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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십대중반은 어땠을까, 문득 생각해본다. 주말이면 친구들과 여행다니거나, 카페에 죽치고 앉아있거나, 영화보거나 했던 때다.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것들은 많았지만, 게으름으로 하지 못하고 있었던 때이기도 한것 같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누군가와 사귀다가 채여 며칠을 앓았던 때이기도 한것 같다. 그 시절엔 그 시간들이 너무 힘들었었는데, 오랜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래도 그때가 좋았던 것 같다. 누군가를 죽도록 사랑하고, 그 사랑을 잃어 아파했던 때가 좋았던 것 같다고 훗날 생각할 줄 어떻게 알았겠는가. 지금의 이십대에게 그 시간을 즐기라고 말하고 싶다. 그 말을 듣는 이십대 들은 편한 소리 한다고 뭐라하겠지만 말이다.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에 열정을 다하고 사랑하는 일에도 열정을 다하는 그때가 얼마나 좋은지, 그네들은 나이가 더 든 후에나 깨닫게 되겠지.
『이중생활 소녀와 생활밀착형 스파이의 은밀한 업무일지』라는 제목도 그렇고, 표지도 만화스러운 책을 만났다. 물론 내용도 약간 만화스럽다. 짧고, 통통 튀는 내용이다. 또한 주인공도 퇴근후 한밤에 만화를 그리는 여자 주인공이다. 정시에 퇴근한다는 이유로 콜센터에서 계약직 상담원으로 일하고, 밤에는 만화를 그리며 작가로 데뷔할 날을 기다리고 있는 스물다섯 살의 여자 구에다 야카가 있다.
어느 날 자전거로 근하다가 편의점앞에서 어떤 남자와 쾅 부딪혔다. 봉투에 들어었던 만화 투고 원고가 날아갔고 그 남자가 주워주었다. 회사에도, 다른 누구에게도 만화를 그린다는 것을 비밀로 하고 있는 아야카는 그 남자에게 들킨 것 같아 부끄럽다. 사무실에 출근했고, 이어 아픈 센터장을 대신해 온 사람이 아침에 자전거와 함께 부딪힌 그 회색빛 옷을 입은 신사다. 자신을 스파이라고 했던 센터장 대리 기무라 이치로와 야기를 하며 자신의 꿈을 위해 마음을 다잡았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일부러 계약직 일을 하며 자신의 꿈을 키워 나간다는 것은 보통일이 아니다. 스물다섯 살의 아야카는 오늘의 청춘들을 대변하기도 한다. 스파이라고 했던 기무라 이치로 센터장과의 대화를 떠올리며 만화의 새로운 스토리를 구상하기도 한다.
책 속의 주인공이 만화를 그려서일까. 오래전에 순정만화에 심취했었던 때가 떠올랐다. 아마도 중학교 시절이 아니었을까. 만화 캔디캔디를 보고, 베르사이유 장미 등을 보았던 때. 아마 순정만화는 고등학교까지 보았던듯 하다. 지금도 나는 명랑 만화보다는 순정만화가 좋은데, 책 속의 주인공은 이처럼 순정만화를 그린다. 커다란 눈, 반짝이는 눈동자, 손가락의 섬세함, 소년과 키스하는 소녀를 그리는 순정만화. 거의 중,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만화 잡지라 자신의 나이가 너무 들었지 않았나 하는 고민을 하는 아야카의 마음이 참 싱그러웠다.
내 철학에 따르면 말이야, 인생이 즐겁거나 즐겁지 않거나가 아니야. 즐거워하느냐 아니냐의 문제지. 딱 한 번뿐이니까,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니까. 전력을 다하지 않으면 아깝잖아? 무대 위의 연기자처럼 진검승부를 내야 하는 거지. 게다가 전력을 다하는 데 있어서는 본인이 즐거워야 하고, 그게 제일 중요해. (101페이지)
뒷편에 책 속의 주인공 아야카가 쓴 「내가 사랑한 스파이」라는 글이 보너스로 들어있다. 만화의 내용이기에 짧은 글이지만, 한 권의 만화로 나올수 있는 스토리다. 만화가를 꿈꾸었던 작가 답게 만화적인 스토리였고, 택배회사 콜센터에서 일한 경험이 그대로 녹아있어 아야카의 직업을 제대로 표현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만화가를 꿈꾸었던 작가의 그림 몇 컷이 소설 속에 삽입되었으면 더 즐겁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 앞쪽에 한국 독자들에게 하는 인사말에 있던 그림처럼 말이다.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하는 주인공을 보며 나의 이십대 시절을 생각나게 한 작품이었다. 순정 만화에 빠져있었던 때도 떠올라, 다시금 그 시절에 보았던 만화들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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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잡을 하면서 행복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일 중 하나가 혹 내가 미치도록 하고 싶은 일이 아닐까? 낮에는 생활을 위해 일을 하지만 밤에는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을 하는 사람. 평범하지만 그렇게 사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도 즐거운 일이 아닐까? 여기 스물다섯의 마음은 여전히 소녀인 여자가 있다. 낮에는 택배 회사 콜 센터에서 상담원으로 일하고 밤에는 만화가를 목표로 열심히 만화를 그리는 아야카. 일과 공모전 준비를 열심히 하는 그녀는 하루하루가 바쁘다. 그러던 어느 날 만화잡지 공모전 마감을 앞에 두고 편의점에 원고를 발송 하러 가다가 중년의 남자와 부딪혀 넘어지고 봉투가 찢어지며 내용물이 살짝 삐져나온다. 아무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았던 만화 원고. 창피한 생각에 급히 그 자리를 뜨지만, 이런... 아야카가 일하는 콜 센터 신임 센터장이었던 것. 자신의 만화 원고를 유일하게 아는 존재. 그 남자를 감시하기 시작한다. 싸구려 양복을 입지만 BMW를 몰고 허술한 중년 아저씨라고 생각했는데 그는 자기가 ‘스파이’라고 말한다. 이 남자 과연 정체가 무엇일까? 이 남자에 대해 궁금해지는 아야카는 혹 이 마음이 사랑일까? 궁금해진다. 하지만 어느 날 센터장 이치로는 감쪽같이 사라져 버리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했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일까? 평범한 아가씨에게 어느 날 나타난 스파이라는 남자. 그 남자가 아가씨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이고, 무엇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일까? 방송에선 청년 실업에 대해 이야기하고 청년들의 좌절을 이야기 한다. 지금 현재 콜 센터에서 일하는 스물다섯의 여자. 그곳에 전화하는 사람들은 그들에게 하찮은 일을 하고 있다고 막말을 하지만, 세상에 하찮은 일이 있는 것일까? 필요하기에 생겨난 일을 하는 사람들이 배우지 못했다고 혹은 힘든 일을 한다고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나마 아야카는 꿈이 있다. 만화가가 되는 꿈. 그래서 작가는 스파이를 통해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인생은 즐겁거나 즐겁지 않거나가 아니야. 즐거워하느냐 아니냐의 문제지. 딱 한 번뿐이니까,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니까, 전력을 다하지 않으면 아깝잖아? 게다가 전력을 다 하는 데 있어서는 본인이 즐거워야 하고, 그게 제일 중요해.” 좋아하는 일이 있어도 혹 나에게 재능이 없는 건 아닐까 고민하고, 돈이 없어서, 주변 환경에 의해 꿈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스파이는 아야카에게 말한다. 다시 오지 않는 인생. 전력을 다해 도전해보라고. 그 도전하는 일이 스스로에게 행복하다면 충분히 해볼만하다고. 모르겠다. 어느 곳에선 희망 고문을 하지 말라고 하고, 어떤 곳에선 하나뿐인 인생이니 좋아하는 것을 하라고 하고. 두 가지를 비교했을 때 만약 내가 20대의 청춘이라면 어떤 것을 선택하였을까? 나는 희망 고문일도 좋으니 내가 좋아하는 일에 매진 할 것 같다. 그래야 나중에 후회가 덜 할 것 같으니까. 발랄하고 즐겁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이 책은 대 놓고 ‘파이팅’을 외치지 않는다. 좋은 말로 혹은 억지로 열심히 살라 말하지도 않는다. 농담 같은, 장난 같은 인물을 통해 ‘파이팅’을 다짐하게 만드는 이 책이 그래서 귀엽다. 지금 당장 힘들더라도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면. 그 자체가 행복 아닐까? 청춘은 그래서 또한 청춘일 수 있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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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생활 소녀와 생활밀착형 스파이의 은밀한 업무일지>는 제목에서부터 '이 책은 유쾌한 책입니다'라는 분위기를 마음껏 내뿜고 있는 책입니다. 게다가 진분홍 손글씨체로 삐뚤삐뚤 새겨진 제목 사이로 배추, 전골, 생선 그림이 숨어 있고, 제목의 하단에는 책상 앞에서 고뇌하고 있는 만화가의 모습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처음 책을 집어들자마자 '이 책, 뭐지?'라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호기심에 뒷표지도 살펴보니 <제12회 보일드에그즈 신인상 수상>이라는 문구와 함께 <대형 신인 도쿠나가 케이가 터뜨리는 유머 첩보 로맨스!>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정보를 얻으려다 오히려 혼란만 얻었다는 느낌이 이런 거겠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저는 결국 이 정체불명의 책을 품에 안았습니다. 그 사람은 지금쯤 뭘 하고 있을까. 틀림없이 그는 이미 내가 알고 있던 이름이 아닐 것이다. 이 도시에 사는지 안 사는지도 모른다. 내가 모르는 거리에서, 내가 모르는 이름으로, 다음 일을 수행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도 그 구김살 없는 미소만은 변함없길 빈다. - 7P 제목에서 상상할 수 있는 것처럼 이 작품에는 '소녀'와 '스파이'가 등장합니다. '소녀'는 스물 다섯 살의 구에다 아야카로, 낮에는 택배 회사의 콜센터 계약직 직원으로 일하고 있지만, 밤만 되면 직장 동료는 물론, 가족에게도 비밀로 한 채 이중생활을 펼쳐나가고 있습니다. 새하얀 종이 위에 어딘지 모르게 차가운 인상의 남자을 그리고, 마음이 간질간질거리는 대사를 써넣고, 톤으로 화려한 배경을 꾸미는 작업의 연속들. 그렇습니다, 사실 아야카는 밤마다 순정만화를 그리면서 5년 째 출판사에 원고를 투고중인, 프로 순정만화가를 지망하는 소녀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아야카의 이런 이중생활은 갑자기 등장한 중년 남성으로 인해 최대의 위기에 처하고 맙니다. 마감 시간에 쫓겨 부리나케 편의점으로 달려가다가 중년 남성과 부딪히고 말았는데, 남자와 넘어진 아야카의 사이로 봉투에서 삐져나온 종이들이 펄럭펄럭펄럭 휘날렸던 것입니다. 그녀의 로망이 마음껏 담겨 있던, 누가 봐도 순정만화의 원고구나 싶은 종이들이 말이죠. 연애가 주제인 순정만화의 경우는 특히 작가가 전심전력을 다해 자신의 번뇌를 원고에 쏟아붓는다고 생각한다. 이런 이상형의 남자와 이런 식으로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다. 키스신의 얼굴 각도는 이렇게, 허리를 감싼 팔의 강도는 이 정도까지 등 수많은 망상을 종이 위에 구현한다. 그러므로 이런저런 이상을 생생하게 반영한 원고를 타인의 눈에 보이는 것은, 말하자면 남자가 성인비디오를 다른 사람에게 들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적어도 안티 공언파인 나는 그렇게 믿는다. - 47P 아야카는 엄청난 민망함에 몸둘 바를 몰라 했지만 어차피 다시 만날 일 없는 타인이니 너무 신경을 쓰지 말자고 자신을 다독이며 택배회사로 출근합니다. 그런데 기존의 센터장을 대신해서 새로 부임한 센터장의 얼굴이 어딘지 익숙합니다. 그때, 갸웃거리는 아야카를 향해 센터장은 환하게 웃으며 "아! 오늘 아침은 미안."이라고 말을 건넵니다. 자신의 최대 약점을 손에 쥐고 있는 남자가 직장 상사가 되어 눈앞에 나타난 것이었습니다. "센터장님은 이곳에 오기 전에 무슨 일을 하셨어요?" "스파이." ……바로,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예? 아니, 그러니까 영업이나 홍보, 여러가지 일이 있잖아요." "아아, 예리하군. 나는 여기 오기 전에 홍보 쪽에 있었어." "홍보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아, 그러니까, 스파이." ……머리가 지끈거렸다. - 98P 그날부터 아야카는 센터장으로부터 자신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서 그를 철저하게 감시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센터장에 대한 정보를 얻을 때마다 아야카는 미묘한 위화감을 느끼게 됩니다. 얼핏 보면 평범한 중년 아저씨로 보이지만, 갑자기 눈앞에서 BMW를 탄 채로 사라지는가 하면, 엄청난 불만을 쏟아내는 진상 고객의 마음마저도 사르르 녹이는 기술을 선보이기도 합니다. 도대체 이 사람은 정체가 뭘까. 아야카는 어느 사이엔가 자신의 비밀보다도 센터장의 정체 쪽으로 자신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는 정말로 평범한 센터장일 뿐일까요? 아니면 그가 농담처럼 던졌던 말대로 정체불명의 스파이인 걸까요? 사실 <이중생활 소녀와 생활밀착형 스파이의 은밀한 업무일지>는 소녀와 스파이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상을 그리고 있지만, 좀 더 중심에 놓인 이야기는 '계약직 직원으로서 느끼는, 일에 대한 회의', '불안정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 '꿈과 현실 사이에서의 갈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작가가 택배회사 콜센터 상담원으로서 일한 적이 있기에 그 사이에서 느끼는 불만과 갈등은 무척이나 현실적이면서도 아프게 와닿습니다. "어차피 당신도 아르바이트이겠지만 좀더 제대로 된 일을 하는 게 어때?" 클레임 대응에 상당히 능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허를 찌른 고객의 그 한 마디는 의외로 내 심장에 박혔다. 당신에게 그런 말을 들을 이유가 없다거나, 택배 얘기나 하라거나, 콜센터에서 일하는 사람이 없어지면 고객님 화물도 영영 행방불명될 줄 알라거나. 피가 솟구친 고객의 비논리적인 주장에 반론할 여지는 충분했지만 그 순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계속해서 사과하는 것밖에 없었다. - 26P 그 순간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사과밖에 없었다는 부분을 읽으면서, 저 역시 비슷한 경험을 했던 적이 있었기에 쓴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오로지 불평과 불만만 집요하게 쏟아내던 타인에게 '죄송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을 때, 가장 먼저 지치는 것은 머리도 몸도 아닌 마음이었습니다. 그때 저는 한 개인으로서 존엄성을 가진 인간이 아니라, 한 조직의 소속원으로서 메뉴얼대로 사과해야만 하는 부속품이었습니다. 그래도 아야카는 그 상처마저도 감싸안으면서 씩씩하게 앞으로 나아가려고 노력합니다. "막연히 장래에 대한 불안을 안은, 어제까지의 자신을 떠올린다. 불안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래도 일한다. 이 또한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152P)"라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삶을 살아간다는 것, 그리고 일을 한다는 것이 가지는 진정한 의미를 꺠닫게 됩니다. 충실하게 살아간다면, 그것이 어떤 형태이든 아름다운 법입니다. 마지막으로 <이중생활 소녀와 생활밀착형 스파이의 은밀한 업무일지>가 끝나면 부록처럼 새로운 단편이 다시 시작됩니다. 책 안에 또 책이 들어 있는 셈인데, 제목은 <내가 사랑한 스파이>입니다. 타인에겐 차갑지만 내 여자에게는 따뜻한 도시 남학생 도네미야와, 도도한 외모를 가졌지만 알고 보면 여린 감성의 소유자인 여학생 세이라가 펼치는 유머 첩로 로맨스인데, 개인적으로는 본 작품보다 이 부록이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단, 순정만화 감성이 폭발하여 손발이 오그리토그리가 될 수 있으므로 미리 마음을 단단히 먹고 펼쳐보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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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의 매혹적인 등골 라인이 나를 미치게 한다고 " 아아, 고민하는 미소년! 이거야말로 순정만화의 참맛이지 !
학교에서 제일 인기있는 남학생과 등골의 s자라인을 가졌지만 평범한 여학생의 학원러브스토리는 책의 주인공 아야카는 쓰는 순정만화 내용이다.
매번 투고는 하지만 당선이 안되어 언젠가 당선이 되어 만화가로 데뷔하기를 기대하면서 평소에는 택배회사 콜센터에서 일을 하고 있다.
" 내가 지금 냉엄한 어른의 연애를 하느냐 하면..... 빈말이라도 그렇다고는 할 수 없지만 . 나로 말할것 같으면 잉크로 더러워진 추리닝을 입고, 책상에 붙어 앉아 망상에 취해 산다." 라고 할만큼 연애와 거리가 먼 건어물녀이다.
요즘시대에도 아직도 신데렐라 스토리같은 만화나 드라마가 인기가 높은 이유가 말로 아야카처럼 일상생활에서 존재하지 않기때문에 또는 학창시절에 이런 반짝이는 청춘(로맨스)를 보내지 못한채 어른세계의 냉엄함을 현재진행형으로 살고 있는 세대들이 많기 때문인것 같다.
건어물녀 아야카는 매번 순정만화를 출판사에 투고 하지만 매번 B끕으로 분류되어 언젠가 꼭 A급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데뷔하기를 기다리면 오늘도 택배회사 콜센터로 출근을 한다.
그러던 어느날 편의점에서 어떤남자와 사소한 사고가 나고 그남자의 눈에 만화원고가 눈에 띄게 된다. " 나 만화를 그리고 있어" 라고 주위사람들에게 말을 못하고 숨기는 타입의 아야카는 그남자가 자기의 원고를 봤을까봐 전전긍긍하게 되는데..
설마 그남자가 택배회사 콜센터의 새로운 센터장이라는 사실에 너무나 놀란다. 그리고 그 남자 센터장의 주변에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과 사람들의 이야기가 유머스럽고 오밀조밀하게 전개되어진다. 일명 자신을 스파이라고 이야기하는 센터장의 농담같은 이야기속에서 아야카는 그 센터장을 사랑하게 되는데....
이책의 묘미는 25살 아야카가 자신의 꿈과 현실에 생활에서 느껴지는 이중생활의 고뇌 , 또는 자신의 연애생활 그리고 주변사람들의 이야기들이 우리자신들의 현재이야기이거나, 그시간을 지나쳐왔던 과거의 이야기들이기 때문에 더욱 재미있게 느껴진다.
나또한 꿈이냐 , 현실이냐, 내가 택한 길이 정말 나에게 맞는 것인가? 라는 질문과 함께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를 고민하면서 살기 때문이다.
" 사람의 인생이란 , 하룻밤만 공연되는 쇼 같은 거라고 생각해"
" 철학에 따르면 말이야, 인생은 즐겁거나 즐겁지 않거나가 아니야. 즐거워하는냐 아니냐의 문제지. 딱한번 뿐이니까.
쇼같은 인생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하느냐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아야카의 긍정생활에서 읽으면서 약간씩 위로가 되었다. 우리모두 저런 고민을 안고 살고 있고 그리고 열심히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달콤한 연애, 크나큰 반전도, 확 눈에 띄는 캐릭터는 없지만 우리주위에 늘상 있는 사람들의 캐릭터들이 많아서 더욱 자연스러운 이야기같다 . 수다스러운 동료 히로미, 수다스럽고 소문을 좋아하는 다치바나 여사, 평범한 중년신사 스파이 센터장
유머스러운 캐릭터를 가지고 인생의 고민들을 자연스럽게 풀어내는 신인작가의 글솜씨의 매력이 뚝뚝 묻어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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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색 표지로 된 책이 얼마나 있을까? 표지와 색깔은 그 책의 전번작은 분위기를 표현한다. 왠지 만화같은 분위기 여기에 주인공 역시 만화가 이기도 하니 더더욱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또한 제목도 은근히도 아니고 그냥 길다. <이중생활 소녀와 생활 밀착형 스파이의 은밀한 업무일지>라니....읽기 전 까지는 나름 이런 내용일 것이라 구상을 했는데 펼친 순간...전혀 다른 방식으로 흘러갔다.
주인공인 아야카는 만화가 인데 낮에는 택배 콜센터에서 근무를 한다. 아주 평범한 직장...여기서 뭔가 특별한 것을 바라는 것은 금물이며, 오히려 이 안에서 일어나는 아야카와 새로운 센터장으로 온 남자 기무라 이치로의 이야기는 일상 생활에서 뭔가 새로운 것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자극제이다. 만화 작가라 하지만 언제나 불안한 현재와 미래를 걱정하는 아야카. 바람 처럼 나타나 모든 이들의 존경 한번쯤 받을 만한 이치로. 사실 읽는 동안 뭔가 사건이 크게 터지기를 바랐으나 그렇지 않았다는 것. 다만, 이렇게 삶을 살 수 있구나 라고 유쾌한 기분이 든다 비록 소설이지만 말이다.
이야기는 센터장이 새로 오면서 모든 관심이 한 사람에게 쏠리고 심지어 미행까지 지시하게 되면서 일어나는 일들이다. 페이지는 200페지가 안되지만 보너스로 뒷에 나온 이야기는 주인공 아야카가 기무라 이치로를 모티브로 한 소설인데 만화적인 요소가 많다보니 무겁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여기에 삽화를 좀 넣었으면 하는 마음이 드는데,요즘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과 같이 삽화와 내용이 같이 있다보니 시각적으로 흥미를 더 느끼기 때문이다.
상대를 향해 살짝 마음이 두근거리기도 하고 자신의 앞날에 고민도 해보고 그러면서 성장해가는 아야카의 모습은 낯설지가 않다. 한때 만화가가 되고 싶어 꿈도 꾼 적이 있었는데 만약 포기 하지 않았다면 아야카와 유사한 삶을 살았을까? 가지 않는 길이기에 장담할 수 없지만 문득 이 책을 읽다보니 어릴 적 꿈이었던 직업이 다시 떠올랐다. 지금 다시 하라고 해도 사실 못하지만 아야카를 보면서 꿈을 포기 하지 않는 다면 언젠가는 될텐데 라는 생각이 든다.
하여튼, 무겁지 않고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소설!! <이중 생활 소녀와 생활밀착형 스파이의 은밀한 업무일지> 후속 작품이 나왔으면 한다. 이번엔 정식 만화가로 활동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만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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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 대 중반의 아야카는 3평짜리 방 하나가 전부인 아파트에 틀어박혀 원고용지와 씨름하고 있다. 학교에서 제일 인기 있는 남학생과 등골의 S자라인이 아름다운 소녀의 학원 러브스토리를 만화로 그려내고 있는 중이다. 마감을 오십 일 앞두고 잉크로 더러워진 추리닝을 입고, 매일같이 책상에 붙어 앉아 망상에 취해 살고 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좋아했던 만화, 대학시절 시간이 남아 적당히 그려 투고를 했는데 이름이 실려버렸고, 그 이후 B급에서 벗어나기 위해 5년 동안 열 두번의 투고 작품을 냈다. 그리고 지금 열세 번째 작품과 씨름 중이다. 그런 아야카의 직업은 택배회사의 콜 센터 근무 직원이다. 아무래도 회사 퇴근 후에 일정하게 몰두해야 하는 일이 따로 있으니, 단순업무에 칼 퇴근이 가능한 일을 찾아야 했을 것이다. 나도 어릴 때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는데, 공부를 하며 다른 일을 준비하는 동안 아르바이트로 콜 센터에서 일을 했었다. 전화를 받고 떠들고 끊으면 되고, 진상 고객들과 얼굴을 마주할 필요도 없고, 회사 동료들과도 교류가 적고, 당연히 야근도 없으니 칼 퇴근이 가능하고.. 등등의 이유로 선택했던 아르바이트였다. 극중 아야가도 '양다리를 걸치고 있는 만화가 지망생에게는 더없이 매력적인 근무 형태'였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래서 실제 콜 센터에는 대학생이나 다른 공부를 하고 있는 직업 준비 생들이 꽤 많이 일을 하고 있다. 자신의 업무를 넘어서는 책임감을 가지거나, 회사에 소속감을 느낄 필요가 없어서 일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전화를 받기만 하는 일은 생각보다 에너지 소모를 많이 하게 한다. 얼굴을 보지 않는 다는 이유로 마구잡이로 전화로 화풀이를 해대는 사람도 있거니와, 세상에 잇는 각종 이상한 사람들을 죄다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암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야카는 회사 업무를 마치면 집으로 달려가 밤이 새도록 만화를 그리고, 스토리를 써낸다. 만화가가 되기 위해서. 꿈이란 바로 그런 것이다. 오로지 한 방향으로만 주구장창 달릴 수 있도록 하는 열정 말이다. "내 철학에 따르면 말이야, 인생은 즐겁거나 즐겁지 않거나가 아니야. 즐거워하느냐 아니냐의 문제지. 딱 한 번뿐이니까,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니까, 전력을 다하지 않으면 아깝잖아? 무대 위의 연기자처럼 진검 승부를 내야 하는 거지. 게다가 전력을 다하는 데 있어서는 본인이 즐거워야 하고, 그게 제일 중요해."
연애가 주제인 순정만화의 경우 그에 관한 수많은 망상을 종이 위에 구현하기 마련이고, 이건 말하자면 남자가 성인비디오를 다른 사람에게 들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야카는 자신이 만화를 그린다고 사람들에게 선뜻 말하고 있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후 그들의 좌충우돌 직장 생활은 상사인 다치바나 여사가 독신인 기무라 센터장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어, 그의 사생활을 캐라는 임무를 받고 스토킹까지 하게 되기에 이른다. 게다가 그는 여러모로 독특한 면이 보이는데, 업무를 할 때도 그렇지만, 이곳에 오기 전에 무슨 일을 했냐는 물음에 스.파.이.라고 대답하여 황당하게 만들기도 한다. 농담한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데, 살짝 머리가 이상한 사람 아닐까 싶게 느껴질 정도로 현실성이 없는 직업, 스파이라니.. 기무라 센터장의 스파이 생활과 아야카의 이중생활은 정말 만화처럼 유쾌하게 흘러간다. 이렇게 따뜻하고, 귀엽고, 상큼 발랄한 명랑 첩보소설은 난생 처음이다. 마지막에 부록으로 실린 단편 "내가 사랑한 스파이"는 만화 이미지가 저절로 머리 속에 떠오를 만큼의 깜찍한 작품이었다. 유치하지만 순수한, 어딘지 부끄럽고 민망하지만 따뜻하고 유쾌한 이런 게 바로 순정만화 아니겠는가. 순정만화를 본지 하도 오래되어서인지 예전 생각도 나면서 풋풋하고 순진할 때만 이런 종류의 상상을 할 수 있는 건 아니구나 싶기도 했다. 대부분 작가의 데뷔작은 자전적인 요소를 많이 담고 있게 마련이다. 도쿠나가 케이도 예외는 아닌데, 실제로 작가의 가장 오랜 꿈이 만화가라고 한다. 잡지사에 꾸준히 투고를 하면서 만화가를 꿈꿨지만, 대부분 그렇듯이 대학 졸업 후 직장생활을 하면서 자연스레 만화에서 멀어졌다고 한다. 게다가 택배회사 콜 센터에서 일한 경험도 있어, 이번 작품인 <이중생활 소녀와 생활밀착형 스파이의 은밀한 업무일지>가 데뷔작으로 탄생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서비스센터에서 업무가 진행되는 부분에 대한 묘사라든지, 만화를 그리고, 투고하고, 실제 출판사를 찾아가 부딪히는 부분에 대한 것까지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작가 소개 문구 마지막에 "의자를 새로 바꾼 이래 책상 앞에서 '히죽히죽 웃으며' 유쾌하게 글을 쓰고 있다고 근황을 전해왔다"고 되어 있는데, 어쩐지 작가의 성격이 짐작되어 괜시리 웃음이 났다. 딱 그 성격 그대로의 작품을 읽은 것 같아서 말이다. 날씨가 우중충하거나, 기분이 다운되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이 책을 읽으면 시원한 청량음료를 마신 것처럼 상쾌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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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생활 소녀와 생활밀착형 스파이의 은밀한 업무일지' 제목부터 심상치가 않다. 이중생활하면 대체적으로 이상야릇한 방향을 떠올리기 쉬운데 그것도 소녀가... 여기에 먹고살기 위해서 무슨 일이든 다 할 거 같은 생활밀착형 스파이라니... 제목에서 풍기는 느낌과 달리 표지에 담겨진 소녀의 그림은 너무나 앙증맞고 귀엽다.
인생을 살아가는데 꿈은 커다란 원동력이 된다. 지금은 비록 전화상담원으로 일하고 있지만 순정만화 작가를 목표로 열심히 꿈을 키우며 살고 있는 스물다섯 살의 여자 구에다 아야카와 마흔여섯 노총각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아리송한 기무라 이치로는 이른 아침 편의점 앞에서 운명처럼 만나게 된다.
아야카는 정식으로 데뷔하기 전까지는 누구에게든 자신이 그린 그림을 보여주기 싫다. 헌데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던 중 생각지도 못한 중년의 남자와 부딪히면서 자신이 성심성의껏 정성을 기울인 원고가 쏟아졌다. 생전부지의 남성이 자신이 그린 원고를 보았다는 것은 곧 자신의 치부를 들어낸 것이나 마찬가지다. 다행이라면 두 번 다시 이 남자를 만날 일이 없을 거란 위안인데 하필이면 이 사람이 당뇨 합병증으로 갑작스럽게 입원한 센터장 후임으로 온 것이다. 이젠 그가 조금 입이 무거운 사람이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새로 온 노총각 센터장에 대해 누구보다 궁금증을 갖고 있는 인물로 인해 아야카는 본의 아니게 그를 미행하게 되고...
중간쯤 읽다보면 나머지 이야기는 충분히 짐작이 간다. 만화 같은 요소들이 숨어 있는 책이란 느낌이 들지만 그럼에도 평범한 사람들이 꿈을 키우고 살아가는 모습들이 콜센터를 중심으로 소소한 일상이 담겨 있어 미소를 띠며 읽게 된다. 특히나 우리들은 사람을 판단할 때 그 사람의 외형만 보고서 너무나 쉽게 그 사람을 판단해 버리는 오류를 쉽게 한다. 아야카 역시 지금은 친한 동료의 처음 모습에 선입견을 가지고 바라보았고 우리들 역시 이런 실수는 너무나 자주 쉽게 하는 편이다. 아무래도 첫인상에서 풍기는 이미지를 무시할 수 없지만 그것이 다가 아닌데...
자신이 꿈꾸는 목표가 있기에 오늘이 고단해도 이겨낼 수 있는 것이 사람이다. 아야카는 자신이 꿈꾸는 작가로서 무엇이 부족한지 객관적인 평가를 미처 받지 못하고 앞만 보고 달려가고 있다. 현실 속 우리들 역시 무엇인가 변화를 꾀하며 도전을 하지만 진짜 자신에게 부족한 면이 무엇인지 객관적으로 보는데는 어려움이 있다. 같은 선상에서 출발했지만 어느 순간 동료는 자신보다 훨씬 더 앞으로 나아가 있고 여전히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는 자신을 보면 실망스럽기도 하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다. 허나 자신을 진정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무엇인지 안다면 자신이 가진 문제점을 제대로 바라보는 시간이 필요하고 아야카 역시 이런 노력을 시도했기에 다음에는 그녀 역시 순정만화 작가로 당당히 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스토리가 끝나고 보너스란 이름으로 따로 마련되어 있는 이야기가 있다. '내가 사랑한 스파이'... 스파이 센터장 이치로를 보며 떠오른 이야기란 것이 느껴지는 제목이다. 생각보다 분량이 좀 있고 앞의 이야기가 다른 새로운 이야기를 읽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재미가 숨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한 권의 책으로 두 권을 읽은 느낌이랄까...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화려하게 데뷔한 저자의 다음 작품은 더 쫄깃하길 기대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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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2011년 이 작픔, [をとめ模様、スパイ日和]으로, 장르에 상관없이 신선한 작품을 선발하는 보일드에그즈 신인상을 수상하여 데뷔했다. '소녀의 모습, 스파이하기에 좋은 날씨'란 원래제목도 재미있는데, 영제보다는 우리나라 번역서 제목이 훨씬 더 귀엽고 좋다.
구에다 아야카, 방년 25세. 대학졸업후 택배회사의 콜센터에서 근무한지 3년, 하지만 밤엔 아무도 모르게 5년간 만화를 그려 출판사에 투고하고 있었다. 수상경력도 있지만 아직 B급..이라 자칭한다. 십대소녀도 자신처럼 투고를 했던 이들도 데뷔를 하고 있지만, 그녀는 장기근속자 독신여직원 다치바나여사의 감시 레이더를 뚫고 휴가를 맞춰가며 잠을 줄여가며 이제 13번째의 원고를 그려 잡지사에 투고하려 하고 있다. 그날도, 서류봉투에 원고를 넣고 자전거를 타고 가던 중 한 사나이와 마주치곤 원고내용을 들켜버리고 만다.
(아마도 이런 모습으로 원고봉투를 들고?)
어째 순정만화의 내용에 자신의 환타지를 팍팍 넣고있는 듯한지라 쑥쓰러워 침대에 누워 이불을 하이킥하고 싶지만 출근하고 나서 보니, 바로 그 의문의 사나이가 병으로 자리를 비운 센터장을 대리해 온 인물, 기무라 이치로 46세 독신. 다치바나 여사의 반협박에 의해 반은 갸르모습을 한 동료 히로미와 그의 뒤를 밟지만, 그는 슈퍼에서 묘한 재료들만 장바구니에 담고 미행중 사라진다 (흠, 근데 말이지. 울아파트 상가 슈퍼 아저씨는 가끔 내 장바구니에서 오늘의 메뉴 등등을 유추하지만, 가끔 뭐가 부족한지 이상한 조합으로 보일 수 있는 물건들을 사기 마련아닌가? 뭐, 일본은 그날그날 작은 량의 재료를 구입하긴 하지만. 그나저나 우리나라는 왜 좀 소량으로 물건을 팔지않는지 몰라)
그나저나, 기무라 이치로의 정체가 뭔지는 잘 모르겠으나 그의 스너프킨 머그컵으로 짐작해보아, 어디에 고용된 산업스파이라기 보단 자유로운 영혼 스너프킨처럼 자유롭게 인생의 즐거움을 좇는 영혼이 아닐지 모르겠다.
...내 철학에 따르면 말이야. 인생은 즐겁거나 즐겁지않거나가 아니야. 즐거워하느냐 아니냐의 문제지. 딱 한번 뿐이니까, 다시는 돌아오지않으니까 전력을 다하지않으면 아깝잖아?...p.101
..이 나이까지 살아보면 아느거야. 이 세상은 대부분 회색이야. 완전한 흑과 백은 없어. 애당초 뭐가 올바른지 모르겠어...뭐가 정답인지 모른다면 즐거운게 낫지않을까? 그래서 이 일을 하는 거지. 말하고 보니 단순한 호기심 때문이려나. 내가 모르는 세계를 알고싶다는 요구, 그뿐이야...p.176
뭐, 어느덧 추리를 하고 있다만, 정말 맞는 말인듯. 뭐가 뭔지 모르겠다면 일단 즐겁고 볼일이라는 거.
귀엽다, 다만 작가가 만화가 지망생 출신인데 일러스트를 좀 더 넣어주지, 순정만화 스타일로 팍팍. 기무라 이치로도 뭔가 '천재유교수 플러스 로맨틱터치' 삘로다가... ^^
p.s: 이 작품에 이어 작가의 판타지를 결국 이룬듯한, 마지막 대사에 결국 손가락이 오그라드는..ㅎㅎ 작품 '내가 사랑한 스파이'가 들어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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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내가 원하는 직업을 선택하며서 살아갈 확률은? 요즘엔 그야말로 하늘에 별따기다. 일단 취업자체가 경쟁이 심하게 이루어진 구조와 막강한 스펙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안에 찬 인생을 보내고 있는 기타 끊는 피를 주체할 수없는 청춘들에겐 더욱 그렇다.
택배회사 콜센터에서 상담원을 하고 있는 25 살의 아야카 구에다, 또한 이러한 처지에 해당하는 여성이다.
회사에서 일하고 퇴근하면 곧바로 좁은 집에서 웅크리고 앉아 순정만화를 그리며 오로지 B급에서 A급으로 올라 자신이 원하는 만화를 실컷 그리며 업(業)을 삼고자 하는 그녀에겐 그 나이에 어울리는 연애 한 번 제대로 해보지도 못한 채 이중의 생활을 하고 있는지도 꽤 되는 속칭 말하면 건어물녀다.
더군다나 정직도 아닌 계약직이기에 언제 그만둬야 할 지도 모르는 이 상황에서 만화가에 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 선택한 자신의 결정에도 깊은 고민이 있는 아가씨다.
그러던 어느 날 투고를 위해 편의점에서 부딫친 어느 중년 남성에게 자신의 투고 원고 그림이 흩어지는 바람에 그의 눈에 띄게 되고 이어서 그가 자신이 일하고 있는 센터의 임시로 오게 된 센터장임을 알게 되면서 자신에 대한 비밀이 탄로가 날까 전전긍긍하게 된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인연 속에 그에게 점점 호기심을 일케되는 자신의 감정조차도 사랑이라고 착각하는 그녀-
이 소설은 제12회 보일드에그즈 신인상 수상작으로 국내엔 익숙지 않은 젊은 작가의 작품으로서 자신이 속한 세대에 대한 고민과 사랑, 그리고 앞으로의 앞 날에 대한 불안감들을 콜센터와 만화가라는 실제 자신의 체험적 경험에서 나온 부분들을 인용해 표현해 놓은 작품인 만큼 아주 생동감 있게 다가온다.
일본이 아닌 현재의 우리나라 젊은층이 모두 겪고 있는 현 세태에 대한 일들이 아닌가 싶을 정도의 공감대 형성도 크고 이중의 직업선택에서 오는 불안감을 솔직하게 표현한 대목들, 이것을 포기할 수도 없고 저것 또한 포기하기가 쉽지않은, 꿈을 이뤄나가기 위한 여러 상황들이 콜센터 내에 같이 근무하는 직원들과 상사, 그리고 자칭 스파이라고 소개한 신임 센터장과의 대화와 만남을 통해 나이대에 맞는 상황들의 묘사들이 인상적이다.
그럼에도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질주해나가는 주인공의 강한 의지력은 남의 고통이 나의 고통보단 덜 할 것이란 착각을 허물게하는 주인공의 인생에 대한 깨달음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 현재에 백 퍼센트 만족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고, 분명 행복이라 불리는 것을 손에 넣는 순간 언제 그것을 잃을까 걱정하기 시작한다. 남의 눈에는 순풍에 돛을 단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이제 또 어디로 가야 하나 머리를 싸매고 있을지 모른다. 조금의 오차도 없는 나침반은 인생에 존재하지 않은다.
불안과 희망을 함께 품고 우리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나아간다. 살아간다는 건, 아마도 그런 것이리라. -P164
스파이 센터장 말처럼 “인생은 즐겁거나 즐겁지 않거나가 아니야. 즐거워하느냐 아니냐의 문제지. 딱 한 번뿐이니까,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니까, 전력을 다하지 않으면 아깝잖아? 게다가 전력을 다 하는 데 있어서는 본인이 즐거워야 하고, 그게 제일 중요해.”...
수없이 거절당하고 자신의 부족한 점을 다시 일어서기 위한 도약의 발판으로 다져나가는 젊은 청춘인 아야카의 인생에 대한 성장기를 통해 다시금 오늘도, 내일도, 인생은 끊임없는 연속의 길인 만큼 현재의 인생 또한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동시에 이런 분위기를 시종 유쾌하게 이끌어낸 작가의 역량이 돋보인 작품이 아닌가 싶다.
자칭 우울하게 비쳐질 수도 있었을 이야기의 주제를 경쾌하고 발랄하게, 하루의 에피소드 형식처럼 느껴지게 하는 작은 이야기들의 연결성으로 인해 이런 이야기를 좀 더 밝게 생각하게 그려진 책이 아닌가 싶다.
뒷 편의 보너스로 나오는 이야기편은 만화로도 나온다면 더욱 좋을 듯 싶은, 한 때 순정만화에 흠뻑 빠졌던 사람들이라면 재밌게 읽을 수있는 내용들이 들어있어 본 편 외에도 연이어서 즐겁게 읽을 수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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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 음흉한 블랙코미디를 연상시키는 23글자에 달하는 긴 제목, 게다가 다분히 의도가 엿보이는 핑크빛 손 글씨 폰트와 일러스트 때문에 왠지 이 책을 읽고 나면 빙긋 웃음이 나거나 유쾌한 기분이 될 것 같은 기대감이 들었습니다. 이리저리 뒤숭숭한 일들도 많고, 무겁거나 잔혹하거나 괴이한 책들에 둘러싸여 있다 보니 아마도 머리 좀 식히라고 적당한 타이밍에 이 책이 제 손에 들어왔나 봅니다. 이야기는 심플합니다. 만화가를 지망하며 5년째 택배회사 콜센터 계약직으로 일하는 25살의 청춘 구에다 아야카가 새로 부임한 센터장이자 자칭 스파이인 46살의 기무라 이치로 덕분에 정신없이 보낸 약 한 달 동안의 좌충우돌 해프닝을 다루고 있습니다. ![]() 언뜻 보면 가볍게 웃어넘길 수 있는 해프닝 모음집 같지만 이 작품의 미덕은 그 속에 녹아있는 유쾌하고 찡한 청춘의 성장담에 있습니다. 20살도 아니고, 30살도 아닌 어중간한 25살의 나이, 프로 만화가도 아니고 콜센터의 정식 직원도 아닌 불안정한 사회적 위치, 더구나 자신이 꿈꾸는 순정만화가에 대한 주위의 편견을 이겨낼 자신이 없는 소심함 등 25살 아야카의 청춘은 모든 것이 어정쩡하기만 할 뿐입니다. 하지만 그런 자신의 삶에 느닷없이 끼어든 기무라로 인해 아야카는 롤러코스터 같은 한 달의 시간을 보내게 되고, 자신의 인생에서 오랫동안 기억엔 남을만한 성장의 시간을 얻습니다. 20살 연상의 남자 때문에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하고, 학창시절 이후 잊고 있던 아슬아슬하고 짜릿한 ‘악동’ 노릇도 해보게 되고, 모처럼 자신감 있는 기분으로 만화를 그려 ‘방문 투고’까지 할 용기를 얻기도 합니다. 물론 모든 일이 자신의 뜻대로 굴러가주진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람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사라진 기무라의 존재감은 아야카에게 기분 좋은 삶의 가이드가 돼주었고, 언젠가 한번쯤 우연히라도 그와 재회할 수 있기를 바라게 됩니다. 기무라는 누구나 살면서 한번쯤 만나고 싶은 판타지 속의 존재입니다. 별것 아닌 언행으로 주위 사람들을 편하게 해주는가 하면, 긍정적인 에너지를 유발시켜 ‘그래도 열심히!’라고 한번쯤 마음먹게 만들어 줍니다. 후줄근한 양복에 소금을 뿌려놓은 듯한 백발, 매사에 허허실실로 일관하는 느긋함, 또 고등어와 배추를 함께 넣은 ‘의문의 전골’을 요리하는 중년의 남자로 포장돼있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어쩌면 내 주위에도 저런 사람이 있을지도...’라는 기대감을 갖게 만드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생활감 넘치는 캐릭터입니다. 동시에 어딘가 진실을 감추고 있는 신비한 구석까지 갖추고 있어서 그가 벌일 스파이 역할이 읽는 내내 궁금했는데, 작가는 그 기대를 충분히 충족시킬 깔끔하고 기분 좋은 엔딩을 마련해놓았습니다. 두 주인공 외에도, 항상 냉정하고 침착하게 고객의 클레임을 응대하는 오카모토, 외모만 보면 화류계에 더 가까워 보이지만 한없이 착하고 순정파인 히로미, 콜센터를 회자하는 모든 소문의 진원지이자 공포의 독신녀인 다치바나 여사 등 함께 등장하는 인물 모두가 매력적인 캐릭터라서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미생’처럼 오피스 드라마로 만들어도 손색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새롭지도 대단하지도 않은 평범한 격언이지만 기무라가 자신의 삶을 진지하게 바라보고 있던 25살의 아야카에게 남긴 인상적인 한마디를 인용하면서 서평을 마무리할까 합니다. “사람의 인생이란 하룻밤만 공연되는 쇼 같은 거라고 생각해. 딱 한 번뿐이니까 전력을 다하지 않으면 아깝잖아? 게다가 전력을 다하는데 있어서는 본인이 즐거워야 하고, 그게 제일 중요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