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편으로 이루어진 작품집은 왠만하면 구입하지 않는 편이다.(작품집으라는 이름으로 출판되는 책에 예전에 읽은 단편이 끼어있는 것은 별로 재미없는 일이기 때문이다)하지만 박완서님과 정이현 작가의 신작이 있는 이 책을 거부할 용기가 없었다. 이 책을 받고 약간 미친 여자처럼 흐흐 웃으며 맛있는 고기를 앞에 두고 있는 육식동물처럼 마냥 흐뭇해했던 것도 그 이유다. 물론 편집자가 밝혔듯이 다른 작가들의 완성도 높은 소설들도 함께 실려 있기에 그 기쁨은 배가되었다. 또 이 책으로 처음 존재를 알게 된 이기호작가의 <누구나 손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가정식="" 야채볶음흙="">이라는 단편도 새로움만큼이나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러나 뭐라해도 여전히 날카로움과 세심함이 살아넘치는 박완서님의 <거저나 마찬가지="">세태를 풍자함에 있어서 언제나 기대 이상이었다. 오히려 늘 재기발랄한 정이현의 글은 조금 주변과 타협한 느낌이 짙게 들었다. 작품 뒤에 수록되어 있는 유명 평론가의 글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김화영 교수님의 글은 평론이라기 보다는 한 편의 에세이처럼 재미있다. 거저나>누구나> |
| 현장 비평가가 뽑은 2005년 좋은 소설 제목부터 안심이 된다. KS 찍힌 물건이라고 할까? 이름 거론하면 누구나 알 것 같은 소설가의 단편 소설 모음이다. 이 중 나는 윤대녕의 탱자에 한표를 던진다. 탱자, 귤보다 못한 것 이다. 이 소설에서는 나와 고모가 나온다. 고모는 먼 관계인데 갑자기 내가 있는 제주도로 여행을 온다고 한다. 고모의 존재가 탱자같기도 하다. 소설속에서는 다르게 나타나지만, 고모의 인생은 참으로 남루하다.(지지리 복도 없다) 고모의 인생 얘기를 듣다보니, 세상사는 게 다 남루한 것 같기도 하면서 그래도 살아온 고모에 대해 박수를 쳐 주고 싶다. 그렇지만, 결국 고모는 박복한 인생이었다. 그 밖에 가정식 야채볶음 흙은 상상하면서 읽으면 더욱 메슥껍다. 휴가 때 그냥 맘 편히 보기 좋을 것 같아요. |
| 소설을 그리 많이 읽는 편이 아니다. 올해는 예외적인 해가 될 것 같다. 이래 저래 상황이 부담없는 책을 찾다보니 소설로 손이 간다. 오랜만에 이런 종류의 책을 집어 들었다. 이것도 '얼리 어답터'에 속할려나. 너무 과도한 수사인가. 그냥, 책 한 권 읽은 것 뿐인데. 아마 2000년 겨울인 것 같은데, 우연히 창비 겨울호를 사 읽었다. 신경숙의 '부석사'가 눈에 띄길래 혼자 이 소설 상 좀 받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다음해 문학상 결과를 보며 스스로도 놀란 적이 있었다. 괜히 뿌듯하기도 하고. 무엇을 위한 '뿌듯'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번 책도 나의 안목이 여전히 날카로울까 확인해 보는 심정으로 책을 집어들었다. 다만, 섣부른 예상은 하지 않겠다. 비밀은 혼자 간직해 둬야 한다. ㅋ ㅋ 결국, '이야기'와 '문체'같다. 이런 것들이 연습으로 해결 될런지는 모르겠는데, 하여간 중요한 것 같다. 당연한 얘기라고? 그래 당연한 얘기지. 이제 알았냐고? 새삼 확인한 사실이다. 아쉬움은 소설이 매 해 비슷한 것 같다. 대안이 뭐냐고? 모르지. 이 책의 작품중 하나인 '무용지물박물관'에 나오는 얘기처럼, 테크놀러지의 발전에 의한 상상력의 극한적 표현은 역설적으로 우리의 상상력을 제한한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의 문학 읽기는 중요하다. 그래서, 이 책은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