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탠다드 푸어스,무디스,피치.. 이젠 일반인들한 테 익숙한 신용평가사들. 금리를 정하기 위해서 기채하거나 IPO가 됫던, 부동산증권화등 기본적인 평가를 위해서는 이젠 필수적인 절차가 됬다.
1984년 미국에선 정착된 이 제도가 일본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고, 일본업체도 생겨 나면서 평가결과에 따른 회사와 정부등의 갈등이 빚어 진다. 컴퓨터 계량모델이 사용되지만 애널리스트의 주관적인 판단이 크게 작용하고, 미국과 일본의 문화가 다른 데 따른 충돌이 빚어진다.
주인공 이누이는 중견은행에 근무하다 딸 하나의 간호를 위해, 글구 페이를 더 받기 위해 신용평가사로 전직하고 , 투자자 보호보단 수익성에 치중하는 TOP과 갈등을 빚는다.
일부 명사를 제외하곤 시대적환경과 인물들은 실제 이름이 거론된다. 리먼 브라더스,베어 스턴스, 모건 스탠리,JP 모건 등 다 실명이고 이야기 배경은 논픽에 흡사하다..
경제소설가가 많은 일본 , 외식산업, 총회꾼, 경제사기범 등 에 이어 신용평가와 관련된 조금은 딱딱한 소설이지만 발단과 갈등,권선징악, 사필귀정...을 잘 그리고 있다... |
|
"경기나 시세의 움직임에 따라 등급을 올리고 내려서야 등급 애널리스트가 아니라 주식 애널리스트라고 해야지" "등급평가는 꿈을 먹고 사는 이야기가 아냐" "등급평가란 비가 억수같이 올 때 가지고 있는 우산이 도움이 될지 안 될지를 사전에 평가하기 위한 거야" 업계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되었을 무렵 자신에게 업무를 가르쳐주었던 호리카와 다케시(堀川健史)의 입버릇이 뇌리를 스쳤다. - '프롤로그' 중에서
신용평가회사의 필요성이 대두되다
날씨가 좋으니까 가지고 있는 낡은 우산으로도 문제가 없다며 높은 등급을 매기고, 비가 내린 다음에야 비가 새는 것을 보고 등급을 내리는 방식을 비판하는 것이다. 높은 등급을 믿고 있다가 우산이 있는 투자가마저 흠뻑 젖게 만드는 등급평가는 올바른 등급평가가 아니라는 것이다. 리먼 위기 때도 신용평가업계의 맹주 마셜스가 리먼의 등급을 하향 조정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파산하기 불과 사흘 전이었다.
1984년 여름, 도쿄 가스미가세키 3번지에 위치한 대장성의 낡은 석조 건물 회의실에는 세 명의 남자가 등급 제도에 대한 대정부 설명용 자료를 만들고 있었다. 국제금융국, 증권국, 그리고 은행국 소속의 직원이었다. 1980년대 들어 일본의 국제수지 흑자규모가 커지자 미국은 자국 기업과 생산자의 불만을 막고자 농산물, 유통, 금융 등의 분야를 개방하라고 일본에 강하게 요구하기 시작했다.
금융 분야의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미일 양국은 '미일엔달러위원회'가 설치되어 1984년 2월부터 여섯 차례의 회담이 진행됐다. 무역불균형을 시정코자 적절한 엔-달러 환율의 유도, 일본 금융시장의 개방, 유로-엔 시장의 확대 등을 의제로 다루었다.
신용평가회사는 채권 발행의 기준에서 그 문제점이 삐져나오기 시작했다. 일본 대장성은 디폴트 가능성이 있는 회사채는 발행시키지 않는다는 방침에 근거해 발행기업의 규모, 순자액, 자기자본 비율 등에 대해 구체적인 기준을 만들어놓고 안전한 기업만이 발행가능하도록 규제했다.
정크본드의 발행도 허용하는 미국의 입장에선 미국계 투자은행이 일본에서의 채권인수 업무를 확장할 수 있도록 시장 원리에 기준한 유연한 발행제도를 도입할 것을 일본에 요구했다. 이에 일본은 기존의 채권발행 기준을 대체하는 등급제도의 도입이 불가피했다. 즉 등급부여를 위한 신용평가가 꼭 필요한 절차가 되었던 것이다.
당시 일본에서의 활동을 희망하는 미국계 신용평가회사로는 마셜스, 스탠더드&딜론스, 그리고 중견 그룹인 더프앤펠프스가 있었다. 반면 일본에서는 니혼게이자이신문사가 설립한 일본공사채연구소JBRI가 유일하게 전환사채의 등급을 평가하고 있었기에 새로운 신용평가회사의 설립이 목전에 있었다.
도쿄은행이 중심되어 신설하는 신용평가회사는 생손보사生損保社 등에 자본참가를 요청 중에 있었고, 장기신용은행도 일본개발은행의 출자와 함께 대장성 출신 인사를 신설 신용평가회사의 사장에 내정키로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이런 동향들을 고려할 때 미국 제일의 신용평가업체 마셜스는 일본 진출이 확실해 보인다.
"국산 신용평가회사의 탄생, 미국으로부터 마셜스와 더프가 진출"
경제면 4단 기사의 제목이다. 1985년 B급인 와쿄은행에 근무하는 신입행원 이누이 신스케가 퇴근 후 은행 지점 인근의 오뎅집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면서 펼쳐든 신문에서 눈에 띈 제목이었다. 그는 대학 야구 선수로 활약하다 부친의 사망에 따른 경제난 때문에 중도에 이를 포기하고 신문배달 등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학업을 지속해 은행에 입행한 인물이었다.
잠시후 대학 때부터 사귄 가오리가 가게로 들어섰다. 그녀는 얼굴이 작고 눈이 큰 미인형으로 현재 인재교육회사에 근무 중이었다. 둘은 이내 대화가 무르익어 갔다. 가오리가 신문 내용을 토대로 이누이에게 미국계 신용평가회사에서 근무할 생각은 없냐는 질문을 하자 그는 영어가 서툴러 국내파 은행에서 한 우물을 파겠다고 답했다.
그해 가을 마셜스재팬, 한 여성이 자기 신고를 하고 있었다. 미즈노 료코, 그녀는 인사부 매니저의 소개에 따라 자신은 전 후소증권 주식 애널리스트로 근무했으며 최근 한 달간 미국 뉴욕의 본사에서 연수를 받고 부임했다고 신고했다. 그녀의 보직은 FIG 애널리스트다. FIG는 금융기관의 신용평가를 담당하는 부서이다.
은행의 등급에 손을 대기 시작하다
1987년 4월, 미즈노 료코는 회의용 전화기를 향해 현재 일본 은행의 영업환경을 말하고 있었다. 상대는 뉴욕 본사 FIG 최고 책임자 패트릭 뉴먼이었다. 그는 그녀에게 가장 먼저 등급을 조정해야 할 대상을 물었고 이에 그녀는 도쿄은행, 일본장기신용은행, 미쯔비시신탁, 산와 등 네 곳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이번에 다른 목소리가 흘러나오며 그 이유를 물었다. 그는 '마셜스의 양심'으로 불리는 본사 등급조정위원회 위원장인 피터 서덜랜드였다.
료코는 도시은행들의 업무 확대로 장기신용은행의 지위가 약화되어 점포수가 적은 까닭에 시장점유율 확대에 한계가 있음을 설명했다. 이어서 주임 애널리스트도 산와는 대기업과의 거래가 가장 약한데 이를 커버하려고 국제 및 채권 업무에 급속한 확대를 진행 중이라 리스크가 높은 자신이 증가하고 있음을 보고했다. 얘기를 다 들은 서덜랜드는 2~3개월 후 도쿄 출장을 갈테니 네 개은행과의 면담을 준비하라고 지시하며 전화회의가 끝났다.
료코가 입사한지 벌써 1년 반 정도가 지났다. 지금까지 마셜스재팬이 매스컴에 주목받을 일이 별로 없었다. 하지만 최근 약간의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즉 대부분 트리플 A 등급이었던 은행의 등급을 하향조정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이다. 1980년 외환관리법이 개정되어 금융 자유화가 시행되자 최근 대장성은 기존의 방침과 달리 개별 금융기관의 자기 책임을 강조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었다.
담당 애널리스트는 통상 8쪽 정도의 '리코멘데이션'을 사내의 등급조정위원회에 제출한다. 전화로 빈번하게 회으기 진행된다. 본사에선 위원장 서덜랜드, FIG 책임자 패트릭 뉴먼, FIG 애널리스트 2~3 명이, 일본에선 일본대표, 주임 애널리스트와 료코 등 세 명이 참석했다. 등급 결정은 1인 1표로 투표한다. 결국은 애널리스트의 주관이나 가치관이 반영되므로 절대적인 것이 아닌 허술한 채점 방식인 셈이다.
"아, 그리고 료코니까 말해주는 건데 이럴 때의 질문에는 세 가지 요령이 있어......."
7월, 마침내 뉴욕에서 출장온 팀을 대동해 료코는 하향 조정이 예정된 은행 중 한 곳을 방문했다. 뉴욕에서온 상급 애널리스트 세라는 뉴욕 연수시 료코의 멘토였던 30대 후반의 미국 여성이다. 당해 일본측의 기획부장은 하향 조정은 말도 되지 않는다는 듯 국제 금융 시장에서의 위세를 얼굴에 드러내고 있었다.
문제점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부행장, 기획부장 등 한결같이 답변으로 임했다. 정말 구제불능이었다. 담보자산인 부동산의 가격이 향후 10년 동안 지속 상승할 것이고 은행의 주가 또한 현재 저평가된 상태라서 계속 올라갈 것이라는 안일한 태도로 일관했다. 즉 리스트 관리에 대해선 전무한 상태였던 것이다.
사실 미국계 은행 중 트리플 A는 JP모건 하나분이다. S&D도 일본계 은행의 평가는 태반이 더블 A였다. 트리플 A는 산업은행, 농림증금 뿐이었고 그 이외는 더블 A 이하였으므로 마셜스는 너무 후하게 등급을 부여해왔던 셈이다. 8월 하순, 마셜스인베스터스서비스는 산와, 미쓰비시신탁의 등급은 한 단계 내린 Aa1, 일본장기신용은행은 두 단계 내린 Aa2, 도쿄은행은 Aa1 에서 Aa2로 하향 조정을 결정했다.
보도자료를 내기 전 료코가 은행의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이를 전하자 격렬하게 항의했다. 마셜스는 한번 결정된 등급에 대해 상대 회사에서 클레임을 제기하더라도 결코 변경하지 않는다. 단순한 의견의 표명임을 설명했지만 상대는 '일본인 주제에 외자의 앞잡이가 되어서는 부끄러운 줄을 알아야지'라는 말과 함께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미국 마셜스, 은행 네 곳의 장기채를 하향 평가. 리스크 증대, 준비 불충분의 이유" - 요미우리 신문
신용평가회사 무디스와 S&P를 모델로 한 기업소설
실제 사건을 토대로 마셜스와 S&D의 신용평가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공명정대했던 신용평가가 왜 발행회사의 입맛에 맞게 조작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은행, 증권회사, 종합상사 근무를 거쳐 작가로 변신한 구로키 료는 일본경제의 버블기를 거쳐 리먼 쇼크에 이르기까지 신용평가회사의 태동과 성장기 그리고 타락해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경기나 시세의 움직임에 따라 등급을 올리고 내려서야 등급 애널리스트가 아니라 주식 애널리스트라고 해야지"
은행원 이누이 신스케, 생명보험 사원 사와노 간지, 신용평가회사 애널리스트 미즈노 료코 등 세 명의 주역들을 통해 일본을 뒤흔들었던 금융 위기의 실상과 신용평가회사의 흥망을 박진감 넘치게 그려낸다. 금융 파생 상품이 매일같이 쏟아지기 시작한 2000년대 초반, 투자가는 '신용등급평가'에 의존하고 미국에서는 서브프라임 버블이 생긴다. 이누이 신스케는 일본의 버블을 떠올리며 위기감을 느끼지만 이윤 추구에 혈안이 된 신용평가회사는 금융업계와 영합해 리먼 쇼크를 일으킨다.
1988년 가을, 대형 생명보험사 히비야생명의 대졸 신입사원 사와노 간지는 우쓰노미야 시내의 영업소 문을 열었다. 우쓰노미야 시는 인구 약 45만 명의 북간토 지방 최대 도시로 지금은 만두의 도시로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커다란 밀감 상자에 든 그물망을 하나씩 세일즈 레이디들의 테이블에 올려 놓으며 지사의 위문품이라고 격려한다.
"이토만, 토지 채무 축소 서둘러 - 스미노에은행, 융자 규제에 협력"
이토만은 1883년 창업한 직물상 '이토만 상점'이 전신인데, 도쿄 증시 1부 상장사다. 종합상사 이토만의 거액 채무 문제가 불거짐으로써 1990년 5월 24일 목요일자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이렇게 불길한 제목이 실렸던 것이다. 스미노에은행은 이토만의 주력 은행이다. 문제는 스미노에은행의 회장의 장녀가 이토만에 거액의 미술품을 팔았다고 알려졌다.
이토만에는 서른 명에 달하는 스미노에은행의 부대가 조사를 위해 파견됐다. 두 시간 뒤, 마셜스재팬의 회의실에는 미즈노 료코와 FIG의 주임 애널리스트가 이토만 사태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이들은 이토만의 상무 이상 임원 열 명 중 여덟 명이 스미노에은행 출신이라는 점과 이외에도 일곱 명의 평이사가 은행에서 파견되어 있어서 이토만이 은행의 자회사화되어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한달 전 쯤 마셜스는 트리플 A등급이던 스미노에, 미쓰비시, 후지, 다이치간교 중 후지와 다이치간교의 등급을 하향 조정한다고 발표했었다. 그래서 스미노에은행의 네거티브 워치는 후지와 다이치간교의 등급을 하향 조치한 다음에 하자고 두 사람은 합의했다. 마셜스재팬의 지사장이 곧 교체될 예정이었다. 신임 인사는 본사에 일하는 일본인으로 아프리카 주재원의 자녀 출신으로서 귀국 후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해 고교부터는 계속 미국에 거주했던 것으로 알려져있을 정도로 일본인에 대해 차가운 느낌을 가진 듯했다.
11월, 스물아홉 살의 이누이 신스케는 연인 가오리를 신부로 맞아 결혼식을 가졌다. 그는 입행 당시 희망대로 영업본부에서 부동산회사를 담당하고 있다. 다음 말, 나리타 공항의 JAL '사쿠라 라운지'에서 신문을 읽고 있었다. 스미노에와 미쓰비시가 마셜스에게 등급을 깎였다는 기사를 읽었다. 그는 신혼여행 중에도 공부할 작정으로 발밑에는 부동산 전문 서적이 담긴 보스턴백이 놓여 있었다. 옆에선 신부 가오리가 하와이 가이드북을 읽고 있었다.
'이로써 트리플 A인 일본 은행은 하나도 없는 거군'
같은 무렵, 마셜스재팬의 대표실에서 새로 부임한 대표는 일본의 주가가 계속 하락 중이고 향후 부동산 가격도 하락 조짐이 있으므로 S&D보다 선제적으로 일본계 은행의 신용등급을 추가 하향 조정하자고 제안한다. 그러면서 마흔한 살의 이 독신 남성은 은테 안경 안쪽의 눈동자를 반짝이며 앞으로는 언솔리티드 레이팅(무의뢰 신용평가)을 많이 하자고 포부를 밝힌다.
무의뢰 신용평가는 마셜스의 초기 영업방식으로 수수료 수입이 전혀 없다. 그런데, 지방은행들로부터 왜 수수료를 달라고 청구서를 보내왔는지 문의 전화가 잇따랐다. 심지어 무의뢰 평가에서 '의뢰 평가'로 바꾸면 등급이 한 등급 더 오른다는 말까지 들려왔다. 아무튼 신임 대표의 꼼수가 작용하고 있었다.
1993년 3월, 료코는 뉴욕에 출장 가 있었다. 2년 전 마셜스에 입사한 알렉산더 리처드슨은 현재 서른여섯 살로,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인물로 증권화 상품의 등급평가인 ABS(자산 담보 증권) 부문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었다. 2년 만에 팀장까지 올랐으니 그 실력을 알 만하다. 뉴욕의 풍경 사진이 일정한 간격으로 장식된 복도를 나란히 걸으며 세라가 료코에게 말했다
"리처드슨은 '고객은 높은 등급을 주는 신용평가사를 이용하기 마련이다. 비즈니스 기회를 얻기 위해서라도 높은 등급을 받으라고 고객에게 적극적으로 충고해야 한다', '신용 리스크를 통계 및 수치화하여 등급평가를 객관적인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같은 발언을 사내외에서 반복하고 있지"
4월 초순, 료코 등 마셜스 일행은 스미노에은행 도쿄 본부를 방문했다. 12층 대회의실, 고급 양복을 입은 백발의 니시와키 가즈후미는 "이토만의 불량 채권 처리는 지난 번 1천억 엔의 채권 포기로 모두 끝이 났다"면서 스미노에를 네거티브 워치로 지정한다는 것은 실상을 제대로 몰라서 일어난 일이라고 강하게 항변했다. 하지만 니시와키의 거짓말은 다른 경영진과 다를 게 없었다. 미팅이 있은지 3주 후 마셜스는 스미노에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은행장이 꿈인 이누이 신스케는 아내 가오리와 함께 두 살된 딸 하나의 뇌에 장애가 생겨 이를 치료하려고 고민이 많다. 수면 부족으로 일처리에서 종종 평소답지 않게 실수가 잦다. 한편, 사와노 간지는 1년 동안 런던에서 증권업 관련 연수를 받고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귀국해서 보험사에 근무 중이다.
료코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2년 전부터 남편은 후소증권 런던 현지법인에서 채권 거래를 하고 있어서 그녀는 지금 혼자 살고 있었다. 남편 전화려니 했는데, 본사의 상급 애널리스트 세라였다. '마셜스의 양심' 피터 서덜랜드가 회사를 그만둔다는 소식이었다. 마셜스 본사는 지난 5월 조직 개편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피터의 사직은 이와 상관 없는 건강 상의 문제, 즉 암이 발견된 탓이라고 알려줬다. 또 후임으로 미국계 은행의 심사 부문 출신이 내정됐다고 했다.
최근 몇 년 동안 마셜스의 비즈니스는 스트럭처드 파이낸스 부문이 급격히 확대되었다. 총수익의 30퍼센트를 차지함으로써 35퍼센트의 사채 등급평가에 이어 효자 노릇을 하고 있었다. 작년 10월부터 컨설팅 회사인 매킨지와 계약해 조직 개혁을 준비 중인데, 마셜스의 결론은 '스트럭처드 파이낸스 부문'의 강화였다.
10월, 료코는 인사담당자로부터 해직 통보를 받았다. 이유는 회사의 방침과 료코의 생각이 맞지 않기 때문에 사직 처리하라고 일본 대표의 지시가 있었다는 것이다. 재취업을 고려해 개인 사정으로 퇴직한 것으로 처리해 달라고 부탁하고 사물을 정리해 동료들과 인사를 나눈 뒤 회사를 떠났다. 11년의 마셜스 커리어가 끝나는 셈이다.
그날 밤, 이누이 신스케는 10월 1일자로 과장으로 승진해 바쁜 날을 보내고 귀가 중이었다. 지난 1년 부부 간의 대화가 확연히 줄었다. 집은 이미 불이 꺼져 있었다. 집 안으로 들어가 거실에 불을 켜고 냉장고을 열어 차가운 물을 꺼내 들이켰다. 테이블 위에 메모지가 놓여 있었다.
"하니와 같이 잠시 친정으로 가요. 가오리"
사흘 뒤 일요일에 처가로 가 처와 달을 집으로 데리고 왔다. 가오리는 오열하면서 말했다. 부부가 죽고 난 뒤 과연 딸 하나는 혼자 살 수 있을지, 누가 돌봐줄지 등에 대한 걱정 때문에 남편과 늘 얘기하고 싶었는데, 일이 바쁘다고 전혀 들어주지도 않고 해서 너무나도 답답하다는 것이었다. 이에 이누이는 마치 머리를 망치로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다.
다음 주, 이누이는 외자계 인재파견회사의 응접실에서 일본인 헤드헌터와 마주 보고 있었다. 그의 경력과 전문적인 업무에 대해 높이 평가했지만, 영어 구사가 어려운 점이 못마땅해 했다. 이직이 결정될 때까지 현재의 커리어를 쉽게 포기하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영어 공부를 하라고 조언했다.
다음 해인 1997년 1월 28일, 미즈노 료코는 수영을 즐기고 있었다. 런던에 온지 3개월이 지났다. 독서와 가사일 그리고 스포츠센터에서 일과를 보내며 밤에는 남편과 식사를 하거나 친구와 오페라나 발레를 감상했다. 라커룸에서 샤워 후 옷을 갈아입고 카페테리아의 의자에 앉아 스포츠백에서 영자신문을 꺼냈다. 월스트리트 저널의 유럽판이었다.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며 일본 주식이 2% 하락"
마셜스인베스터스서비스가 일본의 네 개 은행에 대한 신용등급을 네거티브로 변경했다는 내용이었다. 그 은행들은 일본채권은행, 홋카이도타쿠쇼쿠, 야스다신탁, 추오신탁 등이라고 했다. 주가 급락으로 은행뿐 아니라 생보업계까지 암운이 확대되었다. 이미 도호생명과 닛산생명 등 중견 생보사가 불안하다는 소문이 퍼져 있었다.
스포츠센터에서 귀가했더니 헤드헌팅사 엘리스젠더재팬에서 음성메시지를 남겼다. 다음 날 아침, 남편이 출근하고 난 뒤 료코는 엘리스젠더로 전화했다. 미국계 신용평가사 스탠더드&딜론스에서 금융기관 신용평가를 담당할 시니어 애널리스트를 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슷한 시간, 이누이 신스케는 일본계 신용평가사에서 면접을 진행하고 있었다. 헤드헌터와의 접촉 후 3개월이나 지나서였다. 사십대 중반의 수석 연구원 호리카와 다케시가 여러 가지 질문을 하면서 발행회사와 주간 증권회사는 각각 무엇을 희망하는지를 설명했다. 그는 일본계 대형 증권회사의 뉴욕 현지법인에서 사원으로 근무했다고 말했다.
"알겠나? 바보 같은 신용평가회사가 최첨단 금융 기술로 복잡화된 스트럭처 안에 숨어 있는 리스크를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혹은 비즈니스 욕심 때문에 높은 등급을 주게 되면 마지막으로 곤란해지는 것은 채권을 산 투자가가 되는 거야. 왜냐하면 발행체는 자금만 조달하면 나머지는 어쨌든 리스크를 안 져도 되고, 어레인저는 채권을 완매하기만 하면 어떠한 리스크도 질 일이 없는 거야. 신용평가사는 채권이 디폴트가 되어도 등급평가는 하나의 의견 표명에 불과하다고 법원이 인정하는 것이기에 아무런 배상 책임도 지지 않지"
이누이 신스케, 일본계 신용평가사로 이직하다
1997년 4월 1일, 이누이는 가에데은행을 퇴직하고 작은 일본계 신용평가사로 이직했다. 입사 당일부터 그는 바빴다. 이날 일본채권은행 계열의 리스사 세 곳이 도쿄 지방 법원에 파산 신청을 했고, 홋카이도타쿠쇼쿠은행과 홋카이도은행의 합병이 발표되었기 때문이다.
며칠 뒤 일본채권은행장은 히비야생명 본사를 방문해 후순위 론의 반과 기한부 후순위 론의 1/4에 대해 각각 보통주와 우선주로 전환해달라고 간곡히 요청하고 있었다. 그자리에는 경영기획부장과 함께 사와노 간지도 배석하고 있었다. 금융기관의 리스크 분석에 경험이 있는 사와노가 발탁된 것이다. 그의 직함은 과장 바로 밑인 부장副長이었다.
"닛산생명이 파산했대!"
파자마 차림으로 칫솔을 문 채 거실로 향하는 사와노에게 아침을 준비하던 아내가 그에게 말을 전했다. TV 화면에 젊은 여성 아나운서가 이를 발표하고 있었다. 닛산생명은 1909년 설립된 타이해이 생명이 그 전신이다. 닛산자동차, 히다치제작소 등과 관계가 깊은 회사였다. 닛산생명은 예정 이율 5.5%의 개인 연금 보험을 마구잡이로 팔면서 총자산 중 50%가 넘었다. 현재 10년 만기 국채도 이자가 2%대에 지나지 않으므로 이들은 부동산 투자와 구조채 등에 투자해왔다. 사와노는 히비야도 걱정됐다.
출근하자 경영기획부장이 그를 불렀다. 부장은 그에게 신용평가 취득 업무를 맡겼다. 즉 보험사가 보험금과 급부금을 규정대로 지불할 능력과 보험금 지불능력 신용평가를 받자는 것이다. 주식 애널리스트와 신용 리스크 애널리스트 업무를 했던 경험이 있는 그가 적임자라면서 말이다. 히비야생명에 역사상 처음으로 '등급 담당'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6월 5일, 도쿄의 기온은 여름으로 변해가는 듯했다. 미국계 신용평가사 S&D의 사무실에는 시니어 애널리스트 미즈노 료코가 책상 위에 산더미같이 자료를 쌓아두고 컴퓨터로 데이터를 입력하고 있었다. 4월에 입사한 후 그녀는 바브기 그지없엇다. 일번의 금융계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었다. 회사 신용평가업무추진부의 한 동료가 분게이슌주사가 발행하는 월간정보지에 실린 마셜스에 관한 기사를 복사본으로 보내왔다.
"신용평가라는 것은 과학적인 것도 아닐 뿐더러 공명정대한 것도 아닙니다. 이는 어디까지나 신용평가기관의 의견, 즉 애널리스트의 의견에 불과합니다. 그렇지만 국제적으로 경험이 풍부한 애널리스트가 각자 최선을 다해 분석한 것이므로 그 평가가 맞는지 아닌지는 시장이 판단해줄 거라 생각합니다" - 야나세 지로, 마셜스재팬의 일본대표
10월에 들자 경제는 더더욱 어려워지고 있었다. 6일 다이와은행 등 3개 사가 산요증권에 100억 엔의 긴급 융자를 실행했고, 인도네시아 루피아는 급속도로 가치가 하락하고 있었다. 도쿄증시에서도 닛케이 평균이 1만 6천 엔대로 하락, 최저가를 갱신했다.
'마셜스의 양심' 서들랜드의 장례식에 참석했던 미즈노 료코는 맨해튼 호텔에서 숙박한 후 다음 날 아침 신문을 펼치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 '도쿄의 주가 하락으로 희생되는 회사'라는 기사 때문이었다. 11월 3일, 산요증권이 회사갱생법을 신청했다는 내용이었다.
11월 17일 일요일, 일본계 신용평가회사로 이직한 이누이 신스케는 자택 거실의 식탁에서 업무 자료를 읽고 있었다. 부동산 증권화의 스트럭처에 대한 마셜스의 영문 자료였다. DSCR, 즉 원리금 지불액에 대한 영업 순이익의 비율이 높으면 채권의 안전성이 높다고 평가하고 있었다. TV를 켜자 한 아나운서가 도쿄 주식시장에선 홋카이도타쿠쇼쿠은행의 경영 파탄을 계기로 정부가 공적 자금의 투입에 나설 것으로 예측한다는 발표였다.
11월 21일 금요일, S&D에선 미즈노 료코와 FIG 일본인 애널리스트, 일본대표 등이 회의실에 모여 회의용 전화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뉴욕 본사의 등급조정위원회 위원장은 야마이치증권의 등급을 더블 B 플러스로 하향 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즉 투자 부적격 등급이다. 료코는 심호흡을 한 후 수화기를 들어 야마이치증권 기획실 부장에게 전화했다. 상대는 필사적으로 저항했다. 자금 조달이 불가능해지므로 마치 방아쇠를 자기들에게 당기는 일이라고 표현했다. 이후 니혼게이자이시문 1면 톱에 눈에 띄는 제목이 실렸다.
"야마이치증권 자주 폐업 ~ 부채 3조 엔, 전후 최대"
1998년 3월 4일, 야마이치증권의 전 회장, 전 사장, 전 부사장 등 세 명은 허위 유가증권 보고서 작성와 분식결산 등의 혐의로 체포되었다. 마셜스재팬은 야나세 일본 대표의 부인이 일본은행에서 근무함으로써 윤리적 기준을 어겼고, 무의뢰 평가를 비롯한 일본 기업 문화를 무시한 영업 등을 이유로 들어 그를 경질했다 |
|
하루하루가 경제적으로는 무척이난 변동이 많은 시대이고 영향력이 큰 시대이지만 정작 우리가 피부로 느끼는 것은 그리 살갑지 않다는 것이 문제인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수많은 경제정책과 제도가 입안되고 결정되어 실행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 되지만 국민이 자신들의 삶에서 도움이 되거나 그렇게 느끼기 까지는 수많은 시행착오의 과정을 남겨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경제위기, IMF를 겪으며 우리는 '신용'이라는 단어를 너무도 확실하게 깨달았다. 이 소설은 경제위기와 신용등급회사에 대한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에 일반적인 독자들이 섭렵하기엔 경제학 용어들이 적잖이 많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연유로 경제학에 대한 공부를 조각조각 할 수는 있겠지만 만만치는 않다. 현실에서 나는 나도 모르게 신용평가 등급이 매겨지고 그것에 대해 신경쓰게되는 이상한 구조가 너무도 마음에 들지 않지만 신용평가 기관이 이 소설에서 말하는 것처럼 우리 삶의 깊숙한 부분까지 침투해 있다는 사실이 나 아닌 다른 사람들도 황당하리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1997년 10월 IMF 구제금융을 시발점으로 신용경색이 대두되고 온 국민 개개인의 신용이 지수화 되는 결과가 빚어지게 된 사태를 떠올리게 된다. 미국의 서브 프라임 사태에 대해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지만 결국 신용경색에 대한 이야기와 신용경색이 우리의 문제만이 아닌 신용 평가기관들의 문제도 상당함을 말해주고 있다. 현실에서 깨달을 수 없는 문제를 소설로 느끼고 이해하며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척 힘겨운 일이고 까다로운 과정을 거치는 수순을 갖고 있지만 가장 적확한 해결 방법의 이미지화를 가능케한다는 사실을 확인 할 수 있게 된다. 기대되는 하편이다. |
|
"신용등급평가라는 것은 과학적인 것도 아닐뿐더러 공명정대한 것도 아닙니다. 이는 어디까지나 신용평가기관의 의견, 즉 애널리스트의 의견에 불과합니다." -무디스재팬 대표- 우연히 문고리에 이런 말이 붙어 있다면 우린 어떤 생각을 할까. 국가의 등급에서부터 기업의 등급을 신용등급 평가라는 독특한 정황으로 판단하는 설정을 두고 연관된 사람의 이야기가 애매모호할뿐더러 의외라는 생각이 든다. 책임자로서 비난받아 마땅한 사람의 이야기가 이 책을 읽으면서 탁월한 비유임을 알게 되고도 남는 신용등급에 얽힌 경제상황의 이야기다. 신용등급평가 기관이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온 것은 1997년 10월 우리 정부의 IMF 발생과 2008년 서브 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로 세계를 금융위기로 몰아넣은 리먼브라더스이다. 2008년 금융위기가 있기 몇 해전 1984년 일본 경제의 버블이 새어 나오는 찰나 미국의 신용평가 기관이 일본에서 경쟁하듯 평가를 앞다퉈하는 과정에서 일본 금융기관과 보험회사를 두고 피 말리는 상황을 소설화 책이다. 트리플 A는 그로부터 7년 후 우리가 겪었던 imf 와 금융위기를 되돌아볼 수 있게 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미 둑이 무너져가는 평가를 경쟁하듯하면서 마치 평가 기관의 나름의 신뢰 아닌 신뢰를 판매하면서 돈을 버는 과정을 통해 자본의 극단적 예증을 본다. 리먼 파산과 미국 보험회사 AIG 위기를 등장시키면서 신용평가 회사의 위상을 살리는 과정으로 이 소설이 시작된다. 서브 프라임 문제는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에게 주택 담보대출을 확대하기 위해 금융파생상품 CDS를 발행하여 판매한 결과다. 즉 금융파생상품과 증권화 수법은 복잡하였고 금융파생상품( CDS)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를 보전해 주지만 결국 줄도산에 이르게 한 보증계약이었다. 그 이면에도 신용평가 기관이 있었다. 그들이 신뢰를 사기 위한 방법은 경쟁회사보다 더 빨리 신용도를 내리는 경쟁이어서 다이너마이트에 불을 붙이는 격이었음을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다. 저자는 기업들의 파탄이 신용평가 기관들의 경쟁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말한다. 기업의 신용도로 금융기관의 대출과 대외 신인도가 연결되어 있다 보니 평가 기관의 의존도에 의해 극복하기 힘든 상황으로 치닫게 되는 경향이다. 일본도 금융기관과 보험회사들의 연쇄 부도로 이어져 일본 경제를 뒤흔들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일본 국채를 일본 기업과 일본 국민이 보유하고 있어서 다행이었다는 것이다. 국가 그 내면에 신용평가 회사들이 지켜야 할 중립성보다는 이윤추구가 금융기관 위에 서서 일본 경제를 좌지우지 함을 볼 수 있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은행과 생명보험회사 그리고 신용평가기관 사이를 오가며 존재하는 적대적인 원리도 역시 삶이었다. |
|
자본주의 사회에서 신용은 개인과 기업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다. 국가 역시 마찬가지다. 세계의 유수 신용평가회사들은 국가와 기업들의 신용등급을 평가해 발표하고, 그 결과는 기업의 존폐를 좌지우지하기도 한다. |
|
몇해전 미국에서 촉발된 경제 위기가 전 세계를 위기 속으로 몰아갔습니다. 최초는 미국의 부동산에서 시작되었는데, 금융 대출 회사에서는 신용이 좋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특별한 심사없이 대출을 해주기 시작했고, 이렇게 대출을 받은 사람들이 집을 사면서 부동산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끊임없이 오르면 모두가 행복해 지겠지만 가격 상승에는 한계가 있고, 대출을 받은 사람들이 대출금을 갚지 못하기 시작하자 돈을 빌려준 금융 기관과 투자자들이 연쇄적으로 도산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의 금융 기관들은 대출 상품을 최첨단 기법으로 증권화해 안전한 것처럼 팔았고, 수많은 기관 들에서 투자 목적으로 이러한 증권을 샀기 때문이죠. 오랜 역사를 가진 미국의 리먼 브라더스가 문을 닫은 것도 이 시점입니다. 그럼 투자자들은 왜 이러한 증권에 투자했을까요? 바로 신용평가사에서 이러한 증권이 매우 안전하다는 평가를 내렸기 때문입니다. '트리플 A'는 신용평가사와 여기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경제 관련소설입니다. 경제가 중심이기 때문에 좀 어렵지 않을까 생각을 했었지만 책에서는 복잡한 내용들이 최대한 배제되어 있기 때문에 읽는데 크게 어려움은 없었네요. 미국과 일본은 우방 국가이기는 하지만 경제적인 면에서는 일본은 미국의 채권을 많이 가지고 있는 채권국이고 미국은 채무국입니다. 또 일본의 대미 무역 수지는 거의 흑자를 유지합니다. 게다가 둘다 경제 선진국이지만 일본은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종신고용, 연공서열을 중시하고, 미국은 자본주의의 대표 국가로 노동 시장이 상당히 유연하는 등 기업 문화가 무척 다릅니다. 금융에 있어서는 월스트리트와 뉴욕 주식 시장이 있는 미국이 앞서고 있는데 미국의 신용평가사들이 일본에 진출하면서 일본 기업들의 신용도를 평가하면서 이로 인해 발생하는 마찰을 다루고 있습니다. 일본 입장에서는 미국이 이해할 수 없는 고유의 기업 문화가 있고, 신용평가사들이 아무리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평가한다고 하더라도 미국과 미국 기업들에 유리하게 움직인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불만이 쌓이면서 일본에서는 반대로 신용평가사들이 제대로 업무를 하는지 평가하려고 합니다. 여기에 일본 출신이지만 미국에서 자라고 공부하면서 속은 미국인과 다름없는 마셜스의 야나세 지로와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라 일본 기업에서 일하는 이누이가 등장하면서 치열한 경제적인 공방 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문제까지 다루고 있네요. 아직 하권은 읽어보지 않았지만 상권에서 사건들이 빠른 호흡으로 진행되면서 미국의 신용평가사와 일본 기업들의 대결이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해 집니다. 우리나라의 기업 사정도 일본과 유사하기 때문에 일본이 겪은 일들이 우리에게도 그대로 발생할 수 있어서 소설이기는 하지만 도움이 될 것 같네요. 경제 소설이지만 특별히 어려운 내용들은 나오지 않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
우리 나라 사람들이 '신용평가'에 예민해 진 것은 아무래도 외환위기 때부터 인 것 같다. 그 때 나라의 신용 등급이라는 것이 일반화되면서 신용등급이 좋으면 외환위기를 벗어 날 수 있게 외국의 도움을 받아 나라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게 되는 등의 원조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런 신용등급이 개인에게도 적용되어 대중화된 것도 그때쯤 이후인것 같다. 신용등급의 중요성을 깨달은 후 현재까지도 신용등급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신용등급에 대한 회의적인 의견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신용등급에 대한 기준이 점점 모호하게 되기도 하고 형평성에 맞지 않거나 실생활과 거리가 멀기도 하다. 어느 것을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신용등급이 달라지고, 신용등급을 어느 회사에서 조사하느냐에 따라 또 결과도 달라지는 것이 신용평가인 것 같다.
이 소설 <트리플 A>는 기업소설이고 대중적이지 않은 '신용평가사'를 둘러싼 주변의 이야기로 큰 파장이 없을 것이라고 낙관하는 신용평가사와 그 평가로 인해 타격을 보는 금융기관과의 이야기라 약간은 지루하기도 하다. 젊은 은행원 이누이 신스케, 생명보험 회사 사원인 사와노 간지, 신용 평가사 애널리스트인 미즈노 료코 등 세 사람이 중심이 되어 펼쳐지는 이야기다. 이 소설을 재밌게 읽으려면 일본 '버블 경제 시대'를 알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스토리의 배경상 딱딱하고 건조한 경제 이야기이기에 흥미를 가지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으며 몰입하는 것이 쉽진 않았다.
일본의 버블(거품) 경제 시기는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까지로 비정상적으로 자산가치가 상승된 시기로 주로 부동산과 주식이 상승했다 하락하게 된다. 그 전까지 일본은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고속성장을 해 전세계적으로 경제 대국의 자리에 오르게 되지만 금방 주식이 하락해 버블 경제가 붕괴되기 시작한다. 그 시기를 '잃어버린 10년'으로 부르기도 한다고 한다. 이 당시에 일본에서 일어났음직한 스토리를 만든 것이 소설 <트리플 A>인 것이다. 그 당시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쓴 소설이라고 하니 흥미롭기도 하다.
|
|
트리플A
신용평가기관에 대한 이야기를 한창 들었던 건 아마 IMF 시절쯤이었던 거 같습니다.
트리플 A 니 더블 A니
개인적으로 신용평가에 대한 배경지식이 전혀 없습니다.
따라서
이 소설은 저에게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일단 수많은 외국인 이름과 회사이름이 정신없게 했습니다.
메릴린치, JP 모건 등의 익숙한 이름 이외의 수많은 익숙하지 않은 회사명과
그보다 더 많은 외국인 이름 그리고 또 잘 모르는 그들만의 용어까지.
그래서 초반에 책을 거의 억지로 읽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조금씩 그러한 것들이 익숙해지면서
맥락이 잡히기 시작했습니다.
이 소설을 읽기전부터 신용평가는 도대체 어떤 자격으로 어떤기준으로 하는가에 대한 의문은 있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의문이 해소되었다기 보다는 오히려 강한 의문이 드는 건 왜일까요
신용평가도 결국은 돈의 노름이란 생각이 듭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가늘게나마 신용평가회사의 생리구조가 어떻게 되는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이 소설의 배경이 한국의 기업이었다면 좀더 이해가 쉽게 되지 않았을까 싶네요. 신용평가라는 것이
제 삶에서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것 같진 않지만 간접적으로는 영향을 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 |
|
소설로 정말 매력없다. 주의를 끌만한 갈등구조도 없고, 사건들도 매력없다. 이 책은 신용평가사 분석가들과 미국 신용평가기관이 일본 내에 들어오면서 생기는 일들에 관한 소설입니다. 우선 이 책의 좋았던 점을 살펴보자면, 어려운 경제 관련 단어에 대한 주석이 비교적 달려있으며, 경제소설치고 내용이 어렵지 않았다는 점이 꼽을 수 있겠습니다. 웬만한 내용은 무리 없이 넘어간 듯합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일본 소설을 매우 좋아하지만, 일본 소설이 힘든 점 중 하나는 이름을 잘 못 외우겠다는 점이 힘들었는데 등장인물이 많지 않아 쉽게 쉽게 읽힌다는 점입니다. 결론적으로 어려운 내용을 담은 경제소설이지만 비교적 쉽게 읽힌다는 점이 큰 장점이었던 것 같고, 더불어 책을 읽고 관련 경제지식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좋았습니다. 하지만 트리플A는 분명 소설인데 내용적 측면에서 흥미를 느낄만한 구석은 그다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우선 소설 내 갈등구조가 매우 옅었으며, (심지어 가장 흥미로웠던 게 주인공의 가정 싸움이었음) 등장인물 간 연결고리에 대한 언급도 너무 없고 또한 흔히 말하는 주의를 끌 만한 떡밥도 별로 없어 하편을 기대하게 하진 않는 것 같습니다. 줄여 말하면 이 책은 신용평가회사가 하는 일 또 그 일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 등의 경제 지식에 관심 가지게 하는 부분에선 괜찮은 책이었지만, 소설로는 재미를 느낄만한 부분이 많지 않았던 책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