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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반 정도 동안 연애를 하고 바로 그 사람과 결혼을 해서 4년 정도 살고 있습니다. 13-14년 정도 살면서 참 많은 걸 깨달았지만, 제가 깨달았은 것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지혜롭게 대화하기'입니다. 불만이 많은데 무조건 참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니고, 꾹꾹 참다가 화가 머리끝까지 치닫았을 때 그걸 표출하는 것은 더더욱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그리고 상대방이나 나나 화가 나서 지극히 감정적이 되었을 때 싸우는 것만큼 어리석은 것은 더더욱 없구요.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라고 하지만, 전혀 앙금이 남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한 마디의 말이 육체적 폭력보다 가슴 깊이 남기도 하는 법이니깐요. 따라서 지혜롭게 잘 싸우고, 지혜롭게 잘 화해하는 것이 참 중요한데요...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상대방에게 상처도 주지 않고, 상대방한테 상처도 받지 않으면서 잘 '싸울 수' 있을까요? 물론 여기서 '싸운다'는 것은 '참는다'는 것의 반대 개념으로, '대화한다'가 더 좋은 표현이 될 것입니다.
음... 몇 년 전에 연말 선물로 지인들께 주기 위해 책을 구입했는데, 그 중에서 좋은 글들을 발견해서 함께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일반 카드처럼 봉투에 담아 보낼 수 있는 핸드북이고, 가격도 2000원으로 매우 저렴합니다. 더군다나 카드 봉투 표면에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쇄되어 있어 연말연시 분위기도 나구요. 요즘엔 카드 한 장 가격도 만만치 않는데, 한 번 보고 버릴 카드보다는 이런 핸드북을 선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졌네요. 그럼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서... 사실 이 책은 '인간관계'에 관한 책이었습니다. 아주 얇은 책이었고 각 챕터도 매우 짧은 문장들로 이루어졌지만 현실에 직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글들이었습니다.
이 포스트에서는 '분노'와 '비판'에 대해 집중하여 살펴보려고 합니다.
싸움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분노를 다스리는 법과 상대방의 비판을 잘 받아들이는 법이 아닐까 합니다. 이 두 가지만 잘 할 수 있다면 부부간의 '싸움'이 소모적인 것이 아니라 생산적인 것이 될 수 있을 테니 말이죠.
이 책에서 윌리암은 분노를 분노로 상대하지 말라고 권고합니다. 분노에 대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진실을 자극적이지 않게 조용히 말하는 것이라고 말해줍니다. 배우자가 화가 났을 때 맞불을 놓는 것처럼 어리석은 방법은 없습니다. 그것은 대개 물리적, 언어적 폭력으로 끝나기 때문이죠. 그보다는 상대방의 화가 진정될 때까지 잠자코 있는 것이 현명한 방법입니다.
즉, 대응 시기와 방법을 선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요... 지은이는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가능하다면 상대방과 정면으로 대면하지 말라고 충고합니다.
· 상대방이 심한 짜증을 내고 있을 때 · 상대방이 술에 취해 있거나 정신적인 질병을 앓고 있을 때 · 상대방이 다른 일에 몰두하고 있을 때, 극도로 긴장하고 있을 때, 더 급한 일을 다루고 있을 때
상대방이 화가 나 있거나 극도로 예민해 있을 때 대화를 시도하는 것은 그리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그 사람이 정상적인 상태일 때 좋은 기분일 때 문제에 대해 논의해 보세요.
일단 대화할 분위기가 조성되었다면, 본인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상대방과 진지하게 대화를 할 필요가 있는데요... 이 때 반드시 명심해야 할 점은 '비판'은 변화를 일으키거나 잘못을 바로잡거나 혹은 사람들의 발전을 도모하는 데 있어서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은 수단이라는 점입니다. 그 사람이 정말 변화하기를 바란다면 비판하지 말고 긍정적으로 접근해 보세요.
저자는 다음과 같은 접근 방법을 권합니다.
· 사람들에게 당신의 느낌을 말하고 그들의 잘못을 언급하지 말라. 강조점을 다른 사람에게서 자신에게로 옮겨라. “당신은 더러운 마음과 비뚤어진 입을 갖고 있군요.”라고 말하는 대신에 “난 깜찍하고 현명한 농담을 좋아해요. 그 농담은 지나친 것 같아요.”라고 간접적으로 말해보라. 요점은 그 사람을 공격하지 말고 당신의 관점에 비추어 볼 때 문제가 되는 그것만을 공격하라는 것이다.
· 부드럽고 간접적인 제안으로 반응하는 법을 배우라. 표현을 선택하는 일에 주의하라.
· 장점은 인정하지도 않고 잘못에 대해 비판만을 하는 사람이 되지 않도록 하라. 한 사람이 어떤 잘못을 저질렀을 때 그 사람은 주위의 따가운 시선을 받거나 준법 체계에 의해 처벌을 받는다. 그러나 한 사람이 무엇인가 옳은 일을 했을 때 그 사람의 선행은 종종 그냥 잊혀지고 만다.
· 비판을 마음에 담아 두지 말라. 이 말은 많은 쓰레기를 당신의 쓰레기통에 넣어 두었다가 그것을 다른 사람의 머리에 한꺼번에 쏟아붓지 말라는 것이다. 문제는 한 번에 하나씩 다루라. 그 문제들을 계속 쌓아두지 말라.
저는 마지막 말이 가장 와닿았습니다. 쓰레기를 쓰레기통에 집어 넣듯 왕창 쌓아 놨다가 와르르 퍼붓지 말고, 한 번에 하나의 문제씩을 다루라는 조언 말이죠. ^^
마지막으로 알려드리고 싶은 것은 '비판의 충격을 완화시키는 방법'입니다. 상대방이 나를 비판할 때 그것이 상처가 되지 않으려면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거나, 그 비난을 객관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자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권하고 있습니다.
· 스스로에게 “왜 이 사람이 나를 비판하고 있는가.”를 자문해 보라.
· 사람들이 당신을 조심스럽게 바로잡으려고 할 때 지나치게 염려하지 말라.
· 비판이 사람들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정직한 욕망에서 비롯될 수도 있음을 기억하라.
· 어떤 비판은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에게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인식하라. 이러한 사람들은 비판이라는 수단으로 자신에 대한 감정을 완화시키려고 노력한다.
· 어떤 비판은 도움을 위한 요청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라. 그는 우리에게 정말로 화가 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고통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 숨을 잠시 멈추거나 숨을 한 번 크게 들이쉬는 것을 통해 비판에 대해 너무 지나치게 반응하는 것을 피하라.
어떠세요? 좀 도움이 되셨나요? 분노를 잘 다스릴 줄 알고, 상대방에게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고, 나에 대한 상대방의 지적을 객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우리는 아주 현명하게 싸우고, 현명하게 화해할 수 있을 겁니다. 이렇게만 할 수 있다면 서로에게 유익이 되고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발전적 싸움'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아니, 남는 건 서로에 대한 상처와 불신뿐인 싸움이 아니라 사랑이 전제가 된 대화를 하는 것이죠.
아마 저자가 강조하려고 했던 건 서로에 대한 이해와 사랑이 아니었을까요? 그게 전제가 된다면 부부관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어떤 문제들도 모두 해결 가능한 것이 될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부부 사이에 대화를 할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비판'과 '비난'의 차이를 분명하게 인지하는 게 아닐까 합니다. 예를 들어 내가 배우자에게 이야기를 할 때 어떤 문제의 해결책을 찾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다만 불만을 토로하고 상대방을 공격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그것은 비판이 아니라 비난입니다. 이러한 비난은 상대방에게 큰 상처를 줄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대화를 시작하기 전에 내가 하려는 것이 비판인지 비난인지 반드시 점검해보고, 상대방과 나의 감정 상태를 확인해 본 후 서로의 문제에 대해 대화를 하는 훈련을 꾸준히 하시기 바랍니다.
물론 이런 것은 혼자만의 노력만으로는 되기 어렵지만, 한 사람이라도 먼저 시작하고 노력한다면 분명 지금의 부부관계보다는 훨씬 개선될 수 있을 겁니다.
부부간에 대화를 할 때는 1) 분노를 잘 다스려야 하고, 2) 상대방의 비판에 잘 대응해야 하고, 3) 상대방에게 문제가 무엇인지 부드럽게 이야기해야 한다는 거...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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