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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항상 고단하고 辛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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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알게 된건 2004년의 어느 날이었다. 나는 그날 인터넷에서 검색을 하고 있었는데 내가 입력한 단어들이 이 책 안의 단어들과 매치했는지 갑자기 이 책이 떴다. 몇 개의 문장을 읽고 나는 이 책에 빠져들었고, 결국 구입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후회하지 않았다. 후회하기는 커녕, 이 책을 읽고 나서 전경린 작가님의 책을 하나씩 구입하기 시작했다.   전경린의 작품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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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알게 된건 2004년의 어느 날이었다. 나는 그날 인터넷에서 검색을 하고 있었는데 내가 입력한 단어들이 이 책 안의 단어들과 매치했는지 갑자기 이 책이 떴다. 몇 개의 문장을 읽고 나는 이 책에 빠져들었고, 결국 구입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후회하지 않았다. 후회하기는 커녕, 이 책을 읽고 나서 전경린 작가님의 책을 하나씩 구입하기 시작했다.

 

전경린의 작품들은, 특히 초기작들은(<염소를 모는 여자>, <바닷가 마지막 집>, <물의 정거장> 등) 삶의 신산함이 느껴진다. 아무렇지도 않은듯 살아가지만 안에는 크나큰 상처를 담고 있는 그녀들. 나는 2004년의 그 날, 단편 '밤의 나선형 계단'의 주인공과 뭔가 통한 것 같았다. 열두 살 소녀의 입장에서 서술하고 있는데, 소녀의 엄마는 '고무장갑처럼 질겨질 바에는 지루한 녹색의 나뭇가지에 주전자의 물을 부어 종이꽃을 만들어낼 사람'이다. 바닥을 모르고도 자신의 본질을 향해 추락해 버릴 수 있는 이 몽상가는 분명 작가 자신의 분신일 것이다. <염소를 모는 여자>에서처럼 결국 엄마는 집을 나가는데, 항상 나는 '집을 나간 그녀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라는 생각을 했다. 말로 옮기기가 힘들다. 하지만 뭔가 가슴 속에 뜨거운 것이 차오르는 느낌이다.

 

읽고 마음에 뭔가 단단한 것이 세게 부딪치는 느낌이 들었던, 단편 '밤의 나선형 계단'의 한 단락이다. 가난에 대한 이야기는 항상 나를 가슴아프게 한다.

 

"처음 가게를 열고 몇 달 동안 넌 생활비를 한푼도 넣어주지 않았어. 회사에서 월급을 받지 못하던 달들이 이어진 뒤인데다 온갖 부스러기 돈까지 다 긁어모아 가게에 넣은 뒤여서, 정말 생활비가 한 푼도 없을 때였지. 우리가 어렵다 해도 설마 생활비조차 한푼 없으리라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않았을 거야. 엄마도 오빠도, 여동생도……. 꼭 한 사람, 아버지가 돈을 보내주었던 날이 떠올라. 이십만 원이었어. (중략) 그날 내 마음은 너무나 가난했어. 만약 가난하다면, 평생 동안 계속 가난하다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생각할 것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았어. 돈 생각조차 하지 않을 것 같았어. 단지 필요한 것을 충족시키고 필요하지 않은 것은 생각조차 하지 않는 거야. 그러자 막연히 두려워했던 안개가 걷히는 것 같았어. 물론 알아. 정말 가난한 사람에 비하면 엄살에 불과하지. 그래 내 가난은 아직 실재가 아니야. 내가 가난하다는 게 믿어지지도 않았으니까. 그냥 우울한 정도지. 가난이란 우울조차도 복잡하거나 모호하지 않고 명쾌해. 돈만 있으면 해결되니까."

   -단편 '밤의 나선형 계단' 중, p.70~73 

 

조그만 나무 의자에 앚을 때, 여자애는 자라서 마술사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다. 먼 훗날 여자애는 여러 곳을 여행하다가 우연히 엄마가 사는 마을에 도착할 것이다. 그러면, 늙은 엄마의 집을 찾아가 모자 속에서 가장자리가 시든 장미꽃들과 보라색 소국과 커다란 꽃잎을 가진 노란색 꽃과 흰 꽃들을 만들어내고, 입 안에서 핑크색 종이 테이프를 집이 가득 차도록 길게 뽑아내고, 그 종이 테이프 속에서 깃털이 망가진 살찐 비둘기들을 꺼내어 창밖으로 날려보내고, 그리고 비밀번호가 635인 검은 트렁크에서 메메를 꺼내 다시 살려낼 것이다. 엄마의 웃는 모습이 여자애의 눈동자에 아프게 박힌다. 여자애도 조금 웃는다.

     -단편 '밤의 나선형 계단'중, p.88~89

 

j******m 2009.05.17.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저마다의 치사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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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의 치사량은 사람마다 다 달라요. 똑같은 냄비의 것을 먹어도 어떤 사람은 살고 어떤 사람은 죽는 거죠. 독을 이기지 못하면 잠이 쏟아진대요. 잠이요. 그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면 죽게 되는 거죠. - 본문 중에서     * 사람들은 누구나 저 마다의 짐을 짊어지고 살아간다. 가족들 사이의 관계에서, 경제적인 문제에서, 직업과 관련한 문제에서, 사람들과의 관계문제에서,
"저마다의 치사량" 내용보기

독의 치사량은 사람마다 다 달라요.

똑같은 냄비의 것을 먹어도 어떤 사람은 살고 어떤 사람은 죽는 거죠.

독을 이기지 못하면 잠이 쏟아진대요. 잠이요. 그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면 죽게 되는 거죠.

- 본문 중에서

 

 

*

사람들은 누구나 저 마다의 짐을 짊어지고 살아간다.

가족들 사이의 관계에서, 경제적인 문제에서, 직업과 관련한 문제에서, 사람들과의 관계문제에서, 사랑에 관한 문제에서, 때로는 자신도 어쩌지 못하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 조차도.

그 짐이 바로 우리가 가진 인생의 독이 아닐까.

내가 가진 독의 치사량은 얼마만큼일까? 가끔은 금방이라고 죽을 듯 숨이 막히고,

가끔은 그 독에 중독된 자신을 발견하기도 하는데,

스스로 짊어진 짐의 무게 때문에 우리가 쓰러질 때, 그 무게에 못이겨 눈물을 흘릴 때,

독을 이기지 못해 잠이 쏟아질 때, 다시 우리를 일어나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눈물을 씻고 다시 웃음을 되찾게 하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 본다.

늘 아프고, 늘 슬프고 늘 힘든 그래서 좋아하기 힘들었던 전경린의 오래전 소설이다.

어떤 이야기는 괜찮았고 어떤 이야기는 그냥 그랬던.

하지만 모두 다 전경린만의 절절하고 가슴아픈 분위기를 듬뿍 머금고 있었다.

예전엔 안그랬는데 이젠 슬프괴 괴로운 이야기는 자꾸 손이 덜간다. 

이젠 아마도 현실의 괴로움을 책 속에서나마 덜어내고 싶어져서일까?

- 다락방서 허뭄

g*****6 2008.11.2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