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닥 후기까지 쓰고 싶은 작품은 아니다. 난 솔직히 이 소설을 읽은 후 굉장한 공허감에 몸서리 치고, 돋아오른 닭살들에 손사래를 쳐야했다. 하지만, 역자후기까지 꼼꼼히 읽은 후, 바로 달려와 끄적대고 있는 폼이라니.. 나는 책의 1/3을 읽는 동안까지, 생소한 지명과 문화에 맞서야 했다. 어쩌다 케이블TV 에서 중화방송을 스쳐 돌린적은 있지만, 중샤우둥로, 런아이로, 네이후 …. (네이버는 잘알지.. 흠..) 와 같은 지명에는 어색할 수 밖에 없었다. 누구나 느끼는 사실 아닌가, 우리는 수없이 많은 미국문화나 일본문화에는 지나치게 물들고, 노출되어 있지만.. 정작 같은 아시아 다른 나라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는 것을, 그러나 우리가 전혀 안중에도 두지 않는 동안 그네들은 어느새 한류를 타고, 우리의 문화를 만끽하며 즐기고 있다는 것. 그 사실은 이 책을 읽는 동안 다시 한번 나를 자극시키기에 충분했다.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미국의 “Sex and the City”를 떠올렸다. (나도 어쩔 수 없는가 보다) 이 책의 주인공은 물론, 여자 세 명도 그렇다고 남자 세 명만도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한 명, 한 명을 꼬집어 누구는 캐리, 누구는 사만다라고 정의를 내려가며 본 것도 아니다. 그저 요즘 같은 시대의 대한민국 대도시에 사는 2-30대의 세대라면, 한번쯤은 느껴봤을 공감할 만한 내용의, 어쩌면 뻔한. 훤히 알고 있는 이야기를 어쩜 저렇게도 뽀얀 속살 들어내듯 끊임없는 유혹의 손길을 뻗어내는 것일까. 어쩌면 나는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적을 것이라고도 생각했다. 나는 아직 이 십대 초반의 영계(?)이고, 이 책의 주인공들은 30대 전 후반의 언뜻 보면 성공했다는 부류의 사람들이니까. 하지만 누군가 인생과 공부에는 왕도 없고, 나이차가 없다 했던가. 혹여 내가 삼 십대인들 지금 느끼는 이 느낌과 별반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저자가 말하는 끝에서 두번째 사랑이란 어쩌면,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지금 우리모두는 인생의 마지막 사랑이 될 수도 있으나, 영원히 끝에서 두번째 사랑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혹여 저자는, 메말라가는 이 시대의 우리의 자화상을 그리며 어쩌면 해답이 될지도 모르는 실타래를 하나하나 풀어가듯 우리시대-우리만의 사랑학 개론을 펼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는 저자의 밝고 유쾌한 어투아래 각기 다른 로맨스를 펼치는 주인공들과 어느새 하나됨을 느껴갔다. 때로는 두팡의 여성편력아래 내재된 두려움과, 그렇지만 좀처럼 수그러들 줄 모르는 바람기와 주체할 수 없는 그의 끼에 동감 했으며. 밍홍이 지나간 사랑을 가슴속에 묻어두고 현실에서 도피하듯 좀처럼 마음을 열지 못해 한걸음 나아가면 두 걸음 물러나는 그 마음을 이해할 수도 있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마치 내 안의 많은 나를 발견한 듯 여러 감정에 휩싸여 굉장히 많은 시간을 이 책에 붙들려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나는 이 500페이에 달하는 책을 단 이틀 만에 읽어내 버렸다.) 마지막 페이지를 읽은 후 책에서 손을 떼고 난 후 굉장한 후유증에 시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로 달려와 후기를 쓰고 있는 것을 보면..) 나는 이 책을 읽기를 감히 추천하지는 않는다.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바이러스가 일주일은 머물 듯 하다. p.s. 이렇게 후기를 쓰고 책의 내용을 다시 한번 곱씹어 보고나니, 어느 정도 이 글쓴이의 마음이 전해져 닿는 듯 하다. 어쩌면 나도 늘 이런 생각들에 사로잡혀있던 사랑잼뱅이가 아니었을까? |
|
책을 딱 반으로 나누어서 전반부는 하림의 1집을 반복해 들으면서 읽었고 나머지 반은 하림의 2집을 반복해 들으면서 읽었다.
아마 하림이 아니었다면 1/4도 못 읽고 말았을 것이다.
아, 너무 가볍다, 가볍다, 가볍다. 알콜램프 위에서 금방 증발해버릴 것처럼 가, 볍, 다.
내 또래의 '아이들'이 왕가위의 [중경삼림]에 한참 열광할 때도 이런 비슷한 당혹감을 느꼈었던 것 같다.
왜 나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또래들의 정서를 공감하지 못할까, 뭐 이런.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은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뭔가 조금씩 '미세하게' 빗나간다.
내가 너무 무거운 걸까? 무거운 것과 진지한 것은 다르다고 생각했고 나는 단지 진지할 뿐 무거운 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그게 그거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도시를 살아가는 2-30대들의 일상을 담고 있다. 그들의 일상을 설명할 두 가지 키워드는 일과 사랑.
90년대 초중반, 홍콩에서 만들어진 영화를 보며 동시대의 젊은이들이 공감할 수 있었던 것처럼 이 소설 역시 타이완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소비사회를 사는 사람들답게 소설 속 주인공들은 그들이 소비하는 것들을 통해서 자기의 정체성을 발현하려는 듯 보인다. 그러나 작가가 나열하는 그 모든 소비재들 속에서 독자인 나는 점점 공허해진다.
아, 이렇게 난감할 데가!
[덧붙임] 6:41pm 11/24/09
이 작품은 내가 좋아할 만한 요소가 많다. 그런데도 왜 마음에 안 든 걸까? 한참을 생각해 봤다. 내가 스스로 생각해낸 이유는 다음의 두 가지.
(이 작품은 내용만 463쪽 분량이다. 한... 270쪽 내외면 적당했을 이야기였는데 말이다.) 둘째, 대화가 많다. 총 72개의 챕터로 되어 있는데, 그 많은 주인공들이 쉴새 없이 대화를 한다. 대화 자체는 나쁘지 않은데, 뭐랄까? 아무리 좋은 사람들과라도 밤새 이야기를 하다 오면 피곤하기 마련이다. 나는 한 마디도 안 하고 듣기만 하고 왔더라도. 그런 피곤함이 느껴진다. 직접인용문이 너무 많은 글은 피곤하다는 걸, 메모 폴더에 글을 옮겨적으면서 비로소 깨달았다. '아, 이게 문제였던 거구나!' |
| 나는 원래 중화권 문화에 관심이 많다 솔직하게 말한다면, 내가 좋아하는 한 가수가 많이 언급된다고 하여 그저 호기심에 이책을 구입해서 읽게되었다 사실, '소설'이라면 초등학교 이후로 거의 손을 대지 않는 심하게 편식적인 나의 독서취향 때문에 걱정을 안한 것은 아니지만, 막상 받은 자리에서 몇장 읽어본 이 소설은 '소설'이 주는 '허구성'이랄까 그로 인한 '허무함'을 주지 않았다 마치...그냥 나와 그리고 이시대를 살아가는 20대후반에서 30대초중반의 젊은이들의 모습을 담담히 읽어내려가는 느낌이었다 만약 내가 20대초반이었다면 이 소설의 이야기에 그다지 공감할 수 없었을 것이다 '사랑'이라는 마술 같은 일에 수많은 '상상'과 '꿈'으로 덧칠을 입히고 있는 그 나이때에는 '사랑'이라는 것에 대한, 그리고 오늘날의 '사랑'의 의미에 대해 냉소적으로 풀어나가는 이 이야기가 결코 달갑지는 않을테니까.. 그래서 어떻게 보면 밑의 다른 분들의 이야기 처럼 이 소설은 식상한 이야기가 될수도 있고, 또 다른 한편으론 감동적인 이야기가 될 수 있다 글쎄다...나같은 경우는 오히려 이 이야기를 읽고 난후 잃어버렸던 사랑에 대한 희망이 다시 긍정적으로 생겨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작가는 30대전후의 젊은이들의 사랑에 대한 시선을 다소 냉랭하게 그려내고 있는줄 모르겠지만, 나는 오히려 그 사이에서 그에 대한 작가의 따뜻한 희망이 느껴졌다 |
|
끝에서 두번째 여자친구
제목에서 끌린책이었다. 도대체 무슨 뜻일까. 결혼하기 직전에 만났던 여자를 의미하는 걸까.. 내내 궁금증을 자아내며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지나간 과거를 질투해 본 기억이 있는가?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면서 지나간 애인을 질투한다는게 예전엔 참 웃기기만 한 일 같았다. 그러나 막상 결혼을 하고 남편의 옛 앨범에서 본게 되는 추억속의 사진에서 웃고 있는 남편을 보고 있으니 이성적으로 후훗. 하고 웃어 넘길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내가 알지 못하는 면을 그녀는 알고 있지 않을까. 나에게 잘해주듯 그녀에게도 잘 해줬겠지? 언제나 나에게만 해당해야할 그의 관심이 과거 어느 순간 다른 사람에게 주어졌다는 것이 마음 상하게 만들곤 한다.
내가 만났던 사람이 먼저 결혼해버려 내가 누군가의 끝에서 두번째 여자친구가 되어보지 못했으니 저우치의 마음을 전적으로 바라보진 못했다.
대신 그녀를 바라보는 나의 마음을 전해주고 싶었다.
그와 사랑을 완성하진 못했을테지만 제일 격렬했으며. 격정적이었던 사랑이 질투난다고.
또한 감사한다고.
그 사랑으로 인해 그가 성숙했을테고 똑같은 실수는 반복하지 않을테니 말이다.
이책은 유독 나의 눈길을 끄는 대목이 많았다.
"그만 좀 하세요. 이런 생활 나도 안 해본 거 아냐. 너나 나나 서로 잘 알잖아 바쁘다는건 핑계야."
"두통과 마찬가지로 증명할 필요가 없는 쓰기 편한 핑계지!"
연애를 하면서 한번쯤 해본 말이지 않는가? 기분이 몹시 상했고 기분이 상했다고 말하기엔 자존심이 상할때 남자에게 던졌던 한마디. 머리아파.
이야기엔 즈핑과 그레이스 두팡과 안안 저우치와 민홍 이렇게 세 커플이 등장한다. 그중 유독 나의 마음을 끌었던건 저우치와 민홍이야기였다. 민홍이 느끼는 감정에 대한 공감도 컸으며 저우치의 안타까운 마음은 예전 나의 짝사랑하던 마음을 고스란히 나타내주고 있으니 말이다.
"토요일 오후에 문자 오는것, 통신사 광고 메세지는 말고, 회의 때 싫어하는 동료가 사장한테 용먹다가 멍청하게 말대꾸하는 것, 바이어와 약속을 했는데 그가 회사로 찾아와주는 것, 계속 전화로만 통화하던 바이어를 처음 만났는데 굉장한 미인인것, 식당에 도시락을 사러 갔는데 아줌마가 주문한 모든 요리를 깔끔하게 담아주는 것, 반년이나 얼어 있더 ㄴ피넛 버터가 여전히 부드럽게 발리는 것, 잘 익은 수박을 쪼갰을때 양쪽 합쳐서 다섯 개의씨만 보이는것..
...
신문 보지 않고 예매도 안 하고 갑자기 위너 빌리지에 달려가서 영화를 보려는데 오 분 후에 시작하는 표를 사는 것."
"그런 일들이 널 즐겁게 한다고?"
.
.
"언젠가 일요일에 문을 닫으려고 할 때 갔거든, 수영장에 사람이 아주 적어서 나 혼자 레인 하나를 다 썼어. 그 때 느꼈지, 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
"그게 네가 원하는 생활이야?"
"아주 단순한 생활이지."
"밍홍, 그거 알고 있니? 아까 네가 말했던 너를 즐겁게 하는 모든 일에서 넌 혼자였다는 거?"
그녀는 백에서 휴대폰을 꺼내어 보자마나 밍홍인 줄 알았고, 놀란 나머지 백을 바닥에서 떨어뜨려 안에 들어 있는 물건이 온 바닥에 쏟아졌다.
.
.
전화를 끊고 저우치는 차 안으로 들어가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이것이 사랑일까? 짧디 짧은 몇 초 동안의 전화인데도 끊고 나 후에 심호흡을 하게 하는 것.
다양한 방식의 사랑을 하고 있는 세커플을 통해 나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괜찮은 연애소설 한편. [인상깊은구절] 책상 위의 전화가 울렸지만 그녀는 받지 않았다. 그녀는 인정해야만 했다. 그녀가 얼마나 예쁘던, 그에게 얼마너 잘 해주던, 얼마나 인내심이 있든, 얼마나 보답을 바라지 않든 간에, 사랑은 생겨나기 힘들 것이다. 사랑은 달리기와 같지 않아서 삼십 분마다 반드시 삼백 킬로칼로리가 연소되는 것이 아니다. 사랑은 일 년을 뛰어도 여전히 땀 한 방울 나지 않을 수 있다. 아무도 설명해줄 수 없고, 답은 자기 혼자서 고민하고 찾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녀는 빨리냐, 아니면 늦게냐를 선택할 수 있을 뿐이고 받아들여야 한다. |
|
끝에서 두번째 여자친구..가 뭘까? 하는 생각에 책을 집어 읽었다.
소설속에는 한중일의 문화가 살짝 함께 존재하는 것이 문득 문득 보였다. 그래서 순간 깜짝 놀랐다. 등장하는 것들이 중국에 국한된것이 아니라 젊은 사람들이라는 느낌이 스며드는 책이다. 노르웨이숲이라는 책 제목에서 하루키를 연상 시키기도 하고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우리나라 연애인 이름도 이야기 도중에 가십거리로 등장한다. 지나가는 말들 중에서 익숙한 말들이 나오니 왜 설레일까?
나는 끝에서 두번째 여자 친구가 되고 싶지는 않다. 누군가에게 내가 잊혀지지 않는다는 것은 끝나버리지 않는다는 느낌이 든다. 그런건 질색인데..현재에서 내가 숨을 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만이 나를 기억했으면 좋겠다. 한때 정말 사랑했는데 잊혀진다는 건 슬픈 일일지 모르지만 ..딱 내가 사랑하고 기억하는 만큼만 기억되고 싶다.
친구라는 인물로 엮여진 두 남자 주인공 그리고 여자들 ...도교타워를 생각 나게 하는 부분이다. 한사람은 고지식한 사랑 하나는 자유분방한 사랑..하지만 상처받고 잊지 못하는 사람은 왜 자유분방한 사랑을 하는 사람일까? 아마도 그녀같은 사람이 다시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있을 때 잘해줘라!! 라는 말이 생각 나는 책이다.
사랑을 하고 그리고 이별을 하고 우리는 사랑했던 사람들을 기억한다. 그리고 어느순간에 내가 끝에서 두번째가 되어버릴지 모른다. 사랑했던 사람을 순간 을 수는 있지만 그사람을 생각하는 순간 감정도 함께 기억이 나버리는 것 같다.이런 미묘한 감정들...
이별을 통해 우리는 사랑하던 사람과의 기억을 되뇌이게 된다..그리고 마음에 세긴다..
두번째 여자친구가 되고 싶다기 보다...시간이 흘러서 나는 어떤 사랑으로 기억이 될까 생각하게 만들었다...제목이 그런 의미에서 참 신선했다 [인상깊은구절] “‘끝에서 두 번째 여자친구’가 되는 것도 좋아요.” “말도 안 되는 소리! 난 그들이 마음속으로 영원히 날 생각하기를 바라지 않아요. 그게 나한테 좋은 점이 뭐가 있어요?” “물론 좋죠. 당신은 초등학교 선생님처럼, 영원히 감사하고 그리워하면서 아마도 영원히 이별할 수 없는 대상이 될 거예요. 그 사람들 마음속에서 영원히 함께 있을 때의 그 젊고 아름다운 대상으로 남겠죠. 아내들처럼 함께 늙지 않을 거예요.” |
| '끝에서 두 번째 여자친구'... 작년즈음 잠깐 만나던 사람이 올해 가을 결혼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소설은 나에게 그 기억을 일깨워주었다. 나 역시 누군가의 끝에서 두 번째 여자친구였음을... 그래서일까. '끝에서 두 번째 여자친구'라는 제목에서 미묘한 떨림과 씁쓸함을 느꼈다면... 소설을 읽으면서 너무 '끝에서 두 번째 여자친구'에 집착한 나머지 다른 이야기들은 잘 들어오지 않았었다. 언제쯤 그 '끝에서 두 번째 여자친구'가 나올까, 나올까 염려하는 사이에 소설의 페이지는 한참 넘어갔고 마무리에 다가서서야 대수롭지 않은 이야기의 끝에서 그 말이 나왔던 거다. 그래. 사실 이 소설은 '끝에서 두 번째 여자친구'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다. 세 쌍의 남녀를 중심으로 한 사랑과 이별에 대한 이야기이다. 한 번의 사랑으로 마음을 닫아버린 밍홍, 그 밍홍에게도 끝에서 두 번째 여자친구가 될까 두려운 저우치, 20대의 트렌디한 삶을 살지만 여자없인 살 수 없는 두팡을 사랑하는 안안, 안안을 사랑하지만 또한 아름다운 모든 여자를 사랑하는 두팡, 사랑으로 맺어진 즈핑과 그레이스 부부의 이야기인 거다. 그들의 사랑법과 이별은 트렌디한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하루 종일 직장에서 시달리고 들어와 샤워를 하고 맛있는 저녁밥을 든든히 먹고, 배를 깔고 누워 10시대의 드라마를 볼 때의 그런 기분이 말이다. 익숙한 삶의 한 풍경을 재현하지만 조금 더 멋들어진, 그러면서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그런 이야기들을 말이다. 맥도날드, 던킨 도너츠, 쿠가이라든가, 한 번쯤은 봤을 법한 헐리우드의 영화들, 핸드폰 등의 이야기들은 타이완이 아닌 한국의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쓰여지고 있다기보단 보여지고 있는 이 소설은 너무나도 드라마를 닮아 있다. 그런 점이 바로 소설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나처럼 소설은 '삶에 대한 진지하고도 엄숙한 통찰'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독자에겐 가벼운 소설이 되고, 소설은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읽히는 현실과의 공감성'이라고 생각하는 독자라면 흡족한 소설이 되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작가에게 가볍다고만 할 수 없었던 이유는, 1에서 2, 2에서 3으로 넘어갈 때의 문장 구사력 때문이다. 마지막 문장과 첫 문장의 닮은 꼴은 마치 고리를 형성해놓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화면의 한 장면처럼 작가는 그렇게 문장을 구사할 줄 안다. 조금 더 짧게 썼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싶기는 하다. 밋밋한 이야기가 쭈욱 이어지다가 마무리에서 조금 급하게 흐른다. 400 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을 딱 잘라 100 페이지 정도만 줄이고 대신 사건의 흐름을 긴박하게 구성했다면 조금 더 잘 읽히는 소설이 되었을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조금 아쉽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공감을 일으킬 만한 즐거운 소설임은 틀림없다. |
|
왕원화의 책은 단백질 소녀를 먼저 접했다. 우연히 이 책을 보게 되었고, 이 책이 단백질 소녀보다 먼저 나왔다고 해서 당연히 구입해서 읽었다. 결과? 아주 대만족이다.
단백질소녀에서 조금 부족했던 뭔가가 확 채워지는 느낌을 받았다. 처음엔 지명과 이름이 생소하여 몇번씩 읽곤 했는데, 차츰 읽다보면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즈핑과 그레이스, 저우치와 밍홍, 두팡과 안안. 세 커플과 그들의 친구들.
연애하고 싸우고 사랑하고 삶의 현장에서 치열하게 살고.. 일상적인 그들의 삶이, 대만인이라고 한정할 수 없이, 마치 우리들의 삶과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은이 왕원화가 영화사에서 근무해서 그런지 몰라도, 책을 읽는 내내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도 들었고, 왕원화가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여자가 썼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무척 섬세했다. 지은의의 후기와 해설을 모두 읽은 후 책장을 덮기가 아쉬워서 다시 처음부터 몇장을 더 봤다.
훨씬 이해하기 쉬웠고, 그들이 처음에 그렇게 시작했구나 싶고 새삼 이 책의 매력을 느꼈다. 보통 소설은 한번 읽으면 다시 읽긴 힘든데, 이 책은 다시 읽어도 너무 느낌이 좋다. 책이 보통 책보다 두껍지만, 전혀 무게를 느낄 수 없이 너무 좋았다. 왕원화, 그의 또 다른 작품을 접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힘든 사랑을 하거나, 사는게 무료하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아주 만족하리라 생각한다. |
| 처음 받자마자 국내책들의 얇팍함과 비교하면서 한 번 당황하게 된다. 이책을 어찌들고 지하철을 타고 다닌단 말인가... 가방까지 바꿔들게한 무거운 책과의 전쟁이어 어색한 지명과 주인공들의 이름들과 친숙해지느라 1/3 부분까지 속도의 고전을 면치 못했다...허허 서른즈음에... 사람이 살면서 사랑 한번 안 해 본 사람이 있을까... 혹은 용기내어본 사랑에 상처 받아 본 적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일하면서 잊고 지내려고 하면서 무얼 잊어야 하는지 조차 잊어버리게 될 날을 얼마나 기다렸던가.. 그래도 문득문득 입술에 맴도는 이름을 어찌 잊겠는가 내게 상처준 사람 내가 상처준 사람에 대한 일들이 바람처럼 떠돌다 부딪치며 가는 걸 무엇으로 방패삼아 막을 수 있겠는가... 그런 기억들이 또 한번 가슴을 울리면서 공감한만큼 또 이해하고... 이제 더 편안한 가슴으로 기억할 수있으리라... 다독일 수 있는 가슴으로 살아 갈 수 있겠지 싶다.. 그렇게 위로받고... 빨리 읽어치워야겠다는 생각을 갇게했던 책에서 연필들고 메모하면서 내 가슴과 대화하는 책으로 내 침대곁에 조금더 오래 머무를 책으로 자리했다... |
|
매우 두꺼운 소설이긴 하지만 줄거리의 빠른 전개로 인해 그렇게 집중해서 봐야 할 책도, 오래오래 곱씹으며 생각해야 할 책도 아니다. 알랭 드 보통의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우리는 사랑일까> 와 같은 책들이 문장 하나하나 씹고 되새기며 읽어야하는 데 반해 왕원화의 <끝에서 두번째 여자친구>는 마치 잡지를 보듯이 훑어 읽어도 무방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소설이 알랭 드 보통의 연애소설보다 우리에게 주는 메세지의 질이 떨어진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연애소설이 교훈을 줘야 할 의무는 없지만, 우리는 연애소설을 읽음으로써 우리의 지난 날들을 되돌아보며 나의 사랑을 성찰하게 된다. 알랭 드 보통은 소수의 등장인물과 장면의 변화없이 정체된 자리에서 머리 속으로 사랑에 대한 상념을 펼치는 반면, 왕원화는 많은 등장인물과 빠른 사건 전개 속에서 각각의 놓여있는 상황 속에서 뭔가를 느끼도록 해주고 있다. 등장인물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 대사 한줄에는 별 의미를 찾아볼 수 없지만 그들의 대사가 모이고 하나의 장면이 만들어지며 메세지를 전달한다.
"맞아요. 그날밤, 두팡은 날 '메아리 입구' 앞으로 데려갔고, 거기서 큰 소리로 '나는너를 사랑해'라고 외쳤어요. 난 아주 기뻤고, 줄곧 메아리를 들었어요." (428쪽)
안안의 대사와 밍홍의 대사를 따로 놓고 봤을 때 그건 아무것도 아닌 문장이 된다. 하지만 두 사람의 대사가 '대화'로 바뀌는 순간, 저들의 이야기는 나의 가슴을 울린다.
왕원화의 소설 <끝에서 두번째 여자친구>에서의 '끝에서 두번째 여자친구'란 말 그대로이다. 한 여자가 있고 이 여자는 그동안 몇명의 남자들을 사귀었다. 그런데 희한한 것은 그 남자들이 모두 이 여자와 사귀고 헤어진 이후에 결혼할 여자들을 만났다. 그러니 이 여자는 그 남자들의 마지막 여자친구 바로 이전의(!) 여자친구가 된 셈이다. 결혼까지 골인하기 바로 직전의 여자친구라는 의미. 모든 사랑이 결혼으로 연결 될 필요는 없지만 많은 사랑하는 사람들이 서로 결혼하기를 원한다. 그런 의미에서 소설 속 인물 저우치는 그간의 남자친구들과 사랑을 하며 결혼에 이르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한 비극적인 인물이다. 사랑했으나 사랑에 실패한.
정말 유쾌하지 않은 경험이고, 만일 내가 그간 내가 사귄 여자친구들의 끝에서 두번째 남자친구가 된다면 이보다 슬픈 사랑의 운명이 있을까 싶다. 좋아하고 사랑하고 만나고 사귀고, 결혼은 또다른 시작이라고들 말하지만 현재 사귀고 있는 연인들에게 있어 사랑의 종말은 결혼이다. 어떤이는 연애따로 결혼따로 라고 하지만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결혼하고 싶은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이때의 '결혼'은 법적인 신고가 이루어진 결혼 뿐 아니라 함께 같은 공간안에서 사는 것을 포함한다. 즉 동거까지도 포함. 하지만 결혼식 을 통해 주위 사람들의 축하와 격려를 받고 싶은 것이 모든 연인의 바램이 아닐까 싶다.
아직까지 내가 사귀었던 여자친구들 중 어느 누구도 결혼하지 않았고, 다행히도 난 그녀들의 끝에서 두번째 남자친구가 되는 경우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가능성은 있다. 아직 나와 내가 사귀었던 여자친구들의 나이가 주변의 재촉을 받을 정도의 결혼적령기가 되진 않았고, 그들 중 어느 누구도 나 다음에 다른 남자, 그리고 이후의 다른 남자와 사귄 사람은 아무도 없으므로. 나와 헤어진 뒤 현재 솔로이거나 아니면 다른 남자를 사귀고 있을 경우, 그녀들이 새로운 남자를 만나거나 아니면 지금 지금 사귀고 있는 남자와 결혼을 하게 될 경우 여지없이 난 '끝에서 두번째 남자친구'가 되고 만다.
끝에서 두번째 남자친구건 세번째 남자친구건 아니면 또 몇번째 이든, 끝에서 두번째 여자친구건 세번째 여자친구건 아니면 또 몇번째이든 간에, 남녀 모두 이전의 사랑했던 사람으로부터 만남에서 이별에 이르기까지 교훈을 얻었을 것이다. 그것은 좋게 헤어지건 나쁘게 헤어지건 상관없이, 지금 그 사람이 좋건 싫건 상관없이, '사랑했던 경험'으로부터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다. 처음의 사랑에서, 두번째 사랑에서, 세번째 사랑에서 우리는 사랑을 경험할 때마다 새로운 교훈을 얻고 다음의 사랑에서 좀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을 할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이렇게 교훈을 얻어 성숙한 두 남녀가 모이면 결혼을 하게 되겠지.
"만약 어느날 그가 당신을 잃는다면, 그는 마침내 당신이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 이해하게 되겠죠. 지나간 잘못을 아파하며 뉘우칠 거고. 그러고는 그가 다음 여자를 만날 때는 더 나아지는 거에요. 그는 그녀와 결혼할 거고, 아주 좋은 남편이 되겠죠. 하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영원히 당신이 있을 거에요......" (402쪽) |
| 원래부터가 중국소설을 좋아해서 신작이 나오면 무조건 사버리는 경향이 있다.. 생각없이 대만도 비슷하겠지 해서 사버린 책이다.. 책이 좀 두껍다 생각했는데..그자리에서 단번에 읽어버렸다.. 간혹 중간중간에 반복되는듯한 내용도 조금 있었지만.. 주인공 모두가 번듯한 직업을 가졌다는것에 좀 식상했지만 뒷부분에 있는 작은 반전들이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물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 난 몇번째 여자였을까,, "책을 읽은 사람들이라면 모두 한번은 생각해보겠구나 라는 느낌이 든다.. 그런데 몇번째 여자가 좋은걸까?? 때때로 끝에서 두번째 여자라도 괜찮지 않을까... 마지막 여자는 분명 행복한걸까?? 누군가의 몇번째 여자인가가 중요한걸까?? 이래저래 나는 어떤가 하는 생각을 하게하는 책같다.. 책을 읽으면서 소설속 인물들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거야 라는 약간의 반감은 있었지만 그것도 나름대로 작가의 의도일지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