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우리에게 있어 '아프리카'란 대륙이 지니는 의미는 무엇일까? 광활한 그 대륙에 대해 우리가 아는 거라고는 그다지 많지 않을 듯 싶다. 그들의 문화와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 아니, 우리는 그 곳에 누가 사는지조차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을 것이다. 우리와는 너무나도 다른 곳에서... 그리고 너무나도 먼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의 삶과 문화는 우리에게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우리가 관심을 가지기 전까지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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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환상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아프리카 현대미술]
'아프리카'라고 하면 내게 떠오르는 것은 굶주린 아이들이었다. 검은 대륙, 미개한 문명, 여행하기에 위험한 곳, 1년 내내 해가 내리쬐는 사막같은 곳-이것이 아프리카에 대한 일반적인 이미지일 것이다. 아프리카와 관련된 서적들을 접하면 일반인들이 아프리카에 대하여 오해하고 있는 것들-앞에서 언급한-을 풀어주고자 하는 노력이 얼마만큼은 들어있다. 즉, 아프리카에 관련된 책의 작가들은 자신이 진정한 아프리카의 이해자이며 일반인들을 계몽시키겠다는 생각을 얼만큼 품고 글을 쓰게 된다는...그런 느낌이 든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것은 왠지 책을 읽는 내내 나를 불편하게 만든다. 이 책도 마찬가지? 물론 그런 면이 없지않아 있다. 그러나 이 책은 귀차니즘에서 벗어나 로그인 후 서평을 쓰게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바로 아프리카에 대한 접근법에서 오는 참신함때문이다. 아프리카라면 떠오르는 오래된 미술품이 아니라 현대 미술을 통하여 아프리카를 여행하는 작가의 따스한 눈은 이 책을 단숨에 읽어내리게 했다.
작가는 단순한 여행자로서, 또는 어떤 NGO단체의 봉사자로서 아프리카 땅을 밟은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땅에 아프리카 현대미술을 소개하겠다는 뜻을 품고 어느 겨울 아프리카로 날아간다. 책 첫머리에 쓰여진 것은 아프리카 땅을 향해 떠나는 작가가 아프리카에 대하여 가지는 불안감이다.
-아프리카, 과연 있기나 한 걸까?
아프리카땅을 처음 밟는 작가의 불안감은 아프리카 땅을 밟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잦아든다. 아프리카 현대미술을 찾아 남아공과 짐바브웨의 도서관을 뒤지기 시작했을 때 나는 이미 작가와 함께 아프리카 현대미술에 대한 열정을 공유하게 되었다. 특히 한 쇼나 조각이 이중섭의 '물고기와 노는 세 아이'와 이미지적으로 일치하고 있음에 대한 놀라움을 그리고 있는 4장에서는 시공을 초월한 예술혼에 대한 경이로움까지 일게 된다.
오랫동안 아프리카 땅을 여행하고 싶은 소망이 있었다. 멀다는 이유로, 때로는 시간이 없다, 돈이 없다며 자꾸만 미뤄왔던 여행, 이 책을 읽은 뒤에 비로소 아프리카를 향해 떠날 결심이 섰다. 에세이와 전문 미술서적의 어디쯤이라는 어중간한 위치에 있다는 것이 이 책의 단점이자 장점이겠지만, 여행을 즐기는 사람에게 또 미술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망설임없이 추천할 만한 책이다.
[책 디자인에 대하여...]
책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 골랐던 책이었다. 내가 좋아라..하는 하드커버에다가 생생한 사진들, 그리고 쇼나, 부시맨 판화등등...이 다채롭게 실려있어 좋았다. 가끔 그림이나 사진에 대한 설명을 빠뜨린 것은..좀 그렇지만--;;;
[인상깊은구절] '그러니까 정말 아프리카는 있는거지? 그렇지? ......' 창틈으로 스며드는 한기처럼어쩌면 영원히 아프리카에 닿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야릇한 불아감은 어쩔수가 없었다.비행기가 활주로에 착륙하는 순간, 기내의 사람들이 일제히 나를 비웃으며 혹 이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한심한 놈. 너 지금까지 아프리카를 믿고 있었던 말야? 아프리카는 인류가 심심해서 만들어 낸 농담이었어. 새빨간 거짓말이었다구......' ------17쪽 "당신 혹시 한국의 이중섭이란 화가를 알고 있나?" 별기대없이 한 질문이긴 했지만, 대답은 황당하기 그지없었다. "이중섭을 몰라도 한국을 알지. 아시아의 작은 섬나라, 맞지?" 더 이상의 질문은 피차 피곤한 일이다. ----175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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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우리에게 있어 '아프리카'란 대륙이 지니는 의미는 무엇일까? 광활한 그 대륙에 대해 우리가 아는 거라고는 그다지 많지 않을 듯 싶다. 그들의 문화와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 아니, 우리는 그 곳에 누가 사는지조차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을 것이다. 우리와는 너무나도 다른 곳에서... 그리고 너무나도 먼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의 삶과 문화는 우리에게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우리가 관심을 가지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 책은 저자인 정해종 씨가 아프리카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느낀 단상에서부터 시작하여 아프리카에서 1년 여를 보내며 그 사회와 사람들에게 받은 인상을 담담하게 펼쳐내었다. 거기에 현대 아프리카 조각인 쇼와를 소개하는 한편, 부시먼의 평면미술도 소개하면서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온 공동체의 질박함을 칭찬하고 있다.
처음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간단했다. 아프리카란 이름이 내게 손짓을 했기에... 우리는 아프리카에 대해 잘 모른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나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아프리카란 곳을 잘 모른다. 문명국에 산다고 자부하고 있는 우리에게, 아프리카는 대륙이라기보다 하나의 나라처럼 생각된다. 그리고 그 ‘나라’는 가난함, 굶주림, 불결함, 게으름 등 부정적 이미지들로 가득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원시적’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스치듯 접한 아프리카 미술은 그러한 선입견을 더한다. 무시무시하고 낯선 형체를 한 가면들이나, 실제 인간의 형체와는 거의 닮지 않고 뻣뻣한 자세의 나무 조각들이 우리가 아는 아프리카 미술의 전부이다. 그런데 이 책은 그게 다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그 이상의 무언가가 아프리카에는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실제로 이 책을 통해 난 참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수많은 생명이 자신의 삶을 이어가고 있는 광활한 대륙 아프리카에서 꽃피운 진실된 문화의 단면을 말이다. 지금 우리가 꽃피운 문명과는 또 다른 문화의 진실된 아름다움을 말이다. 일례로, 이 책에 이런 내용이 있다.
"쇼나 조각가들은 돌 안에 영혼이 존재한다고 믿고 있다. 그리고 조각을 한다는 것은 자신의 의지에 따라 제작되는 것이 아니라, 돌 안에 스며 있는 영혼이 자신을 인도하여 조각을 완성하게 한다고 믿는다. 많은 경우, 조각가들은 처음부터 작품의 의도 하에 돌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자연 상태의 돌 자체로 훌륭해 보이는 것을 선택한다. 한낱 덩어리에 불과했던 돌이 일정한 형상을 가진 작품으로 완성되기까지의 여정은 길고도 험난하다. 때때로 조각가들은 특별하게 신비스러운 기운이 감도는 돌을 찾아 엄청난 거리를 여행하기도 한다."
지금의 우리와는 또 다른 생각으로 삶을 살아가고 예술작품을 만드는 아프리카 사람들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일 듯 싶다. 진정한 장인정신을 느낄 수 있는... 지금의 우리는 진정한 예술보다는 보다 효율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길 원한다. 보다 빠르게... 그리고 보다 많이... 하지만 이들 아프리카에서 태어난 예술 작품들은 보다 본질에 가까이 다가가려고 한다. 우리가 서서히 잃어버리고 있는 가장 중요한 사실에...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단순한 아프리카 미술에 대한 기행서라고 보기 어렵다. 아프리카 미술을 통해 우리 자신들의 삶의 본질을 아우르는 진정한 삶의 본류를 저자는 알려준다. 저자가 아프리카 곳곳을 여행하면서 만난 사람들과 예술 작품들이 이 책에 고스란히 실려있다. 사진을 통해 만나본 아프리카의 생생한 모습과 미술 작품들의 모습은 지금의 우리의 삶의 모습과 또 다른 삶의 단면들을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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