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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도끼다 박웅현 작가님. 책은 도끼다를 읽고 쉽게 접근하지 못했던 어려운 고전, 두꺼운 책에 도전하여 완독할 수 있었다. 천천히 꼭꼭 씹어 맛보여주는 작가님을 믿으며 이번에는 시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이번에도 어렵게 느껴지는 시, 무슨 뜻인지 이해가 잘 되지 않는 시까지 작가님이 꼭꼭 씹어서 알려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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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를 읽는 법을 몰랐다. 누군가의 책상 위에, 가방 속에 꽂혀 있던 얇은 시집을 볼 때면 묘한 회피가 일었다. 장문을 거북해하는 자들의 게으른 독서취향이라는 못된 자기합리화를, 시 앞에서만 발동시키기도 했다. 『여덟 단어』를 써낸 작가의 이름값에 기대 우연히 집어 든 책이었다. 촤르륵 넘기다 어떤 페이지에서 단어 하나가 걸렸다.
시 속 화자나 대상을, 멀리 떨어진 무엇이 아니라 바로 내 지척으로 끌고 와 내 몸과 같은 크기로 세워라. 그렇게 선명하게 더듬으라는 말이었다. 김사인 시인의 말을 박웅현이 풀어놓은 대목이었다.
그 단어가 큼직하고 선명하게 다가왔다. 시는 읽는 게 아니라 음미하고, 대화하고, 소통하는 것이라는 자세가 그제야 몸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나에게도 시를 읽을 가능성이 있는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처음 들었다. 지척으로 끌어와 더듬는다는 건, 끝까지 가면 흡수가 된다. 멀리 있던 것을 옆에 세우고 만지다 보면 그 입자가 결국 내 안으로 번진다. 어릴 때 가끔 했던 상상이 있다. 바깥에 추적추적 내리는 빗방울이,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이, 누군가의 기쁘고 속상한 마음들이 아주 미세한 가루가 되어 내게 흡수된다면 나는 어떤 기분일까 하고. 그 상상은 지금도 아주 가끔 작동한다. 어떤 날은 바람이 내 몸을 통과하며 안에 고인 독소를 말끔히 앗아가는 장면을 그린다. 또 어떤 날은 인도에 떨어져 있던 까마귀 사체 앞에 멈춰 선다. 어지간해선 땅에 내려앉지 않는 새가 이 낮은 바닥까지 떨어질 만큼, 얼마나 고통스러웠던 걸까. 흔한 길바닥 한 장면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지척까지 끌어와 만지는 일. 돌이켜보면 게 다 같은 호흡은 아니었을까. 문학적 수사에는 비문이 많다. 말이 안 되는 표현들이 천지인데, 그 문장들이 결국 사람을 살아내게 하는 말이 되는 아이러니가 있다. 또박또박 맞는 말은 다 설명해버리고 나면 더는 스며들지 못한다. 그런데 어딘가 어긋난 말은 읽는 사람을 슬그머니 끌어당긴다. 그 어긋남에 제 몸을 포개야, 시는 비로소 읽는 사람의 것이 된다. 책은 중후반으로 갈수록 시를 대하는 태도가 삶을 대하는 태도와 얼마나 닮았는지를 보여준다. 바로 지금 여기에서 내 삶과 타인의 삶을 함께 호흡하는 것. 평범한 현실에서 경이를 건져 올리는 자의 시선. 박웅현이 거기에 다다랐고, 나는 그 귀결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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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출간되면 바로 읽게되는 박웅현님의 책 시라 그런지 평은 좋지 않은듯 ㅎㅎ 나도 시집은 순식간에 읽긴하지만 그래도 시가 원래 여백의 미인것을... 시를 좀더 생각하며 읽게해준다는데에 의미를 둔다면 난 이책은 추천한다. 강독회에 한번 가보고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