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포우를 처음 접한 것은 중학교 때에 일이었다. 집에 세계문학전집이 있었는데 그 중에 단편문학선에 있던 '검은 고양이'를 읽은 것이 포우를 접한 최초의 일이다. 소설의 공포스러움과 괴기스러움에 빠져서 그의 또다른 작품인 '어셔가의 몰락'과 '황금충', '모르그가의 살인', '마리로제의 수수께기'등 일련의 그의 단편들을 유심히 읽었다. 작품을 읽어가면 갈수록 이 작가의 천재성에 감탄을 했고 '황금충'에서 보여준 치밀함과 '어셔가의 몰락'에서 보여준 인간심리의 묘사, 그 중에서 특히 공포심에 대한 이 작가의 표현능력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래서 포우에 대해 더 알고자 그의 삶을 기술한 부분을 읽어보자 이 비극적인 천재에 새삼 경애가 생기게 되었다. 포우는 출생 후부터 행복한 시절이라고는 그의 아내 버지니아 클렘과 그의 어머니나 다름 없었던 숙모이자 장모인 마리아 클렘과 함께 했던 짧은 시절이 전부였으며 줄곧 가난에 시달렸으며 그로 인해 아내까지 젊은 나이에 사별했다.(버지니아는 27세에 죽었다), 게다가 그의 작품들은 시대를 너무 앞서간 탓에 그의 생전에는 평론가들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했고 그가 죽고 나서야 그의 조국인 미국이 아닌 바다 건너 프랑스에서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그의 삶에 대해 그가 이룬 문학적 성과와 업적은 정말 대단한 것이어서 그가 쓴 시들은 상징주의 문학에 시초가 되었고, 또 최초의 추리소설을 썼으며('모르그가의 살인') 최초임에도 불구하고 그가 이룬 추리소설의 틀은 완벽하여 훗날 많은 작가들이 추리소설을 쓰는데 기본이 되었으며 그가 쓴 괴기하고 신비한 소설들은 판타지 문학에 시초가 되었다. 이렇게 세계문학사에 둘도 없는 귀재임에도 그의 삶은 너무나도 비참하여 나는 단숨에 포우의 팬이 되어버렸다. 이 책, 포우의 시들을 모은 '애너벨 리'는 이런 시기에 우연히 '애너벨 리'를 읽고 구입하게 되었다. '애너벨 리'라는 소녀와 사랑보다 더한 사랑을 하였기에 천상에서도 반쯤밖에 행복하지 못했던(시 속 화자의 생각으로는)하늘에 천사들의 시기로 '애너벨 리'는 싸늘하게 죽었고 그녀의 명문가 친척들로부터 시신조차 빼앗겼지만 사랑이 훨씬 강했기에 '애너벨 리'는 죽었어도 달과 별이 뜰 때마다 바닷가 그 왕국에서 파도가 치고 밤이 찾아올 때마다 '애너벨 리'의 영혼을 느낄 수 있는 영원하고 강렬한 사랑에 대해 이 시는 노래하고 있다. 처음 이 시를 읽었을 때의 전율을 잊지 못한다. 지금도 이 시를 읽을 때마다 가슴 속 깊이 전율을 느끼고 포우가 쓴 시 마지막 시라는 점과 그의 아내 버지니아를 떠올리고(버지니아는 폐렴으로 죽었다) 쓴 시라는 점 또한 이 시를 읽을 때 느끼는 감동을 더해준다. 그의 또 다른 대표작인 '갈가마귀' 또한 포우의 상상력과 천재성에 감탄하게 된다. '갈가마귀' 속에 음울하고 슬프고 신비스러운 분위기는 읽어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외에도 연인에게 바치는 '헬렌에게'라는 시와 신비스러운 분위기와 음산함을 풍기는 '울라리움'이라는 시도 포우의 대표시로 손꼽아도 모자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의 시들을 다 읽고 그의 생이 작품의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그가 항상 가난에 시달리고 아내를 일찍 여윈 외로움으로 그가 쓴 작품 전체에서 그의 우울한 몽상과 상상을 느낄 수 있다. 일반 독자들이 읽기에는 부담스러운 내용일 수도 있지만 진정한 우울과 고독을 느껴보자 한다면 포우의 시를 읽어보기를 권한다. 또한 영문학을 전공하는 학생에게는 특히 포우는 중요한 문학사적 인물이므로 꼭 한 번은 읽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영문학을 전공하지 않더라도 삶에 대해, 그리고 외로움에 대해 죽음에 대해 사랑에 대해 느껴보고 싶으면 포우의 시를 읽어보는 것이 어떨까? 그의 '바닷가 그 왕국'에서 '바다에서부터 밀려오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사랑하고 있을 각자의 '애너벨 리'를 떠올리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