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호할머니시리즈라 그런가? 아무튼 도깨비를 빨아버린 우리 엄마에 등장했던 아주머니가 이번에는 할머니로 등장한다. 캐릭터의 그림이 너무 포근해보여 좋다. 할머니가 수박씨앗을 하나 땅에 묻는 것이 일파만파로 일이 커지게 된다. 땅에 묻는 광경을 본 고양이가 뭔가 땅에 좋은 걸 묻은 줄 알고 할머니가 집으로 들어가신 후 파보게 되지만 기대했던 무슨 귀중품이 아니라, 까만 수박 씨앗 한개인것을 보고 툴툴거린다. 별것 아니라고. 그다음엔 또 강아지가 고양이의 행태를 보고 땅을 파게 되고, 그다음은 토끼가, 또 그다음은 여우가, 마지막으로 다시 호호할머니가 땅을 파게 된다. 이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수박씨앗이 묻혀있는 땅을 파헤친후 하나같이 별것 아니라는 식으로 말을 하고 돌아선다. 마지막으로 다시 땅을 판 호호할머니에게 끝내 화를 버럭 내는 수박씨앗. 용감무쌍하게 호호할머니가 수박씨앗에게 빨리빨리 자라지 않아 이런 일이 벌어진거라고 오히려 화를 내버려 씨앗이 화가 많이 난다. 수박씨앗이 묻힌 곳 뿐만 아니라, 자신을 별볼일 없는 것으로 치부했던 모든 동물들과 호호할머니집까지 줄기를 넓게넓게 펼쳐보이며 '이래도 내가 별것아니냐?'고 항변하는 모습이 너무 애절하고, 너무 안쓰러웠다. 수박씨앗의 항변이 일리가 있기에 귀여운 반항이 더 우스웠다. 왜 없는데서 험담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는 수박씨앗. 어찌보면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뒷담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 대한 항변일수도 있겠다 싶다. 수박씨앗의 깜찍할정도로 귀여운 반항과, 궁금증을 못참아 땅을 파헤치는 할머니와 동물들의 모습이 너무 웃겼다. 땅속에 묻혀있던 것이 수박씨앗이라 다행이지, 만약 몇억대의 돈가방이 발견되었다면 그들의 반응이 어떠했을지는 능히 짐작이 가능하다. 수박씨앗과 함께 재미난 상상의 나래를 펼수 있게 도와준 책이다. |
|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458 씨앗 한 톨과 온누리 ― 수박 씨앗 사토 와키코 글·그림 박숙경 옮김 한림출판사 펴냄, 2005.7.15. 수박씨는 아주 작아요. 참으로 작지요. 커다란 수박을 커다란 칼을 숙 집어넣어 쩍 하고 갈라 보셔요. 촘촘히 박힌 까맣거나 하얀 씨앗은 참으로 작습니다. 다만, 다른 풀씨와 견주면 아주 큽니다. 이를테면, 배추씨나 당근씨하고 수박씨를 대면, 수박씨는 어마어마하게 크고 무겁습니다. 민들레씨나 고들빼기씨하고 수박씨를 대면, 수박씨는 몹시 크고 무겁지요. 나팔꽃씨랑 부추씨하고 견주어도 수박씨는 참으로 크고 무거워요. 호박씨도 꽤 큽니다. 여느 풀씨에 대면 퍽 큽니다. 호박씨나 수박씨는 서로 엇비슷합니다. 같은 ‘박’이라 그럴 수 있는데, 다른 풀씨와 견주어 무척 크다 싶은 수박씨이지만, 나중에 수박잎이 나고 수박덩굴이 뻗으며 수박알이 맺는 모습을 보면, ‘어쩜 이리 작은 씨앗에서 어쩜 이리 큰 열매가 맺나’ 하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만합니다. .. 햇살이 반짝반짝 빛나는 기분 좋은 날. 호호할머니는 정원에 수박 씨앗을 심었습니다. 구멍을 파서 씨앗을 넣고, 조심조심 흙을 덮었습니다. “맛있는 수박이 열리도록 해 주세요.” 하고 빌면서 말입니다 .. (2쪽)
도시에서는 수박씨나 호박씨를 심어서 거두기에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조그마한 골목집에서 살며 수박씨를 알뜰히 심어 넝쿨이 찬찬히 뻗으면서 큼지막한 호박알이 맺도록 하는 할매가 꽤 많아요. 날마다 살피고 찬찬히 건사하면 도시에서도 얼마든지 호박알을 얻어요. 수박알을 도시에서 얻기란 만만하지 않을 테지만 빈터를 살리면 수박씨도 심을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도 운동장 가장자리를 따라 수박씨를 심어서 수박꽃을 보고 수박알을 얻을 수 있습니다. 요즈음은 학교마다 아스콘을 까느니 인조잔디를 까느니 하는데, 이런저런 것은 다 덧없어요. 엉뚱한 곳에 돈을 쓰지 말고 수박씨를 심으면 아주 즐겁습니다. 수박씨를 심어서 기르기 어려우면 수박싹(수박 모종)을 사다가 심어도 돼요. 아이들은 학교 운동장 가장자리에서 자라는 수박풀을 바라보면서 ‘우와, 수박알은 이렇게 맺는구나!’ 하고 놀라리라 생각해요. 가게에서 사다 먹는 수박이 아니라, 동네나 학교에서 손수 심어서 손수 거두는 수박알이란 대단히 맛나고 시원하리라 생각해요. .. 여우가 자리를 뜨자마자, 호호할머니는 얼른 땅을 파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이번에도 까만 수박 씨앗만 나왔습니다. “이게 뭐야, 수박 씨앗이잖아. 아하, 아까 내가 심었던 거구나.” 그러자 갑자기 까만 수박 씨앗이 버럭 소리를 질렀습니다 .. (13쪽)
사토 와키코 님이 빚은 그림책 《수박 씨앗》(한림출판사,2005)을 읽습니다. 수박씨는 흙에서 태어나 흙에서 자라고 다시 흙으로 돌아가는 아이입니다. 수박씨는 흙에 깃들면서 가장 씩씩하고, 흙과 함께 지내면서 가장 아름답습니다. 아무렴, 씨앗인걸요. 모든 씨앗은 흙을 좋아합니다. 아니, 모든 씨앗은 흙에서 살아갑니다. 모든 씨앗은 흙 품에 안겨서 해님과 비님과 바람님이 베푸는 숨결을 먹으며 살아요. 여기에, 지구별에서 사랑을 나누어 주는 사람들 손길을 곱게 받으면서 큽니다. 그런데, 그림책 《수박 씨앗》에 나오는 수박씨는 좀처럼 사랑을 못 받아요. 모두들 ‘땅에 대단한 보배’가 묻혔다고 여기면서 자꾸 파서 들춥니다. 이러고는 ‘고작 수박씨’가 있다면서 섭섭해 합니다. 흙 품에 안겨서 고이 잠들어 새로 깨어나야 할 수박씨는 잠도 못 잘 뿐 아니라, 아주 골이 날 만한 말만 잇달아 듣습니다.
.. 수박을 먹을 때도 시끄럽습니다. 칼로 수박을 쩍 갈랐더니 안에서 이런 고함 소리가 들리는 것입니다. “이래도, 이래도 내가 시시해 보여? 엉!” .. (27쪽) 씨앗을 심었으면 흙을 믿어야 해요. 씨앗을 심은 뒤에는 볕이 잘 들 수 있도록 마음을 기울여야 해요. 씨앗을 심은 자리에 빗물과 바람이 골고루 찾아오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씨앗이 무럭무럭 자라기를 바라면서 즐겁게 노래를 부릅니다. 씨앗은 이 모든 기운을 받아 숙숙 올라오고, 멋진 꽃을 피우며, 알찬 열매를 맺어요. 씨앗 한 톨에 온누리가 깃듭니다. 씨앗 한 톨에서 모든 목숨이 비롯합니다. 씨앗 한 톨에 꿈이 깃들고, 씨앗 한 톨에서 새로운 이야기가 자랍니다. 우리 모두 씨앗을 심어요. 도시에서도 시골에서도 우리 함께 씨앗을 심어요. 삶을 가꾸고, 밭을 가꾸며, 사랑을 가꾸어요. 4347.11.18.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
| 수박이 화가 났어요. 항머니가 심은 씨앗을 고양이가. 강아지가, 토끼가, 여우가, 게다가 또 할머니까지 파보았으니 당연한 것이 아닐까요.. 하지만 그 와중에도 씨앗은 조금씩 떨기도 하고 소리도 내고 움직였지요. 싹을 틔우기 위한 준비를 한 것 같아요. 그래요 그렇게 한 다음에 수박 씨앗은 화를 버럭내며 소리 쳤지요. 결코 수박 씨앗은 시시하지 않았어요. 씩씩거리면서도 쑥쑥 쑥쑥 마구 마구 자란 거예요 그래서 얼마나 자기가 대단하고 멋진지를 보여 주었어요. 항머니와 고양이 , 강아지는 수박을 먹으며 분명히 또 놀랐을 거예요. 왜 일까요? 우리 아이들이 지금은 어리고 작지만 분명히 조금씩 소리내고 움직이며 준비하고 있을 꺼예요. 수박 씨앗 보다 더 크게 자라려고요. 이렇게 조금씩 자라고 있는 우리 아들과 함께 읽었습니다. |
|
'도깨비를 빨아버린 우리엄마'로 알게된 '사토 와키고'작가님의 '호호할머니'시리즈중의 하나인 '화가 난 수박 씨앗'도 역시나 작가님의 느낌대로 밝고 유쾌하고 코믹하면서도 귀엽게 표현되어 있네요.
'도깨비를 빨아버린 우리엄마'와 '도깨비를 다시 빨아버린 우리 엄마'에서 너무나 팬이었는데 이렇게 또 '호호할머니' 팬이 될 것 같네요. 상상력이 뛰어나고 그림또한 정겹고 코믹하고 재밌게 그려져 있어서 어쩜 저렇게 기막힌 이야기를 지어내는지 정말 아이들이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요소를 두루갖춘 분이 아닌가 싶더군요.
햇살이 좋은 기분 좋은 날 호호할머니는 정원에 수박 씨앗을 심고, 그걸 지켜보고 있던 고양이가 할머니가 귀한것을 땅속에 숨겼나 보다라고 생각하고 파보았지만 까만 씨앗이라고 시시하게 여기면서 씨앗을 다시 묻어버리고, 그걸 지켜보던 강아지도 파보고 시시한 까만 씨앗이라고 다시 묻어버리고, 그걸 본 토끼가 파보고 역시나 별 볼일없다면서 까만 씨앗을 묻어버리고 그걸 본 여우도 땅을 파 보고 역시나 별거 아니라고 다시 묻고 그 모습을 본 호호할머니가 땅을 파 보았지만 자신이 묻은 수박씨앗이라면서 다시 묻으려고 하자 화가 난 수박씨앗은 "이제 그만 좀 해! 시시하다느니, 별 볼일 없다느니, 다들 왜 남의 흉만 보는 거야! 나 이제 싹이고 뭐고 없어. 아무 것도 안 할거야!"라고 말하자 호호할머니는 버럭 소리를 지르고 "싹을 틔우네 마네, 지금 거런 소리 할 때냐. 네가 꾸물거리니까 일이 이렇게 된거 아냐! 이제 싹도 좀 틔우고 얼른 얼른 자라기나 해!"라고 했더니 까만 수박 씨앗은 싹을 틔우고 씩씩거리면서 계속 자라서 정원과 숲속까지 여우네, 토끼네 집을 모두 덮어버리고, 호호할머니네 집 창문으로까지 쑥쑥 기어들어가고 금새 노란 꽃이 피고, 커다란 수박이 여기저기 주렁주렁 열렸네요. 아직도 화가 안 풀린 수박씨앗은 칼로 수박을 쩍 갈랐는데도 "이래도 , 이래도 내가 시시해 보여? 엉!"이라고 말하는 것 같네요. 정말 한편의 재미있는 만화를 본 듯하고 화내는 수박씨앗의 씩씩거리는 소리가 어찌나 코믹하고 웃긴지 저와 우리 딸은 한참을 웃었네요.
아이들의 그림책다운 기발한 상상력과 유쾌함으로 보는 내내 재미가 있었고 역시 만족스러운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이 아닌가 싶더군요. 더욱 더 재미있고 유쾌한 시리즈가 계속해서 나오길 기대하며 저도 귀여운 수박씨앗을 한번 심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