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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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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시는 어렵기만 하다. 학교 다닐 때, 교과서에 나온 시들을 읽고, 외우고해서 시란 그렇게 읽으면 되는 건 줄만 알았는데, 막상 시를 읽고 있자면 어렵기 짝이 없다. 때로는 마음 속에 다가오고, 곰곰이 생각할수록 더 많은 것들을 생각해보게 하는 시를 만나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시를 읽는다는 것은 나에게 있어서는 역시 지난하기만 하다. 책장에 시집이 몇 권 꽂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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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시는 어렵기만 하다. 학교 다닐 때, 교과서에 나온 시들을 읽고, 외우고해서 시란 그렇게 읽으면 되는 건 줄만 알았는데, 막상 시를 읽고 있자면 어렵기 짝이 없다. 때로는 마음 속에 다가오고, 곰곰이 생각할수록 더 많은 것들을 생각해보게 하는 시를 만나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시를 읽는다는 것은 나에게 있어서는 역시 지난하기만 하다. 책장에 시집이 몇 권 꽂혀있다. 김남주, 류시화, 도종환의 시집이 그것이다. 그리고 시모음집 몇 권이 더 있다. 간혹 꺼내 들고 읽어보지만 몇 편을 넘기지 못한다. 그래도 요즘 들어 부쩍 시를 찾는 시간이 늘어만 간다. 이해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간혹 만나게 되는 마음에 드는 시 한편을 찾았을 때, 다른 장르의 책과는 달리 그것이 주는 기쁨이 크다는 것을 이제야 알아서 인지도 모르겠다.

 

도종환 시인은 잘 알고 있다. 여기서 잘 안다는 것은 시인의 이름을 많이 들어보았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의 작품을 많이 접한 것은 아니다. 그의 시집 [접시꽃 당신]을 가지고 있지만, 언제 그 시집을 읽었었는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그나마 그의 산문집 [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는 꽤 오래 전에 읽었지만 아직도 내용이 머리 속에 남아 있다.

 

도종환 등단 30주년, 시인의 등단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하여, 후배 문인들이 그 동안 시인이 펴낸 10권의 시집, 첫 시집인 [고두미 마을에서] (1985) 부터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 (2011) 까지 에서 99편의 시를 뽑아 엮었다고 한다. 100편을 채우지 않은 까닭은 나머지 한편만은 시인이 채워줄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란다. 시집에 실려있는 시들을 따라 읽으면서 오랫동안 생각에 잠겨본다. 시란 소설 읽듯, 다른 인문서적 읽듯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시인의 마음을 그대로 알아낸다는 것이 어려운 일이지만, 그래도 읽고, 또 읽으면서 음미할 때 무엇인가 울림을 발견할 수 있는 것 같다. 그의 시를 한편, 한편 읽으면서 그가 걸어온 길을 생각해 보는 것, 당시의 상황을 어림잡아 보는 것, 그럼으로 해서 시가 문득 내 마음속에 들어옴을 느끼기도 한다.

 

시인은 그의 산문집 [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에서 우리를 그 숲으로 초대했었다. 나 역시 시인이 초대하는 그 숲으로 가고 싶었다. 남이 내게 베푼 것은 고마워하되, 내가 베푼 것은 잊어버리고 오래 기억하지 않는 삶, 나의 잘못은 엄격하되, 타인의 잘못은 관용하는 태도, 내 욕망은 다스리고 절제하지만, 남의 욕망은 이해하는 마음을 그 숲 속에서 배우고 싶었기 때문이다. 욕망과 탐욕에 찌든 나 자신을 그 숲은 치유해 줄 수 있을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그게 벽이라면 뛰어넘고 싶었으니까.. 시인의 시중에서 가장 좋아하고 유일하게 외우고 있는 시는 [담쟁이]이다. 1993년에 발표된 시집[당신은 누구십니까]에 실려있던 시 [담쟁이], 살아오면서 벽이라 느낀 것들을 만날 때마다 어김없이 생각이 나는 시이다.

 

 

[담쟁이]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 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시인은 삼십년 동안 불가능한 꿈을 꾸었다고 한다. 그것들이 시인의 운명을 불행하게 만들기도 했지만, 그것마저 사랑하고, 그것이 자신이 할 일이라고 말하는 시에게 엎드려 절한다는 시인, 어쩌면 우리는 그런 시인과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음에 감사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 이 시집에는 실려있지 않지만, [별을 향한 변명]은 시인이 살아온 길을 생각해보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우리 역시 그런 세월을 살아왔기에..

 

 

[별을 향한 변명]

 

별들이 우리를 보며 눈빛을 반짝이는 거라고 믿었다

밤마다 현실에서 불가능한 것을 꿈꾸었다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했고

사람들은 모두 선한 씨앗을 지니고 있다고 믿었다

사랑이 손짓해 부르면 그를 따라야 한다고 말했고

물불 안 가리고 사랑의 강물에 뛰어들었다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리라 믿으며 눈물로 기도했고

이길 수 없는 것들에게 싸움을 걸었다

판판이 깨지고 나서도 지지 않았다고 우겼고

희망이 보이지 않는데도 희망에 대해 이야기했다

시인이 아름다운 꿈을 꾸지 않으면

누가 꿈을 꾸겠느냐고 시를 썼고

견딜 수 없는 걸 견디면서도

사람들에게 포기하지 말자고 편지를 보냈다

이 길을 꼭 가야 하는 걸까 물어야 할 때

이 잔이 내가 받아야 할 잔인지 아닌지를 물었다

우리가 꾼 꿈이 이루어지는 것인지 별에게 묻고

별이 대답하기도 전에 내가 먼저

꿈꾸고 사랑하고 길을 떠나자고 속삭였다

그것들이 내 불행한 운명이 되어가는 걸

별들이 밤마다 내려다보고 있었다

 

-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  (윤동주 서시 마지막 행)

 

 

이제 후배들이 추려놓은 99편의 시에 시인은 어떤 시로 100편을 채울지 궁금해진다. 100편이 채워져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인은 오늘도 그 100번째 시를 채우기 위해 또 다시 꿈을 꾸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윤동주의 [서시] 마지막 행이 유난히도 가슴속에 머문다.

k*****1 2014.12.08. 신고 공감 9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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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먹하게 드리우는 그의 이야기, 밀물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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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읽고 읽다 보면 어느 새 멍해져서 머리와 마음이 굳어져가는 느낌이다. 그래서일까. 이제는 웬만한 글을 읽어도 마음이 동하는 경우가 없는 듯 하다. 그저 지식의 한줄기를 얻었다는 순간의 감격이나 이렇게도 쓸 수 있구나, 하는 찰나의 감정들뿐, 그 이상의 무언가를 느끼지 못해 과연 이대로의 독서가 옳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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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읽고 읽다 보면 어느 새 멍해져서 머리와 마음이 굳어져가는 느낌이다. 그래서일까. 이제는 웬만한 글을 읽어도 마음이 동하는 경우가 없는 듯 하다. 그저 지식의 한줄기를 얻었다는 순간의 감격이나 이렇게도 쓸 수 있구나, 하는 찰나의 감정들뿐, 그 이상의 무언가를 느끼지 못해 과연 이대로의 독서가 옳은 것인가, 에 대한 나름의 고민들로 페이지를 넘기면서도 묵직한 무언가가 덜어지지 않던 요즘, 나의 이 문제를 도종환 시인의 이야기들로써 조금은 덜어낸 듯 하다.

 좀처럼 시를 읽지 않는 나 역시도 그의 이름은 알고 있었지만은 그의 이야기들은 읽어본 기억이 거의 없다. 아마도 지나가다 보았다 한들 대수롭지 않게 넘겼을 것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그의 이야기를 이해하기에 나의 그릇은 아직 편협하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읽어 내려가는 그의 이야기들은 여름날 갑자기 내리는 소나기처럼 온 몸을 적시는 것이 아니라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지는 처마 끝의 빗줄기처럼 그렇게 나에게 전해지고 있었는데 그 작은 울림들은 기어이 가슴 속 한 쪽을 시리게 만든 것이다.

진눈깨비로 시작하는 이야기부터 무언가 마음을 먹먹하게 한다. 
 
누이동생이 죽은 아이를 낳던 날 밤
 
진눈깨비가 내렸다.
 
영농기계대금이 밀려 보건소 언저리도 못 가보고
 
손바닥만 한 목숨을 얼어가는 풀뿌리 밑에 묻고
 
씻기지 않을 새벽 노을을 손에 묻힌 채
처가집 더부살이 더욱 기 꺼인 매제는 
 
도시락도 없이 재건조장 일을 나갔다. –본문 

이 안의 운율이든 심상이든, 함축적 의미든 시를 마주하면 꼭 알아야만 했던 모든 것들을 넘어서 그저 그날의 먹먹했던 순간이 눈앞에 펼쳐지게 된다. 작은 생명에 손 한번 써보지 못한 채 차디찬 땅에 다시 묻어야 했을 그들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돈이라는 몇 장의 지폐가 없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쓸쓸히 아이를 떠나 보내야만 했던 그들의 마음은 어두운 날 내리는 진눈깨비조차 아프게 느껴졌을 것이다. 어쩌면 그들은 그 눈을 보지도 못했을 것이다. 모든 것이 검은 고통으로만 밀려들었을 테니 말이다.

조센 데이신타이라는 시를 앞에 두고서 데이신타이가 무슨 말인지를 찾아본 순간 정적이 흐르게 된다. ‘조선 정신대의 일본어 발음이었던 데이신타이를 앞에 두고서는 그 영겁의 시간을 지나왔을 그녀들에 대해서 무어라 아무 말도 없이 숨어서 안타까워하는 나의 모습에 부끄럼만이 타고 오르게 된다.


관광 비행길 타고 제주도에 서울에 내려
 
사업인지 합작투자인지 꽃 같은 이 나라 처녀
 
몇 년이고 몇 달이고 데불고 살다
 
버리고 달아나도 또 오십사 뱃길을 열어주고
누구하나쓰다달단 말 한마디 없다믄요.
 
내 살 깊은 곳 찌르고 간 식민지의 낙인 하나
 
아직도 살갗에 흰 머리에 두터웁게 만져져요.
도라지꽃 우리 인생 꺼낼 말이 있을까만
 
그늘 속에 평생길 한번 피도 못한 도라지꽃
 
죄 없이 약한 저희더러 누굴 용서하라 하시나요. –본문

 아무 영문도 모른 채 일본군의 욕망의 그늘 아래 철저히 짓밟혀야 했던 여리디 여린 그녀들은 쓸쓸히 죽어가야만 했다. 아리따운 소녀였던 그녀들은 부모의 보살핌 아래 깔깔거리며 웃고 떠들던 이들이었지만 이곳에서 그녀들은 삭풍에 바람 들어 손만 스쳐도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적막 속에 소리 한 번 내지 못하고 그들의 노리개로 죽어가야만 했던 것이다. 그렇게 눈을 감는 순간마저도 자신의 머리칼 만이라도 고향의 품에 전하고 싶었던 이들은 죽어야만 이 모든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살아나 다시 제가 낫던 품으로 돌아온다 한들 그 누구도 그녀들을 반기지 않았다. 힘이 없던 나라의, 시대의 잘못이 아닌 마치 그녀들의 잘못인 냥 살아 돌아온 이들을 바라보며 환대는 커녕 오히려 그들의 삶을 부끄러워했으니. 그녀들은 우리의 품으로 돌아와 또 한번 죽음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가 지나왔던 시간들에 대한 이야기들도 고스란히 담겨 있는데 감옥에 있는 동안 그가 마주했던 제자들에게 하는 이야기들과 자식들에게 전하는 이야기들을 보노라면 이토록 따스한 이에게 가혹한 시간들만이 허락되는 것인지 가슴이 아련해진다.

모순투성이의 날들이 내게 오지 않았다면
 
내 삶은 심심하였으리
 
그물에서 빠져나오려고 몸부림치지 않았따면
 
내 젊은 날은 개울 옆을 지날 때처럼 밋밋하였으리 무료하였으리
 
갯바닥 다 드러나도록 모조리 빼앗기고 나면 안간힘 다해 당기고 끌어와
 
다시 출렁이게 하는 날들이 없었다면
 
내 영혼은 늪처럼 서서히 부패해갔으리
 
고마운 모순의 날들이여
 
싸움과 번뇌의 시간이여 본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의 삶에 대해서 고스란히 받아들여 다시 지금의 활자로 삶을 농축시켜 전해주는 모습을 보노라면 이 짧은 이야기를 읽는 것만으로도 처연한 마음이 들게 된다. 그만의 묵직함이 때로는 버겁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글을 읽는 내내 내게는 깊은 울림을 주었기에 그의 다른 이야기들도 찾아서 읽어볼 생각이다. 많은 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글을 마주했던 시간이 참으로 행복한 순간이었다 

 

 

독서 기간 : 2014.12.23

by 아르

p********1 2014.12.2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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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물의 시간 -도종환시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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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시선집을 마주하며... 시간이란 것이 어느 틈엔가 스며들고 또 지나가 버린다. 미처 깨닫기 전에 다가오는 사랑, 아픔, 고통 그리고 시련은 돌이켜 돌아볼 나이가 되면 담담히 말할 수 있어진다. 당시엔 절절했더라도 말이다.   [밀물의 시간]은 양장본으로 도종환의 시 모음집이다. 도종환님이 등단한지 30년이라니 세월이 빠르다. [접시꽃 당신]속의 절절한 아내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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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시선집을 마주하며...

시간이란 것이 어느 틈엔가 스며들고 또 지나가 버린다. 미처 깨닫기 전에 다가오는 사랑, 아픔, 고통 그리고 시련은 돌이켜 돌아볼 나이가 되면 담담히 말할 수 있어진다. 당시엔 절절했더라도 말이다.

 

[밀물의 시간]은 양장본으로 도종환의 시 모음집이다. 도종환님이 등단한지 30년이라니 세월이 빠르다. [접시꽃 당신]속의 절절한 아내에 대한 사랑으로 울컥하던 학창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말이다. 이 책은 후배 몇몇이 그동안 펴낸 시집 속에서 시를 뽑아 엮어 만든 선물이란다. 그래서 그런지 1985년 고두미 마을에서부터 2011년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에 이르는 시력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그의 시 속를 읽다보면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자의 안타깝기도하고 절망적이기도 한 마음이 곳곳을 후빈다. 시대적 아픔을 온몸으로 통과해야 했던 그의 삶을 오롯이 담아낸 듯 싯구, 그 한줄한줄이 절절하게 가슴을 파고든다.

 

그는 2006년 밀물이란 시를 통해 이렇게 이야기 한다. “...다시 출렁이게 한 날들이 없었다면 내 영혼은 늪처럼 서서히 부패해갔으리...”-185p 이런 격정의 시대가 그를 훑고 간 것을 이제는 고맙게 받아들이게 된 여유로워진 그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최근 우리의 청소년들 또한 미래에 대한 큰 꿈이 조금씩 시험 성적으로 인해 좌절되기도 하고, 열심히 공부하며 달려왔지만 사회가 꿈을 접게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하는 상황도 있다. 그것뿐인가 앞으로 창창한 미래를 꿈꾸기에 고민은 더 많을 것이다. 그래서 흔들리는 청춘이라 했던가. 진로에 대한 고민을 비롯해 많은 고민을 혼자 하는 것 같지만 결국은 모두가 같은 고민을 하고 있고, 시대적 상황도 더하고 있다. 그런 이들에게 도종환님의 잘 알려진 '흔들리는 꽃'외에도 다수의 다른 시도 만날 수 있어 더욱 알토란같은 책이다.

 

아내를 떠나보내야 했던 상황 속에서의 가슴 속 울음을 담는가 하면 옥중 자녀들을 돌보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담기도 한 시. 불안과 걱정이 가득한 청춘들에게 극복하게 하는 시를 통해 위로의 마음을 전해주고 있다.

 

낯설고 절박한 상황 속 두려움에 떠는 이에게 순탄하기만 한 길은 길이 아니라고 위로의 말을 건다. 누구나 가보지 않은 길 그러나 그 길이 가시밭길이라면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다. 더군다나 요즘처럼 온실 속 화분인양 큰 아이들에게 더욱 더 말이다. 우리가 그래왔던 것처럼 우리의 아이들도 고민하고 절망하고 사랑하게 될 것이다. 그 때마다 힘이 되고 위로가 되고 그 마음이 혼자만의 전유물이 아님을 이 시를 통해 다시한번 되뇌이는 계기가 되기를 빈다.

 

중심에서 멀어지는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에 서서 지난 세월을 조금은 여유있게 받아들이고,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은 담담히 준비하며...

y******7 2014.12.2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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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물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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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노래하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노래할까? 물론 많은 노래의 소재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가운데 시인이라면 의당 노래해야 할 소재는 바로 시대적 아픔이 아닐까? 특히, 말의 통로가 닫혀 있던 시대라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시인의 붓끝은 부패한 권력을 향해야 함이 마땅하다. 그럼으로 붓이 칼보다 강함을 보여줌이 시인의 역할이 아닐까?   도종환 시인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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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노래하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노래할까? 물론 많은 노래의 소재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가운데 시인이라면 의당 노래해야 할 소재는 바로 시대적 아픔이 아닐까? 특히, 말의 통로가 닫혀 있던 시대라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시인의 붓끝은 부패한 권력을 향해야 함이 마땅하다. 그럼으로 붓이 칼보다 강함을 보여줌이 시인의 역할이 아닐까?

 

도종환 시인의 시선집, 『밀물의 시간』을 읽고 묵상하며, 오랜만에 시대적 아픔을 노래하던 시인 고뇌를 느낄 수 있어 시간 여행을 하는 느낌도 들었다. 하지만 어쩌면 지금 이 시대 역시 이러한 시인의 역할이 강조되어질 시대는 아닌지 반문하게 된다.

 

『밀물의 시간』은 도종환 시인의 지나온 족적들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시선집이 아닌가 여겨진다. 첫 시집부터 최근의 시집까지 그 안의 주옥같은 시들이 담겨 있다.

 

도종환 시인의 시는 유명한 시들이 참 많다. 그리고 많은 시들에 시대적 아픔과 시인의 고뇌와 저항, 아이들을 향한 시인의 진실한 마음, 시인이 해쳐나간 삶의 무게가 담겨 있다. 특히, 사랑하는 아내로 인한 아픔들 역시 아름다운 시로 되살아나고 있다. 이러한 삶의 진정성이 그의 시에 힘을 싣고 있지 않나 여겨진다.

 

물론, 시인은 본인의 구체적 삶의 정황 가운데 시를 잉태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결국 독자들이 시를 느끼고 해석해 나가는 것 역시 시인의 정황이 아닌 독자들의 정황의 지배를 받는 것 역시 사실이다. 그렇기에 참 오랜만에 읽은 시대적 불의를 향한 저항의 내용들이 감회가 새로우면서도 유독 담쟁이란 시가 오늘 나에게는 가장 마음에 와 닿는다.

 

저것은 벽 /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 그때 /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

담쟁이잎 하나는 담쟁이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 담쟁이 > 전문

 

이 시가 발표된 해가 1993년이니까, 어쩌면 이 시는 시인이 몸담았던 전교조의 당시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잉태된 작품이 아닐까 여겨진다. 그렇기에 시인의 저항의식이 담겨져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결국 연대함을 통해, 절망의 벽을 넘고야 말겠다는 희망의 투영일 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이 시가 독자인 나에게 유독 가슴을 울리는 이유는 인생의 후반부를 준비하는 나의 지금 상황에 대입되기 때문이 아닐까? 어쩌면 내가 꿈꾸는 일들이 마치 절망의 벽처럼, 힘겨운 장애물이라 할지라도 결국엔 말없이 그 벽을 오르게 될 꿈을 이 시를 묵상하며 다시 한 번 꿈꿔본다.

h***r 2014.12.2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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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밀물의 시간
"[서평] 밀물의 시간" 내용보기
<밀물의 시간>은 도종환 님의 등단 30년주념을 기념하는 시집이다.   내가 도종환 님의 시를 처음 접했던 것은 그 유명한 <접시꽃 당신>이란 시와 시집이 출간되었을때다. 그때가 언제 던가? 참으로 오래되어 <접시꽃 당신>의 내용조차 까마득히 잊어버릴 만큼 오래 시간이 흐른 것 같다. 이 책을 읽다보니 <접시꽃 당신>은 1986년 무렵이였다. 아~~ 내가 사춘기를 겪던 시절
"[서평] 밀물의 시간" 내용보기

<밀물의 시간>은 도종환 님의 등단 30년주념을 기념하는 시집이다.

 

내가 도종환 님의 시를 처음 접했던 것은 그 유명한 <접시꽃 당신>이란 시와 시집이 출간되었을때다. 그때가 언제 던가? 참으로 오래되어 <접시꽃 당신>의 내용조차 까마득히 잊어버릴 만큼 오래 시간이 흐른 것 같다.

이 책을 읽다보니 <접시꽃 당신>은 1986년 무렵이였다.

아~~ 내가 사춘기를 겪던 시절이였구나!!

그때 읽었던 시의 내용이 내 기억에 남아있지 않았더라도 도종환님의 시는 '참 좋다!'라는 느낌은 뇌리에 남아 있었다.

그래서 도종환 님의 시를 모은 <밀물의 시간>은 어릴적 친구를 만나듯 반가웠다.

 

<밀물의 시간>은 도종환 님의 시들을 그의 후배들이 모아 엮은 시선집이다.

도종환님을 존경하는 의미에서 시를 묶었고, 그동안 따로 따로 시집으로 출간되었던 것들이 한데 있어, 풍부하게 도종환님의 시를 맘껏 읽어볼 수 있었다.

이 책을 읽다보니 지금 현재 도종환님이 국회의원이란 사실도 처음 알았다.

ㅎㅎ 그만큼 내가 정치에 관심이 없었다니...헤헤 부끄럽기도 하다..

 

<밀물의 시간>을 통해 <접시꽃 당신>말고는 읽어보지 못했던 도종환님의 많은 시를 읽어볼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전체적으로 도종환님의 시는 그의 삶을 그대로 담아놓은 듯 하였다.

그의 떠나버린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외로움,

그의 투쟁과 투옥에 대한 마음들.

그리고 자녀에 대한 미안함 등...

 

전반부의 시들은 비유나 은유가 많지 않고 직설적이여서 읽기에는 편안하였지만 내용은 그리 가벼운 것들이 아니였다.

또한 시라는 느낌보다는 일기 같다는 느낌...

자신의 마음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느낌..

후반부로 갈수록 상징적인 대유가 많은 것 같았다.

 

[ 쇠 비 름 ]

 

뿌리째 뽑아내어 열흘밤 열흘낮 말려봐라.

수액 한 방울 안 남도록 두었다.

뿌리흙 탁탁 털어 가축떼에게 먹여봐라.

씹히고 씹히어 어둡고 긴 창자에 갇히었다.

검게 썩은 똥으로만 나와 봐라.

서녘 하늘 비구름 육칠월 밤 달무리로

장맛비 낮은 하늘에 불러올 때

팥밭의 거름 속에 숨어 빗줄기 붙들고

핏발 같은 줄기들 다시 흙 위에 꺼내리니

연보라 팥꽃 새에 이 놈의 쇠비름

이 질긴 놈의 쇠비름 소리 또 듣게 되리라.

머리채를 잡힌 채 아아, 이렇게 끌리어가도. p40

 

쇠비름, 농사를 짓지 않는 사람은 쇠비름을 잘 모를게다.

나도 농사짓기 전에는 몰랐으니까..^^

쇠비름은 잡초다. 그것도 아주 질긴 잡초.

우리 대파밭과 콜라비밭에도 쇠비름이 자라곤 하는데 어릴때 안뽑아 주면 엄청 영역을 넓혀가고, 제대로 뿌리를 안말려 주면 또 살아나기도 한다. 잡초들을 정말 생명력이 강하다.

그런 쇠비름에 관한 시를 보니 내가 잡초에 대해 시를 짓고 싶었던 마음도 함께 떠올랐다.

나는 고작...

누군가에는 어여쁜 들풀이지만

우리에겐

힘겹게 하는 잡초일뿐.....이였는데..^^

역시 시인은 다르다..

물론 이 시가 단지 쇠비름의 질긴 생명만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닌듯하다.

마지막을 읽어보면 투쟁당시 도종환님이 끌려가는 모습을 담은 것 같다 .

쇠비름은 도종환님..자신을 말하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가지 않을 수 있는 고난의 길은 없었다

몇몇 길은 거쳐오지 않았어야 했고

또 어떤 길은 정말 발 디디고 싶지 않았지만

돌이켜보면 그 모든 길을 지나 지금

여기까지 온 것이다.

(중략)

내 앞에 있던 모든 길들이 나를지나

지금 내 속에서 나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中 p139

 

도종환님의 시에는 진한 고독이 묻어있었다.

말할 수 없이 밀려오는 그리움을 느낄 수 있었고,

서글프도록 흐르는 외로움이 있었다.

그리고 그 진한 고독속에는 단단하게 자리하고 있는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기에 더욱 좋다.

그저 좋다 라고 말할 수 밖에 없는 나의 표현 한계를 느끼지만..

그래도 좋다...^^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리뷰임>

 

o*****4 2014.12.1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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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물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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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나 시를 읽으면서 시와 소설이 작가와 닮았다는 생각을 많이 하지는 않는다. 시적 화자, 혹은 소설 속 인물이 작가와 동일인물이기가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저 시인 혹은 소설가는 그런 인물을 그려놓는 것일 뿐, 자신을 전부 드러내어 표현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와 사람이 같은 시인이라는(이 책을 엮어 낸 시인의 후배들이 서문에 밝힌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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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나 시를 읽으면서 시와 소설이 작가와 닮았다는 생각을 많이 하지는 않는다. 시적 화자, 혹은 소설 속 인물이 작가와 동일인물이기가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저 시인 혹은 소설가는 그런 인물을 그려놓는 것일 뿐, 자신을 전부 드러내어 표현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와 사람이 같은 시인이라는(이 책을 엮어 낸 시인의 후배들이 서문에 밝힌 것처럼) 느낌이 드는 시인이 있다. 도종환 시인이 그렇다.

그의 시를 읽으면 이 분이 이 일을 겪었구나, 이런 일에 마음이 아팠구나, 이런 삶을 꿈꾸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후배 시인들의 평처럼 지조가 있으나 편벽을 벗어나고, 자신의 고통과 안온에 갇히지 않으며, 성격이 원만하여 선후배들을 두루두루 잘 살펴서 신망이 높고, 한 가지에 편견이 없는 전인적 군자불기(君子不器)의 군자상인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시를 읽다 보면 나 자신도 조심스러워지며 주위를 살피게 된다. 나로 인해 아파하는 사람은 없는지, 나만 생각하며 살지는 않았는지.....


이번 시선집은 도종환 시인의 갑년(甲年)과 등단 30년을 맞아, 네 사람의 후배가, 그동안 시인이 펴낸 10권의 시집에서 각각 10편 내외를 뽑아 99편으로 완성하였다고 한다. 굳이 100편을 채우지 않을 것은, 시인이 마지막 한 편을 더하여 자신의 시적 생애를 채워주실 것을 바랐기 때문이란다.

도종환 시인의 시를 읽다 보면 시인의 마음 따뜻한 사랑과 연민이 드러난다. 그 바탕에는 자신에 대한 반성이 있어 보인다. 먼저 간 아내에게 못다 한 사랑을 안타까워한다거나 교실을 바꾸기보다는 아이들을 바꾸려 했던 것에 대한 반성,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와 반성과 각오 등이 절절하다. 그의 시가 그의 삶이듯이 우리의 말도 우리의 삶이었음 좋겠다.


이 시선집에서 마음을 흔들었던 시 몇 편의 감상을 덧붙여 볼까 한다.



<사랑도 살아가는 일인데>


꽃들은 향기 하나로 먼 곳까지 사랑을 전하고

새들은 아름다운 소리 지어 하늘 건너 사랑을 알리는데

제 사랑은 줄이 끊긴 악기처럼 소리가 없었습니다

나무는 근처의 새들을 제 몸 속에 살게 하고

숲은 그 그늘에 어둠이 무서운 짐승들을 살게 하는데

제 마음은 폐가처럼 아무도 와서 살지 않았습니다

사랑도 살아가는 일인데

하늘 한복판으로 달아오르며 가는 태양처럼

한번 사랑하고 난 뒤

서쪽 산으로 조용히 걸아가는 노을처럼

사랑할 줄은 몰랐습니다

얼음장 밑으로 흐르면서 얼지 않아

골짜기의 언 것들을 녹이며 가는 물살처럼

사랑도 그렇게 작은 물소리로 쉬지 않고 흐르며 사는 일인데

제 사랑은 오랜 날 녹지 않은 채 어둔 숲에 버려져 있었습니다

마음이 닮아 얼굴이 따라 닮는 오래 묵은 벗처럼

그렇게 살며 늙어가는 일인데

사랑도 살아가는 일인데.

얼마나 아프고 깊은 사랑을 한 뒤일까? 시인은 한 번 사랑하고 난 뒤 노을처럼 변해버린 가슴이 사랑할 줄 모른다고 말한다. 사랑은 쉬지 않고 흐르는 작은 물처럼 그렇게 흐르기 마련인데도 시인의 사랑은 버려진 채 얼어있나 보다. 지나간 아픈 사랑도 슬프지만, 다시 사랑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안타까움이 더욱 가슴 아프다.


<배롱나무>



배롱나무를 알기 전까지는

많은 나무들 중에 배롱나무가 눈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가장 뜨거울 때 가장 화사한 꽃을 피워놓고는

가녀린 자태로 소리 없이 물러서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

남모르게 배롱나무를 좋아하게 되었는데

그 뒤론 길 떠나면 어디서든 배롱나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지루하고 먼 길을 갈 때면 으레 거기 서 있었고

지치도록 걸어오고도 한 고개를 더 넘어야 할 때

고갯마루에 꽃그늘을 만들어놓고 기다리기도 하고


갈림길에서 길을 잘못 들어 다른 길로 접어들면

건너편에서 말없이 진분홍 꽃숭어리를 떨구며

서 있기도 했습니다


이제 그만 하던 일을 포기하고 싶어

혼자 외딴섬을 찾아가던 날은

보아주는 이도 없는 곳에서 바닷바람 맞으며

혼자 꽃을 피우고 있었습니다

꽃은 누구를 위해서 피우는 게 아니라고 말하듯


늘 다니던 길에 오랜 전부터 피어 있어도

보이지 않다가 늦게사 배롱나무를 알게 된 뒤부터

배롱나무에게서 다시 배웁니다.


사랑하면 보인다고

사랑하면 어디에 가 있어도

늘 거기 함게 있는 게 눈에 보인다고

유홍준 교수님이 말한 것처럼 사랑하면 보이게 마련이다. 이제 시인의 사랑의 대상은 길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배롱나무다. 그저 사물처럼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배롱나무가 문득 마음에 들어오고 나서 꽃그늘도 보이고, 외로운 시인의 동반자처럼 같이 하고 있다. 우리가 사랑하는 이도 항상 우리 곁에 따라와 머물러 우리를 돌아보고 있는 지도 모르는 일이다.



<단풍 드는 날>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며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放下着)

제가 키워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죽음을 앞 둔 친구를 만났을 때 삶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만났다. 그 친구로 인해 내가 숨쉬고 살아가는 일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깨달았다. 단풍이 들어 아름다운 나무가 그렇다.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아는 순간 가장 아름답게 불타는 나무를 보면서 생의 절정이라고 말한다. 가슴이 아프지만, 아름답다. 


<연필 깎기>



 연필을 깎는다 고요 속에서 사각사각 아침시간이 깎여나간다 미미한 향나무 냄새 이 냄새로 시의 첫 줄을 쓰고자 했다 삼십 년을 연필로 시를 썼다 그러나 지나온 내 생에 향나무 냄새 나는 날 많지 않았다 아침에 한 다짐을 오후까지 지키지 못하는 날이 많았다 문을 나설 때 단정하게 가다듬은 지조의 옷도 돌아올 땐 매무새가 흐트러져 있었다


 연필을 깎는다 끝이 닳아 뭉툭해진 신념의 심을 천천히 아주 천천히 깎는다 지키지 못할 말들을 많이 했다 중언부언한 슬픔 실제보다 더 포장된 외로움 엄살이 많았다


 연필을 깎는다 정직하지 못하였다는 걸 안다 내가 내 삶을 신뢰하지 못하면서 내 마음을 믿어달라고 하였다 그래서 바람이 그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모순어법에서 벗어나지 못한 내 시각 얇게 깎여져나간 시선의 껍질들을 바라보며 연필을 깎는다


 기도가 되지 않는 날은 연필을 깎는다 가지런한 몇 개의 연필 앞에서 아주 고요해진 한 순간을 만나고자 연필 깎는 소리만이 가득 찬 공간 안에서 제 뼈를 깎는 소리와 같이 있고자

연필을 깎는 일을 기도처럼 하고 있다. ​다짐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일, 지조있게 보내지 못한 하루, 지키지 못할 말들을 내뱉었던 일, 포장된 외로움과 엄살, 이런 반성의 시간이 연필을 깎는 시간이 되고 있다. 시인의 단정한 마음이 느껴진다.


<처음 가는 길>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은 없다

다만 내가 처음 가는 길일 뿐이다

누구도 앞서 가지 않은 길은 없다

오랫동안 가지 않은 길이 있을 뿐이다

두려워 마라 두려워하였지만

많은 이들이 결국 이 길을 갔다

죽음에 이르는 길조차도

자기 전 생애를 끌고 넘은 이들이 있다

순탄하기만 한 길은 길 아니다

낯설고 절박한 세계에 닿아서 길인 것이다

두려워하면서 떠나는 길, 누구나 처음 가는 그 길, 결국은 죽음에 이르는 그 길, 그 길을 어떻게 걸어갈 것인가? 순탄하게 걷고 싶은 이들이 많다. 하지만 시인은 전 생애를 끌고 넘은 이들을 동경한다. 낯설고 절박한 세상으로 향하는 길이지만 온몸으로 넘어가고 싶은 시인의 뜻이 느껴진다.

한 편의 시를 읽었다기 보다는 한 사람의 생을 읽어낸 듯 마음이 저린다.

c******2 2014.12.1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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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물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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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물의 시간   도종환 시인의 '접시꽃당신'을 처음 접했던게 대학교 1학년때였다. 아내와의 이별을 가슴절절히 이야기했던 시(詩)로 기억되어있다. 그당시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이덕화 주연의 영화도 만들어졌을정도로 유명했었었다. 그리고 전교조활동으로 해직당하고 다시 복직하고 사회운동하시고 시인으로 활동하시는것으로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 도종환 시인의 시중 좋아하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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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물의 시간

 

도종환 시인의 '접시꽃당신'을 처음 접했던게 대학교 1학년때였다. 아내와의 이별을 가슴절절히 이야기했던 시(詩)로 기억되어있다. 그당시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이덕화 주연의 영화도 만들어졌을정도로 유명했었었다. 그리고 전교조활동으로 해직당하고 다시 복직하고 사회운동하시고 시인으로 활동하시는것으로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 도종환 시인의 시중 좋아하는 시가 몇개 있다. '접시꽃 당신', '담쟁이', '처음 가는길'을 가장 좋아한다. 그러고 보면 시인은 현실의 힘들고 어려움을 이야기하지만 결국은 '희망'을 노래하는 희망파수꾼이 아닐까?

 

이책 '밀물의 시간'은 도종환 시인의 등단 30주년을 기념해서 후배시인들이 그의 작품을 한데모아 대표적인 작품을 수록한 시집이다. '선배님 시에 나오는 저 들판의 억새풀처럼 은은하고 아름다운 인생이 되기를 바란다'는 마음으로 후배 시인들이 중심이 되어 편낸책이다. 공광규, 김근, 김성규, 유성호 시인이 주축이 되어 그동안 발표되었던 시들중에서 대표적인 시들을 모아서 당시 출판되었던 '시집'별로 나누어서 게제하고 있다. 후배시인들의 선배시인에 대한 예의로서 이 시집을 준비하였겠지만, 선배시인인 도종환 시인의 입장에서보면 이런 시집을 펴내준 후배들에 대해서 따뜻한 감사함이 또한 가져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이책은 그동안 도종환시인이 펴낸 시집중에서 고두미 마을에서(85년), 접시꽃당신(86년),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88년), 지금 비록 너희 곁을 떠나지만(89년), 당신은 누구십니까(93년), 사람의 마을에 꽃이 진다(94년), 부드러운 직선(98년), 슬픔의 뿌리(02년), 해인으로 가는길(06년),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11년)의 시들 중에서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들을 모아서 시집 발간순으로 정리되어 있다. 이 시집 한권이면 도종환 시인의 시세계의 중심적인 시는 대부분 만나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선배시인을 존경하고 자랑스러운 마음으로 후배시인들이 이런 책을 낸다는 것은 단순히 시모음집 한권 발간하는것 과는 다른 느낌이 든다. 선배에 대한 애정과 선배가 시세계에서 자리잡은 영향력을 함께 느낄수 있는것 같다. 이런 모음집은 선배와 후배 그리고 독자들의 마음까지 훈훈하게 해주는것임이 틀림없을것이다. 도종환 시인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독자의 한명으로 시인이 30년에서 40년, 50년이 넘도록 계속 가슴 울리면서 우리의 희망을 노래하는 그런 좋은 시들을 더욱 많이 발표해주기를 바랄뿐이다.

 

 

담쟁이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잎 하나는 담쟁이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제목: 밀물의 시간

저자: 도종환

출판사: 실천문학사

출판일: 2014년 11월 10일 1판 1쇄

 

h******6 2014.12.1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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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기 이전에 그는 교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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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꽃 당신>으로 나에게 그 이름을 알린 시인이다. 처음 이 시집이 베스트셀러가 되었을 때 단순히 사랑시를 쓰는 사람으로 착각했다. 영화로도 나왔던 그 시집은 나로 하여금 시인을 오해하기 딱 좋게 만들었다. 아마도 그 당시는 베스트셀러를 읽지만 배척하던 모순된 감정을 가졌던 시기였던 탓일 것이다, 그 후 전교조 문제 등으로 그를 알게 되고, 시집 <접시꽃 당신>을 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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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꽃 당신>으로 나에게 그 이름을 알린 시인이다. 처음 이 시집이 베스트셀러가 되었을 때 단순히 사랑시를 쓰는 사람으로 착각했다. 영화로도 나왔던 그 시집은 나로 하여금 시인을 오해하기 딱 좋게 만들었다. 아마도 그 당시는 베스트셀러를 읽지만 배척하던 모순된 감정을 가졌던 시기였던 탓일 것이다, 그 후 전교조 문제 등으로 그를 알게 되고, 시집 <접시꽃 당신>을 제대로 읽으면서 이 오해는 조금 수정되었다. 그러다 얼마 전 RHK에서 나온 시화선집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로 그의 시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졌다.

 

이번 이 시선집은 그의 시집들에서 몇 편씩을 발췌해서 시집 발간 순으로 실었다. 읽으면서 초기작과 대박시집 사이의 차이를 다시 느끼게 되었고, 시간의 흐름 속에 시인의 변화도 조금은 알 수 있었다. 대부분의 시선집이 하나의 범주로 묶여 시풍이나 시어들의 변화를 쉽게 감지할 수 없는 것과 비교되는 편집이다. 그의 일상과 의지와 희망과 사랑 등이 곳곳에 녹아 있는데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고, 나아지지 않은 현실에 울분을 토했다. 애절한 사랑의 시를 읽을 때면 나도 저럴까 하는 의문이 생길 정도였다. 이전에 읽었지만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시는 새로운 의미로 다가왔고, 대부분 낯선 시들은 머리와 가슴 속으로 파고들었다.

 

그의 시는 현실을 담고 있다. 첫 시집 <고두미 마을에서>(1985년)부터 그렇다. 개인적으로 ‘흑인 혼혈아 여가수에게’의 대상이 누군지 궁금하고, ‘조센 데이신타이(조선정신대)’의 비극이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오히려 점점 묻혀가고 있다는 사실에 놀란다. <접시꽃 당신>(1986년)속 ‘어떤 연인들’의 사랑은 그 어떤 사랑보다 굳세어 보인다. 아내에 대한 사모곡이 지닌 애절함과 그리움을 넘어 지켜보는 따스한 시선은 아직 그의 마음속에 사랑이 살아있음을 알게 한다. 이것은 나중에 ‘사랑도 살아가는 일인데’로 이어진다. 이때는 이미 그가 재혼한 후이지만.

 

전교조 활동으로 해직당한 후 그의 시들은 학교와 학생들을 그리워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준다. 감옥에서 만난 제자와의 단상을 ‘잘가라, 준아’로 풀어냈을 때 이 시대 수많은 학생들의 삶이 겹쳐졌다. “우리가 빼앗긴 세월을 반드시 돌려받을 수 있음을 믿습니다”(정 선생님, 그리고 보고 싶은 여러 선생님께)의 희망은 “내일도 우리는 어두운 골목길을/지친 걸음으로 혼자 돌아올 것이다”(귀가)로 이어진다. 이것은 다시 “어떤 투쟁이든 값진 것은 과정일 뿐”(쏭바)이라고 말하며 현실 속에서 그 희망이 이루어지지 못했음을 인정하고 그 투쟁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60대가 되면서 세상을 보는 시선이 좀더 부드러워졌고, 다양해졌음을 느낀다.

 

시인이기 이전에 그는 교사였다. 이제는 정치인으로 변했지만 그의 시 대부분은 교사였을 때 쓴 시들이다. 어릴 때부터 교사가 꿈이었던 그가 전교조 문제로 해직되었을 때, 학교생활을 하는 동안 그 감정을 시로 풀어내었을 때 한결같이 그의 관심은 학생들이고 교육문제다. 전교조라는 이유로 감옥에 갇히고, 닭장차에 실려갔고, 어느 날은 한 가족의 가장이자 자신을 감옥에 보낸 사람을 만나기도 한다. 이때의 감정들을 시로 정제해서 풀어낼 때 그의 고뇌와 아픔과 갈등 등이 나의 가슴 한 곳으로 콕하고 와 박힌다. 그리고 ‘부드러운 직선’에서 사람들이 부드러워지라고 할 때 그것을 받치는 기둥이 직선임을 말한다. 그의 삶에 대한 통찰이 돋보이는 시다. 상대적으로 어렵게 쓴 시들이 아니라 빠르게 읽을 수 있었다. 사놓고 묵혀둔 다른 시집들에도 손을 한 번 내밀어봐야겠다.

f***2 2014.12.1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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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마다 시기적절하게 우리는 잘 쉬고 노는 법에 대해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빠른 습득을 하곤 한다.추운 겨울이라서 누릴 수 있는 소소한 행복이 있고 겨울이 온 지도 얼마 안 되었지만 이미 마음만은 어서 따뜻한 봄이 오길 바라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나 역시도 벌써 봄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다.멀티 라이프 시대를 사는 우리는 분명 새로운 감성 문명의 세계를 내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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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마다 시기적절하게 우리는 잘 쉬고 노는 법에 대해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빠른 습득을 하곤 한다.추운 겨울이라서 누릴 수 있는 소소한 행복이 있고 겨울이 온 지도 얼마 안 되었지만 이미 마음만은 어서 따뜻한 봄이 오길 바라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나 역시도 벌써 봄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다.멀티 라이프 시대를 사는 우리는 분명 새로운 감성 문명의 세계를 내달리고 있다.그럼에도 우리 주변에서 봤을 법한,느낄 법한 것과 부대끼며 우리 마음에서의 감정 위치를 자연으로,사랑으로,타인으로 깨워주는 것이 있다.그것은 다름 아닌 시(詩)다.시(詩)를 읽는 즐거움,기쁨,재미를 혹은 시를 읽는 법,시를 읽는 마음을 통해 확장된 마음과 이해의 경계를 넘어서곤 한다.실상 학창시절부터 문예반에서 시 낭독을 꽤나 했었고,자작시 또한 헤아릴 수도 없을만큼 많이도 끄적였던 때가 있었던지라 내게 시(詩)는 참으로 특별하다.내가 시적 이성이 뛰어난 것도 아니지만 시를 정성껏 읽고 시를 이해하기 위한 근본이나 시와 시인을 만나고 알게 모르게 그 속에서 내 자신이 시인이 되어 그렇게 하나가 되어 마지막엔 그 의미가 더욱 커지는 것을 나는 좋아했던 것 같다.그것은 아마 시의 전언(傳言)이 선명한 이유에서일테다.앞서 말한 넋두리는 지금 말하고자 하는 이를 위해 혼자만의 시(詩) 사랑을 앓고,멈춰있던 감성을 끄적인 이유이다.
 
 
그림에 풍경화가 존재한다면 이 시대를 대표하는 시(詩)로 그린 마음의 풍경화라고 하면 단연코 떠오르는 이름이 있다.서정시인 '도종환'이다.이미 독보적인 스테디셀러로 알려지기도 했지만 도종환 시인이 사랑받는 이유는 세대 불문하고 많은 이들의 마음의 풍경을 잘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다.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는 이미 독보적인 작품인데다 많은 독자층을 형성하고 있다.'밀물의 시간'은 도종환 시인의 등단 30년 기념 시선집이다.게다가 후배 문인인 시인(공광규,김근,김성규,유성호)들이 그간 펴낸 시집들 가운데서 여러 편을 뽑아 선물로 드리는 의미로 만든 시선집이라 더더욱 의미가 큰 듯 하다.제목처럼 도종환 시인의 삶이 그러하다.험난했던 교육 운동과 구속,복직과 지역운동 그리고 혹독한 가난과 힘겨운 자립등은 그가 현실에서 부딪히는내내 버겁고 고난의 나날이였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그 꿈이 이뤄질때까지 시(詩)는 그렇게 함께 해 왔고,지금에서까지 그를 있게 해 준 삶의 원천이 아니였나 싶다.도종환 시인의 시의 운명은 양날의 칼처럼 부드러우면서도  곧은 시인이자 지금은 국회의원으로서 '정치인'이라는 이름으로 자신만의 의지를 갖고 임하고 있다.그러나 시를 쓰는 일이 운명이고 시를 통해 인생을 진지하게 바라보는 그를 통해 우리는 그렇게 그의 시를 기다리고 기다리는지도 모르겠다.늘 그랬듯이 그의 시는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닌 가슴으로 다가가는 시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우리에게 끊임없는 의미부여를 해 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그의 첫 시집 제목이기도 한 '고두미 마을'과 아홉번째 시집인 '해인으로 가는 길'이 내겐 꽤나 그의 삶과 문학을 이해하고 공감과 감동과 이해와 소통을 위한 장이 아니였나 싶다.
k*****5 2014.12.0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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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밀물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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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시인을 알게 된 건 [흔들리며 피는 꽃]이라는 시를 통해서였다. 어느 강연을 가게됐는데 강연 마무리에 이 시를 화면에 띄어주며 낭송을 해주었다. 학교때야 선생님들의 반 강제적인 추천으로 시를 읽기도하고, 암송도 하곤 했었는데 어른이 되서는 스스로 시를 찾아 읽거나 시집을 곁에 둔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우연히 듣게된 도종환시인의 시를 들으며 어른이 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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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시인을 알게 된 건 [흔들리며 피는 꽃]이라는 시를 통해서였다.

어느 강연을 가게됐는데 강연 마무리에 이 시를 화면에 띄어주며 낭송을 해주었다.

학교때야 선생님들의 반 강제적인 추천으로 시를 읽기도하고,

암송도 하곤 했었는데 어른이 되서는 스스로 시를 찾아 읽거나 시집을 곁에 둔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우연히 듣게된 도종환시인의 시를 들으며 어른이 된 후 처음으로 시에 감동을 받은 것 같다.

 

그 이후 한달에 한권이라도 시를 읽자는 마음으로 시집도 구입하고,

한번에 읽어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시인의 마음을 느끼려 노력하고,

의미를 알길바라며 하루에 한편씩이라도 읽으려 노력하고 있는 편이었는데,

요즘 들어 먹고 살기 팍팍 하단 이유로 시집을 멀리하고 있던 중 만나게 된 책이

[밀물의 시간]이라는 도종환시인의 시집이었다.

 

그래도 그 바쁘고 파팍한 시간들 속에서도

그많은 시들 중에서도 도종환 시인의 시집은 시화집이란 이름으로 예쁜 그림들과 함께 있어,

자주 꺼내 보는 시집 중 한권이었다.

[밀물의 시간]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나온 이 시집은

도종환 시인의 등단 30년을 기념하며 후배들이 엮어 편찬한 시집이라고 한다.

 

그나마 도종환 시인을 시인 중에서 가장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삼십년이란 긴 세월을 묶어 놓은 책이라 그런지 모르는 시들도 꽤 있었고,

시라고 생각하기엔 조금 긴 산문시도 더러 섞여 있었다.

 

그동안 읽었던 시집과는 다르게 시화집이 아닌 흰종이에 까만 글씨로만 이루어져 있어

조금은 도종환시인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오로지 시로만 와닿으니 또다른 느낌을 주는 책이었다.

 

먹고 살기가 바쁘다는 이유로 소설과 시는 멀리하고 실용서 위주로 책을 읽는 나를 보고 있노라면

가끔 팍팍하고 불쌍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때가 있다.

다행이도 적절한 시기에 도종환시인의 시집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조금은 나에게 위로가 되고

다행스러운 일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시집이라고 하기엔 조금 두꺼운 책이기에 곁에 두고 여러날을 천천히 읽으며

그가 걸어온 길과 앞으로 그의 길과 또 나의 길도 함께 생각하고 싶게 만드는 책이아니었나 싶다.

 

겨울이라 가만히 있어도 춥고 무얼 해도 공허한 마음이 쉽게 채워지지 않는 기분이 자주 드는데

이 책한권을 통해 오랫만에 춥지만 따뜻한 느낌을 받은 것 같아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이 따뜻한 마음을 잊지 않기 위해서라도 도종환시인의 책을 필두로 또다시 곁에 시집을 자주 둬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r******3 2014.12.1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