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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 제목만 보면 흡사 추리소설 같다. 일정 부분 맞는 말이기도 하다. 자폐증을 앓고 있는 크리스토퍼는 수학 천재다. 아니, 이 아이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은 매우 독창적이고 천재적이다. 이 아이가 수학적으로 세상을 해석할 때 100% 이해를 할 수는 없었지만 (검은 것은 글자요 흰 것은 종이니라) 그래도 흥미로웠다. 그러나 사람들의 감정을 잘 이해할 수 없는 크리스토퍼는 자신도 모르는 새에 그를 매우 사랑하는 엄마와 아빠를 지치게 하고 상처를 준다. 아이의 잘못은 아니다. 세상이 어려운 건 아무리 노력해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점이다. 한밤중에 개가 갑자기 죽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어른들 덕분이다. 물론 직접적 범인은 크리스토퍼의 아버지고 애먼데에다가 자신의 분노를 쏟아부은 그의 행동은 변명할 수 없다. 어쨌든 한 생명을 죽였으니까. 하지만 나는 이 소설의 허구의 인물에 연민이 갔다. 특별히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문제가 없는 아이를 성인으로 키우는 것도 매우 힘들다. 눈부신 재능을 가지고 있지만 감정의 소통이 어려운 아이를 키우는 것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외롭고 불안한 일일 거다. 처음엔 서로에 대한 사랑과 신뢰로, 그리고 둘 사이에 태어난 어리고 약한 이 존재에 대한 책임감과 애정으로... 그들은 분명 노력했을 거다. 하지만 세상은 마음만으로 안 되는 일이 너무나 많다. 크리스토퍼는 기차를 타고 엄마를 찾아 떠나는 모험을 성공적으로 치뤄냈다. 어른들이 결코 해내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겠지만 크리스토퍼는 해냈다. 부모 자식 간의 관계는 이런건가. 끊임없이 서로를 놀라게 하고 불안하게 하고... 그래도 사랑으로 감싼다. 크리스토퍼 가족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수학 천재인 크리스토파가 자신의 능력을 펼칠 수 있기를 바라고, 부모님도 잠시라도 그들의 일상에 여유가 허락되는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란다. 영국 복지 제도는 우리 나라보다는 조금 낫지 않을까...? 흑 국가의 인프라가 이들을 조금은 더 여유롭게 하기를 바라며... 이 소설을 바탕으로 한 연극이 대학로에서 엄청난 호평을 받았다고 들었다. 그걸 이제서야 들었다... 그래서 슬프다. 흑흑. 전성우 배우의 크리스토퍼를 나는 영원히 볼 수 없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