤의 딸인 한나 어릴 때부터 한나는 자기 자신의 이름보다는 ‘누구누구의 딸’로 더 알려져 있다. 한나는 스스로를 부모와 달리 특별한 재능을 타고 나지 못한 존재로 인식하면서 부쩍 자신감을 잃지만, 부모는 부모이기에 '엄마의 자살 기도는 결별을 선언한 남편과 반기를 든 딸에 대한 지배력을 재확립하려는 의도적인 계획이 아니었을까?' (p.57) 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내세운다.
한나의 엄마는 다양한 남자들을 만나보라고 권유하지만 한나는 댄을 만나면서 단 한 번도 한눈을 팔지 않는다. 한나가 졸업도 하기 전에 댄과의 결혼을 발표하자 도로시는 평생 ‘전업주부’로 살려고 하냐며 딸을 비꼬고, 한나는 부모의 우려와 친구 마지의 충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댄과 결혼해 곧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한다. 한나는 자신이 부모가 우려하던 대로 덫에 걸렀고, 출구가 보이지 않는 막다른 길에 서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인생이 이런것을..."제프리를 돌보느라 잠을 설치다보니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고, 펠험으로 이주한 결정도 실수인 것 같고, 블랜드 박사 집에 들어가 살기로 했다가 어그러진 것에도 마음을 상했어요. 물론 제 인내심이 부족한 탓이죠. 살다 보면 뜻밖의 일이 생길 수 있으니까요." (p.110) 아빠를 통해 알게된 토비어스 저슨이 댄이 시아버지의 병환으로 집을 비운 시기에 한나의 집에 머물면서 한나의 삶을 뒤흔들어 놓은 사건이 발생한다.
육아에 지치고 남편에 대한 애정이 식어 외롭고 지쳐있을 때 찾아온 저슨의 유혹은 한나가 넘어가기에 충분히 매혹적이었다. 누가 알았겠는가? 그렇게 멋져 보이던 저슨의 목적이 한나를 이용해 캐나다로 도주하기 위한 것이었을 줄. 한나는 협박과 불안에 저슨을 캐나다까지 피신시키고 돌아온다. 이게 끝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어떤 비밀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없어. 아니, 양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 비밀로부터 자유롭게 벗어나서는 안 돼.' (p.219) 친구인 마지에게만 털어놓은 이야기를 속에 품고 한나는 삶은 2003년을 배경으로 넘어온다. 34년 동안 헌신해 온 결혼 생활의 결과 존경받는 교사, 남편은 의사, 아들은 변호사, 딸은 펀드매니저가 되어있으니 완벽한 집으로 보이는데,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있는 남편, 강한 종교적 신념으로 배타적인 아들 제프리, 유부남과의 실연에 절망하고 있는 딸, 리지까지 한나의 삶은 항상 그리 순탄치가 않다.
서른해가 지났다. 그렇게 깐깐하던 엄마는 알츠하이머로 자신을 알아보지도 못하고, 아빠 역시 세월을 이기지는 못한 시간이 되었다. 가장 친한 마지는 폐암으로 몇개월 남지 않았다고 하고 세상은 그냥 흘러가는것 같이 느껴져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다. 이제 아이들만을 바라보는 나이도 남편만을 바라보는 나이도 아니지만, 여전히 치기어린 행동을 하는 딸아이는 한나의 아픈 손가락이고, 리지를 절망속으로 몰아놓은 의사를 그냥 보고만 있을 수도 없는데, 세상은 리지를 정신병자로, 한나와 댄을 제대로 양육을 하지 못한 인물로 몰아세운다. 멀쩡한 사람을 한순간에 바보로 만드는게 이렇게 쉬웠던가? 말도 안되게 그 옛날 생각하기도 싫은 토비어스 저슨이 책을 썼고, 그중 한 챕터가 한나에 관한 이야기란다. 사랑에 빠져 조국과 남편을 배신한 유부녀. 세상이 다 알아버린 리지의 실종과 맞물려 책을 팔 욕심인지 저슨이 나섰다. 모든걸 잃어 버린 한나. 왜 모든게 이렇게 엉망이 되어 버리는 건가? 한마디로 듣지 않고 한나의 독서토론 친구에게 가버린 댄, 낙태를 옹호했다는 이유로 등을 돌린 제프리. 여전히 미궁에 빠져 실종상태로 있는 리지.
더글라스 케네디를 알고 있는 독자라면 이야기의 전개가 어떻게 될 것인지 대략의 감은 이미 잡고 있을 것이다. 그 생각이 맞다. 새드도 해피도 아니지만, 한나를 위기에 그대로 넣어 두지는 않는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모든 작품들이 약간은 권선징악을 풍기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세밀한 심리 묘사는 역시나 책을 읽는 내내, 한나와 동일시 되게 만들어 버리고, 황색 기사들이 목을 죄어오는 것을 바라보면서 어떻게 할 수 없는 나약함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어느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생! 필할 수 없다면 당당하게 마주하라!'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이걸 어떻게 당당하게 마주할 수 있겠는가? 바로 어제까지도 웃으면 지내던 이들이 내게 등을 돌리고, 가족마저도 떠나버리는 상황에서 말이다. 아버지 외에 한나에겐 가족도 아군이 아니었다. 삼십년을 산 남편이 얼씨구나 다른 여자에게 떠나버리는 상황이라니... 세상은 원래 이렇다고 포기해 버릴까? 한나는 아이들을 제대로 키웠다고 이야기 하고 있지만 책을 통해 만난 아이들은 결코 그렇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엄마의 삶을 그려보다가 책 말미엔 내게 맡겨진 아이들을 최선을 다해 사랑으로 키우자로 생각이 바뀌어버린 소설이『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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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과거를 부정할 수 없다. 안타깝게도 그렇다. 누구나 지우고 싶은 과거의 실수와 잘못이 있다. 어떤 것들은 아무도 모르게 감추고 싶은 비밀에 속하기도 한다. 때로 비밀은 판도라의 상자가 되어 현재를 삼킨다. 그러므로 부정할 수 없는 과거를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현재의 삶을 달라진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속 한나에게 닥친 일이 그러했다.
주인공 한나는 반전 운동에 앞장서는 교수 아버지와 유능한 화가 엄마를 두었다. 그러니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자신이 싫었다. 의대생 댄과 사귀면서 한나는 결혼을 결심한다. 졸업도 하기 전 결혼을 하고 곧바로 아들 제프리가 태어났다. 한나는 평범한 주부의 삶이 시작된다. 1970년대 여대생의 삶을 떠올리면 한나의 선택이 나쁘다고 할 수 없다. 다만 한나가 정말로 원하는 삶이 주부였을까 궁금할 뿐이다.
댄의 공중보건의 근무를 따라 시골마을 펠험으로 이주한다. 그곳은 사생활이 존재하지 않는 곳으로 모두가 한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바쁜 댄과는 점점 대화가 줄어들고 제프리를 돌보는 일로 지쳐간다. 도서관 사서로 일하면서 숨을 쉬게 된다. 한나의 내부에는 어떤 열망이 자라고 있었다. 위독한 시아버지를 보러 댄이 고향을 떠난 사이 한나의 열망에 불을 지피는 일이 발생한다.
아버지의 부탁으로 여행 중인 급진주의자 저슨에게 숙소를 제공한 것이다. 낯선 사람의 등장으로 마을을 술렁인다. 한나는 대화가 잘 통하는 저슨과 사랑을 나눈다. 자기 자신도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문제는 저슨이 여행자가 아니라 FBI의 추격을 당하는 도망자라는 사실이다. 저슨의 협박으로 캐나다까지 그를 피신시키고 돌아온다.
아무도 모르는 비밀을 간직한 한나는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아들에 이어 딸 리지를 낳았고 30년이 지난 2003년 현재 댄은 정형외과 의사로 입지를 굳혔고 한나도 교사로 자신의 삶에 만족한다. 변호사인 아들과 펀드매니저인 딸 누가 봐도 완벽한 가족이었다. 그러나 서로에 대해 잘 안다고 착각했다. 유부남과 헤어진 딸이 실종되면서 언론에 노출되고 30년 전의 비밀은 저슨에 의해 책으로 출판된다. 언론과 사람들은 한나를 공격하고 댄은 이혼을 선언한다. 한나는 당당하게 나선다. 한나는 과거를 부정하는 게 아니라 잘못된 부분을 말하고자 노력한다. 외면하는 아들과 남편 대신 마지의 도움으로 싸운다. 변호사를 고용하고 토크쇼에 출연해 자신의 입장을 세상에 밝힌다.
‘우리와 가장 가까운 사람조차 간혹 이해할 수 없는 일을 한다. 한편으로는 우리 자신도 스스로 이해하지 못하는 일을 한다. 우리는 타인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없을뿐더러 자기 자신도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한다.’(568쪽)
한나는 리지의 실종과 저슨의 사건으로 인해 자신의 삶을 돌아본다.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길 원했던 엄마와의 마찰, 댄과 연애시절 프랑스 유학을 선택하지 않았던 일, 제프리와 리지에게 좋은 부모가 되고 싶었던 시절, 30년 결혼생활이 진정 행복했는지 말이다. 한나에게 일어난 사건을 보면서 생각한다. 누가 한나의 삶을 평가하고 판단할 수 있는가? 그녀를 질책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한나 자신이 아닐까.
‘인생이란 일상의 사이사이로 섬광처럼 반짝이다가 지나가는 순간에 불과했다.’(356쪽)
부정할 수 없는 과거에 대해 피하지 않고 맞선 한나의 모습은 매우 멋지다. ?소설을 읽는 동안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는 이가 많을 듯하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삶은 달라진다. 영원하지 않은 생을 살면서 자기 자신의 삶을 안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 아닐까 싶다. 더글라스 케네디는 그것을 알아가는 과정이 삶이라고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돌아보면 찰나에 불과한 순간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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