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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히도 슬픈 이야기를 너무도 천연덕스럽게, 슬프지 않게 그려낸 소설이다. 슬픔이 넘쳐서 분노로 이어진다. 이걸 참아야만 한 시절도 있었고, 이걸 못본 척한 시절도 있었다. 지금은? 글쎄, 지금이라고 달라졌을까? 이렇게 소설이 나오는 정도? 이 소설을 읽고 울분을 삼키는 정도? 내놓고 원망하고 욕이나 할 수 있는 정도? 이걸 나아진 상태라고 볼 수는 있는 것일까?
신 나게 읽어 나갔다. 초반에는 양귀자의 원미동 사람들도 떠올랐고 김원일의 마당 깊은 집도 생각났다. 그러나 곧 느낌은 달라졌다. 내가 믿는 작가의 글이었다. 명랑하고 발랄하고 한편으로 우울하고 끔찍했다. 너무도 자연스럽게 잘 섞여 있어서 어느 한 쪽에서도 거부감을 못 느꼈다. 등장인물들은 다들 고만고만하게 얄미웠고 가여웠고 대견했고 한심했다. 신통할 정도로 가깝게 느껴지는 동네였다. 찾아가 보고 싶을 만큼. 막상 가면 으시시함에 기운을 몽땅 잃고 말겠지만.
그때 그곳, 삼악동에서 살았다가 떠나간 사람들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어긋난 제 삶을 어떻게 붙잡았을까? 혹은 끝내 못 잡고 내팽개치고 말았을까? 이런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너무 속상해진다. 어쩌라고, 어떻게 살라고 어떻게 죽으라고, 사람이 사람에게, 권력이 개인에게, 국가가 국민에게, 이럴 수 있다니.
시내버스에 차장이 있던 시절의 이야기다. 세상은 그때와 그다지 달라지지 않은 것만 같다. 소설은 이걸 이미 알고 있는 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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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아하는 한국여성 소설가! 권여선 작가님... 이번 작품도 집중해서 한자한자 읽어내려갔습니다. 인물들이 활자 안에서 살아 숨을 쉬는 듯, 아주 생생합니다. 절망속에서도 제 삼자의 섣부른 위로가 없어서 너무나 좋았던 작품... 마지막 책장을 덮고나면 작가님 작품에 대해 허기가 집니다. 무리하면 작가님께 좋지 않겠지만, 그럼에도 언제나 신작을 손꼽아 기다립니다. 빨리 볼 수 있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