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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치는 당신'을 읽으면서 작가의 팬이 되기로 했다.감히 시인이 될 수는 없겠지만 시인의 그 감수성을 따라가다 보면 내 안에서 상상력이란 놈이 몽글몽글 자라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그런 기대감을 시인의 글을 통해 믿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눈에 보여지는 것이 다가 아니고,모두가 진실이 아니듯 저너머의 또다른 무언가가 있을수 있다는 것.그것을 사람들은 때론 싱겁다 하기도 하고 너무 지나친 비약이라고도 하지만 시인의 감성사전을 들춰보면 결코 과장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되지 않을까? 하나의 사물에서 이렇게 많은 모양이 담길수 있다는 것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놀랍다.그리고 거기에 나만의 생각을 하나라도 얹어 보고 싶은 욕망도 포실포실 생겨난다.
총 21개의 사물(단어)가 말을 걸어 온다.첫번째 주자는 '단추'! 단추가 그저 단추지 단추로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얼마나 있겠어? 작가의 단추편을 읽다 혼자 보기 너무 아까워 나는 사진을 꽤 여러장 찍어 지인들에게 톡을 날렸다.재미난 발상부터 엉큼한 시인의 상상력까지...^^ 어쩌면 이런 독서 습관(?) 덕분에 나도 전시장을 갈때면 모든 대상에서 사람의 이미지를 찾게 되였는지도 모르겠다.19금이 될 수도 있는 엉큼한 단추 이야기는 이렇다.^^
(...) 바늘과 단추는? 당연히 연인을 보고 만들었지/22쪽
"한편으로 인간은 자신의 모든 걸 기록으로 남김으로써 시간을 지배했지요.다른 한편으로는 그 가운데 많은 것을 지움으로써 시간의 지배를 받지 않게 되었지요.그러니 기억과 망각이야말로 인간을 대표하는 두 가지 요소라고 할 수 있어요.지우개 매단 연필이 인간의 자화상이란 뜻이에요."/198
사각거리는 느낌이 좋아서.때로는 엄마를 추억학고 싶은 마음으로 연필을 깍아 보지만 연필의 지우개를 보며 기억과 망각을 떠올려 볼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모두가 시인과 같은 생각을 할 필요는 없다.역시 시인의 생각이 모두 멋진 생각은 아닐수도 있다.그런데 이상하게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주체적인 자신만의 사고가 필요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시인의 감성사전을 열면 시인의 생각들을 나의 생각 으로 녹여 버리고 싶은 욕심이 생기고 만다.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그러나 무심히 흘려 버리게 되는 것들에게서 수많은 숨은 그림을 끄집어 내 주는 감성사전.나이가 들수록 편협해 지고 딱딱하게 굳어 버리게 되는 감정들에 그야말로 단비 같은 사전이라 말할수 있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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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연필(권혁웅)>을 읽었다. 책 제목이 재밌어서 집어 들었다. 어, 내용도 재밌다. 그냥 우리 언저리에서 흔히 보고 말하는 사물에 권 시인은 눈독을 들였다. 그리고 거기다가 혜윰(생각)을 입혔다가 녹여 풀었다.
날마다 들었다 놨다 하는 숟가락을 보며 세상에나 저런 마음을 갖다니. 날마다 매고 푸는 단추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데 단추에게 말을 건다. 시소의 뜻을 슬그머니 풀어놓고 거기에다가 만남과 헤어짐을 툭 던져놓는다.
짧다, 짧은데 새롭다, 새로운데 깊다. 권 시인이 툭 건드린 낱말 하나 때문에 숟가락을 살피게 된다. 바쁜 출근길에 단추를 어루만진다. 공원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시소 한 쪽에 혼자 앉아본다. 권 시인이 던져놓은 낱말 때문에 언저리 사람들이 나를 다른 눈으로 본다. 왜 저래
늘 보거나 듣던 말이 낯설게 다가온다. 늘 보았는데 낯설어지고, 낯선데 가까이 다가와 다시 삶에 묻는다. 오래 붙들어야 하고 자주 들춰봐야 하는 책이다. 책에는 재밌는 그림도 놓여있다.
놀랍다. 책 한 권이 하루를 바꾸더니 급기야 일주일을 바꾼다. 흔해 빠진 하루가 불쑥한(특별한) 하루가 되고, 그저 그렇던 하루가 불쑥한 하루가 되는데, 불쑥한 날이 하루가 아니라 여러 날 이어진다. 어느덧 내 삶이 불쑥해진다. 남들이 보기에는 똑같겠지만. 생각하게 만드는 글은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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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웅 시인의 감성사전 첫번째 <몸> [미주알고주알]의 개정판과 함께 같은 출판사에서 출간된 세번째 감성사전 <사물> [생각하는 연필]. 같이 출간된 책이라 그런지 스타일이 같다. 두번째 시리즈인 <동물> [꼬리치는 당신]만 출판사도 다르고 제본 방식도 달라서 세권을 같이 놓고 보니 좀 이상하다. 시리즈면 책 스타일을 좀 맞춰주면 좋겠네. 어쨌거나 내용은 너무 맘에 든다. 심플한 일러스트도. 다른 두 책과 다르게 일러스트가 컬러다. 그러다 보니 종이재질도 다르고 책도 좀 무거운 편. 460여 페이지 정도되는데 책장에서 꺼내다 무거워 떨어뜨렸는데 책장 선반에 부딪쳐 찍힌 자국이 생겨버렸다. 개인적으로 대학교 다닐때 이렇게 어떤 사물이나 감정등등에 관해 짧은 글들을 일기형식으로 썼던 적이 있었는데 이 책을 보니 기억이 새록새록 돋아난다. 권혁웅 시인의 책들은 거의 대부분 갖고 있거나 못구하는 책들은 도서관에서 빌려 보았다. 지금은 구할 수 없고 도서관에서나 볼 수 있는 책들은 재출간 좀 해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