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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설명서 시리즈는 네 가지 주제로 발간되었고, 각 주제는 다음과 같다. 섹스, 죽음, 술, 마약. 이 단어들을 보면 알겠지만, 제목만 사용설명서이지 실제로 섹스와 죽음과 술과 마약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해 나와 있지는 않다. 안전한 음주의 기준이나, 칵테일 제조법에 대해서는 나와 있지 않지만 이와 관련된 잡다한 일화는 가득 들어 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멋진 정의이다.
딜런 토머스는, 알코올 중독자란 나보다 많이 마시는 사람 중에 내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이라고 했다.
대부분이 흥미로운 역사상식이자 술의 해악을 해학적으로 풀어나가는 우화들이지만, 눈을 사로잡는 구절이 있었는데 다음과 같다. [19세기 후반 들어서 알코올 중독을 나쁜 버릇으로 여기던, 따라서 유일한 해결책은 의지력이라던 주장이 점점 힘을 잃고, 알코올 중독이 병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문장구조의 난해함은 번역서라 어쩔 수 없다)
정신병이 떠나간 영혼을 불러와야 한다는 것에서, 실제 '병'으로 인정받고 물리적, 화학적 치료를 받게 된 것과 똑같은 과정이 아닌가. 그 과정에서 벌어진 치료를 빙자한 다양한 고문과, 학대의 방법들에 대해서는 간략하게 소개되어 있어 아쉽지만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사실 책의 한 부분, 부분이 제대로만 읽으면 흥미진진한 내용으로 가득차 있다.
저자가 유쾌한 서술을 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지만, 방대한 내용에 증빙자료를 방불케 하는 다양한 사료들은 이 책을 단숨에 읽어내리는 것을 방해한다. 또한 번역의 문제도 있다. 나쁜 번역은 아니지만, 중첩된 문장구조에 집중하다 보면 머리가 지끈거릴 때도 있다. 요근래 유행하는 분야별 백과사전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책으로, 틈틈히 잡히는 대로 한 장씩 읽어나가다 보면 상식이 늘어있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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