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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당연했던 것들이 더 이상 당연하지 않게 된다면 나는 어떻게 될까. 양손을 자유롭게 움직이는 일, 어느 날 갑자기 그 자유를 잃는다면 과연 나는 일상을 유지할 수 있을까. 『나는 왼손 피아니스트입니다』를 읽으며 그 질문이 마음속을 맴돌았다.
저자 이훈 님은 미국 유학 중 뇌졸중을 겪고 오른쪽 신체의 감각을 잃었다. 피아노를 연주하는 일은 물론 사소한 일상조차 쉽지 않은 상태. 한때 꿈꾸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의 길은 눈앞에서 갑자기 사라졌고, 피아노는 더 이상 희망이 아닌 상실의 상징이 되었다. 그러나 그는 그런 절망의 감정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에게 신세를 졌던 지인들, 부모님의 헌신 그리고 ‘왼손으로라도 다시 쳐보자’고 제안해주는 스승님이 있었다. 특히 ‘나는 괜찮지 않은데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괜찮아질 수 있었다’는 구절이 기억에 남는다. 이 책은 함께하는 관계와 여러 사람의 도움이 한 사람을 어떻게 다시 일으키는지 보여준다.
『나는 왼손 피아니스트입니다』는 모든 것이 무너졌을 때, 우리는 무엇으로 다시 살아갈 수 있을까를 묻는 책이다. 그 답은 거창한 비전이나 성공이 아니라, 곁에서 손을 잡아주는 사람들, 평범한 일상을 함께 나누는 관계 속에 있다. 삶을 지탱하는 건 결국 그런 것들이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된다.
책을 덮고 난 뒤, 자연스럽게 저자의 연주 영상을 찾아보게 된다. 오른손을 잃었지만, 왼손으로 건반 위에 다시 삶을 쌓아가는 모습이 그 자체로 감동이다. 그리고 나도 문득 생각하게 된다. 지금 내 곁에 있는 평범한 오늘과 사람들을, 조금 더 소중히 바라봐야겠다고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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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 처음으로 카미유 생상스의 <왼손을 위한 여섯 개의 연습곡>을 찾아보았다. 모리스 라벨의 <왼손을 위한 피아노 협주곡>을 찾아 들었다. 문외한이 듣기엔 양손으로 하는 풍부한 연주로 느껴졌다. 이 책을 읽으며 왼손으로만 연주할 수 있는 피아노곡이 1천개가 넘는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았다. 저마다에게 주어진 삶의 모양이 다르기에 고난의 무게도 다르겠지만 젊은 시절에 가혹한 운명을 만나게 되는 이야기는 참 힘들다. 피아니스트가 손가락을 움직일 수 없다는 절망은 더 이상 소리를 낼 수 없는 가수나 더이상 공을 찰 수 없는 축구선수와 비슷할까. 독일과 네덜란드에서 공부하고 미국의 신시내티 음대에서 박사 과정 중이었던 촉망받던 피아니스트 이훈은 유학시절 뇌졸증으로 쓰러져 왼손밖에 쓰지 못하게 되었다. 삶의 의미를 더 이상 찾지 못하고 그저 안타까워 할 일 앞에서 보통의 사람들은 길을 잃는다. 어찌할 줄 몰라 방황하고 헤매며 시간을 흘려보낸다. 다행히 이훈의 곁에는 그를 사랑하고 그의 음악에 보통 사람들이 재현해낼 수 없는 인생의 희로애락이 스며있을 수 밖에 없는 이유! 감히 ‘사랑’이다. 이훈 피아니스트가 살면서 베푼 선함이 훗날 사람들의 진심어린 도움으로 나타나는 모습은 뭔가 삶의 목적이자 축복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일까. 별빛이 쏟아질 것 같은 표지의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땐 마음이 따뜻해져 온다. 삶이 꼭 화려하지 않아도, 누군가에게 울림을 주고, 진심이 전해진다면 그 자체로 충분히 빛이 난다는 걸 그를 통해 배웠다. 연주자로서, 한 인간으로서 그의 앞날을 열렬히 응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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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훈은 힘든 상황에서도 특유의 긍정성과 밝음을 잃지 않는 사람이다. 그의 글에는 어려운 이야기 속에서도 따뜻한 빛이 스며들어 있다. 책을 읽으면서 나의 어려웠던 시간을 떠올리게 되었다. 남편이 교통사고를 당해 갑작스럽게 입원하게 되었을 때가 생각난다. 계약직이던 남편은 결국 퇴사할 수밖에 없었고, 전업주부인 나에게는 당장의 생계가 가장 큰 걱정이었다. 남편을 돌보는 것도 힘들었지만, 막막한 현실이 더 견디기 어려웠다. 그때 친정 가족들이 우리집에 모두 모였다. 나를 혼자 두지 않으려 각자의 방식으로 돌봐주었다. 특히 우리 가족만의 유머로 매일 작은 일들로 함께 웃을 수 있었던 게 큰 힘이 되었다. "감사한 것은 그런 고통 속에서도 어떻게든 살아내려는 '몸부림'의 힘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누군가의 불행을 대할 때 안타까워하며 위로하고 응원을 보내야 한다."(나는 왼손 피아니스트입니다. p.20, 오늘산책) 이 책을 읽으며 내 상처가 자연스럽게 치유되는 느낌이었다. 고난을 함께 견뎌준 사람들의 소중함도 다시 한번 느꼈다.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과장하지 않고 담담하게 들려준다. 어려운 순간 속에서도 다행인 것을 찾으며 주어진 것에 감사함을 표현한다. 지금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분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될 책이라고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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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쏟아지는 밤하늘을 본 적 있으신가요? 몇 해 전, 처음 캠핑장을 찾았습니다. 산속 불빛 하나 없는 어둑한 곳에 매트를 깔고 누워 손전등을 끄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 하늘 가득 별들이 쏟아져 내렸습니다. 늘 그 자리에 있었던 별들이었지만, 세상의 불빛이 모두 사라지고 나서야 비로소 눈앞에 나타난 것이었습니다. 『나는 왼손 피아니스트입니다』는 그때의 밤하늘을 고스란히 옮겨 온 듯한 표지였습니다. 『나는 왼손 피아니스트입니다』는 뇌졸중으로 오른쪽이 마비되어 절망 속에 빠진 피아니스트가 다시 왼손으로 건반을 두드리며 제2의 삶을 살아가는 과정이 담겨있습니다. 그전까지 '피아노'는 내 앞에서 금기어였다. 누구도 내게 피아노 연주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피아노 앞에 앉아 있는 나를 본 것이다. 그들이 다시 소망을 품었고, 이전보다 더 열렬히 나를 응원하기 시작했다. ( P. 77) 세상의 불빛이 모두 사라진 듯한 절망의 어둠 속에서도 별은 여전히 빛납니다. 별은 우리에게 꿈과 위로, 그리고 나가야 할 길을 알려 줍니다. 깜깜한 길을 걷다 잠시 불을 끄고 올려다본 밤하늘처럼, 인생의 막막한 순간에도 별은 우리에게 방향을 가르쳐 줍니다. 저자에게 피아노는 바로 그런 별과 같았습니다. 어린 시절의 꿈이었고, 삶이 무너져 내릴 때 북두칠성처럼 다시 길을 밝혀준 빛이었으며, 이제는 왼손으로 전하는 연주를 통해 자신과 타인 모두에게 위로가 됩니다. 서울의 밤하늘은 도시의 불빛에 가려 별을 보기 어렵습니다. 책을 덮고 나니 나의 마음속 별 하나를 찾고 싶어집니다. 그것이 오래전 잊었던 꿈일 수도, 아직 만나지 못한 내일의 희망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별을 찾아 밤하늘을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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