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uki Urushibara의 만화는 '충사' 외엔 전혀 알지 못한다. '충사' 때문에 보게 된 단편집이 이 '필라멘트'인데, 충사가 나오기 전 그 원형을 볼 수 있는 중요한 작품집이다. 아직 다듬어지지 않았던 때의 그림체를 볼 수가 있고 발전단계에 있는 정적인 감동을 느낄 수 있으며 무엇보다 작가의 발전과정을 접할 수 있어 만족스럽니다. 전체적인 재미로야 보자면 '충사'보다 떨어지지만 몇몇 단편은 꽤 잘 만들어졌다. 충사라는 만화를 좋아하고 작가의 세계를 보다 가까이 접하고 싶은 사람이나, 유명 작가의 초창기 만화와 그 발전 과정을 느끼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할 만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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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12.18. 만화책시렁 586 《필라멘트》 우루시바라 유키 오경화 옮김 대원씨아이 2005.9.15. 누구나 모두 보기는 하되, 보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우리 눈으로 보는 둘레를 스스로 그대로 받아들일 적에는 딱히 남한테서 배울 일이 없습니다. 스스로 보고 느끼는 사람은 남을 안 가르칩니다. 나랑 너 사이를 읽으면서 이야기를 합니다. 스스로 안 보고 안 느끼는 터라 남한테서 배우거나 남을 가르치려고 들어요. 틀에 짜맞추려는 마음이에요. 《필라멘트》에 흐르는 조그마한 이야기는 나중에 《충사》나 《수역》에 고스란하게 나타납니다. 바라보는 사람하고 받아들이는 사람이 마주하고, 안 바라보는 사람이랑 안 받아들이는 사람이 마주합니다. 북새통에서 숨막히는 삶을 바라보는 사람이 있으면, 북새통을 안 바라보는 사람이 있어요. 고즈넉한 길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다면, 고즈넉길은 아예 안 쳐다보는 사람이 있습니다. 둘 가운데 나은 쪽은 없습니다. 둘은 다르게 걸으면서 스스로 서는 자리요, 언제나 스스로 돌아보고 둘러보면서 하나하나 새로 맞아들이고서 다시금 일어서는 길입니다. 이제 그만 걷고 싶다면, 어느 곳이든 마땅한 곳을 찾아서 살포시 앉거나 누울 만합니다. 이제 더 걷고 싶으면, 언제라도 새삼스레 일어나면 됩니다. 밀거나 믿지 않으면 되어요. 바라보고 받아들이면서 스스로 눈을 밝히기에 사람입니다. ㅅㄴㄹ “넌 정말 본 적 없어? 한 번도? 뭐, 장소가 이렇다 보니, 산마루행 버스엔 별별 것들이 다 타게 마련이거든.” (30쪽) “엄마가 잘못했대.” “싫어. 난 계속 여기 있을 거야. 여기라면 내가 싫어하는 건 아무것도 안 봐도 돼.” “하지만 외톨이 왕은 너무 심심하잖아. 슈우, 너도 이제 세상에 대해 사람들에 대해 자기 힘으로 생각할 수 있지? 왜 공기의 밀도가 다른지 희한하게 여겼잖아?” (146쪽) “불가사의한 일엔 대개 시시한 속임수가 끼어 있기도 하지만, 평소 당연하게 여겼던 일일수록 흥미로운 이치가 존재하는 법이야.” (214쪽) + 《필라멘트》(우루시바라 유키/오경화 옮김, 대원씨아이, 2005) 종점 옆의 외딴 집 → 끝나루 옆 외딴집 → 마침길 옆 외딴집 10쪽 담배를 한 갑 사고는 → 담배를 한 집 사고는 → 담배를 한 짝 사고는 → 담배 한 고리 사고는 18쪽 배터리가 나가셨구만 → 밥이 나가셨구만 → 빛샘이 나가셨구만 22쪽 정토가 있단 신앙이 있잖아 → 꽃나라가 있다고 믿잖아 → 꿈나라를 믿잖아 34쪽 태반은 그대로 소식이 두절됐어 → 거의 그대로 끊겼어 → 다들 그대로 끊겼어 → 으레 그대로 끊겼어 34쪽 저번 달 초엽부터 → 지난달 머리부터 → 지난달 어귀부터 36쪽 거대한 지하 광맥을 만들어 돌아다니고 있어 → 땅밑으로 쇳줄을 크게 파서 돌아다녀 → 밑으로 돌줄기를 크게 파서 돌아다니지 88쪽 종국엔 아가씨의 몸까지 좀먹어 들어갈 겁니다 → 마침낸 아가씨 몸까지 좀먹습니다 → 끝내 아가씨 몸까지 좀먹습니다 189쪽 학계란 곳도 결국 인간관계가 생명이라 → 배움밭도 고작 이름줄로 가느라 → 배움마당도 그저 옷섶으로 버티니 208쪽 알고 보니 주당이라니 → 알고 보니 술꾼이라니 → 알고 보니 말술이라니 211쪽 평소 당연하게 여겼던 일일수록 흥미로운 이치가 존재하는 법이야 → 늘 그러려니 여긴 일일수록 재미나게 마련이야 → 흔하게 여긴 일일수록 재미나지 → 여태 가볍게 여긴 일일수록 재미나단다 214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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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리뷰했던 '충사' 의 작가 우루시바라 유키의 단편집 '필라멘트'는 여러가지 옴니버스식의 이야기들이 묶여 나온 책이다. 이렇게보면 작가는 장편보다 이런 옴니버스식의 이야기에 강하다는 생각이 든다. 실재로도 이 작가가 만들어내는 감수성은 이런 길지않은 이야기 내에서 더 효과를 내는듯 하다. 필라멘트에서는 '으잉? 이 그림체는 누구거야?' 라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인 낮설은 그림의 작가초기 초기작품과 충사의 원형이 된 단편과 같은 충사의 이야기이지만 그 설정은 전혀 다른 두가지 단편까지 충사를 재미있게 읽었던 나로서는 소장가치가 충분한 책 이었다. 다만 충사와 떨어져서 그저 한 작가의 단편집 이라고만하고 봤을때 어떨런지는...사실 잘 모르겠다. 잔잔한 느낌과 아리송하지만 그럼에도 감동하게 되는 단편들, 별것 아닌것 같으면서도 두근두근해지는 표현력. 뛰어나게 재미있지는 않지만 그 잔잔함을 느끼고싶다 라고 생각될때에 한번씩 펼쳐보게 되는 책이다. |
| 아직 충사라는 책을 구입하진 않았기에 워밍업 수준으로 구입한 단편이다... 한마디로 느낌을 말하자면 좀 실망스러웠다... 그림체야 각자의 독특함이 있는것이니까 그렇다 치는데.. 너무나도 짧은 단편들의 조합과...(1장짜리 단편도 있었음) 내용들의 허망함 때문이었다고나 할까.. 이 작가는 자기만의 세계가 무척 강하구나 느끼는 수준의 내용들.. 사실 나중엔 그림체에까지 조금 짜증이 났다... 그나마 제일 처음의 단편과 마지막 단편에서 위안을 조금 얻었을뿐.... 충사라는 작품의 스타일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이 단편을 구입했기에 충사에 대한 기대감은 없을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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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민담을 소스로 자신만의 환타지물로 만들어낸 만화 <충사>를 그린 우루시바라 유키의 단편 모음집. <충사>의 원형인 단편이 2개 있고, 나머진 십여전부터 그려온 단편들로 모아져 있다.
사람의 마음과 몸의 아픔의 원인으로는 내면의 '어떠한 벌레'가 있기에 그 벌레를 달래든지, 죽이든지, 보내든지 해야하는데, 그 일을 할 수 있는 자가 바로 <충사>이다. 딱 보기에 훌륭한 작품이지만 내게는 살짝 지루했던 만화책. (아, 좀 더 강렬한 자극을 원하는 나의 이 몸뚱이여!)
허나, <충사>, 특히나 요 단편집에서 느꼈던 것은 우루시바라 유키라는 작가가 참 대단한 사람이구나랑 나랑는 전혀 다른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느꼈다는 것.
주인공들이 겪는 사건은 근친, 소멸, 이룰 수 없는 사랑, 유년의 상처, 기억, 유령이라는 엄청난 것들이지만, 그 '엄청난 일'들을 바라보는 주인공들의 내면은 한결 같이 평온하고, 고요하다.
에피소드 중 자살하는 사람들이 매번 오곤 하는 어떤 바닷가 마을에서 매점을 하는 할머니가 손녀에게 하는 말이, '그 사람들이 아무리 안타깝더라도 말리거나 하지 말고 케세라세라 해라'라고 하는 것처럼, 이 작가의 주인공들은 모든 현상들을 극복하는 데 있어 어떠한 정렬을 통해 이겨낸다기 보다는 아픔을 감내하고, '케세라세라' 하는 식이다. 그러면서 치유하는, 극복하는. 불교적, 힌두교적 사고방식의 원천이기도 한 그런 마인드. 난 이런 마인드가 썩 다가오지 않는다. 이해는 하지만. 그래서 내게 살짝 지루하다는 것이지. (케세라세라, 자체가 맘에 안든다는 건 아니고오오.) 허나,
그래서 이 만화를 읽으면서 고요한 바다가 생각났다는, 갑자기 훌쩍 떠나고 싶어졌다는 게지. (하긴, 에피소드 중의 여러개가 바닷가를 배경으로 하곤 있긴 하다. 딱 이 만화에 어울리는 공간이리라.) 이 만화의, 작가의 위대함이 요런 거 라는 거. 나는 이런 플롯을 지루해하지만, 읽고 나면 그 작가의, 주인공의 심성이 전해져서 문득 잠시 떠나게하려는, 특히나 바다. 아, 이 얼마나 놀라운 것인가.
충사들의 성격 중 맘에 들었던 게 하나같이 낯을 가리고, 사람간의 회동을 불편해 하고... 그러다보니, 사람이 아닌 벌레같은 것에 관심을 갖게 되고... 요런 캐릭터에는 너무 공감을 했다. 허나 다른 게 충사는 그렇게 방랑하며 벌레를 잡으며 살면 되지만, 현재를 사는 우리는 그러지 못한다는 게지.
뭐, 그래도 케세라세라. 가끔은 좋지 아니한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