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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 혼비의 작품은 읽다가보면 그 비꼼과 재치의 유쾌함에 몇번이나 웃게만들거나, 독특하고도 절묘하게도 집어내는 일상의 감정과 생각에 감탄하게 만들게 하던데, 이건 별로였다. 책표지부터 완전. 그래서 맨뒤의 의미를 구구히 찾아내는 평론가의 해설보다 번역가의 직관적 후기가 더 마음에 들었다.
자, 당최 읽다가보면 '당신이 남편에게 원하는 것이 당최 뭐야?'하고 묻게만들도록 갈팡질팡한 케이트 카란 여성이 화자로 나온다. 간간이 자신의 직업인 '개업의'에 대한 속물적 자부심과 평범한 인간이기에 살다가보면 간간이 세상에 뿌려두는 죄책감에 대한 보상으로 약간의 매저키스트적인 느낌이 나는데, 결혼생활 20여년만에 남편과 더 이상 살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통보까지 하게되는데..
독설의 칼럼을 쓰는 남편은 아픈 허리를 고치러 갔다가 만난, 무자격치료사 굿뉴스를 만나고 그에게 독설과 분노를 빨리고(?) 인류의 복지와 행복을 걱정하는 인물로 변해버린다. 그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하면 'how to be good (원제이기도 하다)'를 연구하는데...
어이, 작가. 내가 바라는건 말이지 (최근에 [우행록]도 읽고 낸시 펄이 '책 평가에 있어 기분의 중요함과 한번 더 기회를 주라'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루하건 아니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때 시간을 잘 보냈다는 뿌듯함, 감동, 재미, 영감 그런것 중에 하나야. 굳이 책장으로 피했지만 현실을 직면하지 않을 수 없는 작품을 읽었을지라도, 책장안에서 헤매더라도 책장을 덮으면 GPS는 없어도 현재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그런데, 이건 한여인이 겪는 정신적 방황 (결혼생활의 문제라고는 생각되지않는다. 그건 그녀가 남편에게서 원하는 것이라고 보기엔 스스로의 방황이라고 보여진다. 대체로 문제가 있는 경우에 그것의 영향이라고 생각하게 되지만, 가끔은 너무나도 괜찮은 직장을 너무나 지루하다는 이유로 그만두고 안타까운 방황을 하는 인물들을 보게되면, 그건 직장이나 꿈의 문제가 아니라 너무나 잔잔한 생활의 무료함을 더 이상 견뎌낼 신경이 없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이 '신경'은 어쩜 대단히 뛰어난 능력이기도하다)에서, 갑자기 '노숙자들은 그들의 태만, 게으름, 운명으로 그렇게 사는 것이라고 생각할지라도 파티에서는 절대 입밖에 내지않는..그래서 그걸 입밖에 낸 인물 주위를 공동화시키는' 평범한 이들의 윤리의식과 속물주의 사이의 괴리를 들쳐낼지라도, 그걸 '가족의 소중함'이란 주제로 지구의 중력보다 더 뻔한 엔딩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그동안 그렇게 뻔하지 않을거라고 그대에게 기대했던 많은 (음, 적어도 나 + 알파) 독자에 대한 배반인것이다.
p.s: 게다가 어쩜, 인용하고픈 문장 하나도 없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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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가 보는 내 모습은 확고하게 고정되어 버렸고, 우리 둘 다 그 모습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어렸을 때, 그림을 그리다 망쳤을 때처럼 그 페이지를 싹 찢어버리고 깨끗한 새 종이에 새로 시작하고 싶다. ... 아직 아무것도 잘못되지 않았다는 그 느낌을 원할 뿐이다. - 본문 52p 에서
* 우리가 사랑에 빠졌을 때, 우리는 서로에 대한 거의 무한에 가까운 관심의 세계로 빠져든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 이름은 무엇인지 어떤 배경에서 커왔는지, 어린시절엔 어떠했는지, 어떤 꿈을 가졌었는지, 어떤 상처가 있는지, 하는 것에서부터 그의 방은 어떠한지, 가족들은 어떤지, 어떤 버릇들을 가졌는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그 질문은 끝없이 쉼없이 몰아쳐 온다. 한 인간이 한 인간에 대해 가질 수 있는 최대희 호기심과 관심의 발현. 그것이 바로 아니 그것이야 말로 사랑의 시작이다. 그러나 사랑이 관계가 되고 시간이 흘러가면 상황은 좀 달라진다. 서로는 서로에 대해 호기심이 차차 줄어든다. 그리고 이미 서로를 아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며(사실은 그렇다고 오해하고 있을 뿐인데) 더이상 궁금한 것이 없어지고 둘의 관계속에서 만들어온 둘만의 암호, 둘만의 농담, 둘만의 해동, 둘만의 습관이라는 패턴으로 꽉 짜여진 그림을 환성한다. 그림이 완성되고 난 후에는 그 그림이 마음에 들든 아니든 유화처럼 단단히 굳어져 고치는 게 쉬운일이 아니다. 어느날 케이티처럼 '아, 이건 내가 원했던 그림이 아니야.' 라고 생각해도 그래서 그림을 싹 찌어버리고 새로 시작하고 싶어도 되지 않는다. 자꾸 수정을 위해 덧칠을 해 봤자 종이가 더러워져 가기만 하는 괴로운 기분에 시달릴 뿐이다. 깔끔한 정물화를 그리고 싶었건만 어느새 지저분한 추상화가 되어버린 듯한 기분, 주제도 의미도 알 수 없는, 그러면서 우리는 묻는다. "어,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이 책은 바로 그런 이야기에 관한 책이다. 1976년 대학 파티에서 만나 결혼을하고 24년을 알고 지낸 케이티와 데이비드. 의사인 케이트는 스스로 착한 사람이고 올바른 사람이라고 여기며 늘 불만과 불평을 달고 사는 데이비드에게 질릴 대로 질려 버렸다. 그러나 어느날 데이비드가 굿뉴스라는 치료사를 만나 하루아침에 불만과 불평은 사라진 세상울 구원하려는 성자의 모습으로 나타나자 이번에는 또 이게 미치도록 환장할 노릇인 것이다. 자신은 착하고 그렇기에 그에게 반대를 할 수도 없고 자신이 누려온 것들을 포기할 수도 없는 진퇴양난. 그들의 이 이상한 일상은 점점 더 괴상한 상상화로 변해가는데... 모든 것을 새롭게 다시 시작하고 싶을 때, 어떻게든 지금의 이 모습을 이 생활을 벗어버리고 싶을 때,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아니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진짜 좋은 게 뭐지?"는 그런 관계에 대한 소설이고 닉 혼비 특유의 지적 풍자와 익살, 농담이 가득하다. 솔직히 말하면 그의 상황 비꼬기와 말꼬리물고 늘어지기 실력이 가득하다 라고 말하고 싶다. 배꼽 빠지게 웃기다는 설명만큼 웃기지는 않지만 눈물을 자아낸다는 설명에선 서글픔의 눈물이.. 나는 것은 아니지만, 그의 농담과 능청스러움 그러나 종종 허를 찔러대는 일침은 많이 만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말꼬기 물고늘어지기를 싫어하는 이라면 별로일 수도 있겠다. 또 영국 이야기다 보니 상황이 우스꽝스럽고 와 닿지 않는 부분들도 있고 말이다. 닉 혼비의 위기의 부부 극복 과정 이야기 '진짜 좋은 게 뭐지?'다. - 다락방서 허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