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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다른 사람이 한낮 동안일지라도 우리 집에 와서 나와 함께 지내야 한다면 싫을 것이다. 필립 또한 미리암이 집에 오는 것이 싫었다. 미리암 아빠가 돌아가셔서 엄마가 돈을 벌어야 하니 낮동안 돌봐줄 사람이 필요했던 것이다. 필립이 싫다고 할지라도 다수인 엄마 아빠는 찬성하는 일이어서 미리암은 필립네 집으로 온다. 미리암은 상상력이 뛰어나다. 그래서 무엇을 하건 재미있는 놀이로 만들려고 한다. 이런 것을 필립은 아주 이상하게 보고 미리암이 멍청하다고 느낀다. 하지만 미리암은 그림도 잘 그리고 만들기도 잘 하고 또한 수영도 잘 했다. 단 하나, 차가 없어도 혼자 건널목을 건너지 못한다. 미리암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된 필립은 그렇게 이상하고 멍청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엄마 심부름으로 함께 슈퍼마켓에 간다. 거기에 가려면 건널목을 건너야 한다. 처음에 필립은 미리암 손을 잡고 같이 건넌다. 물건을 사고 돌아올 때는 먼저 손을 잡지 않는다. 미리암이 먼저 필립 손을 잡는다. 필립은 기분이 좋아진다. 그리고 미리암이 왜 차가 없는 건널목도 혼자 건너지 못하는지에 대해 듣는다. 미리암에 대해 몰랐던 것을 알자 좋아한다. 짧지만 재미있다. 누군가를 받아들이는 것은 아이나 어른이나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필립에게는 혼자 사랑을 받다가 엄마 아빠의 사랑을 다른 사람에게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있다. 이것은 아이라면 다 느끼는 것이 아닐까 싶다. 마음을 열고 미리암을 대하니 동생 그리고 친구로서 받아들이게 된다. 미리암과 비밀을 나누기까지 한다. 희선 |
| <잔소리 없는 날>의 작가인 안네마리 노르덴의 이번 작품은 엄마의 관심과 애정을 다른 아이와 나누어 가지게 된 한남자 아이가 심적인 갈등을 겪으면서 성장해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아이들에게 동생이 생긴다는 것은 또 한 명의 사랑하는 가족이 생기는 기쁜 일이기 보다는 자신에게만 향해 있는 엄마, 아빠의 사랑을 빼앗아가는 존재의 출현으로 비쳐지기 쉽다. 어떤 경우에는 자신의 엄마가 다른 집 아이를 예뻐하거나 잠시 안아주는 것조차 질투하여 그 아이를 밀어내려고 하거나 싫어하는 내색을 하기도 한다. 이 책에서는 엄마가 동생을 낳는 것이 아니라 슈퍼마켓에서 만난 아주머니의 부탁으로 미리암이라는 여자 아이를 오후시간까지 봐주는 일을 맡기로 하면서 외동아들인 필립이 겪게 되는 심리적인 변화를 그려내고 있다. 부모는 윗형제가 동생을 돌보아야 할 의무를 타고 난 것처럼 여길 때가 많은데 나부터도 큰 아이가 작은 아이를 바깥에 내보내면 동생을 잘 챙기고, 잘 데리고 놀라고 당부를 하곤 한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면 당사자인 아이로서는 자유의 일부분이 억압된 듯한 느낌이 들고 동생이 마음껏 뛰놀고 싶은 자신의 발목을 잡는 족쇄 역할을 하는, 거추장스러운 존재로 여겨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이 책에서 필립이 혼자 놀고 싶다고 말할 때 엄마는 미리암을 돌볼 것을 강요하지 않는다. 필립이 그렇게 말하는 이유를 이해하고 허락했기 때문에 새로운 친구인 알렉산더와 대화할 때 엄마가 자신을 미리암보다 더욱 사랑하고 있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필립은 공원에서 미리엄을 잃어버린 사건을 통해 미리암의 소중함을 더욱 절실하게 깨닫는다. 꼭 타보고 싶던 경찰차를 타는 행운을 함께 기뻐하는 필립에게 미리암은 이제 남이 아닌 소중한 가족이자 친구인 것이다. 그림에 조금 더 신경을 썼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