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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첫부분을 열면 훈민정음이 가리키는 바가 두 가지라고 이르고 있는데, 하나는 세종대왕이 만든 글자의 이름이고, 다른 하나는 이 글자를 해석하여 만들어낸 책의 이름이라고 한다. 우리 주위에 이러한 사실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 것인가. 국어교육을 한답시고 그 동안 훈민정음이니, 한글이니 해서 스스로는 공부한 바가 많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내가 몰랐던 나의 무지를 깨닫게 되었다. 제대로 모르면서 잘 아는 것처럼 믿었던 지난 세월, 아는 것도 없으면서 다 알고 있는 이야기라고 여겼던 자신에 대한 착각. 나는 이 책이 정녕 우리의 국어를 전공한 사람에게만 필요한 책이 아닐 것이라고 말해 주고 싶다. 훈민정음이 왜 생겨날 수밖에 없었는지, 세종대왕은 왜 훈민정음을 만드셨는지, 당시의 유학자들은 왜 또 그렇게 훈민정음 창제를 반대했었는지, 세종은 그 반대파들을 어떻게 다루셨는지, 훈민정음은 어떤 원리로 만들어졌는지, 훈민정음이 어떤 과정을 거쳐 오늘 우리가 쓰는 한글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는지, 배우기 쉽고 쓰기 쉽다는 한글이 도대체 어떤 점에서 그러하다는 것인지, 관련된 자료와 논문 한 편 한 편을 읽으면서 나는 세종대왕에게 고마움을 느꼈다가 이 책의 지은이에게 고마움을 느꼈다가 했다. 알아야 고마워할 줄도 알게 되는 것이다. 훈민정음에 대해 다른 여러 책들을 읽어 본 적은 없다. 고등학교 국어 시간에 교과서를 통해 참고서를 통해 배우고 익힌 것이 사실 나로서는 훈민정음에 대한 배움의 전부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책에는 내가 학생 때 이유도 제대로 모르면서 그저 외우기만 했던 훈민정음 창제의 원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것도 우리 민족으로서 살아가야 할 주체성이 당당하게 담겨 있는 위대한 정신의 소산물로서. 미래 사회는 정보화 사회로서 언어로 세계를 지배할 수 있게 될 사회라고 할 수 있다. 정보는 다름아닌 언어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너무나 소중하고 너무나 편리하여 잊어버리고 살았던 우리의 한글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필요한 때가 바로 지금이라는 생각을 했다. 더 늦어지기 전에. [인상깊은구절] 한글은 한국어의 음소 체계와 거의 1:1로 대응하는 우수한 음소 문자이며, 글자와 발음 그리고 글자들 사이에 긴밀한 체계성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표의성을 드러내도록 모아쓰기를 함으로써 세계의 수많은 글자 중에서 가장 배우기 쉽고 쓰기 쉬운 글자이다. 한글은 몇 가지 결함이 있기는 하지만 한국어를 표기하는 완벽한 글자이기 때문에 이 글자로써 글을 배우는 한국 사람들의 문맹률이 세계에서 가장 낮다. |
| 훈민정음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문자체계이다. 매우 과학적이고 독창적이어서, 그 어떤 학자도 아지까지 훈민정음이 창제 과정을 배경을 정확하게 해석하고 있지 못하다. 다양한 해석과 의견이 책과 논문으로 많이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그 한계를 노출시키고 있다. 이 책의 내용도 마찬가지이다. 기존이 책과 다를 것이 전혀 없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차라리 종이가 아깝다는 생각과 애국한다는 생각에 책으로 내지 말았으면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책과 논문을 분명히 달라야 한다. 논문이 저자의 독창적인 생각을 창의적으로 전개해 나간 것이라면, 책은 다분히 대중성을 띠고 객관적이면서도 구체적으로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그렇지 못하다. 논문과의 차별성도 없을 뿐더러, 훈민정음의 본문 내용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니, 훈민정음에 관련된 책으로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본문은 도서관에 널리 있다. 독자는 책을 통해 새롭고 참신한 것을 원한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그런 것을 발견할 수 없었다. 너무 혹평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책을 낸 저자도 분명히 책임이 있으며, 그 책을 산 독자도 책임이 있기 때문에, 그 책임을 다하는 소임으로서 봐 주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