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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단편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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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책을 좋아하는 어떤 친구를 만나게 되었다. 난 하루키에 대해서 이야기할 요량으로 "일본소설도 좋아해?"라고 묻자 그 친구는 "응.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좋아해."라고 말했다. 난 갸우뚱하며 그 사람이 누군지 잘 모르겠다고 하자 아쿠타가와상에 그 작가라고 하였다. 난 아- 하며 그를 알아냈다. 그의 소설은 읽은 적 없지만 아쿠타가와상을 받은 소설은 읽은 기억이 또렷이
"최고의 단편 소설." 내용보기
 얼마 전, 책을 좋아하는 어떤 친구를 만나게 되었다. 난 하루키에 대해서 이야기할 요량으로 "일본소설도 좋아해?"라고 묻자 그 친구는 "응.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좋아해."라고 말했다. 난 갸우뚱하며 그 사람이 누군지 잘 모르겠다고 하자 아쿠타가와상에 그 작가라고 하였다. 난 아- 하며 그를 알아냈다. 그의 소설은 읽은 적 없지만 아쿠타가와상을 받은 소설은 읽은 기억이 또렷이 있었다. 그 소설은 '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이었다. 그 책을 읽고 너무 실망해서 아쿠타가와를 발로 차주고 싶다고 생각을 했었다(류노스케씨 미안요). 또 내가 정말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인 라쇼몽의 원작가라고 해서 다시 한번 분명히 그를 기억할 수 있었다. 그리곤 내가 하루키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음에도 하루키를 좋아한다고 해서 난 환호성을 지른 후 하루키에 대해 잠깐 이야기하였다. 도서관에 들렀다가 그 생각이 나서 그의 책을 꺼내들어 읽었다.

 

그는 천재일까? 안쓰러운 류노스케씨.

  소설의 뒷편에는 거의 대부분 저명한 인물의 평이나 신문이 서평의 일부분이 들어가기 마련이다. 대부분은 그를 '요절한 천재'라고 표현하고 있었다. 책을 다 읽고 난 후, 난 그가 우울하고 연민이 느껴지는 한 인간이상으로는 생각되지 않았다. 분명 천재인 것은 맞지만 나에겐 그의 극도의 우울함이 더 마음에 다가왔다. 그의 자전적인 단편들ㅡ어느 바보의 일생, 점귀부, 톱니바퀴, 암중문답 등ㅡ에서 그는 환각에 빠진 우울한 사람으로 보인다. 이렇게 우울한 사람은 드물 것이다(그는 35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자살한다).

  그의 우울함이 왜 이렇게 뼈저리게 느껴지는 것일까? 한 친구가 말했다. "사람이 우울한 이유는 모든 초점이 자신에게 맞춰져 있기 때문이래. 다른 곳을 보지 못하고 자기에게 너무 집중하면 우울해진다는 거지." 류노스케도 그랬다. 소설에서 그는 그에게 모든 신경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어느 곳에든지 편하지 못하고 자신을 생각하고 자신을 되돌아보는 모습ㅡ특히 암중문답에서ㅡ에 나에게까지 뼈저리게 우울함이 느껴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자기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을 통해 인간의 모습을 객관적이고 더 없이 주관적으로 표현하여 공감을 얻는 것이다. '인간실격'의 요조가 그러했듯이, 윤동주가 그러했듯이...

 

호색

  단편들 하나 하나 이야기할 것이 정말 많지만, 특히 마음에 와닿았던 소설들 중 하나인 '호색'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싶다. 그 누가 짝사랑으로 인한 가슴앓이를 이렇게 끔찍하도록 공감이 가게 쓸 수 있을까! 결말부분이 조금 충격적이긴 하지만, 한 인간에 대한 애타는 마음을 정말 잘 표현하였다. 나에게 이 소설이 와닿은 이유는 사랑에 대한 표현보다 한 구절이 참 마음에 와닿았기 때문이다.

 

'우리 인간은 어떤 이유인지는 알 수가 없으나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는 한순간도 살아갈 수 없네.'

 

  아, 나는 이 구절을 보고 몇 번이나 감탄하였다. 특별한 묘사도 어려운 말도 아니지만, 인간에 대하여 이렇게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이 구절은 사람에게 '상처받은 사람'이나 '상처를 준 사람' 모두를 위로하는 글이다. 상처받은 사람과 상처를 준 사람 모두를 하나로 엮는, 그러니까 상처를 준 사람이나 상처를 받은 사람이 같다는 말로 모두를 용서하고 있다. 이 구절은 상처를 준 사람에게 면죄부를 주고 상처를 받은 사람에게 용서를 강요하는 것 처럼 보이지만, 사실이 이러하다고 인정하게 되면 둘 다에게 더 없는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구절인 것 같다.

 

  오랜만에 참 좋은 책을 만났다. 감히 이야기하자면 내가 읽은 단편 중 가장 좋은 단편이었다. 동양과 서양을 넘나드는 그의 지적인 능력(더 좋은 표현을 쓰고 싶지만 생각이 나지 않는다)과 표현 능력이 참 좋았다. 책을 읽으며 참 많은 소설이나 인물들과 겹쳤다. '지옥변'의 예술가의 광기는 '달과 6펜스'를 떠올리게 했고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어딘가 정처없이 다니는 모습은 '인간실격'의 요조와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의 구보씨를 떠올리게 했으며 '월식'에서의 여성에 대한 혐오는 쇼펜하우어를 떠올리게 했다. 머리가 무겁다.

d****8 2009.10.07. 신고 공감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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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식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월식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내용보기
<2006년 12월 17일> 아쿠타가와 문학상은 귀에 익고 라쇼몽과 덤불속은 영화로도 제작되어 꽤 유명하다 하는데 그의 문학을 접한 것은 이 책이 처음이다. 그는 약 150여 편의 단편을 썼다고 하는데 이 책에는 꽤 알려진 단편들을 추려서 모아놓은, 아쿠타가와 문학집이라고 할 만한 책이다. 작가는 어머니의 정신병이 자신에게도 유전됐을까봐 늘 전전긍긍하며 살았다고 한다. 하지만
"월식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내용보기

<2006년 12월 17일>

 

아쿠타가와 문학상은 귀에 익고 라쇼몽과 덤불속은 영화로도 제작되어 꽤 유명하다 하는데 그의 문학을 접한 것은 이 책이 처음이다. 그는 약 150여 편의 단편을 썼다고 하는데 이 책에는 꽤 알려진 단편들을 추려서 모아놓은, 아쿠타가와 문학집이라고 할 만한 책이다.

 

작가는 어머니의 정신병이 자신에게도 유전됐을까봐 늘 전전긍긍하며 살았다고 한다. 하지만 초기작은 꽤 발랄하다. 이솝우화...느낌의 이야기들이 전반에 펼쳐진다.

 

하지만 마지막 네개의 단편은 그의 정신적 피폐가 극에 달했음을 알 수 있는 이야기들이 실려있다. 자전적 소설이라고 할 만한 그 네개의 단편은 그가 정신병으로 부터 자유롭고 싶어했음과 동시에 어서 빨리 죽고 싶어했음이 극명하게 드러나 있다. '암중문답'에서는 자신에게 또 다른 자신이 자신을 비난하고 비판하는 질문을 던지고 자신은 거기에 대해 자신을 변론하는 형식으로 이미 상당히 신경쇠약이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사실 조금은 섬뜩하기도 했다. 그 후 그는 유서를 남기고 치사량의 수면제를 복용하여 자살한다. 서른 다섯의 젊은 나이였다.

 

그의 작품들은 1916년 부터 1927년 사이에 발표된 작품들이다. 우리나라는 일제시대였으며 일본은 한창 개화기였던 그 시대. 소설속에서도 일본의 그러한 모습들이 배경으로 드러나 있다. 그는 시대가 급격히 변하는 것을 조금은 두려워하지 않았나 싶다. 약간 소심하기도 했을 법한 그의 성격에 시대의 조류에 빠르게 적응하지 못하고 그러다보니 현실을 도피해버리고 싶은 마음에 서서히 정신질환이 생긴 것은 아닐까.

 

솔직히 그의 작품들을 제대로, 다는 이해하지 못하겠다. 100년 가까운 시간의 텀 때문인지 정치적인 배경이나 시대상황도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려운 부분도 많았다. 번역자의 고심과 노력으로 표현력이나 단어 또한 지금에 맞게 손질되었겠지만 그래도 역시... 어려웠다. 다행이 제 3부의 오태호 님의 글이(작품 해설이라고 해야 할까) 전반적인 이해를 돕는데 상당한 도움을 주었다.

 

두 번은 안 읽을 것 같지만, 그래도 혹시 나이가 들어서 도무지 이 책 속 단편들의 이야기들이 생각이 나지 않으면 다시 읽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때는 좀더 이해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

 

 

 

YES마니아 : 플래티넘 c*****4 2017.08.3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