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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무 같은 고양이를 잃은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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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은 둘 다 고양이를 좋아한다. 큰아이는 가난한 용돈으로 사료를 사서 길고양이한테 갖다 주며 관계를 맺고, 작은아이는 지금도 포기하지 않고 가끔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고 부모의 간을 본다. 그러나 단호하게 안 된다고 대답할 수밖에 없다. 마당이 없는 집에서 고양이를 키우는 것이 죄스럽거니와 아토피가 있는 아이들에게 고양이를 사 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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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은 둘 다 고양이를 좋아한다. 큰아이는 가난한 용돈으로 사료를 사서 길고양이한테 갖다 주며 관계를 맺고, 작은아이는 지금도 포기하지 않고 가끔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고 부모의 간을 본다. 그러나 단호하게 안 된다고 대답할 수밖에 없다. 마당이 없는 집에서 고양이를 키우는 것이 죄스럽거니와 아토피가 있는 아이들에게 고양이를 사 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아이들한테 미안한 것은 어쩔 수 없다. 우리가 자연 속에서 산다면 마당 있는 집일 것이거니와 아이들한테 아토피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아이들도 고양이랑 신나게 지낼 수 있겠지.


해나는 가장 친한 동무 덕분에 고양이를 키우게 된다. 해나와 규리는 늘 함께 했다. 학교도 같이 가고, 학원도 같이 가며, 숙제도 함께 했다. 지우개를 하나 사더라도 똑같은 걸 샀다. 오죽하면 선생님이 쌍둥이별이라는 별명을 붙여 주셨을까. 그런데 규리가 이사를 가면서 아기 고양이를 주고 간다. 규리도 아기 고양이를 데려가 서로 보고 싶으면 고양이한테 말하자고 약속한다. 그리하여 해나는 규리가 주고 간 아기 고양이 이름을 둘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 따서 나리라고 짓는다. 해나에게 고양이는 애완동물이기 전에 가장 친한 동무 규리의 분신 같은 존재인 것이다. 동화가 애완동물과의 관계보다 동무와의 관계에 더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는 구성이다.


해나는 나리를 각별하게 좋아한다. 나리한테 정성껏 집을 만들어 주기도 하고, 학교에 갈 때 부모 몰래 데리고 다니기까지 한다. 워낙 고양이한테 관심을 기울이다 보니 동무들이 고양이 박사라고 부를 정도다. 그런데 화창한 주말에 점심을 챙겨주려고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나리가 이웃집 소희네 개 점순이한테 물려 죽는다. 해나는 얼마나 울었는지 눈이 퉁퉁 붓는다. 밥맛도 없고 말할 힘도 없다. 자꾸자꾸 눈물만 난다. 뒤뜰에 나리의 무덤을 만들어 주고 나서는 복수를 계획한다. 소희가 수학 점수를 30점 맞았다고 소희네 마당에 써 놓고, 점순이 얼굴에 홍시를 던져 맞힌다.


그런데 참 이상해요. 점순이랑 소희를 골탕 먹이는 일이 속이 후련한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했어요. 꼭 마음속에 해나가 둘 있는 것 같았어요. 마음속 해나 중에 하나가 “그래도 소희는 네 친구잖아. 소희가 엄마한테 혼나면 어떻게 하니? 빨리 가서 지워.”하고 말하면, 다른 해나는 “누구 때문에 나리가 죽었는지 생각해 봐. 점순이랑 소희도 네가 마음 아픈 만큼 당해 봐야 돼. 그래야 공평하지.”하고 말했어요.

해나는 다 잊어버리고 숙제를 하려고 책을 폈어요. 그런데 글자들이 저희들끼리 모여 웅성웅성거리더니 그림을 만들었어요. 홍시 때문에 엉망이 된 점순이 얼굴, 엄마한테 혼나서 울고 있는 소희 얼굴이었어요. (54쪽)


해나의 복수는 실패로 끝나고 만다. 소희 오빠가 소희의 수학 점수 30점을 80점으로 고치고, 점순이 얼굴의 홍시 범벅은 소희가 그랬다고 제 엄마한테 말하기 때문이다. 복수의 감정이 배려의 마음에 묻힌 것이다. 해나는 그래도 용서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그런데 그날 저녁에 점순이가 계속 끙끙 앓는 소리를 낸다. 해나는 자신이 던진 홍시 때문에 벌이라도 쏘여 아픈 게 아닌가 걱정한다. 알고 보니 점순이가 아기 강아지를 낳느라고 앓은 것이다. 점순이가 나리를 물어 죽은 것도 아기를 배어 예민해졌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제서야 해나는 점순이가 나리를 공격한 까닭을 어느 정도 이해한다. 소희가 마음고생을 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소희 엄마는 점순이가 낳은 아기 강아지를 해나에게 분양하겠다고 약속한다. 해나는 어느덧 자신의 마음이 풀리고 있음을 느낀다. 점순이가 자기 새끼들을 정성들여 핥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짠해진다. 나리 때문에 생긴 갈등이 풀리는 순간이다. 새로운 관계가 맺어지는 순간이기도 하다.

YES마니아 : 골드 g*******g 2014.12.08.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