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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이들 되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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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북으로 갈린 이래 남, 북 모두 상대보다는 뛰어나야만 한다는 일종의 강박관념을 지니고 있었던 듯하다. 사회에 들끓는 모든 목소리를 억누르고 경제성장에 그토록 목매달 수 있었던 것도 이를 통해 상대보다 우리의 체제가 우월함을 증명 받기 위한 노력이었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전히 많은 이들이 북한을 우리의 주된 적이라 칭하고 있고, 민주화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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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북으로 갈린 이래 남, 북 모두 상대보다는 뛰어나야만 한다는 일종의 강박관념을 지니고 있었던 듯하다. 사회에 들끓는 모든 목소리를 억누르고 경제성장에 그토록 목매달 수 있었던 것도 이를 통해 상대보다 우리의 체제가 우월함을 증명 받기 위한 노력이었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전히 많은 이들이 북한을 우리의 주된 적이라 칭하고 있고, 민주화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여전히 자신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허락지 못하는 경직된 분위기를 지니고 있다. 특히 자유민주주의 이념에 대해서는 아무런 의문도 제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불문율 마냥 여겨져 왔다. 하지만 때때로 이는 지배층의 권력 공고화를 위한 도구로 전락하기도 하였으며, 지금의 우리를 있게 한 이들을 평가함에 있어서도 하나의 견고한 잣대로 지금까지도 사용되고 있다. 사회주의 이념에 충실했다는 이유로 혹은 상대적으로 좌파의 색채를 띄고 있다는 이유로 독립운동을 했던 많은 이들이 의도적으로 잊혀져 왔다고 해도 될지... 그들의 빈자리를 채운 것은 과거 일본에 적극적으로 부역했고,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미국과 독재권력에 충실했던 이들이었음을 생각하면 나는 씁쓸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약산 김원봉 역시 그러한 인물 중 하나이다. 우리에게는 '의열단'으로 유명하지만, 구체적으로 그가 어떠한 활동을 통해 우리나라의 독립을 꿈꾸었는지를 묻는다면 제대로 답할 수 있는 이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의 독립운동이 (겉으로 보기에) 좌파적인 색채를 강하게 띄고 있다는 이유로 그리고 무엇보다도 해방 이후 그는 남한 아닌 북한을 택했다는 사실 때문에 우리는 그를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많은 부분 작가의 상상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까닭은 그에 대한 자료가 충분치 않기 때문일 것이다. 여전히 북한은 연구를 목적으로 한다 하여도 자연스럽게 드나들 수 없는 공간이며, 김원봉이 조선의용대를 창설, 활동했던 곳 역시 머나먼 중국 땅이니 말이다. 하지만 상상력이 친근함으로 다가온 듯 책은 거침없이 읽혔다. 나 역시 김원봉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거의 없었음을 이 책을 읽는 내내 느꼈다. 좌와 우, 굳이 따지자면 그는 항상 스펙트럼의 가장 왼쪽에 속하는 인물이 아닐까 여겨지곤 했었다. 하지만 활동을 통해 그가 보여주었던 것은 좌도 우도 아닌 '민족'에 대한 열망이었던 것 같다. 외세가 아닌 우리 스스로 이룬 독립국가라는 거대한 목표가 있었기에 그는 다채로운 성향을 지닌 이들을 모두 끌어안을 수 있었으리라. 하지만 여전히 그렇듯,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이들이 함께 활동하는 것은 어렵다. 무엇보다도 단결이 필요하던 그 순간 오히려 우리는 분열했다. 방법론에 대한 치열한 논쟁, 물론 이는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자신만이 옳다는 편협한 사고방식이 가져다 준 것은 누군가의 승리 아닌 우리 모두의 패배였다. 4.19로 인해 무너진 이승만 정권도, 여전히 닫혀있지만 곪아 가는 내부의 상처를 치유하기엔 너무 늦은 듯한 북한 사회도, 승리라고 칭할 순 없을 테니 말이다. 어쩌면 지금 우리는 지난날을 재평가하기 위한 진통을 겪고 있다. 지난 날 간첩단 혹은 반국가 단체 등으로 평가되던 수많은 조직들이, 쿠데타, 폭동으로 불리던 사건들의 명칭이... 하지만 여전히 우리의 갈 길은 멀었다. 억울하게 희생된 영혼들, 여전히 암흑 속에 묻혀있는 많은 이름들이 있음을 우리는 안다. 김원봉에 대한 재평가 역시 필요하다. 의열단은 청산리대첩 이후 지지부진하던 독립에 대한 열망에 다시금 불을 지피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임시정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해도 의열단에 대해서는 환호했던 당대 사람들의 모습은 의열단이 우리나라의 독립운동에서 얼마나 비중이 있었는가를 보여준다. 무모해 보이기도 하나, 오로지 독립을 위해 하나 뿐인 목숨도 아낌없이 내놓았던 사람들, 그들을 좌-우로 나누는 것은 어찌 보면 하나의 유치한 행위가 아닐지...
q*****2 2005.12.08. 신고 공감 5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