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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도서관에 상호대차 신청을 했을 땐 읽고자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였다. 바로 '심청전'때문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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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전 국민에게 너무나도 친숙한 내용의 고전 소설, 이를 테면, 《홍길동전》, 《장화홍련전》, 《춘향전》, 《흥부전》, 《심청전》, 읽어보지는 않았을지 모르지만 제목만은 친숙한 소설들, 이를 테면, 김시습의 《금오신화》, 《전우치전》, 김만중의 《사씨남정기》, 《인현왕후전》, 혜경궁 홍씨의 《한중록》, 박지원의 《허생전》. 이런 소설들은 무척 친숙하지만 그 소설들이 그 시대를 어떻게 반영하고 있는지는 깊게 생각해보지 못한다. 그냥 어린 시절 전래 동화처럼 읽거나 듣고 만, 어쩌면 고리타분하게 생각할 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 소설들은 그 시대상을 보여주고 있고, 또 민중들의 염원을 반영하고 있으며, 작가의 정치색을 드러내고 있다. 역사를 무슨 일이 일어났고, 그 사건의 의미는 무엇인지 쫓아가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이처럼 고전 소설을 통해서 과연 그 시대에 무슨 생각을 하고, 무슨 일을 하였으며, 그게 오늘날까지 어떻게 이어지는지 살피는 것도 중요하며, 또한 재미 있다. 내용이 친숙하기에 쉽기도 하고, 또 잘 몰랐던 것들이 많기에 흥미롭기도 하다.
《금오신화》는 환상의 세계를 통해 현실을 보여주려 했던 김시습의 꿈을 보여주며, 《임진록》, 《박씨전》 같은 소설들은 전쟁의 참화를 이겨낼 원동력을 만들어내고자 했던, 민중들의 바램을 보여주고 있으며, 《계축일기》, 《사씨남정기》, 《인현왕후전》, 《한중록》 같은 것들은 궁중의 암투를 보여주면서도, 이 소설들의 정치색을 고려해야 한다. 《흥부전》을 통해서 조선 후기에 들어서 정착된 장자 중심의 가족 제도를 엿볼 수 있으며, 《채봉감별곡》을 통해서는 조선 후기의 매관매직이 횡행하는 부패한 사회를 확인할 수 있다. 《심청전》을 통해서 조선 시대의 맹인들이 어떻게 살아갔는지를 살피를 것은 다른 데서는 잘 읽을 수 없는 내용이기도 하다. 그리고 《춘향전》이나 《허생전》의 내용들이 과연 조선 사회에서 가능했던 일인지 따지기도 하는데, 이처럼 변형된 이야기를 통해 정말 어떤 사회였는지를 볼 수 있으며, 또 왜 그렇게 이야기를 왜곡했는지도 확인하는 계기가 된다.
단, 하나 모두 조선 시대의 것이라는 점은 아쉽다. 더 윗대로 올라갔을 때 남아 있는 소설이 거의 없기에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그래도 재미 있으면서
좋은 역사 기행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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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대로 고전 소설 보다는 역사여행 쪽에 강한 방점이 찍혀있는 책이다. 필자에서부터 문학전공자가 아닌 역사 전공자이니, 당연히 역사쪽에 무게가 실렸을 것이고. 소설은 당연히 그 시대의 제도나 사회상, 가치관을 반영하고 있으니 고전 소설의 경우라면 역사의 관점에서도 흥미롭게 분석할 수 있는 자료가 되는 건 당연하다. 특히나 실존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거나 실제 사건을 반영했다면 더더욱이 그러한데 재미있는 옛이야기로 역사여행을 해보는 과정이 결코 나쁘지 않았다. 딱딱한 사료나 사건, 인물로 공부를 하는 것보다는 훨씬 부담감을 떨쳐내고 흥미롭게 또다른 각도에서 역사를 바라보는 기회가 되기도 하고.
이 책에서 언급된 소설들은 모두 스무 편인데 '설공찬전','은애전','채봉감별곡' 처럼 몇몇 작품을 제외하고는 비교적 잘 알려진 작품이 주이다. 드라마화 됐다거나 판소리계 소설로 구전돼,옛날 이야기처럼 회자된 작품들이 주라서 친숙한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초등학생 시절 당시에는 제목도 제대로 모른 채 고전읽기로 한 뒤 시험까지 봤던 책도 이중에 포함돼 있었는데, 그게 바로 '임진록'이었다. 그래서 실제 역사적 사실과 이야깃 속 내용이 교묘하게 뒤섞이고 혼재돼 알고 있는 경우도 있오서 이 책을 읽으면서 역사적 사실과 이야기속 내용을 구분하게 된 경우도 있었다. 그만큼 이야기 속에는 당시 사회의 모순이나, 실제 인물이나 사건의 결과와는 다른, 즉 현실이나 사실과는 다른 결과를 원했던 당대인들의 소망이나 염원이 크게 녹아들어 있음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홍경래전'에서 홍경래가 살아 있다거나, '박씨전'에서 청나라 장수를 부녀자가 쉽게 물리치고 무릎 꿇리게 하는 내용을 보더라도 허구라는 장치를 통해 민초들이 대리만족하고, 속풀이를 하는 것은 역사는 수행할 수 없는 이야기가 할 수 있는 역할이기도 했다. 그 사회의 모순이 쌓여갈수록, 백정들이 욕망을 충족할 수 있는 길이 막혔던 사회일수록 이야기는 그런 쪽의 역할이 강조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것쯤은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었다.
한 편의 이야기가 탄생하기까지, 글을 깨우치지 못한 사람이 많았던 조선시대에서는 창작소설이란 결국 지식인들의 관점에서 바라본 그것도 근엄하기 짝이 없었던 유학중심의 사회에서 소설을 남겼던 지식인들은 소설 속에서 사회의 모순이나 혹은 자신이 바라는 사회상을 담아내고 있었다. 이후 언문이 여성들 사이에 보급되고, 생산력이 증가하면서 소설은 좀더 다양한 사람들의 욕망을 다양하게 그릴 수 있게 됐다.
이책은 이렇게 소설적 허구, 그 장치와 실제의 역사적 가능성을 구분하고 있는데, 그런 가운데 소설에 담긴 당시의 사회상이나 그 소설이 탄생하게 된 배경을 짚어가면서 조선의 역사를 더듬어 가는 과정이 크게 부담없이 소소하게 읽을 수 있었다. '설공찬전'에서는 조선의 금서에 대해서, '옹고집전'에서는 불교 배척론에 관해서 '채봉감별곡'에서는 매과매직 등 조선사회의 속내를 파고들었다. 익히 알고 있는 내용들이 많아서 새롭지 않았지만 볼만했다. 그런데 그보다는 오히려 흥미로웠던 것은 '신참례'나 '유배지에서 꽃피운 학문','임란 후 조선에 귀화한 왜인들' 등 곁가지처럼 소개한 내용들이었다.
역시 소설과 역사는 거리가 있었고, 소설과 역사는 풀어가는 방식이나 역할 또한 다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럼에도 옛이야기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생각과 삶, 또 배경을 통해서나 역사적 사실을 통해서나 우리는 조선이라는 사회를 조금은 더 이해하고 들여다 볼 수 있는 자리였던 것은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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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고전문학을 낯설고 어려워하지만, 고전문학 작품들에 대해서는 생각보다 많이 알고 있다. 특히 고전소설은 어렸을 때 옛날이야기로 알고서 듣고 자란 경우가 많고, 어린이용 도서로 출간된 경우가 적지 않다. 그래서 작품을 자세히 읽지 않더라도 친숙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고전소설을 읽으면서 그 내용에 공감하고, 때로는 주인공이 처해진 상황에 대해서 안타까움이나 행복한 결말에 안도감을 느끼기도 한다. 흔히 고전소설의 주제를 ‘권선징악’이라는 한 단어로 규정짓기도 하지만, 실제 작품 속의 상황은 매우 다채롭고 작품이 던져주는 의미도 다양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고전소설 속의 배경이나 주인공들이 처한 상황은 오늘날의 그것과는 다르기 때문에, 창작 당시의 상황을 유추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또한 작품에 사용된 용어나 표현들이 낯설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그러한 제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품을 이해하는 것에는 큰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작품 속의 상황을 이해함으로써, 우리 역사에 대해서 보다 깊이 있는 이해를 가져다주기도 한다. 특히 이 책은 역사적 상황을 배경으로 그려내고 잇는 고전소설 작품들을 대상으로, 문학과 역사를 동시에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생각된다. 구체적인 역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역사적 사실과는 다른 상상적 허구로 창작되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앞서 고전소설의 주제를 ‘권선징악’이라는 용어로 규정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했는데, 독자들은 그럼에도 선한 주인공의 승리를 기대하면서 작품을 읽었을 것이다. 작품의 주인공이 악인들에 의해 고통을 받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워하고, 마침내 악을 물리치고 승리하는 결말의 상황에 대해서 환희를 느꼈을 것이라 하겠다. 21세기의 현실에서도 선과 악이 대립하고, 오히려 악한 존재가 다수의 사람들을 억압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것이 권력이든, 자본이든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존재들에 대해서 개인들은 한없이 무력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 책에는 모두 15개의 고전소설을 대상으로 ‘고전소설을 통한 역사 읽기’를 시도하고 있다. <홍길동전>과 <전우치전>을 비롯한 영웅소설 속 주인공을 통해, 때로는 지배 권력에 무력하게 노출되어 있었던 당시의 민중들의 삶에 위로를 던져주고 있다고 하겠다. 이러한 작품들을 읽었던 독자들 역시 작품 속 주인공들의 활약을 통해 다소의 위로를 받았을 것이다. 이들은 자신의 이익이 아닌, 당대의 고통을 받고 있던 민중들을 위해서 영웅적 자질을 발현시켰기 때문이라 하겠다. 이미 교과서를 통해서 그 내용을 충분히 알고 있을지라도, 이 책을 통해서 조선시대를 살았던 민중들의 삶과 당시의 역사적 상황에 대해서 보다 깊이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차니) * 개인의 독서 기록 공간인 포털사이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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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소설 속 역사여행>은 고전소설을 재미있게 소개하는 책이자, 고전소설을 역사학과 접목시켜 흥미롭고 독특한 재미를 빚어내는 책이다. 고전소설에는 역사적 인물이나 사건이 등장하는 등 역사적 소재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작품도 있고, 소설이 쓰여지고 향유되던 시대에는 동시대의 이야기였지만 오늘날 관점에서는 역사적 소재가 된 이야기도 있다. 이 책은 바로 그런 부분을 두루두루 다루면서, 소설만 보면 미처 알지 못했거나 만끽하기 힘든 재미난 이야기를 많이 들려준다. 예를 들어 홍길동전에서는 적서 차별과 서얼의 설움을 읽을 수 있다는 이야기는 널리 알려져 있지만, 이 책은 거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이 책은 홍길동전의 소설 속 배경이 세종대왕 시기로 설정되어 있다는 점에서부터 주목한다. 개인적으로 홍길동전을 읽었을 때 왜 하필 세종대왕 시대였는지 의아했던 적이 있었다. 세종대왕 시대는 태평성대라는 이미지가 강한데, 왜 하필 시대의 모순을 정면으로 다루는 작품을 세종대왕 시대로 설정했을까? 홍길동전의 모티브가 된 실존인물 홍길동이 살던 시대는 세종대왕 시대보다 훨씬 뒤이니, 고증 타령도 할 수 없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그 이유는 간명하면서도, 홍길동전의 메시지를 더욱 뚜렷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태종은 일부다처제 시절 둘째 부인의 소생이었던 이복동생이 서자라고 주장하면서 왕위를 찬탈하다시피 했고, 즉위한 뒤에는 본격적으로 적사 차별을 강화시키기 시작한다. 세종대왕은 태종의 아들이니, 본격적으로 적서 차별이 시작되고 정착될 무렵인 것이다. 그래서 적서 차별의 사회적 모순을 다루는 작품이 세종대왕 시대를 배경으로 하게 되었으며, 그것만으로도 적서 차별이 없던 시절을 겪거나 그 시절의 사람들 사이에서 자랐으면서 적서 차별을 당하게 되는 그 서러운 처지가 부각된다는 것이다. 작품 외적인 시대적 요소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부분도 많다. 설공찬전에서는 유교가 귀신을 배격하기에 귀신 이야기를 탄압했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설공찬전 속에 묘사된 저승의 모습과 서열에서 당시 조선시대의 유교적 관점을 거스르는 장면이 있었다는 것과, 그 설정이 왜 사대부의 심기를 거스르게 되었는지를 알려주는 대목이 흥미로웠다. 조선시대에서 역적으로 지탄받던 사람이 나름대로의 장점을 평가받으면서 재평가받는다는 설정이 그토록 파격적이었던 이유도 아울러 설명해주고 있어서, 아무런 배경 지식 없이 설공찬전만 읽으면 알기 힘든 대목을 심도 있께 알려주면서 보다 깊이 작품을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한중록과 인현왕후전, 계축일기 일명 3대 조선 궁중소설을 다루는 대목도 재미있고 독특한 부분이 많았다. 세 작품은 실제 궁중에서 있었던 사건과 실존인물을 소재로 하지만 실제 역사와는 다른 점이 많다는 평을 받는데, 그런 부분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한중록에서는 영조와 정조와 혜경궁 홍씨의 친정 식구에게 조금이라도 흠이 될 만한 부분은 최대한 축약하거나 최소화된 경향이 있고, 계축일기와 인현왕후전은 양가적 면모가 있던 실존인물을 역사왜곡 수준의 변형을 하면서 선악구도로 양분화시켰다. 그리고 그 양분화된 모습 자체가 인현왕후전의 인현왕후와 장희빈, 그리고 계축일기의 인목대비와 광해군이 후대 역사에서 어떤 모습으로 남게 되었는지를 알려주는 지표이자 그런 인식이 후대까지 이어지게 한 동인이 되었다는 것을 촌철살인처럼 다루고 있다. 이 책에서는 계축일기에서 묘사된 광해군의 악행 중 조선왕조실록 등의 정사와 교차검증으로 입증되는 부분은 거의 없고 낭설이나 왜곡이 대부분이라든가, 인현왕후나 장희빈은 극단적인 선인과 악인이 아니라 여러 면모를 가진 나름대로 평범한 여인이었다는 것과 막상 여성 자체의 성품은 정쟁에서 별로 중요하지도 않았고 어디까지나 상징적인 존재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자세하게 다룬다. 고전소설 속에 묘사된 모습은 경향극에 가까울 정도로 표피적이고 단순한데, 오히려 그런 부분이 고전소설의 소설 자체의 재미를 더해주고 있기는 하다. 복잡한 내용보다 알기 쉽고 명쾌한 것이 감정이입하고 이해하고 재미를 느끼기에 더 수월한 일은 종종 일어난다. 그리고 이 책은 이 부분에서 세 작품이 역사왜곡을 퍼뜨렸다면서 마냥 비난하는 대신에, 그런 왜곡이 생겨난 과정과 그 영향력을 심도 있게 분석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한 고전작품이 유명할 경우, 작품 속의 묘사를 진실로 믿어버리는 경향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중국 고전소설 삼국지연의에서 특히 유명한 논제이기는 하지만, 한국 고전소설 중에서도 그런 면모를 가진 작품은 많다. 계축일기를 읽고 아무런 잘못 없는 인목대비를 무도한 광해군이 부당하게 괴롭혔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광해군을 왜곡한 계축일기 저자의 탓일까, 아니면 광해군과 인목대비에 대해 실제 역사기록이나 관련 저술을 찾아보지 않은 독자의 탓일까? 두번째 쪽에도 책임이 있다면, 작품 속에서 역사를 왜곡한 사람에게는 아무런 잘못이 없는 걸까? 모범적인 대답은 아마 독자가 그런 것을 걸러서 받아들이며, 소설적 재미와 실제 역사적 기록을 별도로 구별하며 이해한다는 것이겠지만, 그 외에도 수많은 스펙트럼이 있을 것이며, 그것도 고전소설을 읽는 재미 중 하나일 것이다. 이 책에서는 실제 역사기록과 고전소설 속 역사적 모티브가 다르게 묘사된 대목도 다수 다룬다. 하지만 이런 부분도 고증이 틀렸느니, 왜곡하느니 같은 이야기를 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더욱 발전적인 방향으로 바라보면서, 고전소설을 쓰고 읽고 감상한 사람들이 왜 역사 기록을 그렇게 소설 속에서 바꾸었는지를 이야기한다. 예를 들어 춘향전에서 춘향이 절개를 지켰다는 이유로 이몽룡의 정실 부인으로 인정받고 직첩까지 받는 것은 조선시대 사회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조선시대에는 상피제가 있기 때문에, 이몽룡은 출신지에 암행어사로서 파견될 수 없었다. 따지자면 과거시험이 시험 한 번에 끝난 것도 정기 과거시험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이례적인 일이다. 하지만 이런 요소들은 소설 속에서 극적 역할을 강조하는 장치로 사용되며, 춘향의 이야기를 더욱 감동적으로 만든다. 춘향전의 저자더러 조선 시대에 살면서 자기가 사는 나라의 제도도 제대로 모른다고, 고증이 엉터리라고 손가락질하는 것은 쉬울 것이다. 하지만 실제 제도 등의 고증을 어기면서, 그런 부분을 오히려 소설을 재미있고 감동적으로 만드는 극적 장치로 활용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며, 그것을 감수하고 소설에 몰입하게 되는 것은 더욱 힘들다. 춘향전은 바로 그것을 성취하는 데 성공한 작품이며, 그렇기에 고증 운운을 벗어나 주목받고 인기를 끌고 오늘날에도 끊임없이 재창작될 의의가 있는 것이다. 여러 고전소설을 독특하고 입체적이며 중층적인 관점에서 폭넓게 바라보게 되며, 역사적 모티브를 흥미롭게 읽을 수 있게 되는 재미있는 책이다. 후속편이 나와서 더욱 많은 고전소설을 더욱 다채롭게 살펴볼 수 있게 된다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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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전, 흥부전, 홍길동전, 심청전, 장화홍련전, 옹고집전, 배비장전... 어린시절에 한번쯤은 다 읽어보았거나 전래동화로 들었던 책들.. 하지만 책장을 덮으며 가장 먼저 떠올랐던 것은 제대로 된 책을 읽어본 적이 있었는가? 하는 물음이었다. 누군가의 입을 통해, 혹은 그림이 곁들여진 동화를 통해 내게 다가왔지만 역시 제대로 책을 읽어본 것은 드물었다. 누구나 알고 있으나 그 깊은 속까지 들여다보지 못했던 愚를 범하고 말았던 것이다. 그래서 또다시 욕심을 부리게 된다. 하지만 저 많은 책을 언제 다 읽을까 싶어 겁부터 난다. 한국사람이라면 누구나 들어 알고 있는 고전 소설속에 그렇게나 많은 의미가 담겨있는지 새삼스럽게 다가왔다. 소설은 허구라지만 그 속에서 살아 숨쉬는 조선시대 사람들의 삶은 고스란히 역사가 되었다. '조선시대 사람들은 과연 소설처럼 살았을까?'라는 호기심 어린 궁금증을 토대로 고전 소설 속에서 역사의 한 단면을 조심스레 끄집어 내 살아 있는 역사 이야기로 재구성하였다는 소개글이 그래서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금오신화 - 현실과 환상의 세계가 결합된 최초의 한문 소설
임진록, 계축일기, 인현왕후전, 한중록, 박씨전 등을 통해서는 정치사를, 설공찬전과 전우치전을 통해서는 사상사를, 허생전에서는 경제사를, 홍길동전, 춘향전, 옹고집전, 배비장전, 은애전을 통해서는 사회와 문화사를, 그리고 흥부전, 심청전, 장화홍련전 등을 통해서는 조선시대의 생활과 풍속의 역사를 새롭게 알 수 있다... 이 책을 소개한 글을 살펴보면 어떤 식으로 소설들이 정리되어 있는지 알 수 있다. 각각의 작품을 통해 조선시대의 정치와 사상, 생활과 문화는 어떻게 형성되었으며 풍속은 어떠했는지 세세하게 잘 보여주고 있다. 작품마다 줄거리를 요약하고 특징을 소개해주니 어떤 작품인지 이해하기가 쉽고, 그 시대배경까지 소개해주니 금상첨화다. 숨은 그림 찾기를 하듯이 작품속에 녹아든 작가의 의도를 찾아주기도 하고, 그 작품을 쓰게 된 연유를 알게 해주니 읽는 동안 그 작품에 대한 몰입도가 괜찮았다. 내가 읽어보지 않은 소설이라해도 이 책을 통해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어 고마웠다. 그것뿐일까? 작품을 받쳐주는 사료도 풍부하다.
저렇게 책에 소개한 작품들을 다 들어낸 이유는 그동안 너무 쉽게만 생각했었던 우리의 고전소설을 다시한번 각인시키고 싶은 까닭이다. 가만히 살펴보니 내가 읽었다고 자신있게 말 할 수 있는 작품이 몇 안된다. 기회가 되면 읽을 게 아니라 기회를 만들어서라도 한번쯤은 제대로 된 작품과 만나보고 싶다는 욕심을 버릴 수가 없을 것 같다. 다 읽어본다는 게 물론 쉽진 않겠지만... 소설은 허구에 불과할 뿐이라고 말 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과 같이 포장되어진 말로 글을 쓰던 시대는 아니었을 것이다. 책을 내게 된 저자의 의도처럼 그 안에 숨겨진 시대상을 읽는다는 것은 꽤나 흥미로운 일일게다. 책을 읽는 시간이 짧지 않았다. 놓치고 싶지않은 부분이 많았던 까닭이다. 쉽게 풀이한 책이라고 만만히 볼 수 없었던 까닭이기도 했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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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고있는 "소설"은 어느정도의 사실에 기인한 "허구적 이야기"라고 흔히 정의를 내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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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기로는 책의 내용을 전혀 볼 수 없었고, 네이버에서 입수한(?) '필독도서 목록'에 끼여있던 이 책을 일단은 신뢰하고 있었기 때문에 구입을 하게 됐는데 책의 구성이 내가 생각했던 것 과는 너무 달라서 당황스러웠다.
고전소설을 역사적으로 재해석하는데 촛점을 맞춘 책이었다. 물론 이 사실을 모르는 건 아니었지만... 그것과 더불어서 소설 전문이 함께 있을 줄 알았는데 책 속 고전소설의 태반의 내용을 일체 모르던 나로썬 당연한 결과 일지도 모르겠으나 마치 교과서를 읽는 듯한 뻣뻣한 느낌에 사로잡혀버린 나..ㅠ_ㅠ 이 책 안에 있는 고전소설을 읽어보고나서 읽는다면 또 다른 재미를 느낄지도 모르겠지만..^^;
하지만 책 안에는 다양한 사진들도 가득하고, 구성은 참 알찬 듯 싶었다. 그러고보니 소제목의 한 파트가 끝날무렵에 추가내용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예를들자면, '조선시대 미인은 어떤 모습일까?'하는 표제의 내용이라던지.. '조선시대 서얼들의 모습'이라던지 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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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전 소설 20편을 갖다 놓고 분석을 해 본 책. 이를테면 소설 속 내용 중 "이건 사실이고 이건 허구다!"라고 밝혀 본 것. 소설의 재미에 푹 빠져 있는 사람이라면 이른바 '팩트 폭력'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가령 춘향전 같은 경우 3년에 한 번 실시해 33명을 뽑는 조선시대 과거시험은 합격하기가 가히 하늘의 별따기 처럼 어려운 일인데 이몽룡은 불과 1년 만에 붙어 버리고 '상피제'라 하여 자신과 연관있는 곳으로는 부임할 수 없었던 엄격한 관리임명 제도마저 아랑곳하지 않고 사랑하는 춘향이 있는 남원으로 암행어사로 갔다는 건 모두 허구라는 얘기 등.
어쨌든 재미로만 읽었던 고대 소설에 대해 당시의 시대상황이라든가 정치적 분위기, 사회제도 등을 둘러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