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만큼 각종 매체들의 편집스타일도 이를 반영하는 듯하다. 스포츠 신문을 보면 남녀 관계에 관한 칼럼이 항시 있고, 20대를 취향의 여느 잡지를 보더라도 관련 기사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으니 말이다.
사실 남녀 연애 문제를 단지 젊은 날의 해볼 만한 경험 정도로 치부하기는 곤란하다. 이런 종류의 책은 소재의 특성 상 다소 진부한 면도 없지 않으나, 앞으로 인기를 더 끌면 끌었지 식지는 않을 듯하다. 이렇게 예측하는 데는 세계적인 수준(?)으로 치솟고 있는 한국의 이혼율이 한 몫 하고 있다.
나 또한 결혼 적령기에 접어든 사람으로, 전혀 신경이 안 쓰인다고 말할 처지는 못 된다. 연애하면서 이성에 대한 안목이 다듬어지기도 했지만, 오래된 기혼자의 입장에서 보면 난 그저 여전히 총각에 머물러 있을 뿐이다.
이 책은 여느 연애 기교 위주로 소개된 책과는 다소 차이가 있어 보인다.
제목의 표현만 살핀다면 주로 연애 기법 위주로 소개된 책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정작 내용을 들여다보면, 어떻게 하면 연애에 성공할 수 있느냐 보다는 짧은 시간에 사람을 간파하는 요령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상대가 어떠한 사람인지 빠른 시간 내에 잘 판별하여 섣부른 연애로 치닫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인 듯 하다.
연애 기법에 대한 책이 이미 시중에 다수 배포된 상황에서, 이런 책의 등장은 이채롭기까지 하다. 아울러 같은 출판사에서 출간한 비슷한 제목의 책을 이전에 구입했던 경험은 이 책에 대한 낯설음도 가시게 했다. 게다가 혹 목차의 구성을 보면 뭔가 대단한 것이 있을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결국 별 망설임 없이 구매하고 말았다.
책 전체의 내용 진행은 시간 경과의 순서로 구성되어 있다. 즉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부터 수 시간, 사흘 이런 식으로 진행해나간다. 비교적 짧은 시간에 한정한 편이라 간주할 수 있겠는데 어쩌면 저자는 2가지를 염두에 두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첫 번째는 사람의 인격이나 특성 등을 판별하는데 그렇게 오랜 시간이 소요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말을 전적으로 부정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으나, 의외로 많은 사람들은 ‘첫인상 효과’에서 헤어나지 못 하는 것(나 역시 그렇다.)을 감안하면 이러한 시도는 충분히 호소력을 가질 수 있다.
두 번째는 예방을 강조하고자 한 점이다. 사람 감정은 제아무리 똑똑한 사람이라도 항상 이성적일 수 없다. 처음에는 잘 인지하지 못하다가도 어느 정도 정이 들고 나서 문득 그에 대한 감정을 확신하게 되었을 때는 이미 늦었다는 얘기이다. 어쩌면 저자는 그로 인해 뼈저린 아픔을 느꼈었는지도 모르겠다.
세부 항목들의 제목은 모두 사람을 만날 때의 지침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들이다. 즉 직설적인 표현을 구사하고 있다. 이런 책을 많이 읽어본 사람이라면 제목만 보아도 책의 구성을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이 말은 곧 책이 무척 쉽게 써져 있다는 얘기도 된다. 사실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 내려가는 동안 쉽게 와 닿지 않는 어려운 표현은 거의 없었다.
개인적으로 책 내용이 다소 건조하고 딱딱한 느낌도 없지 않았다고 생각되나, 적어도 책 내용이 그르다고는 할 수 없었다. 현실적인 태도로 연애에 임할 것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물씬 풍겨난다. 뭔가 연애의 즐거움 혹은 환상을 기대했던 사람이라면, 썩 즐겁게 읽지는 못할 것 같다. 하지만 잘못된 연애로 눈물 흘린 나날이 많았던 사람이라면 정말로 가슴에 와 닿을 만한 내용이 많다.
마치 연애 윤리 교과서를 보는 듯 한 느낌도 들고, 연애에 실패했던 사람의 경험이 압축된 회고록을 보는 느낌도 들었다. 저자의 주장 대부분은 충분히 납득할 만한 것으로, 약간은 지루한 감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글의 호흡이 간결하고 각 주제는 적당한 분량으로 정리가 잘 되어 있어, 얇은 두께임에도 속살이 알찬 느낌이 든다. 책 사이마다 참고 형태로 적은 사설은 읽을 만 하였다. 비교적 짧은 시간에 연애 상대 간파의 요령을 터득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이 잘 맞을 듯 하다.
개인적으로 책의 제목이 내용과 조금 안 맞는 느낌이 든다는 것 외에는 별다른 단점이 없는 책이라 생각한다. 이제 막 처음으로 연애를 시작한 사람, 연애 과정에서 숱한 실패를 겪으면서 서투른 안목(眼目)을 한탄했던 사람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