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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를 넘어 연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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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이 맞닿은 자리에 서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순간 언어란 속절없이 무너지고, 동시에 가장 절실하게 솟아오른다는 것을. 옥효정 시인의 첫 시집 『우리는 더 단단해지기로 했다』는 바로 그 무너짐과 솟아오름의 경계에서 길어 올린 목소리들의 기록이었다.하늘 사다리차를 오르내리다 죽음을 맞은 전기원, 허공에서 추락한 노동자의 그림자, 세월호와 이
"상처를 넘어 연대로" 내용보기
삶과 죽음이 맞닿은 자리에 서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순간 언어란 속절없이 무너지고, 동시에 가장 절실하게 솟아오른다는 것을. 옥효정 시인의 첫 시집 『우리는 더 단단해지기로 했다』는 바로 그 무너짐과 솟아오름의 경계에서 길어 올린 목소리들의 기록이었다.
하늘 사다리차를 오르내리다 죽음을 맞은 전기원, 허공에서 추락한 노동자의 그림자, 세월호와 이태원 참사의 이름 없는 희생들, 가난과 병으로 소외된 주변부의 얼굴들이 이 책 안에서 하나의 ‘우리’로 느껴졌다. 시인은 추상적 위로 대신, 뼛속 깊이 와 닿는 애도의 언어로 말한다. 그것은 단순한 비애가 아니라, 애도를 매개로 공동체를 다시 세우려는 다짐이자 실천에 가깝다.
시의 문장은 단단한 현실 인식과 뜨겁게 울리는 감정 사이에 서 있다. “부재”와 “사라짐”의 그림자를 직시하면서도,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 단단해지고자 하는 의지를 촘촘히 새긴다. 이 시집은 사적인 고백에서 그치지 않고,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 윤리적 주체로 나아가려는 한 시인의 진통과도 같았다.
『우리는 더 단단해지기로 했다』는 단지 애도의 기록을 넘어, 불합리한 세계에 맞서는 증언이자 다가올 세대를 위한 경과 보고서이기도 하다. 상처와 슬픔이 어느새 연대로 이어지는 이 책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는 어떻게 더 단단해질 수 있을까.”
이 시집을 펼치는 일은 어쩌면 애도의 공동체에 동참하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결코 무겁기만 한 체류가 아니다. 상처와 마주한 자리에서 더욱 빛나는, 삶을 지켜내려는 희망의 언어를 만나는 경험일 것이다.
w*******9 2025.08.2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