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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다운 수필을 만난 기쁨
-유영희 수필집 <남편의 외박을="" 준비하는="" 여자="">
나는 친구와 약속을 할 때 가끔 커피숍 대신 서점에서 만난다. 이럴 때 난 참 행복하다. 서점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면 찻길이 막혀 약속 시각보다 친구가 더디 올 때도 무료하고 짜증나게 기다리지 않아 좋다. 어떨 때는 친구가 더 천천히 와 주길 기다릴 때도 있다. 한 권의 책을 사면서도(어떨 때는 사지 않고 구경만 할 때도 있다) 수십 권의 낯선 책을 구경하는 공짜 재미를 즐기는 순간은 나만의 행복한 시간이다.
오늘은 이런 행복에 몇 곱절 덤을 얹어 주는 기쁨을 얻었다. 바로 수필집 <남편의 외박을="" 준비하는="" 여자="">(유영희 지음, 책읽는사람들 펴냄, 2005)를 만난 것이다. 처음에는 ‘남편의 외박을 준비하는 여자’라는 야릇한 뉘앙스를 풍기는 제목(판매를 위한 전략으로 붙여진 거라 생각했다)과 수채화처럼 산뜻하게 꾸며진 표지에 끌려 책장을 펼쳤다. 아, 또 있다. KBS ‘아침마당’과 MBC ‘사과나무’에 2부작으로 사연이 방영되었다는, 녹색으로 둘린 띠를 본 호기심도 있다.
그러나 저자 약력과 표제어로 사용된 제목의 수필을 읽고 난 뒤, 나는 부끄러움으로 잠시 책장을 덮어야 했다. 솔직히 처음 그 책에 눈길을 준 이유는, 바람피우는 남편을 둔 어느 여자의 넋두리로 가볍게 생각했다. 내 생각이 백팔십도 엉뚱하게 빗나갔다는, 그리고 내게 그런 오염된 마음이 존재했다는 데 대한 부끄러움이었다.
저자는 신혼초에 전신 류머티스 관절염으로 사경을 헤매다가 남편의 지극한 사랑으로 치유하여 현재 1급 전신지체장애자로 살고 있는 분이었다. 이런 불편한 몸으로 20년이 넘게 남편과 알콩달콩 두 아들을 훌륭하게 성장시키며 바라본, 그녀 특유의 아름답고 밝은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이야기였다. ‘남편의 외박을 준비하는 여자’라는 수필은 장애인 아내를 간병하느라 가슴이 숯검댕이가 되었을 50이 넘은 남편에게 ‘아내도 자식도 생각하지 말고, 집에 안부 전화도 하지 말고’ 며칠간 자유롭게 여행을 떠나도록 강권하는 아내의 이야기였다. 어느 아내가 자기 남편에게 그런 ‘자유여행’을 권할 수 있겠는가? 그만큼 남편의 지극한 사랑을 아는 저자 유영희 씨만 그런 남편에게 해 줄 수 있는 사랑의 선물이었다. 어떻게 보면 가슴 아린 이야기일 수도, 아름답게 승화한 사랑이야기일 수도 있는 이 작품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흐르는 진솔한 마음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했다.
친구와의 미팅을 쫓기듯 끝내 버리고 부리나케 집으로 돌아왔다. 이 책을 서둘러 읽고 싶은 충동 때문에 친구와 느긋하게 돌아다닐 수가 없었다. 내 방에 박혀 든손에 책 한 권을 독파했다. 피천득 선생의 <인연> 이후 책 한 권을 앉은자리에서 완독한 것은 이 책이 처음이다. 그만큼 한 편 한 편이 눈길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남편의 외박을...="">을 읽어내려 가면서 삶의 고난에서 승리한 분들의 글들, 그 밖의 수필이라 이름 붙인 글들에서 조금씩 실망하던 내 마음에 신선한 충격을 불러일으켰다. 한 마디로 오랜만에 수필다운 수필을 만난 기쁨이 충만한 작품들이었다. 그런 아픔을 겪은 분의 글임에도 전혀 내용이 어둡지 않았다. 말하자면 자신의 아픈 체험에서 우러나온 글이지만, 그것을 신변잡기 류로 토해내는 게 아니라 아름다운 수필문학으로 꽃을 피우고 있었다.
솔직히 말하건 데 이건 나만의 주관적인 느낌은 아니라고 자신한다. 글 솜씨가 없어 그분의 글에서 느낀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게 안타깝다. 작품 하나하나를 읽다보면 나도 모르는 용기와 희망이 불끈 솟는다. 이렇게 불편한 몸으로도 세상을 밝게 보고, 아름답게 살아가고 있는데, 사지 멀쩡한 사람들이 왜 아웅다웅 욕심을 부리며 살아갈까 라는 회의도 생긴다. 아무튼 이 책의 마지막 작품을 읽고 책을 덮은 뒤에도, 한 동안 자리에서 일어날 수 없을 만큼 내겐 짙은 여운과 감동을 남겨주었다. 꼭 한번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인상깊은구절] …갓난아이가 배고파 울어도 아이를 들어 젖을 먹일 수가 없었다. 머리맡에 놓인 젖병을 누운 채 물리다 보면 아이는 늘 사래가 들렸고, 기침을 하다가 젖을 토했다. 배가 고프다는 네 살짜리 큰 녀석 손에 동전을 쥐어 주며 빵과 우유를 열심히 가르쳐서 보내면 아이는 배부르지 않을 껌이나 사탕을 손에 들고 왔다. 배고픈 아이에게 밥을 줄 수 없다는 내 설움에 펑펑 울어 제치면, 아이는 덩달아 서럽게 따라 울었다. 어미도 굶고, 두 아이도 굶고…. - ‘내가 사는 이야기’ 중에서 이 대목에서 눈물을 흘리지 않는 사람은.... 남편의>인연>남편의>남편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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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가 장애인이시기에 동정표를 좀더 얻을 수는 있겠지요, 하지만
사보기엔 돈이 좀 아깝군요,.
그냥 빌려보시면 됩니다. 그냥 아줌마가 할일없어 수필집 내는 그런 수필집의 수준입니다.
이것보다 더 잘쓰여지고 수준높은 수필집, 정말 많습니다.
보통 장애를 가지신 분이 쓴 글을 읽으면 마음이 좀 가난해지는 그런 느낌이 드는데 이 책은 그런 것도 없었습니다. 또 글의 말미에 거의 항상 교훈적인 말투로 마무리하는 것하며.. 초딩 대상으로 글쓰는 것도 아니고.. 이 나이에 그런 교훈적 말투에 숙연해지며 그래, 바르게 살아야 해. 이렇게 결심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책을 왜 샀는지... 출판사 리뷰가 다인데... 후회가 됩니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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