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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내용이 꽉 찬 책입니다. 물론 어떤 학문의 '개론서'에 모종의 참신함을 기대하시면 안 될 것입니다. 이책은 문화인류학이란 무엇이며, 그것의 연구대상, 방법, 목적은 무엇인지, 그리고 문화인류학은 어떻게 형성되어서 어떤 경로를 거쳐 발전되어 왔는지, 문화인류학의 주요 연구 주제들은 무엇이며 각각의 주제 하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연구들이 이루어져 왔는지를 꼼꼼하고 질서정연하게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어느 학문이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이렇게 말끔하게 정리된 개설서를 꼼꼼히 여러 번 읽으면 스스로 인류학에 대해 꽤 많이 안다고 자부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이 책은 인류학과 대학원 진학 시험을 위한 수험서로 꼽히기도 하지요.
그리고 또 하나의 장점이 있다면, 이 책을 쓰신 한상복, 이문웅, 김광억 선생이 기획과 집필 단계에서 '한국의 학생들'을 위한 개설서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는 겁니다. 물론 그러한 시도 자체가, 인류학이 발생한 지역이 유럽과 미국 사회라는 것과 여전히 역전될 수 없는 학계에서의 중심과 주변의 구분 때문에 어느정도 한계를 지닐 수도 있겠지만, 나름대로 한국 사회와 문화의 사례를 들기도 하고 한국 인류학자들의 연구성과를 소개하기도 하는 등 많은 노력이 엿보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인류학에 대해서 커다란 매력을 느끼면서도 동시에 이 책에서 대해소는 약간의 고리타분함을 느끼는 것은 앞서의 평자분께서 말씀하셨듯이 이 책의 디자인이랄까, 서체나 종이질때문인 것 같습니다. 약간 누렇게 바랜 듯한 표지에 한문으로 된 도서명, 미개인처럼 보이는 사람들에 둘러싸인 한 백인 여인의 흑백 표지 사진 등은 분명 소비자가 이 책을 서가에서 선뜻 꺼내드는 것을 방해하는 요소일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좀 디자인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긴 합니다만..
독자 여러분들도 활판 글씨를 너무 고리타분하게만 생각하지 마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가만히 보고 있으면 참 예쁘고, 요새 인쇄하는 방식처럼 그저 잉크를 종이 표면에 묻히는 것이 아니라 종이를 찍어 누름으로써 글씨를 '새긴' 것이 느껴집니다. 카메라에 비유하자면 디지털카메라와 수동카메라의 차이라고나 할까요. 활판 글씨체와 수동카메라의 아취를 차마 저버릴 수는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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