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1)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73%
  • 리뷰 총점8 27%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10.0
  • 40대 9.0
  • 50대 10.0

포토/동영상 (4)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퇴근길 서평 : 봉잡은 인생, 저자 한승혜, 디플롯, 2025]
"[퇴근길 서평 : 봉잡은 인생, 저자 한승혜, 디플롯, 2025]" 내용보기
인생을 순탄하게만 살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는 연예인들 역시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 얼마나 외롭고 우울하게 살아갔는지 가늠해볼 수 있다. 또 국무위원 후보자 청문회를 보면, 탄탄대로만 살아왔을 것 같은 사회 지도층 인사들도 얼마나 뒤틀린 사고방식으로 이 세상을 살아왔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이 책은 겉으로 봤을 때는 너무나 반듯하고 단아하고 빈틈
"[퇴근길 서평 : 봉잡은 인생, 저자 한승혜, 디플롯, 2025]" 내용보기
인생을 순탄하게만 살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는 연예인들 역시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 얼마나 외롭고 우울하게 살아갔는지 가늠해볼 수 있다. 또 국무위원 후보자 청문회를 보면, 탄탄대로만 살아왔을 것 같은 사회 지도층 인사들도 얼마나 뒤틀린 사고방식으로 이 세상을 살아왔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겉으로 봤을 때는 너무나 반듯하고 단아하고 빈틈없고 똑똑한 어느 여성의 에세이다. 하지만 누구나 그렇듯 저자 역시 인생의 (타인들은 전혀 모르는) 이상한 감정의 골짜기에 빠져들었고, 저자는 이것을 폴댄스라는 다이내믹한 매개체로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덤덤히 서술하고 있다. 처음엔 폴댄스라는 익숙하지 않은 운동 위주로 서사가 전개되지만, 책의 중반을 넘어서면 인생의 자전적 에세이가 된다.
사람의 감정은 인간의 뇌 구조, 생존 본능, 환경 적응 능력 등이 복잡하게 작용하여 매우 자주 변화하게 된다.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외부 환경에 빠르게 반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기본적으로 위험을 느끼면 불안하고, 포근함을 느끼면 안정감을 느낀다.
감정은 뇌 속에서 분비되는 도파민,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예컨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도파민이 증가해 기분이 좋아지고, 피로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분비되어 짜증이 나고 무기력해진다.
이러한 물질들은 음식, 수면, 햇빛, 대화, 음악 등 아주 사소한 요인에도 쉽게 영향을 받는다. 그뿐만이 아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 타인의 말, 표정, 태도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누군가의 한마디에 기분이 좋아졌다가, 타인의 눈빛 하나에도 금세 우울해지기도 한다.
감정이 없다면, 우리 사피엔스들은 위험에 둔감해져 생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예를 들어, 숲속에서 야생견이 갑자기 나타나는 상황을 떠올려보자. 이때 공포라는 감정 회로가 즉시 작동하면서, 심박수가 증가하고, 근육으로의 혈류가 늘어나며, 통증은 일시적으로 둔감해진다. 동시에 동공은 확대되고, 소화와 면역 기능은 잠시 억제된다. 이러한 반응은 모두 우리 몸이 위협으로부터 빠르게 도망치거나 맞설 수 있도록 준비하는 생존 메커니즘이다. 
덕분에 인간은 순식간에 평소보다 더 강한 힘과 집중력을 발휘해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고, 그것이 인류가 오늘날까지 살아남은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감정의 기복이 지나치면 우울감에서 벗어나기 어려워진다. 이럴 때 도움이 되는 것이 바로 운동이다. 운동은 단순히 체력을 기르는 활동이 아니라, 뇌의 화학적 균형을 회복시켜주는 일종의 정신 방역 시스템과도 같다. 규칙적으로 몸을 움직이면 세로토닌, 도파민, 엔도르핀 같은 신경전달물질이 원활히 분비되어 감정이 보다 안정되고 우울감도 한층 완화된다.
문제는 재미다.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재미가 있어야 하는데, 본인에게 맞는 운동을 찾는 것이 그래서 매우 중요하다. 필자는 폴댄스에서 그 재미를 찾은 것 같고, 나도 최근 2년 정도는 골프에서 그 재미를 찾았다.
많은 이들이 골프하면 비싼 라운딩을 하며 돈을 쓰는 운동… 아니, 운동이라고조차 생각하지 않는 분들도 계시다. 하지만 나의 경우에는 주말마다 한 번에 2~3시간씩 혼자 스윙 연습하는 시간이 매우 즐겁다. 어떻게 하면 더 비거리가 나갈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정확도를 높일 수 있을까, 스매시팩터는, 어택 앵글은, 사이드스핀은, 백스핀은 어떻게 조절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하다 보면 2~3시간은 훌쩍 지나간다.
물론 숨이 찰 만큼의 격렬한 유산소 운동은 아니지만, 그래도 꾸준히 스트레칭이 되고 팔뚝의 전완근, 등의 광배근, 그리고 하체의 둔근과 대퇴사두근 등이 발달하게 된다. 사실 어린 시절 농구나 축구를 많이 하긴 했지만, 이렇게 제대로 레슨을 받으며 운동을 한 것은 처음이라 그 심연의 즐거움도 또 다른 재미다.
최근 야구든 폴댄스든 골프든 사이클링이든, 조금만 깊게 들어가면 정말 다양한 세계가 펼쳐진다. 대부분의 영역에서 스포츠 사이언스는 이제 정착되었고, 단순히 연습을 하는 것 이상으로 분석을 더 많이 하는 게 최근 스포츠의 트렌드다. 아울러 야구의 세이버메트릭스와 같이 통계적, 과학적으로 스포츠를 바라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라 할 수 있다.
나도 아이들이 어릴 땐 차마 운동을 제대로 할 생각을 못했지만, 어느 정도 크고 나서 골프라는 운동에 빠져들고 보니 정말 일주일 중 가장 귀한 시간이 스스로 스윙 연습을 하는 그 토요일, 일요일의 시간이다. 아마도 이 시간이 있기 때문에 다시 일주일을 열심히 일할 수 있는 감정선이 만들어지는 게 아닐까 싶다.
저자와는 개인적인 친분이 있어 종종 오며 가며 인사를 나누는 사이다. 책도 쓰시고, 칼럼도 연재하시고, 종종 방송에도 나오시는 걸 보며 정말 행복하게 사는 것 같아 보였다. 하지만 이 책을 보면서, 그 겉으로 보이는 모습 안에 존재했던 불안함과 갈등을 느낄 수 있었다.
나 역시 그렇다. 누군가가 봤을 때는 번듯한 직장에, 거의 다 키운 아이들, 한두 권의 저서들, 겉으로 봤을 때는 별 걱정 없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으로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아무 걱정 없이 세상 살아가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늘 걱정을 한 움큼 쥐고 살아가지만, 굳이 그걸 표출하지 않으려 노력할 뿐이다.
‘봉잡은 인생’이 어디 있겠냐만은, 아마도 저자와 출판사가 이 제목을 붙인 까닭은, ‘봉잡은 인생’은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폴댄스라는, 혹은 다른 어떤 스포츠를 통해 몸과 마음의 건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가는 과정. 저자의 자전적 에세이를 통해 우리도 간접 경험하고, 우리 또한 그 과정에 동참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간만에 진솔한 에세이를 읽었다. 이 책은 저자가 건네주셔서 읽게 되었지만, 나 또한 지인에게 사서 선물할 만큼 가치가 있었다. 혹여 운동을 통해 삶의 변화를 이끌고 싶은 분이라면, 한 번쯤 읽어봐도 좋을 것이다.
2025.07.18 작성
YES마니아 : 골드 a********n 2025.07.2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