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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와 설명 등을 읽고는 일본판 민속학 오컬트 공포호러 소설이라고 생각했지만 완전히 틀려버렸다. 다만 기대와는 다른 책의 내용에 실망했다기보다 오히려 재미있게 읽었다. 개인적으로 과연 호러 소설일까 싶지만 그래도 내용이 내용인만큼 아주 약간 호러향을 첨가한 소설로 봐도 될 것 같다. 책의 초반 내용과 초중반부의 기괴한 풍습, 인물간의 대화로 이 어촌 마을의 마지막이 좋게 끝나지 않을 것이란건 아마 읽다보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기괴하다면 기괴한 풍습은 조금 나오지만 공포적이지도, 미스터리함도 없기 때문에 이를 원하는 독자라면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가난의 비참함과 대물림, 그것을 벗어나기 위한 잔인하지만 안타까운 어촌 마을의 풍습과 운명을 담담하게 그려가는 스토리가 생각보다 흥미진진해서 좋았다. 120페이지에 문체도 가볍고 어려운 내용은 없으니 가볍게 읽기 좋은 책으로 추천한다. |
| <파선>을 읽고나서, 일본 기록문화의 거장인 요시무라 아키라의 번역 작품이 지속적으로 출간되기를 희망합니다. 실제 우리나라 동해 건너편의 존재하는 니시마와리 항로의 한 항구지역의 기괴한 풍습을 소설화해서 스토리를 전개한 것이 흥미롭습니다. 작가의 세심한 역사 기술이 뛰어나서 그 결과, 지역의 풍습, 계절별 기후, 어업기술, 어종의 특징, 어촌의 의식주, 마을의 운영체제등이 바로 눈 앞에서 펼쳐지듯이 생생합니다. 뱃님이라는 표현이나, 권선징악, 인과응보와 같은 마무리도 부담되지 않고 가슴에 큰 울림이 있습니다. 고인이 된 작가를 이제사 접했다는 게 아쉽습니다. 북로드에서 작가의 시리즈를 출간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끝으로 책의 활자체도 편안했으며, 옮김이의 노력이 빛을 발한 작품입니다.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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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 상품권으로 구매한 세 권 중 블루홀 식스의 <비웃는 숙녀>를 먼저 읽고 우아한 왕비님이 궁금하시다는 <파선>을 집어 들었다. 아홉살 이사쿠는 난파당한 배에서 나온 목재를 끌고 죽은 사람 집에서 삿갓을 쓴 여자와 함께 옮긴다. 집에 가져가면 땔감용 장작으로 요긴하게 쓸 텐데 죽은 사람을 태우는 데 써버린다니 아깝다. 아버지는 3년을 계약으로 고용 하인으로 은 60돈을 받고 떠났다. 이사쿠는 아버지가 존경스러웠다. 마을에서 집안의 가장이거나 고용 하인으로 가지 않은 남자들이 장례 행렬에 동참한다. 난생처음 화장터로 장작을 옮기는 일에 낄 수 있어 크게 만족한다. 또래보다 작은 이사쿠는 2년 6개월 후면 돌아올 아버지를 교대해 고용 하인으로 일하러 가야하지만 몸값을 못 받을게 뻔하다. 단풍이 마을을 물들일 무렵 마을 사람 전체가 참여하는 의식이 거행되는데 뱃님을 위한 의식이다. 뱃님은 마을 앞 암초에 좌초한 배를 말한다. 배에 실린 물건들은 마을 사람들을 윤택하게 해준다. 한마디로 항해하는 배가 암초에 좌초되어 부서지기를 기원하는 것이니 참으로 얄궂은 풍습이다. 마을에서 의식을 올리는 이유와 집을 장식한 그릇에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애를 밴 여자를 배에 태워 풍어를 기원하고, 새끼줄을 던져 지나가는 배가 마을 앞에 있는 암초에 부딪혀 망가지기를 바라는 의식이 거행된다. 여자가 음식이 담긴 그릇을 발로 차고 의식이 끝난다. 마을 청년들이 열다섯이 되면 아내로 삼고 싶은 처녀의 집에 몰래 들어가고 처녀가 육체관계를 거부하지 않으면 성사되는 관습이 있다. 이사쿠는 한 살 많은 다미가 신경 쓰인다. 촌장의 부름에 가보니 소금을 구우라는 지시다. 이제성인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입가에 미소가 새어 나온다. 어머니도 평소에 달리 기분이 좋아 보인다. 기치조에게 소금 굽는 법을 배운다. 소금 굽기가 난파된 배를 부르는 의식이라고만 알았는데 배의 난파를 유도하는 방법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배를 유인하기 위한 임무를 맡은 것이다. 사헤이도 소금 굽기에 투입된다. 돛 표식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며 뱃님을 보면 촌장님 댁으로 달려가 알리라고 한다. 재작년 말에 태어난 데루가 고열로 목숨을 잃는다. 동생들과 어머니를 맡긴 아버지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해 슬퍼한다. 마을에 매화꽃이 피었다는 소식에 겨울이 끝났음을, 아울러 뱃님이 방문할 가능성도 없음을 알려준다. 소금 굽기도 중단되고 마음에는 우울한 공기가 퍼진다. 3월 초 풍어를 기원하는 의식이 거행된다. 드디어 뱃님이 오신날, 모두가 숨죽인다. 영주의 표식이 아니라 상인의 배라는 표식을 보자 모두 환호를 지른다. 작업이 들어가고 곤스케와 이사쿠는 바다를 감시하는 역할을 맡는다. 물건을 옮기고 해체하는 작업은 일사불란하게 진행된다. 어머니는 이제껏 본 적이 없는 표정을 짓고 있다. 행복 가득한 저녁을 먹고 어머니는 발견된 선원들은 모두 때려 죽였다고 전한다. 그들의 불행이 마을의 행복이다. 뱃님이 실어 온 쌀은 323섬. 쌀을 비롯해 여러 물품이 분배된다. 소금 굽는 사람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 한지 알게 된 이사쿠는 열한 살이 된다. 겨우 열한 살에 책임감을 느끼고 가족을 이끌어가려는 마음이 눈물겹다. 마을 사람들은 긴장도 잠시 넉넉한 식량 덕에 일을 게을리 하게 된다. 다른 사람들처럼 쉬고 싶지만 이사쿠는 어머니 말을 듣는다. 또 한번 뱃님이 찾아오고, 마을은 재앙으로 술렁인다. 그리고 마을 전체가 절망에 빠지는 결말은 기록 문화의 거장이 만든 완벽한 시나리오다. 세상과 고립되어 촌장과 일심동체 살아가던 마을 사람들의 삶은 옳고 그름을 떠나 인간 생존이 걸린 문제다. 이사쿠가 성장하는 3년의 세월을 들여다보며 마음이 무거워지는 소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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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들어보는 작가님의 소설인데 출판사랑 표지보고 구매합니다. 물론 내용도 재밌어 보여서요. 근데 요즘 책값이 전체적으로 많이 오른거 같아서 안타 깝네요. 페이지 수에 비해 가격들이ㅜㅜ 가뜩이나 사람들이 책 안 사는데 책 가격은 점점올라가니 말이죠. 쓸데없는 소리가 너무 길었는데 재밌게 읽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