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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말좀 들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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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언 반스 책은 두권 읽어 보았다. 1981년에 나온 '플로베르의 앵무새'와 1991년에 나온 '내 말 좀 들어봐'가 그 두권이다. 줄리언 반스 소설의 매력은 소설의 형식을 파괴하는 데 있다. 고수들은 주로 파괴한다. 아니 파괴했기 때문에 고수가 되었다. 피카소는 소를 열심히 그리다 어느날 소의 외형을 파괴시켜 버리고 선 몇개 만 가지고도 소를 알아볼 수 있도록 본질적인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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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언 반스 책은 두권 읽어 보았다. 1981년에 나온 '플로베르의 앵무새'와 1991년에 나온 '내 말 좀 들어봐'가 그 두권이다.

줄리언 반스 소설의 매력은 소설의 형식을 파괴하는 데 있다.

고수들은 주로 파괴한다. 아니 파괴했기 때문에 고수가 되었다.

피카소는 소를 열심히 그리다 어느날 소의 외형을 파괴시켜 버리고 선 몇개 만 가지고도 소를 알아볼 수 있도록 본질적인 특징만 남겨두었다.

신경숙은 거울을 가지고 다니며 자신을 비춰보는 작가인데 '외딴방'에서는 그 거울을 잃어 버리고 찾아 다니기 때문에 그녀의 최고 작품이라고 한다.

은대녕은 계속해서 집을 떠나는데 그의 최근작 못자국에서는 떠난 집으로 다시 돌아오기 때문에 자신을 깬 작품이라고 칭찬을 받았단다. (이것은 내생각이 아니라 문학평론가께서 그렇게 말씀하셔서 그런줄 아는거다. 남의 생각을 내 생각인 것처럼 말하믄 안된다. 서평 쓰다보면 종종 남의 생각인지 내 생각인지 구분을 하지 못한다.)

 

 

줄리언 반스는 '플로베르의 앵무새'에서 좀더 심하게 소설의 형식을 파괴했다. 보봐리부인을 쓴 플로베르에게 영감을 준 앵무새를 찾아 다니는 화자가 나오는 소설인 플로베르의 앵무새는 도대체가 소설같지 않다. 플로베르의 전기라고 하면 차라리 맞을 만한 말이다. 이 책을 보면 보봐리 부인을 읽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보봐리 부인을 읽었다. 그런데도 끝까지 읽다보면 소설이 주는 그 맛이 난다. 그러니 참으로 독특하다 할 수 밖에. 읽기가 그리 녹녹한 작품은 아니다. 소설이 서사를 포기하면 가독성이 떨어진다. 반면 '내 말좀 들어봐'는 서사가 부족해도 무척 재미있다. 왜냐하면 형식은 소설을 파괴시켰지만 내용은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진부한 내용 삼각관계를 다루었기 때문이다.

(삼각관계, 쓰읍~ 이건 지구가 멸망해도 살아남을 재미있는 이야기다. 텔레비젼이 없어지지 않는 한, 인간이 멸망하지 않는 한 남아 날 이야기다. 사랑과 갈등이 있는 영원한 소스 )

 

 

맨먼저 스트어트가 있다. 그는 굼뜨고 보수적이지만, 그렇게 둔한 사람은 켤코 아니다. 그리고 그의 절친한 친구로 예술가적이고 유식한 인용을 즐겨쓰는 올리버가 있다. 그리고 이 둘 사이에서 난폭하게 진로를 바꾸는 질리언이 있따. 질리언은 스튜어트와 결혼하고 곧 올리버와 사랑에 빠짐으로써 모든 사람을 놀라게 하는 수수께끼같은 여자다. 이 세인물들은 주인공 이면서도 동시에 우스울 정도로 신빙성이 없는 목격자이기도 하다. 이 소설은 로맨틱한 삼각관계를 면도날처럼 날카로운 풍자의 무기로 재개발한 작품이다.

 

책 뒷표지에 써있는 이 말만 읽으면 내용은 끝이다. 더 이상 없다.

그런데 그 형식이 세사람이 교대로 등장하며 끊임없이 자기 관점에서 사건을 전달해주고 해석해준다. 우리나라 소설중에 하일지의 '진술'처럼- 자기 아내를 죽인 대학교수는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이야기하는데 여기서는 셋이 교대로 떠든다.

똑같은 사건을 가지고도 셋이 하는 말이 다 틀리다. 여기서 작가는 이렇게 덧붙인다.

'진실은 없다. 관점만 있을 뿐이다.'

음 ~~ 멋진 말이다.

줄리언 번스는 문예 편집자 출신에 평론을 쓰기도 했던 탓일까 아주 과학적이고 치밀한 소설을 쓴다.

 

플로베르의 '보봐리 부인'이 진부하기 그지없는 스캔들을 새로운 형식을 통해 명작으로 만들었듯이 플로베를 추앙하는 이 작가 줄리언 번스는 세상에서 가장 진부한 소재인 삼각관계를 가지고 독특한 형식안에 집어 넣는 실험을 했다. 그 스타일이 영락없이 공부 많이 한 소설가 스타일이다.

 

 줄리언 번스에게 한 수 배우기.

독특한 형식일수록 내용은 진부하라. 즉 재미있어라.

 

(블로그 리뷰가 예스 상품에 따라붙지 않게 할 방법은 없나요? 이런 리뷰가 올라가는 거이 정말 싫은 데. -_-;;;)

 

 

 

 

 

 

     

h******h 2007.07.09. 신고 공감 3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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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모두들 모든 것을 말하고 싶어 안달이냐구?
"어째서 모두들 모든 것을 말하고 싶어 안달이냐구?" 내용보기
난 말할 게 없어. 그런데 요새는 어딜 봐도 자기 삶을 고백하며 자기가 옳다고 고집하는 사람들뿐이야. 어느 신문을 펴봐도 <내 인생을 한번 보세요>하고 외치는 사람이 꼭 있어.  ....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그러는 걸까? 어째서 <날 좀 봐. 내 말 좀 들어 봐>하고 외치는 걸까? 왜 사람들은 가만히 못 있지? 어째서 모든 것을 말하고 싶어서 안달일까? - 본문 중에서
"어째서 모두들 모든 것을 말하고 싶어 안달이냐구?" 내용보기
난 말할 게 없어.

그런데 요새는 어딜 봐도 자기 삶을 고백하며 자기가 옳다고 고집하는 사람들뿐이야.

어느 신문을 펴봐도 <내 인생을 한번 보세요>하고 외치는 사람이 꼭 있어. 

....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그러는 걸까? 어째서 <날 좀 봐. 내 말 좀 들어 봐>하고 외치는 걸까?

왜 사람들은 가만히 못 있지? 어째서 모든 것을 말하고 싶어서 안달일까?

- 본문 중에서

 

*

사람들은 누구나 외롭고 그리고 쓸쓸하다. 그래서 누군가 자신을 알아봐주기를 바란다. 자신을 알아채주기를 바란다. 그저 스쳐지나가는 인생으로 남고싶어하지 않는다. 어떤 이는 온세상이 전부 다 자신을 알아봐 주기를 바라고, 어떤 이는 역사가 자신을 기억해주기를 바라며, 또 어떤 이는 세상의 전부가 몰라도 단 한사람만 자신을 알아봐 주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걸 우리는 사랑이라고도 말한다.

모든 사랑은 오해 속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착각과 기대 속에서 사랑은 자라나고, 오해와 이해 속에서 사랑은 꽃을 피우고, 실수와 변명으로 열매를 맺고, 미화된 합리화와 거짓말로 사랑은 기억된다. 그리고 똑같은 방법으로 잊혀진다. 오해와 이해 그 어디쯤에서. 실수와 실패 그 어디쯤에서.  

 텔레비전을 켜도 컴퓨터를 켜고 라디오를 켜고 신문을 펼쳐도 어디에나 어디서나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아우성 치는 소리들이 가득하다. 그들의 삶을 한번 봐 달라고, 자신의 상처를 알아 달라고 자신의 즐거움과 기쁨과 슬픔을 불행을 이해해 달라고 외치는 소리들. 누구나 자신의 인생은 특별하고 자신의 상처는 유별나며 자신의 사랑은 특별하고 자신의 깨달음만이 유일하다고 생각하며 우리는 살고 있다. 자신의 목소리를 내세우느라 바로 곁에 있는  이의 이야기는 듣지 못한 채 우리는 악다구니를 쓰며 살고 있는 것이다.

<내 말 좀 들어봐>에는 스튜어트 올리버 그리고 질리언이 나온다. 그들은 모두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 이야기는 아주 다르다. 같은 시간을 지나쳐 왔지만 그들은 각자의 입장에서 각자의 기억 속에서 다른 시간들을 살고 있다. 똑같은 시간 속에서 같은 사건을 겪었음에도 사람들은 각기 다른 기억들을 가슴과 머리에 품고 다른 이야기를 하며 살아간다. 과연 우리가 지금 이 시대를 이 세상을 함께 살아아고 있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하고 묻고 싶을 정도다.

사람들의 각기 다른 기억들 속 어딘가 사람들이 지나쳐 흘려보내는 시간 속 어딘가 그 작은 빈틈에 진실이 있을 것이다. 누군가의 마음 속에서 누군가의 기억 속도 아닌 어딘가.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요즘 시대에 걸맞는 내용이고 결론이다. 어째든 결론이 좋으면 다 좋은거 아닌가 하고 말하는 줄리언 반즈의 수다스런운 소설<내 말 좀 들어봐> 였다.  소설은 상당히 수다스러워서 잘 맞지 않거나 읽기 힘들어하는 이들도 좀 있지 않을까 싶었다.

- 다락방에서 허뭄

g*****6 2008.03.24.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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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되지 못하는 사랑의 독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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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관계라니. 이제는 진부하고 식상한 소재다. 그런데도 재.미.있.다. 재미있다는 표현외에 달리 표현할 말을 찾지 못할 정도로 말이다. 줄거리의 큰 맥락은 스튜어트와 결혼한 질리언이 스튜어트의 절친한 친구인 올리버의 구애에 넘어가서 그와 다시 결혼한다는 이야기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많이 보아온 소재임에도 무척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건 아무래도 줄리언 반즈의 문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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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관계라니. 이제는 진부하고 식상한 소재다. 그런데도 재.미.있.다. 재미있다는 표현외에 달리 표현할 말을 찾지 못할 정도로 말이다. 줄거리의 큰 맥락은 스튜어트와 결혼한 질리언이 스튜어트의 절친한 친구인 올리버의 구애에 넘어가서 그와 다시 결혼한다는 이야기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많이 보아온 소재임에도 무척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건 아무래도 줄리언 반즈의 문장이 주는 즐거움 때문인 것 같다. 그의 문장은 그의 소설 <그녀가 나를 만나기 전>보다 훨씬 발랄하다. 그리고 이 소설이 주는 또 하나의 즐거움은 세 인물의 독백체로 소설이 진행되어 하나의 사건에 대해 각기 다른 말들을 뿜어대는 관점의 차이를 만끽할 수 있다는 점이다.

스튜어트 : 당신에게 얘기하겠다. 그래, 내가 얘기할 수 있는 건 오직 하나다. 나는 아내를 잃었다. 그것도 나의 절친한 친구 올리버에게 빼앗겼다. 나는 아내를 사랑했다. 그리고 특별히 내가 잘못했던 것도 없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그가 질리언을 데려갔고 나는 혼자가 되었다. 이제 내게 남은 생은 아무런 의미도 없을 것이다.

질리언 : 나는 스튜어트를 만나 사랑에 빠졌고 결혼했다. 그런데 어느날 올리버가 나타났고 그리고 이제는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 나도 죄책감을 느낀다. 그런데 나도 어쩔 수가 없다. 처음에는 스튜어트가 좋았고 이제는 올리버가 좋은 것뿐이다. 다만 그뿐이다.

올리버 : 질리언에게 스튜어트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래서 그녀에게 어울리는 내가 그녀를 가로챘다. 이게 뭐가 잘못됐나? 순전히 시장원리에 따른 것뿐이다. 사랑도 일종의 시장이니까 말이다. 그러니 내게 더 이상의 비난은 하지 말아 달라.

세 사람의 각기 다른 목소리를 통해 사건의 흐름을 짚어가다 보면 그들의 각기 다른 진실 속에서 허둥거리게 된다. 그래서 서로가 자신이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상황에서는 누구의 편을 들어야 할지 난감하기까지 하다. 스튜어트는 아내를 빼앗겼기 때문에, 상처 입을 사람은 바로 나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질리언은 두 남자가 자신을 사랑했기 때문에 가운데 끼여서 짓눌려야 하는 자신의 처지를 토로하며 자신이야말로 상처를 입었다고 말한다. 또한 올리버는 온갖 비난을 들어야 하는 자신이야말로 창문에 머리를 박아대는, 그래서 자꾸만 부딪치고 또 부딪치는 그런 연약한 나방 같은 심정이라고 자신의 상처를 항변한다.

그들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전혀 듣고 있지 않다. 그저 자신의 이야기를 열심히 할뿐이다. 이들에겐 어떤 대화도 필요치 않다. 그래서 올리버가 질리언과 결혼하려 할 때에도 스튜어트와 올리버 사이에는 어떤 진지한 대화도 오고가지 않았다. 스튜어트와 질리언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타인과의 소통보다는 자신만의 연극이 얼마나 더 진실되게 보이느냐가 더 중요하니까 말이다. 자신만의 공간에 갇혀 있는 이들에겐 처음부터 '사랑'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았던 건지도 모른다.

그들의 각기 다른 독백들 속에서 소통되지 못하는 사랑의 서글픈 풍경들을 느꼈던 것. 그게 바로 줄리언 반즈의 문장이 주는 즐거움 속에서도 그리 유쾌하지 못했던 이유였던 것 같다.
a*****1 2007.06.27.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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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없을 법한..., 그러나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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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간단한 줄거리, 즉 지극히 단순한 사건을 두고 이처럼 구구절절 재미난 입담으로 사람을 끌어당기는 작품도 드물 것이다. 줄리언 반스, 그의 작품을 대개 다 읽었지만 이번 작품에서도 그의 뛰어난 교양과 통찰, 그리고 재기발랄한 스토리텔링을 한껏 음미할 수 있었다. 비교하자면 <플로베르의 앵무새>와 <나를 만나기 전 그녀는>류에 해당하는 이야기 전개방식이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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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간단한 줄거리, 즉 지극히 단순한 사건을 두고

이처럼 구구절절 재미난 입담으로 사람을 끌어당기는 작품도 드물 것이다.

줄리언 반스, 그의 작품을 대개 다 읽었지만

이번 작품에서도 그의 뛰어난 교양과 통찰, 그리고 재기발랄한 스토리텔링을 한껏 음미할 수 있었다.

비교하자면 <플로베르의 앵무새>와 <나를 만나기 전 그녀는>류에 해당하는 이야기 전개방식이 정말로 읽는이를 흥분시킨다.

한 여자와 두 남자, 더구나 그 두 남자는 둘도 없는 친구 사이고, 한 여자는 이들 둘과 결혼을 한다.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주변의 몇몇 인물들이 있다.

세 주인공이 번갈아 토로하는 고백과 주변 인물 몇의 부수적인 첨언만으로 이처럼 다양한 심리묘사와 이야기거리를 만들어 내는 작가의 솜씨는 정말 일품이다.

모름지기 소설읽기의 재미란 무엇인지를 확인시켜 주고, 그래서 소설의 시대는 아직 유효하다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번역 또한 유려하여 어느 한 곳 막힘없이 독파하도록 도와준 것도 큰 힘이 된다.    

2***d 2007.04.0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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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의 단절.. <내 말 좀 들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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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남자와 한 여자가 있다. 낯가림이 좀 있고 아무것도 모르는 답답한 사람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자기 나름대로의 주관과 생활력이 있는 남자 1과 제법 영리하지만 노력할 줄 모르고 자기 멋대로이며 친구들 적당이 우려먹을 줄 아는 또 한 남자 2, 그리고 한 여자. 여자는 남자1과 결혼을 한다. 그리고 모든 것을 그녀에게 양보하며 맞춰주는 남자와 별 문제 없는 결혼 생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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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남자와 한 여자가 있다.


낯가림이 좀 있고 아무것도 모르는 답답한 사람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자기 나름대로의 주관과 생활력이 있는 남자 1과 제법 영리하지만 노력할 줄 모르고 자기 멋대로이며 친구들 적당이 우려먹을 줄 아는 또 한 남자 2, 그리고 한 여자.


여자는 남자1과 결혼을 한다. 그리고 모든 것을 그녀에게 양보하며 맞춰주는 남자와 별 문제 없는 결혼 생활을 한다. 그런데 남자2가 결혼식날에 여자에게 반해버리고 만다. 그리고는 끊임없이 사랑을 고백하기 시작한다. 여자는 처음에는 별 반응이 없다가 어느 순간부터 남자2에게 관심이 가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여자는 남편을 버리고 남편의 친구와 다시 결혼을 한다. 전남편은 그 둘의 결혼식에 와서 지켜만 보다 영국을 떠난다.



줄거리만 보면 정말 웃긴 이야기다. 남편의 가장 친한, 사실은 유일무이한 친구와 바람이 난 여자와 두 남자의 이야기라니...


이 여자의 두 번째 남편은 전형적인 바람둥이다. 말만 번드르하고 스킨쉽에 능하며 여자에게 어떻게 하면 여자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기분이 좋아지는 지를 안다. (예를 들어 그림을 수정하고 있는 여자의 흐트러진 머리를 조용히 빗겨주고 다시 핀을 꽂아준다던지..)


뭐.. 이런 남자에게 여자가 혹~하는건 정말 짜증나는 일이지만 공감이 가는 것이기도 하다. --;



이야기는 이 세 사람이 각자 같은 상황에 대해 자기 입장에서 떠들어대는 것으로 시작되고 끝난다. 똑같은 상황을 너무나도 다르게 보는 것이다. 왜? 다들 자기만 생각하니까.... 다들 자기 관점에서 저 사람은 저런 생각을 할 거고 그래서 저런 행동을 하는 거라고 미리 결정해 버린다.


사랑이라고 말들은 하지만 결국 그것마저도 상대방이 아닌 나만의 관점인 것이다.



웃긴 것들이라고 치부해 버리기에는.. 너무 뜨끔한 구석들이 많다.



나에게 묻는다. 넌 저런 상황일 때 그 여자처럼 행동하지 않을 자신이 있느냐고... 너는 다른 사람의 생각을 충분히 고려해보고 있느냐고.. 혹시 다른 이의 마음을 니 멋대로 정리해서 그 사람은 이럴 것이다라고 혼자서 결정해 버리는 것은 아니냐고...



자신 있게 나는 “아니야”라고 절대로 말을 할 수 없다.


n*****9 2007.01.2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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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소설, 그리고 멋진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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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자의 역할이 소설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지 여실히 드러나는 멋진 소설이다. 일단, 원제를 살리면서도 전혀 부담스럽거나 억지스럽지 않고 친근하기까지 한(심지어는 장난기까지 느껴지는) 제목부터 마음에 든다. 줄리언 반스의 소설이 그러하듯, 이 책의 내용 역시 엄청난 사건이나 큰 반전 따위는 전혀 존재하지 않고, 소소한 줄거리를 이어나가며 어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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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자의 역할이 소설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지 여실히 드러나는 멋진 소설이다. 일단, 원제를 살리면서도 전혀 부담스럽거나 억지스럽지 않고 친근하기까지 한(심지어는 장난기까지 느껴지는) 제목부터 마음에 든다. 줄리언 반스의 소설이 그러하듯, 이 책의 내용 역시 엄청난 사건이나 큰 반전 따위는 전혀 존재하지 않고, 소소한 줄거리를 이어나가며 어쩌면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당연스러운 전개 과정을 거침에도, 그 이야기의 재미에서 빠져나오기 힘든 내용으로 가득하다. 그 입장에서는 당연할 수 밖에 없는 기억들을 말하는, 그리고 주장하면서 자신이 옳다거나 아니면 상대방에게 반박하는, 제목 그대로 ''누군가에게 시시콜콜 털어놓는'' 내용들이 술자리에서 남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듣한 느낌으로 다가와 재미를 더한다. 게다가 까메오처럼 등장하는 몇몇 인물들의 주장들을 듣다보면, 탁자에 둘러 앉아서 맥주 한 잔씩을 놓고 옛 사랑이야기를 각각의 시선에서 ''니가 그랬잖아'', ''아니 쟤가 먼저 그랬다니까''하고 떠드는 상황이 떠오른다.
e****7 2006.11.2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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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말좀 들어봐 - 줄리언 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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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오늘 읽고 바로 쓰는 따끈따끈한 독후감이다.     서점에서 한구석에 있는 열린책들의 코너에서 눈에 선하게 들어오던 그 제목, <내 말 좀 들어봐>, 나는 이 열린책들 출판사를 너무나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폴 오스터, 아멜리 노통, 베르베르, 줄리언 반스까지, 좋아하는 작가들의 책들을 이렇게 많이 출판해 주다니 감사할 따름이다.      내 말 좀 들어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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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랫만에 오늘 읽고 바로 쓰는 따끈따끈한 독후감이다.

 

  서점에서 한구석에 있는 열린책들의 코너에서 눈에 선하게 들어오던 그 제목, <내 말 좀 들어봐>, 나는 이 열린책들 출판사를 너무나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폴 오스터, 아멜리 노통, 베르베르, 줄리언 반스까지, 좋아하는 작가들의 책들을 이렇게 많이 출판해 주다니 감사할 따름이다. 

 

  내 말 좀 들어보라니, 어디 한번 들어보자 하는 심정으로 읽기 시작했다. 일단 서술하는 형식 자체가 독특하다. 스튜어트와 올리버, 질리언, 그리고 몇명의 인물들이 각자 고백식으로 독자에게 말하고 있다. 또한 심지어는 독자의 참여와 대답을 유도하면서 말이다. 거참 신기했다. 심상찮은 소설이다.

 

  주요한 줄거리는 이러하다. 뚱뚱하고 고지식하고 만만해 보이는 은행원 스튜어트와 보기좋은 몸매에 비록 삼류 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치지만 예술적 기지와 센스를 지닌 오만한 올리버는 서로 다른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어렸을 때부터 친한 친구 사이이다. 그러던 중에 스튜어트가 질리언과 결혼을 하게된다. 그렇지만 올리버도 질리언을 사랑하게 되고 불륜으로 시작하지만 결국 둘은 결혼하게 된다.

 

  어찌보면 친구들간의 한 여자를 둔 사랑과 불륜의 애증을 다룬 단순한 스토리지만, 각자 인물들의 입장에서 서술되는 이야기와, 너무나 다른 스튜어트와 올리버와 질리언이라는 서로 다른 관점과 의견을 지닌 인물들 속에서 심상찮은 소설로 변모하게 된다.

 

  그리고 행복할 거라고 예상되는 올리버와 질리언이 마지막에 보여주는 예상외의 모습에 서늘해지기도 한다. 특히 불륜으로 시작된 그들의 관계에서 질리언이 올리버에게 바람피지 말라는 규칙은 정말로 허무하게 보였다.

 

  친한 친구의 아내와 바람난 올리버와 질리언 때문에 스튜어트만 상처받은 것 같이 보이지만 결국에는 한 여자를 놓고 싸우게 되는 올리버와 스튜어트, 그리고 두 남자 사이에서 매일 짓눌리고 갈팡질팡하는 질리언, 각자 스스로가 상처받는 사람이라고 항변하는 그들을 통해서 진실이 어디에 있는지 장담할 수 없었다.

 

  사람들은 눈으로 봤다는 듯이 거짓말한다.

 

  이 소설의 모티브를 제공한 러시아 격언처럼, 허구와 현실의 그 경계속에서 과연 진실은 어디에 있는지, 그들의 말을 한번씩 들어보기를 바란다.

m*****2 2011.03.2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