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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에 붙인 꽃무늬 반창고
"상처에 붙인 꽃무늬 반창고" 내용보기
책 제목과 표지에 끌려 얼마전 덥석 들고온 책이다. 작가 송혜근의 단편집, 한편씩 읽어보자.   [행복, 머무르지 않는] 두꺼운 레이스 커튼에 가려진 아름다운 풍경과 과거의 파편들, 어느날 도착한 편지 한 장에 커튼이 살며시 젖혀지며 고여있던 풍경과 과거가 흐르기 시작하고. 그녀도 '은은한 좀약 냄새를 풍'기며 외출길에 나선다.   [누가 베르톨트 브레히트를 죽였는가]
"상처에 붙인 꽃무늬 반창고" 내용보기

책 제목과 표지에 끌려 얼마전 덥석 들고온 책이다.

작가 송혜근의 단편집, 한편씩 읽어보자.

 

[행복, 머무르지 않는]

두꺼운 레이스 커튼에 가려진 아름다운 풍경과 과거의 파편들,

어느날 도착한 편지 한 장에 커튼이 살며시 젖혀지며 고여있던 풍경과 과거가 흐르기 시작하고.

그녀도 '은은한 좀약 냄새를 풍'기며 외출길에 나선다.

 

[누가 베르톨트 브레히트를 죽였는가]

가난하면서도 웃음을 잃지않고 남을 도와주는 정많은, 그런 사람이 진짜 있을까?

드라마에서는 흔해빠진 인물이지만

실제로 추락하고 있는 혹은 추락해버린 사람이 너그럽기는 쉽지않다.

자본주의라는 세상이 '없는 이들'에게 얼마나 표독스러운 제도인지를 알게되는 순간

가난하다는건 단지 불편한게 아니라 두려운것이 되고만다.

그렇다면 베르톨트 브레히트를 죽인건 누구인가..?

 

[이태리 요리를 먹는 여자]

매일 저녁 초라한 밥솥에 밥을 앉히는, 샌프란시스코 빈민가의 그녀에게 이태리요리는 다른 세상의 상징이다.

짧지만 황홀했던 만남 후 환상이 무너지고 홀로 호사스런 식당에서 이태리 요리를 먹는 여자.

이제 식사가 끝나고 다른 세상의 마지막 흔적까지 없애고 나면

그녀는 다시 자신의 세계로 고이 돌아올 수 있는지...

 

[거울이 놓인 방]

'옷은 자기 속에 있는 가장 아름다운 자신과 만나기 위한 장치야'

옷을 사랑하는 그녀는 옷 하나하나에 담긴 과거를 한조각씩 꺼내보며 지난 시간들을 되짚고 있다.

비둘기색 캐시미어 니트 원피스에 고스란히 담긴 환희와 좌절같은 것.

사랑의 시간과 배신의 시간을 지나 이제 고물이 되어버린 것만 같은 그녀는

낡은 거울을 고물이라 하지 않고 앤틱이라 불러준다.

 

[무도회의 수첩]

"오랫만이에요" 머리 속에 하고싶은 말이 하도 많아서 이말을 골라내는 것도 힘들었다.

이렇게 힘겹게 그 남자를 마주한 그녀 앞에서 그는 과거를 아름답게 끌어내거나 하지 않는다.

"정말 이 곳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어, 옛날 그대로야. 내 청춘이 이 곳에 숨어있는 것 같아."

그는 자신의 표현이 만족스러운 듯 미소를 지으며...

수지가 훌쩍거리자 상민이 권태로운 듯한 표정을 얼굴에 담았다.

 

엄연히 존재하는 우리 사회의 소외자들, 경제적으로 가난한 자, 사회적으로 고립된 자, 나이든 자.

그들의 외로움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는 소설집.  

하지만 아픈 상처에 어설피 예쁜 꽃무늬 반창고를 붙여놓은 것 같은 느낌이 좀 들었던 소설집이었다.

t*****2 2012.09.2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