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업이 아닌 취미생활
누구에게나 하나 정도의 취미생활은 생활에서 눈을 돌리고 여유를 찾을 수 있게 해 준다. 그렇기에 살다보면 누구나 하나 쯤은 즐기는 것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 과정에서 취미생활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라는 말이 나오곤 하는데 사실 그렇게 인위적인 구분 자체가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고 본다. 본질적인 생활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사실상 본질적인 생활과 취미 생활을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지 않은가. 어찌되었든 막연한 기대감으로 시작한 사진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자 사실 다른 쪽으로 눈이 향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일까. 단순히 스틸 컷으로 무엇인가를 표현하는 사진의 세계는 분명 매력적이지만, 움직이는 영상을 자신만의 편집을 통해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 내는 과정이 너무나 매력적으로 보였다. 심지어 영상을 구성한다는 점에서 사진과 비슷하기도 하고! 그렇게 찾아보기 시작한 영상에 관한 책은 왠지 모르게 산으로...
#2. 촬영 감독의 노하우
사실 까놓고 말해서 내가 '촬영 감독의 노하우'가 왜 필요하겠는가. 지금 가진 사진이라는 취미도 혼자 혹은 몇명이서 슬렁슬렁 돌아다니거나, 아니면 특정 부탁을 받고 보조사진사로서 스틸컷을 담는 이상의 작업을 하지 않는데. 물론 영상 구성에 대한 이야기 또한 포함되어 있기에 도움은 되겠지만, 사실 책을 잘못 골랐다는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그러나 오, 재밌다!
#3. 현실을 그대로 담지는 않는다
사진도 영상도, 최종적인 목표는 작가의 의도가 잘 드러나게 만드는 것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사진보다는 영상이 추가적인 편집을 더 필요로 할 뿐이다. 그러나 사실 촬영까지의 과정은 상당히 비슷할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현장촬영 노하우'라는 책을 읽으며 참 많은 생각을 했다. 단순히 한 번 찍고 마는 것이 아니라, 여러 번 찍어가면서 계속해서 새로운 시도를 할 필요가 있다는 말, 촬영 후에 그것을 편집하는 것이 아니라, 편집까지 염두에 두고 촬영을 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장소를 선정하는 헌팅과 그에 따른 소품들의 준비까지. 사실상 혼자서 사진을 찍으러 다니다보면 그저 발길 닫는 곳으로 향해, 그저 있는 것을 찍는 일이 굉장히 많다. 물론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 매력이 있지만, 지금까지의 나는 무엇인가를 만들겠다는 생각보다는, 그저 스쳐지나가듯이 사진을 찍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4. 흥미로운 영상 구성의 세계
사진도 연작이라는 작품을 통하여 구성을 뽐낼 수 있기는 하지만, 영상 편집의 그것처럼 자주 사용되고 주된 표현방식이 되지는 않는다. 지금까지는 사실 사진에 대한 책들만 읽고, 사진에 대한 기법만을 보아왔기에 영상처리에 대한 수 많은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짚어나가는 것은 그야말로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영상은 그저 느낌대로 찍으면 된다, 라는 생각을 은연 중에 하고 있던 것이 사실인데, 그 모든 편견을 한 번에 와장창 깨뜨려 버린 격. 뿐만 아니라 셔터 속도가 노출을 결정지어 주는 사진과는 다르게 조리개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는 캠코더로 촬영하는 영상은 조금 더 신경쓸 일이 많은 것 같다. 게다가 만들고자 하는 영상의 장르마다 서로 판이하게 다른 구성이나 촬영법에 대한 이야기들은 그야말로 신세계가 눈 앞에 펼쳐지는 듯 하다.
#5. 그래도 사실 남의 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변변한 동영상 장비를 가지지 못한 나에게는, 그리고 전문적으로 촬영을 하는 것이 아니기에 다른 세계의 일이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촬영지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라던지, 헌팅 과정이나 편집 과정에서 생기는 수 많은 사건사고들은 너무나 흥미로웠다. 게다가 안전을 위협받는 상황이나, 환경적 제한 때문에 생기는 일들은 우리가 흔히 접해볼 수 없기 때문에 더더욱. 사실 그렇기에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하는 촬영감독(뿐만 아니라 모든 스탭)의 열정이 더욱 잘 드러나는 것이겠지만.
#6. 배웠다기 보다는
그렇기에 이 책에서 뭔가를 배웠다기보다는, 그저 내가 알지 못하는 새로운 세계를 맛 볼 수 있었다는 점이 정말 좋은 것 같다. 그리고 단순히 사진의 세계 뿐만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사진에 적용시킬 수 있는 매력을 찾는 것도 나름대로 흥미로운 일이고. 특히 영상과 사진에 동시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는 나로서는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달까. 문제는 이 책을 보고나니 캠코더에 대한 지름신이 사라지지 않는 다는 것. 안되는데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