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본주의 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들, 재화의 사적 보유권과 자본의 이윤추구를 위해 각자의 노동력을 시장에 제공하며 이를 자본으로 돌려받고, 그것을 바탕으로 삶을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이런 자본주의 사회라 하더라도 '노동'이 기본이 되고 있는데, 최근 들어서 이런 노동, 일을 통한 '먹고사니즘'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넓어지기 시작했다. 수도권 도시에서 태어나 마치 정해진 길처럼 학교를 다니고 졸업을 한 후에 회사를 다니며 전형적인 화이트 컬러 직종에 근무하며 정신노동을 하며 그에 따른 재화를 벌고 있다. 특히나 인터넷 강국이라 할 수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이제 대부분의 업종에서 IT 기술과 인터넷은 떼어낼 수 없는데 그래서인지 가장 치명적인 부분은 '인터넷이 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 이러닝 회사에서 근무할 때도 포털사이트에서 근무할 때도 내 업무의 모든 기반은 컴퓨터와 인터넷이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으면,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으면 책상 앞에 앉아 있어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인터넷망 연결이 오류가 있을 때면 '어쩔 수 없이'라고는 하지만 무력감을 느꼈고, 일어나면 안 되는 일이지만 셧다운 상황이 발생했을 때 과연 내가 나를 제대로 '먹여살릴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이 들고나니 일반적인 재화벌이가 아닌 스스로를 벌어 먹여살릴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밥벌이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 찰나에 만났던 '나만의 생업 만들기'라는 내용을 가진 이 책은 자본주의 사회의 허를 찌르는 저위험 저 투자성의 게릴라성 자영업 작전으로 일을 위해 삶을 희생하는 게 당연한 요즘의 우리들에게 새로운 의미의 '노동'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게 해주었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평범한 직장인 생활을 하던 작가는 언제나 확장만을 요구하는 일반적인 비즈니스에서 벗어나 분명히 '일'이면서도 동시에 '삶'인 놀이처럼 즐겁고, 새로움을 발견할 수 있으며, 하면 할수록 동료가 생기고 건강도 좋아지는 생업에 대해서 얘기한다. 행복하고 느슨한 콘셉트인 생업에 대해서 얽매이지도 않고 지루해지지도 않는 미덕을 '몽골 생활 체험 캠프', '시골에서 장작가마로 굽는 빵 가게 열기', '학교 건물에서 올리는 예비부부를 위한 결혼식', '독채 임대 숙소 운영' 등 자신의 다양한 생업 만들기 경험을 통해 독자들에게도 '자신만의 생업 만들기'를 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하고 있었다. 그런 그의 목소리는 1장에서는 생업이란 무엇인지 그 개념에 대해서 익히고 2장에서는 작고 소박한 생업만으로도 삶이 지속될 수 있도록 가뿐한 삶을 위한 지출 줄이기부터 마음속에 있는 두려움 없애기 등 생업을 위한 연습 과정들을 담는다. 3장에서는 본격적인 생업 만들기에 돌입해서 어떻게 나에게 맞는 생업을 만들어갈지 저자의 경험과 안내를 통해 자신만의 생업을 찾아가는 과정을 배울 수 있다. 4장에서는 본격적인 생업 만들기 이후, 나만의 생업을 하면서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대해서도 대응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다. 마지막 5장에서는 건강하고 즐겁게 생업을 지속하기 위해 필요한 함께하는 동료 만들기와 정리로서 '새로운 노동 방식의 필요성'을 말하고 있다. 누구보다도 더 잘 살기 위한 것이 아닌 그저 평범하게 살기 위해서조차 죽을 만큼 일해야 하고, 미래를 대비한 보험을 준비하기 위해 현재를 무리해야 하는 어딘가 잘못된 것 같은 현실, 점점 인생을 도둑맞는 것 같은 기분 앞에서 작가는 스스로 할 수 있는 작고 소박한 생업을 통해 스스로 '먹고살 수 있는' 힘을 키우고, 그것을 통해 '오늘'을 즐겁게 살아가며 일과 삶이 하나가 되는 새로운 노동 방식에 대하여 현재의 자본주의에 허를 찌르는 대안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현재의 자본주의 노동 방식을 없애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나의 '삶'을 제대로 살고 싶은 이들에게 전하는 '나만의 생업 만들기'는 어떤 의미에서는 자영업이라 할 수 있고 어떤 상황에서도 무너지거나 대책이 없는 것이 아닌 자신의 삶을 살아내기 위한 가장 단단한 기초를 세워주는 방법으로서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 미래를 위해 그저 열심히 일하고 돈을 벌어서 탄탄한 준비를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많은 이들에게 근본적인 '일'과 '삶'의 균형을 찾을 수 있는 색다른 시도로서 다가오는 그런 책 〈작고 소박한 나만의 생업 만들기〉였다. |
|
어떤 책은 특정한 시기에 우리 삶에 꼭 맞는 처방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 책의 소개를 처음 보았을 때, 지금 내 삶에 필요한 이야기와 목소리가 담겨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몇 해 전, 다른 책에서 “일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돈을 벌고, 그 돈을 벌기 위해 다시 일하는 삶은 뭔가 잘못되지 않았을까?”라는 메시지를 얻고 뒷통수를 맞은 기분이 들었다. 다행히 내가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있고, 보람도 있어 그다지 일이 괴롭지는 않았지만 그 이후로 ‘일과 삶의 무게’에 대한 고민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한국은 OECD 국가 중에서도 노동시간이 긴 나라 중 하나다. 그러나 일을 통해 만족을 느끼는 사람은 많지 않다. 출근을 앞둔 일요일 저녁, 연휴의 끝자락에 올라오는 SNS를 보면 모두가 고통받는 것처럼 느껴진다. 과연 이런 방식이 우리가 계속 유지해야 할 삶의 형태가 맞을까? 16년 이상 일하는 삶을 살다가 잠시 인생의 방학을 맞은 지금, 나는 내 삶이라는 통에 ‘하나의 크고 무거운 일’을 억지로 채워넣는 대신, ‘작고 가벼운 여러 일들’을 담으며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주위에는 “자잘한 돈벌이를 여러 개 하며 살고 싶다”고 말했는데, 이 책의 저자 이토 히로시가 말하는 ‘생업’이 바로 그런 삶의 방식이 아닐까 싶어 책을 만나자마자 빠르게 읽어보고 싶었다. 책의 초반부에서 저자는 나의 오래된 질문을 다시 던진다. “돈을 벌기 위해 스트레스를 받고, 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다시 돈을 쓰는 삶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지 않은가?” 주5일 근무를 기준으로, 우리는 일주일 중 5일을 일하거나 일을 위해 시간을 쓴다. 남은 이틀은 ‘쉼’이라기보다 5일의 피로와 스트레스로부터 나를 회복하기 위한 시간이 아니었던가. 일요일에는 무리하지 않기 위해 가급적 쉬고, 금요일에는 5일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불태워가며 놀아야했다. Work & Life 밸런스를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지만, 사실 절대적인 시간도 감정적 에너지도 균형을 이루는 것만이 정답일까. Work와 Life가 서로 배반적으로 시간을 점유한다고 여기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지 않은가. 저자 이토 히로시는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실마리를 ‘생업’에서 찾는다. 삶을 떠나 일하는 것이 아니라 삶과 일이 합쳐진 방식이다, 말그대로 Life와 Work가 합쳐진 생업. 그가 말하는 생업은 대단하거나 거창하지 않다. 오히려 “이런 걸로 먹고 산다고?” 싶을 만큼 소박하다. 하지만 그는 그 소박한 일들 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속도와 방향을 되찾았다. 중심을 잃지 않고, 인생을 도둑맞지 않기 위한 선택이었다. 우리가 업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돈 때문이다. ‘내가 원하는 걸 하기 위해 돈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여기서 사고의 전환을 제안한다. “그럼 내가 원하는 걸 직접 하면 어떨까?” 현대화, 분업화가 이루어지기 전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삶에 필요한 많은 일들을 직접 해결했다. 규모는 다르지만 먹을 것을 직접 키우고, 집이 고장나면 직접 고쳤다. 간혹 누군가의 도움을 받기도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일정 범위에서의 일이고 '교환'이라고 보는 것이 더 쉬웠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대부분의 경우 내 직업으로 돈을 벌고, 그 돈을 써서 내 삶에 필요한 일을 다른 사람으로부터 더한다. 저자가 제안하는 것은 과거처럼 생업이 일치된 삶을 살아가보자는 것이다. 집을 새로 꾸미고 싶다면 돈을 벌어 인테리어를 맡기기보다 직접 손을 대보는 것, 낯설고 서툴더라도 나의 손으로 해보는 것. 그는 실제로 여러 ‘생업’을 이어가며 산다. 자신이 먹을 식량을 조금씩 재배하고, 집 수리를 도와주고, 시골학교에서 결혼식을 기획하거나 아주 가끔 몽골 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각각의 일은 거대한 수입원이 아니지만, 소박하고 자족적인 삶을 가능하게 한다. 책을 덮고 나면 문득 이런 질문이 남는다. 나는 진짜 무엇을 원하고, 그걸 위해 무엇이 꼭 필요한가. 도심의 비싼 집에서 사는 이유는 내가 진정 필요로하고 원해서인가, 아니면 출근하기에 편하기 때문이었을까. 내가 자연스럽게 누군가에게 맡겨온 일들을 직접 해볼 수는 없는가. 서툴더라도 한번 해보는 게 어떨까. 기업에게나 개인에게나, 수입을 늘리는 것보다 지출을 줄이는 것이 훨씬 쉽다. '지출'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여겼던 일을 내가 직접 '생업'으로 바꾼다면 더 많은 수입을 위해 노력할 이유가 없다. 세상의 속도에 떠밀리지 않고, 내 중심을 지키며 살아가고 싶다면 ‘생업’은 지금까지 우리가 바라보지 못했던 새로운 삶의 속도와 방식을 보여줄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은 생소한 방향에 걸음을 내딛고 싶은 사람에게 따뜻한 가이드가 되어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