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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를 좋아한다. 산군이라 불리는 호랑이를 이제는 동물원에서만 만나볼수 있다 실제 동물원에서 봤을 때는 그 움직임 하나 하나 혹은 가만히 앉아서 쉬고 있는 모습만 봐도 그 기개와 형체에 대해 삼탄을 금할 수 없다. 그러한 호랑이에 대한 역사와 저자의 열정과 탐구 과정 애착을 엿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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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에서 생명공학을 공부하던 스물한 살, 동물원에서 눈을 마주치는 덕통 사고 후 그 대상인 아무르표범이 멸종위기 종임을 알고 <보전생물학>으로 인생의 방향키를 튼 후 20년간의 기록. 머릿말 만 읽어도 어떠한 계산도 없이 애정 하나만으로 척박한 분야에 뛰어들어 20년을 달려온 자기분야에 대한 열정과 스스로의 삶에대한 자신감은 물론 인간과 동물의 공존에 대한 저자의 깊은 마음이 느껴져 나도 모르게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눈물이 고였던. 연구와 멸종위기종 보전 활동을 위해 인니, 중국, 라오스, 벨리즈 등에서 활동한 시간들, 과학분야에서도 마이너한 분야에서 공부와 연구를 이어온 쉽지않은 과정의 이야기들, 멸종위기종의 동물들과의 에피소드들 모두에 야생동물은 물론, 인간에 대한 존중과 따뜻함이 느껴짐. 무엇보다 세상의 기준이 아니라 자신의 심장을 뛰게하는 방향으로 외길을 달려온 스스로의 삶을 소중하고 자랑스러워하는 한 인간의 생이 너무나 아름답게 느껴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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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를 얻는 건 중요한 게 아니야. 네가 하려는 일이 호랑이 보전에 도움이 되는 일인지 아닌지만 생각해. 로고가 들어가는지 아닌지, 이름이 알려지는지 그렇지 않은지는 그다음 문제야." 제인 구달 같은 생명과학자를 꿈꾸던 한 대학생은 우연히 찾은 동물원에서 고고하고 우아한 자태의 표범에게 한눈에 반했다. 인생의 경로가 완전히 바뀌는 순간이다. 아무르 표범이 멸종위기종이란 걸 알게 된 그는 '보전생물학자'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 이후 10년간 인도네시아, 라오스, 중국, 벨리즈 등 세계 각국의 누볐고, 야생동물과 인간 사이의 갈등을 목격하고 조율하는 일에 매진했다. 표범을 향한 사랑은 호랑이에게로 넓혀졌고, 생존을 위협받는 수많은 멸종위기종에 대한 애틋함으로 이어졌다. 2016년부터는 국립생태원에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보전생물학이라는 학문을 개척한 임정은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선임연구원의 이야기다. 저서 '호랑이는 숲에 살지 않는다(다산초당)'는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위해 분투해 온 과학자의 치열하게 아름다운 20년의 기록'이다. 한반도에 호랑이가 존재할까? 멸종위기종복원센터가 2021년 복원이 필요한 동물을 설문조사한 결과 1위가 호랑이(16.7%)로 나타났다. 애석하게도 한반도 내에서 호랑이에 대한 기록은 1924년 2월 강원도 횡성에서 포획한 2.7m 크기의 개체(아무르 호랑이)가 마지막이다. 북한에서 호랑이 발자국이 발견되었다는 기록이 있으나 신뢰할 자료를 찾을 수 없다. 다시 말해 한반도에서 호랑이는 사라졌다. 100여 년 전만 해도 한반도 곳곳을 주름잡았던 호랑이의 씨가 마른 까닭은 무엇일까. 저자는 호랑이와 관련한 역사를 차분히 되짚는다. 우선, 조선 건국 후 인구가 증가했고, 산과 들로 터전을 넓힌 인간과 호랑이의 갈등이 대두됐다. 나라에서는 '호환'을 물리치기 위해 대대적인 포호 정책을 실시했다. 또, 일제강점기에는 해수구체 정책이라는 이름으로 무분별한 포획이 이뤄졌다. 이런 흐름은 한반도에서만 벌어진 게 아니다. 전 세계에 남은 호랑이는 800여 마리가 채 되지 않는다. 라오스 남엣푸루이에는 2010년만 해도 약 20마리의 호랑이가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지만, 가축 보호를 위해 호랑이 사냥에 나선 주민들이 매년 5마리씩 잡아들이면서 자취를 감췄다. 결국 호랑이는 인간과의 갈등으로 터전을 잃었고, 개체 수가 급감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복원을 위해서는 과학기술이 필요하지만, 공존을 위해서는 사람들의 의지와 너그러움이 필요하다. 우리가 인간 중심의 관점을 잠시 내려놓고 이들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야생동물과의 공존이 비로소 가능해질 것이다. (p. 45) 책에는 호랑이를 비롯해 산양, 삵, 표범 등 여러 멸종위기종을 보전하기 위한 저자의 생생한 경험담이 담겨있다. 하지만 인간과 동물의 공존을 모색하는 일은 때로는 밑빠진 독에 물붓기였다. 주민들은 당장의 삶에 허덕이고 있어 야생 생물의 보전에는 관심이 없었다. 정치권도 당장 이익이 되지 않는 일에 좀처럼 뛰어들지 않았고, WCS(야생동물보호협회) 등 단체 내에서 알력 다툼도 벌어졌다. 오죽하면 동료들과 "우리는 지는 싸움을 하고 있다"고 자조적 농담을 나눴겠는가. 그럼에도 저자는 "아무리 질 것 같은 싸움이라도 쉽게 포기하고 싶진 않"다며 의지를 다졌고, 야생 생물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을 서서히 바꿔 나갔다. 이처럼 구체적인 성과를 얻어내는 과정은 가슴을 따뜻하게 만든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저자는 자연과 인간이 공존할 방법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리라. 저자는 한반도에서 호랑이 복원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아쉬워 하면서도 현재 인간과 함께 도시에 살고 있는 야생 생물과 공존하는 법을 고민해 달라고 당부했다. 공존을 위해 필요한 건 사람들의 의지와 너그러움이라고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구 생태계를 구성하는 모든 생명체를 공유재산으로 바라보는 인식이 필요'하다. 인간 중심의 관점도 내려놓아야 한다. 호랑이와 표범을 비롯한 멸종위기종을 지키는 건 단순히 희귀 동물을 보존하는 차원을 뛰어넘는 일이다. 호랑이와 표범이 살아 있다는 건 생물다양성이 유지되고 생태계가 건강하다는 바로미터와 같다. 이는 곧 인간 자신을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 아직 와닿지 않는다면 생물다양성과 생태계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경제적 가치가 연간 140조 달러라는 걸 기억하자. 보전생물학자로서 저자의 궁극적인 목표는 호랑이와 표범이 더 이상 멸종위기종으로 구분되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개체 수가 20~30마리까지 줄었던 아무르 표범은 국제사회의 노력으로 그 수가 조금씩 늘어 현대 150여 마리에 달한다고 한다. 다만, 근친교배 등 유전적 문제가 나타나 여전히 국제사회의 협력이 필요하다. 임정은 연구원의 꿈이 실현되는 날이 오길 희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