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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에 대한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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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은 언제나 주인공의 패배로 끝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주인공이 패배함으로써 얻어지는 것은 무엇인가', '주인공은 왜 파멸하는가'의 질문이다. [심판]에서 K가 비극적인 종말을 맞는 이유는 자신의 존재에 대해 불성실했기 때문이다. 그것이 그의 죄였고, 그는 끝까지 그 죄를 몰랐기 때문에 처형된다. 그의 죽음으로서 얻어지는 가치는 사실 없다. 그는 죄의 대가를 치룬 것 뿐
"존재에 대한 비극.." 내용보기
비극은 언제나 주인공의 패배로 끝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주인공이 패배함으로써 얻어지는 것은 무엇인가', '주인공은 왜 파멸하는가'의 질문이다. [심판]에서 K가 비극적인 종말을 맞는 이유는 자신의 존재에 대해 불성실했기 때문이다. 그것이 그의 죄였고, 그는 끝까지 그 죄를 몰랐기 때문에 처형된다. 그의 죽음으로서 얻어지는 가치는 사실 없다. 그는 죄의 대가를 치룬 것 뿐이고, 그것으로써 소설은 끝이 난다. 하지만 인간으로서 존재의 의미를 등한시했을 때 치뤄야 하는 대가에 대한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공포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하였고,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이론과 결부시켜본다면, 공포를 통한 카타르시스가 가능해진다. 작품 내에서 주인공이 추구하는 바는 없지만, 주인공의 비극을 통해서 작품 밖에 있는 사람들이 얻을 수 있는 무언가는 존재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여기서 나타난 비극의 보편성이라고 해석할 수 있으며, 이는 비극의 객관성과도 직결된다. K는 체포되었지만 물리적인 구속을 전혀 받지 않는다. 다만 정신적인 구속이 그를 옭죌 뿐이다. 소설의 후반부로 갈수록 이러한 정신적인 억압은 K를 파멸의 길로 몰아넣는다.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는 물리적인 구속이 아니라 정신적으로 피를 말리는 고문으로 인간을 구속한다는 점에서, [심판]에서의 객관적 비극성이 다시 한 번 확인된다. 만약 K가 감옥에 갇힌다거나 신체의 자유를 제한받았다면, 이야기는 K자신의 문제로 귀착되어 이 소설은 억울하게 감옥에 갇힌 한 남자의 법정 투쟁기로 읽혔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설정을 배제하고 신체적으로 자유로운 상태에서의 '체포'라는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K의 이야기는 보편적인 인간 존재 전반의 구속이라는 문제로 읽힐 수 있었다.
a*****y 2001.12.1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