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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섹스란 단어가 들어가면 조회수가 급증하는 걸까? 섹스라는 것에는 아무리 추구해도 늘 그 이상의 영역이 남아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보통의 성관계를 넘어선 사디즘과 마조히즘, 페티쉬, 고어 등등 흥미와 역겨움을 동시에 유발하는 요소들이 모두 엮여져 있으니 말이다.
이 책에서도 다양한 영역을 탐구하고 있는데, 내용을 읽고 있자면 웃음이 비슬비슬 새어나온다. '그런 부분을 연구하라고 사용설명서란 제목이 붙은게 아닐건데?' 싶을 정도로 엉뚱한 영역도 많다. 사용설명서 시리즈인 섹스, 술, 죽음, 마약 중 유일하게 품절된 섹스 편은 소재만이 아니라 이 엉뚱한 서술도 분명 한 몫하고 있다.
음경의 크기에 관한 서술 중에 힌두교의 한 종파는 아이가 어릴 때부터 음경에 돌을 매달아 늘인다고 한다. 오랜 세월동안 지속적으로 잡아 늘이면 음경의 길이가 땅을 스칠 정도로 길어지는데, 이 행위의 목적은 정신적 순결에 있다고 한다. 음경이 너무 길어지면 발기가 되지 않으니까. 세상에는 별별 일이 다 있기 마련이다. 믿거나 말거나가 아니라 실제로 있는 일이기에 더 놀랍지만.
또한 유럽의 흥미로운 명칭에 대해서도 지켜볼만하다. 콘돔을 말할 때, 영국에서는 '프랑스 안전장치'라고 말하고, 프랑스에서는 '영국 승마복' 이라고 말한다. 그나마 콘돔에 관해서는 온화하던 표현이 성병으로 가면 더 격렬해지고 더 세분화된다.
매독을 일컫을 때, 러시아에서는 '폴란드 질병'으로, 폴란드인들은 '독일 질병'으로, 독일과 영국에서는 '프랑스 질병' 혹은 '프랑스의 환영 인사'로, 프랑스에서는 '이탈리아 병'이라고 불렀다. 과연 어느 나라에서 시작된 것인지를 판명하기 위해서는 타임머신의 발명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이 흥미진진하고 웃기는 섹스에 관한 이야기는 국내에선 품절됐지만, 영문으론 아직도 구할 수 있으며 (영문 제목은 User's guide SEX이다) 다행스럽게도 해석이 그렇게 어렵진 않다고 한다. 물론 섹스와 관련된 수많은 새로운 단어들을 알게 되겠지만 말이다.
사용설명서 시리즈가 모두 제목과 달리 실제 사용에 있어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읽으면 더 즐거운 독서를 할 수 있다. 이 책을 소녀경이나 카마수트라로 생각하면 안 된다. 사용설명서 시리즈의 다른 주제들을 둘러보면 이 점은 더 명확해지는데 죽음에 대한 사용설명서가 있을리가 없지 않은가. 대부분의 국가에서 불법인 마약 역시 정상적인 마약 생활을 즐기려면 얼마나 흡입하면 좋은 지에 대해서는 전혀 다루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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