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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 현의 노래 수년 전 군 복무 중 김훈의 칼의 노래를 읽었었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을 당했을 때 사저에서 이 책을 읽었다해서 매우 유명해졌던 작품이었다. 김훈, 그에 대한 찬사가 문학잡지와 신문의 문화면을 뒤덮었던 시절이었다. 김훈의 작품이 얼마나 대단하기에 그토록 찬사가 끊이지 않는 것일까하는 생각에 칼의 노래를 읽었었다. 칼의 노래는 이순신 장군의 삶을 다룬 작품이었다. 작품이 다루고 있는 시간의 분량과 사건의 크기는 컸지만, 매우 빠른고 가벼웁게 작품이 전개 되었다. 작품이 담고 있는 문체라든가, 의미면이 가벼움으로 허투로 지나갔다는 말이 아니다. 작품이 다루고 있는 육중한 무게를 갖고 있는 사건들과 주제들이 머릿속을 가볍게 퉁퉁 튕기듯 읽혔었다. 그게 김훈 작품의 매력 인 듯 하다. 작품이 만들어낸 글의 세계 속에서 태어나 자라고, 또 죽음을 맞이하는 한 인간의 삶을 무겁지 않지만 결코 가볍지 않게 다루는 것이 김훈의 가장 큰 장점이라 생각한다. 이번 소설인 현의 노래 또한 그러한 김훈의 장점이 돋보인 작품이라 생각한다. 사실 이 작품이 발표된지는 한참이 되었지만, 그간 책과의 거리를 꽤나 두고 살아왔던 나였기에 오늘에서야 이 작품을 읽게 되었다. 중간에 남한산성을 읽긴 했으나 그 작품은 기대했던 것만큼의 욕구를 충족시켜주진 못했다. 현의 노래, 역사적사건을 배경으로 작품의 제목 그대로 우륵을 주인공으로 하여 소리의 세계와 인간사를 엮어 보여주는 작품이다. 가야에 살던 우륵이라는 악사를 중심으로 엮어가는 가야의 몰락사와 제자와 우륵의 대화 속에서 보여지는 음을 통한 삶의 깨달음을 얘기하는 선문답. 이 선문답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그간 잊고 있었던 삶에 대한 의문등을 다시금 떠올리게 하는 선문답이었다. 손가락을 가야금의 현을 튕겼을 때 나는 소리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손가락 끝에 담겨 있던 소리일까? 아니면 현 안에 들어있던 소리일까? 음은 순간의 생명이다. 소리는 손가락이 현을 튕기는 순간에 탄생하여 잠시 후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이 소리를 생명의 위치에 두는 것으로 작품의 화두는 던져진다. " 음의 탄생과 죽음이 크게 다르지 않고, 생과 죽음 또한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다. " 왕의 죽음과 함께 순장당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죽음 이야기로 작품은 운을 떼어, 그 중간 중간마다 수많은 죽음의 이야기를 잉태하고 또 잉태하며 이야기를 전개한다. 그리고 결국엔 우륵의 죽음과 그의 제자 니문이 아라의 순장 무덤을 찾아가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죽음으로 시작하여 죽음으로 끝을 맺는 작품이다. 음의 시작도 음의 소멸도 결국은 하나로 귀결된다. 가야의 국왕이 죽기 직전 우륵에게 각 마을의 소리를 음악으로 만들어 연주해달라는 부탁을 한다. 하지만 우륵은 소리라는 것은 살아 있을 때만이 소리인 것이다. 라는 입속 말을 되내인다. 그렇다. 소리는 살아 있을 때만이 소리인 것이다. 내가 있기에 나의 생명과 세계는 존재하는 것이다. 양장본으로 정가가 11,000원인데, yes24에에서 5천원을 주고 샀다.읽기 좋은 책을 저렴한 가격에 사서 기분이 좋다. 현재 이 글을 쓰고 있는 중에 숙명 가야금 연주단의 음악을 듣고 있다. 창밖에 내리는 빗소리와 귀속에 꽂고 있는 이어폰에서 들리는 가야금 소리가 매우 미묘한 조화를 이루며 내 감성의 비늘을 자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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