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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로버트 풀검의 글들을 굉장히 좋아해온지라, 그의 아들이 지었다는 이 책 역시 상당
한 흥미를 불러 일으켰다. 다만 제목이 약간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 왠지 오버하는듯한 느낌이
들어서 - 아니나 다를까, 원제는 따로 있었다. 도대체 왜 "Like father, like son"가 하필이면 저렇
게 번역되야만 했을까? 뭐 뜻이 아주 통하지 않는다고는 할 수는 없겠지만, 어쨌든 출판사측에서
지나치게 흥행을 고려하여 지은 제목인 듯 해서 오히려 반감이 들었다.
본내용은? 그럭저럭 읽을 만 했다. 적어도 책을 구입한 걸 후회하지는 않았다. 아들 헌터 새뮤얼
풀검의 눈을 통해 본 아버지 로버트 풀검의 모습도 상당히 새로웠고, 무척 재미있는 글들도 여러
개 있었다. 물론 감동적인 이야기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비교가 가능한걸까?) 아무래도 로버
트 풀검의 글들엔 따라오지 못한다는 느낌이다.
로버트 풀검의 글은 남녀노소 누구나가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인데 비해, 헌터 새뮤얼 풀검이 이 수필집의 주요 소재로 삼고 있는 것은 그의 아이들과 아내에 관한 이야기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들을 키우며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과 여러 가지 사건들에 관한 이야기가 무척 많은데, 내가 나이도 어리고 부부생활이나 육아, 이런 것들과는 많은 거리가 있기 때문인지 솔직히 공감대가 잘 형성되지 않는다. 잘 보관해두었다가 몇 년 후에 '공감할 만한 나이가, 그리고 그런 상황이 되면다시 읽어봐야 겠다. [인상깊은구절] 하루는 밤이 이슥할 무렵까지 아이들과 함께 주방의 식탁에 앉아 크림 쿠키를 먹었다. 양쪽을 비틀어 쿠키를 떼어내 안쪽의 크림을 쓰윽 핥아먹는다. 그런 다음에 쿠키가 눈곱만해질때까지 한 개씩 동심원을 그리며 가장자리를 야금야금 갉아먹는 것이다. 다이어트 센터에 근무하는 여자 영양사는 매번 크림 쿠키를 먹을때마다 축적된 지방을 제거하면 15년은 더 장수할 것이라고 했다. 어디서 그런 말을 들었는지 모르겠으나, 전혀 신빙성이 없어 보였다. 현 상황에서 가까스로 지방질을 모두 없앴다 치자. 그때쯤이면 나는 벌써 600년 전에 죽은 사람일 것이다. 내가 죽으면, 사실은 그런치들이 지방을 재활용하겠다고 내 몸을 내놓으라고 하는 건 아닐까. 하지만 그들이 지방을 얼마나 해롭게 생각하는지에 관계없이 (그렇다면 증거를 제시하라), 나는 크림 쿠키가 좋다. 그것도 대단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