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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질고도 질긴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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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이고 울컥 치밀어오르는 감정을 누르기 위해서 애를 썼는지 모른다. 삶이란 왜 이리 지질하고 궁상맞으면서도 모진 것일까. 참으로 청승맞은 이야기였다. 그리고 그 청승맞은 이야기에 반응하는 스스로도 참으로 청승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 다른 이야기지만 얼마 전에 만난 동창과 이야기를 하다가 '요즘은 미워도 다시 한 번의 정서가 이해가 간다.'란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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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이고 울컥 치밀어오르는 감정을 누르기 위해서 애를 썼는지 모른다. 삶이란 왜 이리 지질하고 궁상맞으면서도 모진 것일까. 참으로 청승맞은 이야기였다. 그리고 그 청승맞은 이야기에 반응하는 스스로도 참으로 청승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 다른 이야기지만 얼마 전에 만난 동창과 이야기를 하다가 '요즘은 미워도 다시 한 번의 정서가 이해가 간다.'란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명절 때만 되면 지지리도 틀어대고 그때마다 우는 아주머니들을 보고 신파 영화가 뭐가 좋으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는 나도 그 신파영화가 왜 슬픈지 알 것 같다. 열 다섯 어린 나이에 한 살 어린 또래의 어린 왕에게 시집 와서 열 여덟 나이에 생이별을 한 정순왕후. 그녀는 예순 해를 훌쩍 넘겨서야 그 모진 삶으로부터 해방되었다. 그리고 그녀가 꿈에서도 그리던 어린 낭군에게로 날아갈 수 있었다. 책을 읽기 전, 나는 단종의 비가 그렇게 장수를 했다는 것에 놀랐고 또 홀로 산 세월이 그렇게 길었다는데 더욱 놀랐다. 허울뿐이긴 했으나 지엄한 국모란 자리에서 서인, 염색일을 해서 먹고사는 날품팔이, 걸인, 비구니 뒷방 늙은이로 질곡의 삶을 버텨온 그녀에게 묻고 싶었다. 왜 그렇게 살아가냐고... 그 지지리 궁상맞은 삶이 뭐가 좋아서 그 긴 삶을 살았냐고. 그녀는 이미 눈물조차 마른 눈으로 모래알처럼 깔깔한 목소리로 그 이유를 들려주었다. 읽는 동안 솔직히 지루한 부분이 없었다고 말하지는 않겠다. 짜증도 났다. 뭐하러 이렇게 궁상맞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가. 여든 노인이 아닌 열 다섯 소녀처럼 청순한 어조로 자신의 한을 읊조리며 정순왕후의 이야기를 하는 문장의 곳곳에는 격한 감정들이 담겨 있었다. 그 감정들에 흔들리면서도 '대체 이 작가는 중도란 것은 모르는가. 미실에서는 그렇게 당혹스럽고 뻔뻔하게 이야기를 늘어놓더니 이제는 극으로 치닫는 청승을 보여주는군.'하고 씁쓸해 하기도 했다. 그러나 책을 덮는 순간, 그 청승과 한이 바로 작가가 직시하고 있던 '삶과 운명의 명령'에 의해서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설움을 정순왕후의 이야기에 담아내기 위한 것임이 알게 되었다. 비로소 저기에 이르러 그녀 개인의 슬픔이 삶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동병상련의 슬픔으로 화하는 것을 보았다. 그녀를 동정해서 곡을 한 것은 여인네들이었지만, 삶이란 매정한 흐름 속에서 버둥거리면서 사는 것이 어떻게 여자와 남자가 다르고, 사람과 짐승이 다르겠는가. 언젠가 지하철 1호선을 보면서 '그래도 살아야 한다.'란 말의 슬픔에 대해 깨닫고 가슴 아파했던 적이 있었다. 최근에는 돈키호테에서는 그 아픔이 무뎌진 것을 느꼈다. 영영이별에서는 저 말이 가슴을 짓누르고 한없이 짓누르는 무게로 다가왔다. 슬프지도 않고 아프지도 않았지만, 그 때문에 쉽게 지울수도 외면할 수도 없는 심적 무게감이었다. 차라리 슬프면 펑펑 울어버리고, 아프면 한껏 아파하다가 잊혀지련만... 분명히 이 소설은 무겁고 격정적인 이야기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는 먹히지 않을 이야기일 것이다. 그러나 삶이란 뭔지, 혹은 삶이란 것이 지닌 무정함(그럴 의지조차 가지지 않고,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지조차 않기에 더욱 무정한 그것)을 한번이라도 맛본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는 분명 각별한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인상깊은구절]
그때, 어렴풋이 내 귓전을 스치는 소리가 있었습니다. 환청인양 메아리인양 들려온 그 소리는 때로는 내 울음을 더욱 북돋우기도 하고 위로하기도 하였습니다. 설움을 왈칵 토해내는 쓰라린 목울음이었습니다. 차곡차곡 가슴에 짜놓은 슬픔의 피륙을 풀어놓는 소리였습니다. 나는 곧 그 곡성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산등성을 타고 흘러내린 나의 울음소리를 들은 아랫마을 여인네들이 나를 따라 동정곡을 하고 있다 하더이다. 그들은 울지 말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빨리 울어버리라고 재촉하지도 않았습니다. 다만 자신의 설움과 한을 담뿍 담아, 나와 함께 울었습니다. 그들의 가슴을 한 번 칠 때마다 나는 내 슬픔이 온전히 나만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들이야말로 서러운 여인의 일생을 누구보다 깊이 사며 이해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중략) 선택할 수 없는 운명, 그러나 먹사과 한 알의 들큼한 감격과 거품과 함께 걷어먹는 한술 간의 건건한 근기로 결코 포기할 수도 멈출 수도 없는 삶을. 나는 그렇게 세상의 여인네들을 꼭 닮은 검질긴 여인이 되어갔습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n*******e 2005.09.06.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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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상념들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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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비, 정순왕후... 그녀의 삶과 사랑그리고 역사까지 함께 단숨에 조명한 이 책은 김별아님의 장변소설이다. 얼마전 본, 정순왕후 영이별이라는 윤석화님의 연극은 나로 하여금 이 책을 읽게 만들었다. 단종은 12세의 어린나이로 즉위하여 13세에 14세인 정순왕후와 혼인을 하였다. 그리곤 16세의 나이에 상왕이 되었으며 17세의 나이에 유배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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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비, 정순왕후... 그녀의 삶과 사랑그리고 역사까지 함께 단숨에 조명한 이 책은 김별아님의 장변소설이다. 얼마전 본, 정순왕후 영이별이라는 윤석화님의 연극은 나로 하여금 이 책을 읽게 만들었다. 단종은 12세의 어린나이로 즉위하여 13세에 14세인 정순왕후와 혼인을 하였다. 그리곤 16세의 나이에 상왕이 되었으며 17세의 나이에 유배되어 18세의 나이에 죽게된다. 이 정도의 지식은 누구나 있으리라... 그러나 정순왕후에 대한 기억은 있으리 만무했다. 그녀는... 지아비를 사랑하는 여염집 아낙과 다를바 없는 그런 사람이였다. 국모의 자리에서 한순간 서인으로 내동댕이 쳐진 그녀. 남편을 먼저 보낸 지아비를 사랑하는 지고지순한 여인이였던 그녀. 그녀의 애달픈 사랑은... 김별아님의 긴 호흡으로 아니... 단숨에 책으로 엮어졌다. 난 이 책을 한장한장 읽으면서 그녀를 내 가슴속 깊히 안아들었다. ''내게 죽음보다 더 가혹했던 삶을. 나는 고립되어 있었습니다. 길가에 구르며 채는 돌멩이 처럼, 알맹이를 송두리쩨 앗긴 밤송이 처럼, 끝없이 외롭고 도다시 허허로웠습니다. 누구에게도 먼저 말을 건넬 수 없는 내게 외로움은 일상이며 허물없는 가장 익숙한 벗이며 늘 들이마시고 내쉬는 숨이었습니다.'' 가슴속 저 밑바닥의 상념까지 그녀에게로 쏟아진다.

[인상깊은구절]
뜨겁기 음욕보다 더한 것 없고 독하기 분노보다 더한 것 없네. 괴롭기 몸보다 더한 것 없고 즐겁기 고요보다 더한 것 없네.
p******9 2006.04.0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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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내는 것이 그녀의 최상의 복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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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비운의 왕 단종의 비, 정순왕후의 비극적인 삶과 사랑 을 정순왕후의 입을 빌려 구구절절 애절하게 펼쳐놓는다. 왕손으로 태어난 죄로, 권력의 최고점에 있기엔 권모술수에 약하고 모질지 못했기에 자신을 물론 사랑하는 이들이 이는 바람에 낙엽지듯이 죽어나가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던 왕의 운명도 절절하고, 남녀의 정으로 맺은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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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비운의 왕 단종의 비, 정순왕후의 비극적인 삶과 사랑 을 정순왕후의 입을 빌려 구구절절 애절하게 펼쳐놓는다. 왕손으로 태어난 죄로, 권력의 최고점에 있기엔 권모술수에 약하고 모질지 못했기에 자신을 물론 사랑하는 이들이 이는 바람에 낙엽지듯이 죽어나가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던 왕의 운명도 절절하고, 남녀의 정으로 맺은 인연은 아니지만 서로가 안쓰러워 한없이 간절했던 정순왕후의 운명도 절절하다. 죽지않고 삶을 지켜내는 것만이 그녀의 유일한 복수일치 만큼 나약한 몸뚱이가 분노로만 가득찼던 정순왕후의 서글픈 한이 책의 첫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긴~호흡으로 읽기에도 힘들고 버거운 사연을 쏟아놓는다.. 추천: 역사책 속의 실존인물간의 역사적 상상력이 가미된 스토리 좋아하면 강추. 작가 김별아의 생생한 묘사력은 서늘한 가을밤이면 소름이 돋고 머리가 쭈빗 선다.. 요즘 다이애나비도 그렇고 비범한 이의 아내로 살았던 여인네들은 사진속의 미소만큼 삶이 행복하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에 측은한 마음이 많이 든다.
f******e 2005.10.0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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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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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든 님 여의옵고라는 가슴 아픈 시조 생각나는 단종 임금. 자신의 숙부에게 억울한 죽음을 당하고 왕위를 빼앗긴 불행했던 왕. 두 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열두 살에 아버지마저 잃고 천애고아가 되어버린 천둥벌거숭이. 하지만 그는 왕위를 물려받은 자로서의 위엄을 잃지 않았고 계략에 의해 맺어진 연분조차도 귀하게 여겨 지어미를 향한 뜨거운 애정을 보여주었다. 이런 전제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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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든 님 여의옵고라는 가슴 아픈 시조 생각나는 단종 임금. 자신의 숙부에게 억울한 죽음을 당하고 왕위를 빼앗긴 불행했던 왕. 두 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열두 살에 아버지마저 잃고 천애고아가 되어버린 천둥벌거숭이. 하지만 그는 왕위를 물려받은 자로서의 위엄을 잃지 않았고 계략에 의해 맺어진 연분조차도 귀하게 여겨 지어미를 향한 뜨거운 애정을 보여주었다. 이런 전제하에서 펼쳐지는 이 소설의 백미는 사랑하는 님을 향한 절절한 사부곡 그 자체이다. 홍안의 남편의 생이별한 후 여든 둘에 눈감기 이전까지 죽음보다 더 치욕스럽고 고통스런 삶을 살아내야했던 정순 왕후의 이야기는 그 자체가 드라마가 아닐 수 없다. 정략 결혼에 무슨 이성간의 뜨거운 사랑이 있었을까 하는 의구심도 들지만 작가는 한 몸과 한 마음으로 풍랑을 맞은 작은 돛단배같던 두 사람이 어떻게 사랑했으며 철천지 원수로 인해 안타깝게 이별한 과정, 그리고 먼저 간 님을 그리는 여인의 마음을 송곳으로 가슴을 찌르듯 절절한 언어로 토해내고 있다. 사랑을 할 때 누구나 시인이 되듯 자신이 경험한 것이듯 상상한 것이듯 최상의 사랑 표현을 읽다보니 나도 모르게 열정과 눈물이 쏟아져내린다. 당신은 얼마나 사랑을 쉬고 있었는지, 곁에 님이 있든 없든 사랑을 하지 않고 있는 이의 삶은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니라는 경고를 하고 있다.
i****3 2005.09.0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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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형식의 정순왕후 이야기-영영이별 영이별
"독특한형식의 정순왕후 이야기-영영이별 영이별" 내용보기
<미실>로 유명한 김별아 작가님의 책이다. 우선 정순왕후가 죽으면서 장례를 치르고 하늘로 올라가기까지 여든 두해를  단종에게 이야기하는 듯한 독특한 구성으로 써져있어서, 읽다보면 내가 정순왕후가 된듯이 자연스럽게 읽혀진다.단종의 비 정순왕후는 어린나이에 사랑과 이별을 모두겪고 평생을 눈물로 산 비운의 여인인데 둘이 헤어진 청계천 영도교에 얽힌 사랑을 그린 작품이자
"독특한형식의 정순왕후 이야기-영영이별 영이별" 내용보기

<미실>로 유명한 김별아 작가님의 책이다. 우선 정순왕후가 죽으면서 장례를 치르고 하늘로 올라가기까지 여든 두해를  단종에게 이야기하는 듯한 독특한 구성으로 써져있어서, 읽다보면 내가 정순왕후가 된듯이 자연스럽게 읽혀진다.
단종의 비 정순왕후는 어린나이에 사랑과 이별을 모두겪고 평생을 눈물로 산 비운의 여인인데 둘이 헤어진 청계천 영도교에 얽힌 사랑을 그린 작품이자 중종부터 역순으로 왕과, 왕비, 그시대인물에 대해 정순왕후의 가슴절절한 시점으로 나온다.
그동안 '공주의 남자' 드라마에 빠져서 보면서 단종만 나오길래 정작 정순왕후는 잊고 있었는데, 그 모진긴생애를 살면서 모든 왕들과 계유정난 공신들의 생애를 지켜보면서 슬픔과 안타까움이 오죽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태조부터 중종까지 간략하게 나마 알수 있었고, 정순왕후와 단종의 비극적이야기도 알수 있었던 시간이였다.

p185 ~186 중략
안타까운 후회와 깨달음이 이별보다 사무쳐 당신을 태운 사인교가 다리를 건너 멀어져갈때 나는 차마 안녕이란 말을 못하였습니다. 끝끝내 이별의 인사를 건네지 못한채 우리는 영원히 열일곱의소년과 열여덟의 소녀로 붙박여버렸습니다. 그날 이후 아무리 오랜 시간이 흘러도 그처럼 슬프고 아픈 열일곱과 열어덟에서 한 치도 벗어날수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이 다리를 영이별 다리라 부른답니다. 당신과 내가 영영 이별하였다 하여 영영 건넌 다리라고 합니다. 이름을 곱씹는 것만으로도 설움이 복받치는 낮고 초라한 다리

k*****4 2011.10.1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