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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정치 지형의 급격한 변화를 이해하려면 숫자가 아닌 감정을 들여다봐야 합니다. 버락 오바마가 선정한 2024년 최고의 책이자 뉴욕타임스 북리뷰가 뽑은 올해의 책 《도둑맞은 자부심》은 감정의 정치학을 파헤친 역작입니다. 감정사회학이라는 영역을 개척하며, 인간의 가장 사적이고도 불가해한 감정이 어떻게 사회를 움직이는지를 추적해온 앨리 러셀 혹실드. 《감정노동》과 《돈 잘 버는 여자 밥 잘 하는 남자》 등으로 현대 사회의 감정 구조를 날카롭게 분석해온 저자는 신작 《도둑맞은 자부심 (원제 Stolen Pride: Loss, Shame, and the Rise of the Right)》에서 자부심과 수치심이라는 감정이 어떻게 미국의 정치 지형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는지 탐구합니다. 저자는 7년 동안 켄터키주 파이크빌이라는 도시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발견한 것은 그저 경제적 몰락이 아닌, 존재의 의미를 도둑맞았다는 집단적 체험이었습니다. 이 감정이 트럼프라는 인물과 맞닿으면서 우파의 깊은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재생산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먼저 자부심의 역설을 보여줍니다. 우리가 미국 전역에 불을 밝혔다고 외쳤던 광산 노동자들의 자부심은 석탄 산업의 몰락과 함께 무너졌습니다. 미국에서 두 번째로 가난한 선거구로 전락했했습니다. 공동체의 자부심은 곧 수치심으로 전환되었습니다. 한 주민은 “칼에 찔린 건 1990년대 어느 토요일 밤에 술에 취한 이상한 사람 때문이었어요. 끔찍한 일이었죠. 하지만 일자리를 잃은 건 그보다 더 끔찍했어요. 다른 무엇보다 저를 크게 바꿔 놓았죠. 실직의 충격은 절대 극복할 수가 없답니다.”(p.143)라고 증언합니다. 경제적 몰락은 육체적 폭력보다 더 깊은 상처를 남겼습니다. 존재의 기반이 송두리째 흔들린 체험임을 잘 보여줍니다. 이 지역 주민들에게 실직은 곧 존재의 무가치함을 의미했고, 그 결과 자부심의 상실이라는 집단적 정서가 형성되었습니다. 《도둑맞은 자부심》은 수치심이 정치적 에너지로 전환되는 과정을 추적합니다. 2017년, 파이크빌에 갑자기 몰려든 백인 민족주의자들의 행진은 지역사회에 충격을 안겼습니다. 저자는 이 사건을 통해 외부의 극단주의가 어떻게 내부의 상처받은 감정과 만나는지 분석합니다. 파이크빌 주민들은 백인 민족주의자들을 명확히 거부했지만, 동시에 그들이 제시하는 정치적 서사에는 묘한 공명을 보였습니다. 폭력 우파가 수치심을 지우고 그 수치심을 유대인, 무슬림, 흑인, 이민자, 진보주의자, 민주당원에 대한 원망으로 바꿔놓는 겁니다. 주민들의 상실감을 포착한 것은 이념적 논쟁이 아니라 감정적 서사였습니다. 트럼프는 그들의 상처를 정밀하게 건드렸습니다. 사람들은 트럼프의 공약이 허망하다는 걸 알면서도, 그를 ‘좋은 불량배’로 여겼습니다. 혹실드는 이를 ‘깊은 이야기’라 명명합니다. ‘자연스럽게 그렇게 느껴지는 이야기’입니다. "새치기꾼들 중에 불량배가 한 명 있다. … 그는 우리를 괴롭히는 나쁜 불량배다. 그때 줄에 서 있던 남자는 또 다른 남자를 본다. 자기애에 가득 차 있고 다소 못된 그도 불량배다. 그는 분명 결점이 있지만 사람들은 그를 용서한다. 왜냐하면 그는 좋은 불량배이기 때문이다." - p312 이 좋은 불량배가 바로 트럼프입니다. 그가 거짓말쟁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새치기꾼들을 공격하는 그를 지지했습니다. 합리적 판단의 문제가 아니라 감정의 차원에서 형성된 정치적 충성심이었습니다. 상실과 수치심을 새로운 정치적 서사로 재구성하는 전략이었습니다. 그 결과는 2020년 대선에서 도둑맞았다는 강렬한 집단적 신념으로 나타났습니다. 감정이 정치적 폭발의 기폭제가 된 셈입니다. 저자는 그저 분석가로 머물지 않습니다. 트레일러 공원, 마약 재활 모임, 교회, 노점 등을 직접 찾아가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발견한 것은 공감의 벽을 허물려면 반드시 상대의 세계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공상과학소설에는 머리 뒤에 촉수가 달린 사람들이 등장하잖아요. 그런데 왜 현실에서는 피부색이 조금 다른 것도 감당할 수 없는 걸까요?”(p.147)라고 말한 주민처럼 수치심과 두려움 속에 살아가는 공동체의 내면을 짚어줍니다. 인간은 왜 이토록 쉽게 타자에 대한 혐오에 빠져드는 걸까요? 그리고 그 혐오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은 정말 없는 걸까요? 저자는 이 현상이 미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전 세계 곳곳에서 경제적 박탈감과 정체성 위기를 겪은 집단들이 우파 정치세력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도둑맞은 자부심은 국경을 초월한 정치적 감정 서사입니다. 수치심과 자부심, 분노와 절망이 어떻게 정치적 선택을 좌우하는지, 그리고 그 감정들이 어떻게 조작되고 이용되는지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공감 없는 사회, 분노만 자라는 시대. 《도둑맞은 자부심》은 감정이 어떻게 사회적 균열을 낳고, 그 균열을 메우기 위해 우리가 어떤 공감의 다리를 건설해야 하는지 묻는 사회학적 성찰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정치적 양극화와 우경화 현상을 깊이 이해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합니다. #도둑맞은자부심 #앨리러셀혹실드 #어크로스 #정치심리학 #심리학 #정치사회 #우경화 #인디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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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런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 뿐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며 미국에서도 이런 양상이 보이는데 흥미로운 것은 그 와중에서 새로운 우파의 등장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바로 여기에서부터가 새로운 우파가 등장하게 된 배경일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역시 극좌에 대한 말은 없으면서 극우는 심심찮게 거론된다. 그리고 역차별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나 의견에 대해 극우라고 단정짓게 되는데 사회의 건전한 발전과 우리사회를 진정한 공정과 역차별의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오지 않고자 한다면 이념에서 벗어나 현실을 분명 들여다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모든 것에 자부심과 수치심이라는 키워드가 존재한다는 것을 이 책은 이야기 하는데 이것이 비단 미국 내의 현상이 아니라는 것에 저자는 주목하고 있고 변화하는 사회 속 어느 나라, 어느 지역에서나 겪고 있는 경제적 박탈감과 자신의 정체성 위기, 사회적 불안감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데에서 기인한 문제임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역시 반면교사 삼아야 할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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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대학교 사회학과 명예 교수인 저자는 자부심과 수치심을 바탕으로 최근 미국 사회의 우파를 이야기한다. 진보 진영이 놓치고 있는 사실을 보여주고 정치적 갈등의 주원인으로 도덕적 감정을 제시한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지역적 자부심이 강한 이들이 겪게 되는 상실감이 '도둑맞은 것'이라는 정치적 메시지로 발산될 때 '우파'라는 이름의 색은 점점 더 짙어지게 된다.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전혀 낯설지 않다. 지난 선거를 거치면서 비슷한 양상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7년에 걸친 저자의 취재와 인터뷰는 전 세계적인 우경화의 원인을 찾는 단초를 제시한다. 가난한 사람들이 트럼프에 열광하고 민주당의 확고한 지지층이 공화당으로 돌아서게 된 원인을 이념이 아닌 감정에서 찾는 발상이 신선하다. 이 책을 통해 그동안 풀리지 않던 의문이 조금씩 풀려가기 시작했다. 언젠가부터 정치적 양극화가 더 심해지고 젊은 세대들의 우파 성향이 심상치 않게 느껴졌다. 단순히 상식의 문제라 여겼기에 그들의 태도 변화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제는 그들의 상황과 변화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혹실드 교수의 오랜 연구 결과는 경제적 박탈감과 정체성의 위기가 우파를 열광하게 되는 이유가 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빠르게 변하는 문화에 곧바로 반응하지 못하고 경제적 쇠퇴가 가팔라지면서 존재감마저 박탈당하는 현실에서 이들이 우파 정치인의 선통에 빠르게 흡수되는 현실이 구체적으로 보인다. 어느 때보다 이념 갈등이 치열한 요즘,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한다. 2030세대의 우경화는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다. 미국의 현실에서 대한민국의 현재가 보인다. 서로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보듬으며 경청의 자세를 취한다면 격동하는 정치적 분노를 가라앉히고 진보 진영이 다시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인간에 대한 이해다.
#도서리뷰 #서평단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나는 미국인들이 물질 경제뿐만 아니라 물질만큼이나 중요한 '자부심 경제' 속에서도 살아간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자부심과 수치심은 언제나 개인적인 감정처럼 느껴지지만 그 뿌리는 더 넓은 사회적 환경 속에 자리하고 있다. 사람들 사이에서 나는 다양한 자부심의 기반을 발견했다. 지역적 자부심, 직업윤리에 대한 자부심, 아웃사이더로서의 자부심, 회복에 대한 자부심이었다. 그러나 한 공동체의 주요한 자부심의 원천인 고임금 일자리가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 p.28~29 이 책의 저자인 앨리 러셀 혹실드는 '감정노동'을 최초로 개념화한 '감정사회학'의 선구자이다. 국내에도 소개되었던 <감정노동>이란 책에서 그는 감정이라는 개인적인 행위의 '사회적 의미'에 대해서 심층적으로 연구했었다. 이번에 그는 '자부심과 수치심'이라는 감정이 어떻게 미국 정치를 뒤흔들었는지 탐구한다. 한 공동체의 주요한 자부심의 원천이 사라지고, 실제 문제에 대한 실질적 해결책이 없는 상황에서 상실감과 수치심이 정치인들이 캐내려는 '광석'이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상실감과 수치심을 정치적 서사로 이용한 결과는 2020년 대선을 "도둑맞았다"는 주장으로 드러났다. 하나의 주장이 강렬한 전류처럼 미국 우파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나라를 둘로 갈라놓은 것이다 겉보기에 트럼프는 지지자들에게 자부심을 되찾아주고 있었다. 그는 대다수 미국인이 거짓이라고 여기는 것들을 그들에게 제공했고, 그 거짓을 한 가지 진실과 결합했다. 바로 '잃어버린 자부심'이라는 진실이었다. 덕분에 그는 지지자들과 강하게 결속했고 심지어 하나가 됐다. 그리고 '잃어버린 것'이 '도둑맞은 것'으로 바뀌면서 수치심도 차츰 비난으로 바뀌었다. 2019년 무렵 증오 범죄와 증오 발언이 급증했던 이유에 대해 대다수의 미국인이 "정치인들이 조장하거나 부추겼기 때문"이라며 소셜 미디어와 인터넷이 이를 더욱 증폭시켰다고 답했다. 분노의 이면에 '정치를 움직인 감정'이 있었던 것이다. 자부심과 수치심의 이야기 아래에 어떠한 보상도 애도도 받지 못한 끔찍한 상실이 있었던 것이다. 하나의 장면이 만들어졌고 그 장면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우연처럼 겹친 상실 속에서 수치심은 자부심의 역설 속으로, 마치 문화적 분쇄기에 고기를 집어넣듯 밀어 넣어졌다. 강한 자부심의 문화와 개인주의 윤리가 엄격히 지켜지는 사회에서 '성공하면 내 공, 실패해도 내 잘못'이라는 사고방식이 자리 잡으면 그 고통스러운 결과는 수치심일 수밖에 없다. 지역 사회의 몰락은 개인의 수치심으로 전이되고 이는 다른 형태의 수치심까지 끌어들이는 자석이 된다. 수치심은 가장 자주 겪는 사람에게도 때로는 당혹스럽게 느껴진다. p.333 저자는 애팔래치아의 작은 도시에 사는 남성에게 초점을 맞춰,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그 지역은 미국에서 백인 비율이 가장 높고 두 번째로 가난한 선거구에 속했는데, 중도적 정치의 중심지에서 주민의 80퍼센트 이상이 트럼프를 지지하며 대표적인 보수 지역으로 변모한 곳이다. 저자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유대인 난민, 무슬림 이민자 출신 의사, 주지사, 시장, 사업가, 교사, 정원사, 예술가, 중범죄자, 마약 중독에서 회복 중인 사람들과도 직접 찾아가 대화를 나눈다. 위에서 아래까지, 좌에서 우까지 최대한 다양한 관점에서 이해하기 위해서 말이다. 전 세계적인 우경화의 원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감정적인 기반을 이해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공감의 벽을 허물기 위해서는 그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과정이었다. 마이클 샌델은 이 책에 대해 '문화적, 정치적 분열을 넘어서는 경청의 기술의 진수를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가난한 사람들이 왜 트럼프를 지지하게 되었는지, 개인이 느끼는 상실감이 어떻게 '도둑맞았다'는 정치적 메시지로 전환되는지, 자부심과 수치심은 사회와 정치의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정치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이념'이 아니라 '감정'에 집중한 것도 흥미로웠고, 수백 시간의 인터뷰와 7년에 걸친 심층 취재의 결과 답게 새롭게 부상한 우파의 도덕과 정치 심리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이 책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선정한 ‘2024년 최고의 책’, 〈뉴욕타임스 북리뷰〉가 뽑은 ‘2024 올해의 책’에 이름을 올리리고 했는데, 그만큼 현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것 같다. 우파 정치세력에 열광하는 것은 미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 경향이기도 하다. 이러한 정치적 양극화와 우경화 현상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싶다면 이 책이 훌륭한 가이드가 되어줄 것 같다. 전 세계에서 경제적 박탈감과 정체성의 위기를 경험한 이들이 우파 정치세력에 열광하고 있는 요즘, 이념보다 빠르게 확산하는 이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어디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좋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