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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고 서점을 좋아하고 거기다 고양이까지 좋아한다면 반할 소설이 있다. ‘2024 일본 판타지 소설 대상 수상작’ 우츠키 겐타로의 『고양이서점 북두당』이다. 제목부터 흥미롭지 않은가. 고양이서점이라니? 고양이가 서점의 마스코트인가 싶을 것이다. 아니면 서점 주인이 애묘가이던가. 어쩌면 독립서점을 생각할지도 모른다. 어떤 면에서 모두 맞다. 이 소설은 매력적인 고양이와 어딘지 모르게 수상한 주인의 이야기니까. 판타지 소설이니 서점 주인이 사람이 아닌 고양이는 아닐까 그런 상상을 가능하다. 소설은 아홉 번째 환생한 검은 고양이 ‘쿠로’가 들려주는 이야기다. 그러니까 이번이 마지막 생인 것이다. 여덟 번이나 살았으니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 알만큼 다 아는 쿠로는 사람을 믿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다른 고양이와 친하게 지낼 생각도 없다. 생존을 위해서 따뜻하고 먹을거리도 있는 사람 근처를 돌아다니다 이상한 곳을 발견한다. 그곳이 바로 ‘북두당’이다. 그곳에서 한 여자가 고양이를 위해 물그릇을 채우고 “언제든지 와도 돼”라며 말을 건넨다. 마치 고양이와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듯이 말이다. 인간에 대한 경계를 풀지 않았지만 여자의 친절과 다정한 말에 흔들린다. 쿠로가 살펴본 서점은 좀 이상하다. 손님이 많은 것도 아니고 열 살 소녀 마도카만 정기적으로 서점을 방문한다. 책을 입고하는 모습도 볼 수 없고 주인 여자는 네 마리의 고양이들과 책에 둘러싸여 지낸다. 그러다 마도카카 집에 돌아오지 않는 일이 생겼다. 신경 쓰지 않기로 했지만 마도카가 갈 만한 곳을 찾아 나선다. 비를 피해 미끄럼틀 아래서 책을 읽고 있었다. 책을 읽느라 정신이 팔린 마도카는 쿠로의 울음소리에 집에 가야 한다는 걸 알았다. 쿠로가 마도카를 찾아준 걸 아는 서점의 고양이는 바로 친해지지 않아도 된다며 쿠로를 서점으로 이끈다. 그렇게 북두당에 들어간 쿠로는 다른 고양이들이 ‘마녀’라 부르는 ‘에리카’와 지내게 된다. 놀랍게도 에리카는 고양이의 말을 다 알아들을 수 있었다. 어떻게 그런 능력이 있는지 쿠로는 궁금했지만 알려주지 않는다. 서점의 고양이들의 말에 따르면 고양이의 전생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면 들을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쿠로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기에 쉽게 여자에게 자신의 전생을 꺼낼 수 없다. 사실은 고양이에게 중요한 이름을 얻지 못했다는 것. 여덟 번의 생 가운데 가장 행복하고 평온했던 세 번째 생의 시절이 있었지만 끝내 이름을 불러주지 않았다. 누군가는 이쯤이면 짐작할 것이다. 쿠로가 일본 근대 문학의 거장 나쓰메 소세키의 고양이로 살았다는 것을 말이다. 소세키 곁에서 『나는 고양이로소이다』가 탄생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소설의 고양이가 바로 쿠로라는 걸 말이다. 쿠로는 자신의 진명을 나쓰메 소세키의 본명인 ‘긴노스케’로 짖는다. 나는 그 사람에게 진명을 받고 싶었다. 그러니까 적당히 지은 이름 따위는 싫었다. 그러나 그는 끝내 나에게 이름을 지어주지 않았다. 그게 변덕이었는지, 고집이었는지, 아니면 자유방임주의적인 성격의 산물인지, 이유는 끝내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 이름을 짓기로 했다. (122쪽) 소설은 쿠로가 들려주는 지난 여덟 번의 생과 함께 일본 역사를 돌아본다. 에도 시대 대기근, 메이지와 다이쇼, 쇼와 시대를 거치며 쿠로가 만난 인간의 모습은 자신들의 욕망만 채울 줄 아는 존재였다. 그런데 마지막 아홉 번째 생에서 만난 에리카와 마도카는 달랐다. 글을 쓰는 걸 좋아하는 마도카와 마도카의 글을 읽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 에리카. 이상한 건 마도카의 글을 읽을 때마다 눈물을 흘리는 에리카다. 에리카에게는 무슨 사정이 있는 것일까. 서점 북두당도 이상한 공간이다. 손님이 책을 사면 저절로 책이 채워지고 심지어 재고 정리는 고양이가 한다. 북두당에 정착한 쿠로는 작가가 되려는 마도카의 성장과정을 지켜본다. 그런데 열심을 글을 쓰던 마도카가 서점에 발길을 끊는다. 외모도 변하고 불량 청소년과 어울린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집안 사정이 어려워져서 글쓰기를 그만둔 마도카는 엄마와 갈등도 심한 상태였다. 그러나 마도카의 진심은 그게 아니었다. 쿠로가 세 번째 생에서 만난 소세키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마음이 병들고 몸마저 쇠약했던 소세키가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건 글쓰기 때문이었다. 어떤 이에게 글을 쓴다는 행위는 곧 치유다. 마음의 상처를 글이라는 형태로 바꾸어 바깥으로 끌어내고, 그것을 객관적으로 마주하며 천천히 받아들이는 과정. 그렇게 먼저 자신을 치유하고, 언젠가는 또 다른 누군가의 마음에도 가 닿게 된다. 그리하여 글쓰기는 마음의 안녕과 평온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 된다. (279~280쪽) 17년 동안 쿠로가 북두당에 살면서 만난 인간의 이야기. 신비로운 공간 『고양이서점 북두당』 에서 어려운 환경에서도 글쓰기를 포기하지 않는 마도카를 응원하는 에리카와 고양이들의 모습은 따뜻한 울림으로 남는다. 어디 그뿐인가. 소설 곳곳에서 나쓰메 소세키, 이나가키 타루호, 이케나마 쇼타로, 무로오 사이세이 등 고양이를 사랑한 문호들이 등장하는 재미와 그들을 향한 문학적 오마주와 글쓰기와 창작의 고통을 섬세하게 담아낸다. 『고양이서점 북두당』은 환생한 고양이의 시선으로 생과 사, 인간의 다채로운 삶, 상처와 회복, 치유에 대해 말한다. 그리고 이름을 불림으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려는 쿠로의 모습을 통해 정체성과 우리에게 이야기가 건네는 위로와 힘을 생각하게 한다. 글을 쓰고 읽는다는 것, 문학의 소중함에 대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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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고 순간 머릿속에서 폭죽처럼 터졌다. 대전의 빵집, 북두신권, 토토로의 고양이 버스 같은. 어쨌든 재밌는 생각이 터져 좋았다. 작가의 필모도 흥미롭다. 2020년 <숲이 부른다>로 공포소설 대상으로 등단한 후 2024년엔 <고양이 서점 북두당>으로 판타지 소설 대상을 수상했다. 쓰기만 하면 대상이니 이 또한 판타지 아닌가? 인간이 지어 준 진짜 이름인 진명을 바랐지만 여덟 번의 생을 살아오는 동안 이름을 갖지 못한 고양이 쿠로는 그중 세 번째 만났던 인간 나쓰메 소세키조차 이름을 주지 않고 떠나자 스스로 긴노스케라 이름을 붙였다. 고양이가 실제 아홉 번의 생을 그것도 전생의 기억을 가진 채 이어 간다는 서사가 판타지 자체인 데다 작가와 연을 이었던 고양이가 알 수 없는 힘에 끌려 북두당 서점에 모인다는 이야기가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자칭 긴노스케는 결국 예민하고 염세주의자였던 긴노스케에게 물들어 여덟 번의 생을 이어오면서 인간뿐만 아니라 종족인 고양이가 보이는 선의를 믿지 않는다. '재수 없게 불행을 마주했다면 그냥 체념하고 몸을 맡기'라니 인간 긴노스케의 영향력이 대한 하긴 했나 보다. 근데 읽다 보니 긴노스케처럼 시크한 고양이의 본성은 아홉 번의 생을 통해 반복되는 관계의 부질없음을 깨달았기 때문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니 고양이가 달리 보였다.
의존이 어떤 의미에서 패배의 결과가 되는지 이해하기 어렵지만 뭐, 대략의 의미는 공감되긴 해서 문장을 보면서 인간이 일방적으로 만들어내는 관계에선 역시 진심의 무게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걸 생각한다. 한편 젊은 청년들을 스스로 죽음으로 내던지게 만들었던 전쟁을 나라를 위해 떳떳하게 죽은 것으로 미화하거나 일본인들이 전쟁의 피해자라는 표현이 은근하게 깔려 있어 심기가 좀 불편했다. 아이들을 내세워 자신들이 피해자라던 지브리의 <반딧불의 묘>처럼. 하지만 어쨌든 고양이의 시점으로 인간 군상에 대한 표현이니 너그러워지기로 했다. 전쟁 이후 경제성장기를 바라보는 인간 군상은 우리가 겪어온 시대와 별반 다르지 않아서 꾹꾹 눌러가며 읽게 된다. 참혹한 전쟁 이후인지 아니면 인간은 원래 그렇게 생겨 먹은 건지 지금까지도 청산되지 않은 것들을 곱씹게 된다. 일본 작가의 비판적 글에서 그들 나라의 잘못을 곱씹는 게 아이러니하지만.
183쪽
두 다리로 서서 직립보행을 하고 앞발톱 사이에 볼펜을 끼우고 도서 재고 정리를 하던 루루의 죽음에 마녀가 침울해 하는 것을 지켜보는 전생 나쓰메 소세키의 고양이 기타호시의 울적한 표현이 와닿았다. 누군가 위로가 필요한 줄 알지만 선뜻 그러기 어려울 때, 해줄 게 없어서 마음만 동동 거릴 때의 기분이 공감됐다. 얼마나 멋진가! 자신의 신년을 지키기 위해 신 따위에게 맞선 고양이라니.
이 책은 네 마리의 고양이와 인간 북두당 서점 마녀 기타호시, 초등학생 마도카의 이야기가 너무 생동감 있게 펼쳐져서 책을 읽는 동안 시간이 멈춰버린 것처럼 몰입했다. 북두당에 갇혀버린 기타호시의 저주와 작가와 전생을 살았던 고양이들의 이야기라니 정말 판타스틱했다. 그것도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다. 이름은 아직 없다.'의 주인이 쿠로, 아니 긴노스케였다니! 개인적으로 고양이를 사랑하진 않지만 책은 사랑해서 선뜻 읽게 된 책인데 판타지에 빠져 읽다 보니 고양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조금은 생긴 듯도 하다. 고양이와 책과 판타지를 사랑한다면 강추한다. #고양이서점북두당 #우쓰기겐타로 #이유라 #나무의마음 #도서인플루언서 #서평 #책리뷰 #일본소설 #판타지소설 #추천도서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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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의마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우츠키 겐타로 저자(이유라 옮김)의 <고양이 서점 북두당_아홉 번 산 고양이와 잃어버린 이야기의 수호자> 이 작품은 나쓰메 소세키의 고양이가 환생해 고서점 책방 지기로 다시 태어나는 기발한 상상력에서 출발한 소설입니다. 북두당은 손님이 책을 사 가면 저절로 재고가 채워지는 마법 같은 서점이자, 점주 기타호시 에리카와 네 마리의 고양이가 함께 어울려 사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이곳에는 전생에 유명한 작가와 함께 살았던 고양이들이 모여듭니다. 주인공 고양이는 나쓰메 소세키와 함께한 기억을 가진 특별한 존재로, 인간과 세상에 대한 상처를 안고 북두당에 도착합니다. 주인공 고양이는 여러 번 환생을 겪었으며, 다양한 이야기와 기억을 품고 있습니다. 북두당의 점주 기타호시는 고양이들과 함께 저주에 걸려 서점을 떠나지 못하는 설정으로, 신비로운 판타지적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북두당을 찾는 사람들은 저마다 상처와 사연을 가지고 오지만, 고양이들과 책을 통해 조금씩 치유되고 삶의 새로운 의미를 발견합니다. 특히 작품 곳곳에 나쓰메 소세키를 비롯해 이케나미 쇼타로, 이나가키 타루호 등 고양이를 사랑한 일본의 근현대 작가님들이 스치듯 등장한다는 점이 이 소설의 매력입니다. 목차 1장 기묘한 첫 만남 2장 수상한 초대 3장 기억의 냄새 4장 마녀와 책방지기 고양이 5장 기억을 읽는 책장 6장 마도카, 사라진 이야기 7장 축복과 저주 8장 나의 맹세 9장 해빙 : 이야기의 끝과 시작 “뭐, 조만간 너도 북두당(北斗堂)에 오게 될 거야.” 그 말을 끝으로 녀석은 총총히 자리를 떠났다. 대체 뭐야, 저 녀석. p41 그래서 나는 스스로 이름을 가지기로 했다. 그가 나를 잊어도 좋다. 하지만 나는 그를 잊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그의 필명이 아닌 본명을 내 진명으로 삼기로 했다. ‘긴노스케(나쓰메 소세키의 본명이 바로 나쓰메 긴노스케다.)’라고. p122 서두르지 않아도 돼. 단숨에 끝까지 읽어버리면, 나는 부끄러워서 도저히 견딜 수 없을 테니까. ——부디 전해졌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그런 생각을 떠올리며, 나는 다시금 잠에 빠져들었다. p336 “슬픔 속에서 살아온 고양이라면, 다음 생에는 반드시 북두당에 오게 될 거야.” 그저 살아남는 게 목적이라면 고양이처럼 되는 대로 살아가면 된다. 하지만 우리와는 달리, 어떤 인간들은 스스로 고난의 길을 택해 자신을 언어로 표현하려 한다. 그렇게 해야만 비로소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어버릴 만큼 그들은 문장에, 그리고 이야기라는 세계에 미쳐 있다. p373 따라서 이 작품은 환생과 기억이라는 철학적 주제를 고양이라는 상징과 생명, 문학, 창작 등을 통해 깊이 있는 메시지를 전하고 의미를 되새기게 만드는 감성적인 소설입니다. 인간과 고양이, 그리고 환상적 설정 속 성장과 변화를 담고 있는 이야기 구조는 깊은 여운을 남기며 삶과 창작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기게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을 고양이와 책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도서제공 #고양이서점북두당 #우츠키겐타로 #이유라 #나무의마음 #일본소설 #판타지소설 #일본판타지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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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독특한 설정의 이야기는 흔히 고양이의 목숨이 아홉개라는 말처럼 이 고양이가 거듭 환생을 거치고 있음을 보여주는데 무려 에도 시대에서부터 시작해 메이지 시대, 다이쇼 시대를 거쳐 쇼와 시대에 이르기까지 삶과 죽음을 반복하고 있는 셈이다. 이미 쿠로의 존재 자체가 판타지인데 북두당은 더욱 그렇다. 사람들이 이곳에서 책을 사서 가면 놀랍게도 그 책의 재고가 채워지기 때문에 예사롭지 않고 이곳을 점주인 에리카 역시 쿠로를 비롯한 다른 고양이들과 함께 기묘한 삶을 사는 인물처럼 그려진다. 확실히 문학작품 속 서점이라는 공간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많은 이야기들을 담긴 책의 공간인데다가 그곳을 찾는 사람들 역시 각자가 살아 온 삶의 이야기와 사연이 있어서인지 공간이 주는 신비로움과 묘한 분위기가 있고 이를 무대로 사람들간의 교감과 공감의 이야기를 통한 감동과 힐링을 선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 역시 그런 분위기라 쿠로의 전생부터 예사롭지 않게 시작하면서 이야기도 그만큼 재미있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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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서점 북두당과 고양이들의 사연을 통해 '이야기'가 지닌 매력과 힘을 흥미롭게 그려낸 소설!" 일본의 여느 소설처럼 잔잔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을 거라 예상하고 읽었는데, 의외로 이 소설은 보통의 일본 소설에서 잘 보이지 않는 날카로운 면모와 글쓰기에 대한 의미와 통찰에 대해 담고 있어 좀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그렇다고 해서 일본적인 느낌이 아예 배제된 것은 아니었는데, 일단 화자로 '고양이'를 앞세우고 있었고, '고서점'을 배경으로 두고 있어 일본스러운 느낌은 그대로 느껴졌다. 또 일본적인 '신화'나 '미신'에 대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어 흔히 접하는 일본 소설의 감성적인 면모와 예스러움, 그리고 기묘함은 그대로 유지한 듯했다. 하지만 이야기하고자 하는 방향성이나 풀어가는 방식이 여타 일본 소설과는 달라 확실히 차별성이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총 9장으로 구성된 이 소설은, 아홉 번째 생을 살고 있는 검은 고양이 쿠로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가 아홉 번의 생을 살며 겪었던 이야기를 비롯해, 마지막 생에서 북두당을 만나게 된 사연, 그리고 북두당의 주인 기타호시 에리카와 그 외 그곳에서 머물고 있는 네 마리의 고양이에 대한 사연까지 다루며 '작가'와 '글쓰기', 그리고 '이야기'에 대한 내용을 흥미롭게 담아냈다. 어쩌면 단순히 인간을 불신하고 경멸하는 쿠로가 북두당을 만나 행복한 묘생으로 아홉 번째 생을 마무리했다는 전개로 따뜻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로 끝맺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 안에 여러 작가의 삶과 창작의 고통, 고양이들이 진명을 가진다는 의미 등에 대한 에피소드를 더 추가하여 '글쓰기'에 대한 어려움과 이야기가 주는 힘과 의미를 한층 더 부각시켰다. 그리고 어쩌면 저자 자신의 경험담일 수도 있는 내용을 담아 독자들이 '이야기'에 대해 더 생각하게 만들었다. ===== 등장인물 및 배경 ===== □북두당 -기타호시 에리카가 주인으로 있는 고서점 -작가와 함께 생을 살았던 네 마리의 고양이가 함께 머물고 있음 -북두당에는 저주의 주술이 걸려있음 ■쿠로 -세 번째 생에서 만난 주인을 특별하게 여기고 있음 -그 외 나머지 생에서는 비참한 묘생을 보냄 -인간에 대한 불신이 큼 -평생 진명(진정한 이름)을 얻지 못함 -스스로 세 번째 생에서 만난 주인의 이름을 빌려 '긴노스케'라 부름 -현재 '아홉 번째' 마지막 생을 살고 있음 -기대 없이 독립적이고, 본능적으로 사는 것이 목표 ■기타호시 에리카 -고서점 북두당의 주인으로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음 -고양이들에게 '마녀'로 불림 -고양이와 의사소통이 가능함 -자신보다 고양이가 우선인 사람 -여태껏 스물일곱 마리의 고양이와 함께 지냈음 -평생 북두당에서 책에 둘러싸여 책에 홀린 채 살아가야 하는 저주에 걸림 -특별한 정체를 숨기고 30년마다 모습을 바꿔가며 150년 동안 북두당에서 살고 있음 ■루루 -암컷 고양이 -담갈색과 흰색이 섞인 무늬 -인간처럼 두발로 걸으며, 서점 재고 관리를 맡고 있음 -여섯 번째 생을 살고 있는 중 ■키누 -암컷 고양이 -흰색과 검은색, 갈색이 어우러진 삼색 무늬 -일곱 번째 생을 살고 있는 중 ■카아 -수컷 고양이 -오렌지빛 털에 갈색 줄무늬가 선명 -기무라에 의해 사망함 ■치비 -수컷 고양이 -검은색과 흰색 무늬가 대칭을 이루고 있음 ■지이노 -하얀 털을 가지고 있음 -카아 사망 후 북두당에 들어온 고양이 ■간자키 마도카 -북두당에 자주 오는 단골손님 중 하나 -일곱 살에 쿠로와 처음 알게 됨 -아주 어릴 때부터 책 읽는 것을 즐겨함 -작가를 꿈꾸지만 어떤 이유로 포기하게 됨 ■기무라 -30대 중반으로 북두당의 단골 중 한 명 -기타호시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어 주말마다 방문 ===== 간략 줄거리 ===== 서양에는 "고양이는 아홉 생을 산다"는 속담이 있는데, 이처럼 이 소설에 등장하는 고양이들도 모두 아홉 번의 생을 산다. 이 중 전생에 일본의 대문호 나쓰메 긴노스케(나쓰메 소세키)와 함께 살았던 검은 고양이 쿠로는 여덟 번의 비참한 묘생을 끝내고 마침내 아홉 번 생을 살게 된다. 앞선 생을 모두 기억하고 있는 쿠로는 인간에 대한 불신과 혐오가 뿌리 깊이 박혀 있어, 누군가에게 기대거나 의지하기보다 스스로 살아가기를 택한다. 하지만 태어난 시골을 떠나 도시로 오자마자 어떤 강력한 이끌림에 휩쓸려 자신도 모르는 사이 북두당 앞에 당도하게 되고, 이로써 인간과 가까이하지 않겠다는 신념은 무너지게 된다. 하지만 쿠로는 처음부터 끝까지 당당하고 까칠한 면모를 보이며 기존 고양이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는데, 이 덕분에 어쩌면 멈춰 있던 운명의 수레바퀴가 이 이야기 이후에는 변화를 보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게 만든다. 쿠로가 도시에 당도하자마자 강력하게 이끌린 이곳은 고서점 '북두당'으로, 고양이들의 언어를 알아 듣고, 고양이들에게 '마녀'라 불리며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는 기타호시 에리카가 주인으로 있는 곳이다. 또 이곳에는 네 마리의 고양이가 함께 살고 있는데, 이들은 루루, 키누, 카아, 치비로 모두 전생에 작가와 함께 산 인연이 있는 고양이들이다. 이들은 처음부터 자신의 진명과 작가들과 살았던 삶에 대해 에리카에게 이야기하며 마음을 활짝 열었지만, 쿠로만큼은 이 모든 것을 비밀에 부치고 죽는 날까지 이야기하지 않았다. 신비한 고서점 북두당과 서점을 운영하는 주인 에리카는 특별한 비밀을 품고 있는데, 이것은 후반부에서 쿠로가 죽음에 다다랐을 때 밝혀지게 된다. 한편 북두당에 머물렀던 고양이들은 죽음을 앞두고 아마테라스(일본 황실의 황조신이자 신들의 군주)를 꼭 한번 마주하게 되는데, 이때도 쿠로의 까칠한 성격은 유감없이 발휘된다. 덕분에 이전까지와는 다른 미약한 변화의 조짐이 포착됨과 동시에 이 다음의 이야기를 기대하게 만든다. 북두당에는 많지 않은 단골손님들이 몇몇 있는데, 대표적인 인물로는 동네에 사는 아주 어릴 때부터 이 서점을 이용했던 '간자키 마도카'와 에리카에게 호감을 가지고 주 1회 방문했던 '기무라'를 꼽을 수 있다. 이들의 전혀 다른 행보도 눈여겨볼 만한데, 특히 마도카와의 에피소드 속에 등장하는 쿠로의 색다른 모습은 웃음을 자아냄과 동시에 절박함이 느껴진다. 여타 대상과는 다른 유일무이한 모습을 보여줬던 쿠로의 복잡한 심정과 마도카의 성장담을 주의 깊게 지켜보면 어떨까 한다. ===== 기억에 남은 문장들 ===== ----- '여덟 번째' 생에 이르러서야 겨우 깨달았다. 살아간다는 건 결국 허무한 일이라는 것을. 인간이라는 종족은 산다는 것을 괜히 복잡하게 생각한다. 배불리 먹고 실컷 자는 것만으로도 대부분의 동물은 충분히 만족스러워한다. (...) 그런데도 인간은 대개 돈이 필요하다느니, 살아가는 보람이 어쩌니 하며 쓸데없이 키를 재고, 자꾸만 뭔가를 더 바란다. 진심으로 고통받고 있는 인간이 그들 중 얼마나 될지 솔직히 의심스럽다. 13페이지 中 ----- 여덟 번의 생을 반복한 쿠로는 이제 시니컬한 태도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살아간다는 것이 허무한 일이라는 것을 깨달은 그는 복잡하게 사는 인간들이 조금은 한심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고양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인간 세상에 대한 견해지만, 또 한편으로는 틀린 말도 아닌지라 우리가 고통이라 말하는 것들이 사실 진짜 고통일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보게 됐다. 너무 재고, 따지느라 우리 스스로를 고통에 빠뜨린 것은 아닌가 하고 말이다. ----- 어스름한 가로등 불빛 아래서 책에 몰두해 있던 그 모습. 문학인지 뭔지에 온통 마음을 빼앗긴 채 그 외의 모든 걸 내던져도 좋다는 듯한 그 태도. 정신없이 글자를 좇으며 누군가가 만들어낸 상상의 세계 속에서 꿈을 꾸고 동경을 품는 그 뜨거운 눈빛. 그 모습은 어쩔 수 없이 나를 집으로 들였던 그 신경질적인 사내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71페이지 中 ----- 마도카가 독서하는 모습을 보고 유일하게 자신이 주인으로 섬기고 싶었던 그를 떠올린 쿠로. 어쩌면 그래서 작가이기를 포기한 그녀를 돕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 창작이라는 세계를 이해하면 할수록 인간이란 존재는 지독히 어리석게 느껴진다. 그저 먹고 자며 살아가기만 해도 충분할 텐데, 굳이 스스로를 괴롭게 만들고, 몸부림치며 심지어는 자신의 생명을 갉아먹기까지 한다. 정말이지 이해하기 힘든 생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고통을 견디며 창작을 향해 나아가는 인간들의 얼굴은 어쩐지 눈부시다. 그 사내가 그랬던 것처럼. 138페이지 中 ----- 창작이라는 세계에 대해 느끼는 양가감정을 표현한 문장으로, 이 때문에 어쩌면 쿠로는 자신이 지켜 온 삶의 태도를 잠시 내려놨는지도 모르겠다. 누구에게도 자신을 만지도록 두지 않던 쿠로가 먼저 다가서고, 아양을 떨고, 누군가를 돕기 위해 나서는 일은 모두 창작이라는 세계를 이처럼 깊이 이해했기 때문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 "여긴 북두당이야. 다른 데랑 달라. 내가 어떤 과거를 살았든, 다른 누가 어떤 삶을 살았든, 전혀 상관없어. 중요한 건 단 하나, 지금뿐이야." 191페이지 中 ----- 북두당의 다른 고양이들과 끝까지 다른 삶을 살았던 쿠로지만 유일하게 그가 북두당에 북며들은 순간을 꼽자면 바로 이 순간이 아닐까 한다. 계속 나는 '아홉 번째 생이야'를 남발하던 쿠로.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는 과거 누구와 어떤 삶을 살았든 현재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일까? 그는 자신의 입으로 위와 같이 이야기한다. "중요한 건 단 하나, 지금뿐이야!"라고. ----- 어떤 이에게 글을 쓴다는 행위는 곧 치유다. 마음의 상처를 글이라는 형태로 바꾸어 바깥으로 끌어내고, 그것을 객관적으로 마주하며 천천히 받아들이는 과정. 그렇게 먼저 자신을 치유하고, 언젠가는 또 다른 누군가의 마음에도 가닿게 된다. 그리하여 글쓰기는 마음의 안녕과 평온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 된다. 279~280페이지 中 ----- 이 소설은 단순히 아홉 번의 생을 사는 고양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 아니다. 그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면 글을 쓰는 행위에 대한 이야기를 돌려 돌려 하고 있는데, 북두당의 주인 에리카, 북두당의 단골손님 마도카, 그리고 북두당이 머무는 고양이들이 과거 함께 살았던 작가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에리카의 손을 빌려 자신의 이야기를 쓰게 만든 쿠로가 그렇다. 이들은 내면에 다들 깊은 상처를 간직하고 있는 인물들로, 글을 쓰는 행위를 통해 자신은 물론 또 다른 누군가의 마음까지 치유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 책에는 글쓰기와 아주 밀접한 장소에서 오랜 시간 살고 있지만, 정작 자신의 글은 쓰지 못하는 형벌을 받는 이와 그리고 집안 사정으로 자신의 꿈을 접은 소녀, 그 외 형편없는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꿈을 위해 끝까지 글을 썼던 여러 작가들의 모습이 그려지면서 이야기란 무엇이고, 글쓰기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지를 색다른 방법으로 전하고 있다. ----- 내면 깊은 곳에서 솟구치는 충동을 타인의 마음에 정면으로 부딪쳐 평생 지워지지 않을 깊고 선명한 흔적으로 남기는 일. 그런 공격성마저 내포한 표현 방식에 매료되어 기꺼이 그 가시밭길을 선택하는 바보 중의 바보들. 글을 쓴다는 건 어쩌면 그런 일인지도 모른다. 372페이지 中 ----- '바보 중의 바보'와 같은 다소 격한 표현을 사용하기는 했지만,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해 깊은 애정을 담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문장이다. 후반부에 들어서면 글 쓰는 것에 대해 망설임과 두려움을 갖고 있던 이들이 하나둘 정면으로 부딪히는 모습들을 목격하게 되는데, 이를 보다 보면 이들이 살아온 흔적과 내면에서 뚫고 나오는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고 써 내려가는 모습들이 절로 그려진다. 그래서 그것을 지켜본 쿠로는 이렇게 표현한 것이 아닐까 싶다. ===== 마무리 ===== 책에 등장하는 몇 가지 키워드를 살펴보면, 이 책이 단순히 고서점 혹은 고양이들의 이야기만을 담고 있는 소설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북두당에는 전생에 위대한 작가들과 함께 살았던 고양이들만 모이도록 인과 되어 있다는 것 ▶그런 고양이들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책방 주인 ▶괴성=책의 신 ▶유명한 작가들이 대거 등장 ▶어린 시절부터 단골손님이었던 마도카가 작가를 꿈꾸다는 점 이런 내용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읽는 행위'에서 그치지 않고 '쓰는 행위'로까지 연결됨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북두당에 머무는 고양이들의 전생 이야기를 통해 그들과 함께 했던 작가들이 창작활동을 하는 데 있어 얼마나 큰 고통을 겪었는지 풀어내면서 그들은 왜 글을 쓰고, 그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게 한다. 나는, 우리는 왜 고통을 인내하면서까지 글을 쓰는가? 개인적으로는 끝까지 시니컬했던 쿠로가 아마테라스를 만난 이후의 이야기가 더 궁금해졌다. 쿠로로 인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 수레바퀴가 과연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를 품게 했기 때문이다. 특히 유토피아이자 주술적 감옥이었던 '북두당'의 봄과 그곳을 150년 동안 지키고 있던 에리카의 성장이 어떤 식으로 꽃피울지 짐작이 되지 않아 더 기대감을 품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고양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대를 이어 '작가'들에 대한 삶의 기록을 남겨왔던 북두당. 이후에는 과연 어떤 변화를 맞이하게 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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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에 나쓰메 소세키와 함께 살았던 검은 고양이 이번 생은 북두당의 책방지기로 환생했다."는 책 소개문구에 이끌려 읽게 된 책이었어요. 귀여운 고양이들이 등장하는 서점이라니...제목부터 표지까지 마음에 들었고 줄거리가 궁금금하게 만들었었죠. 솔직히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는 생각할 것도 많고 묵직한 느낌이 있는 책이었던 것 같아요.
'아홉 번 산 고양이와 잃어버린 이야기의 수호자' 라는 부제에 걸맞게 이 책에는 여덟번의 삶과 죽음을 거치면서 많은 기억과 상처를 가지고 아홉번째 생을 살게 된 냉소적인 검은 고양이가 등장하네요. 힘겨운 지난 삶들 중에서도 나쓰메 소세키와 함께 살았던 삶을 가장 인상깊게 생각하고 있는 고양이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의 모델이 된 고양이라고 하니 이야기가 더 궁금해지더라구요.ㅎ
검은 고양이는 우연히 무언가에 이끌려 북두당이라는 서점에 가게 되는데 북두당에는 마녀라고 불리는 여자와 고양이 4마리가 함께 살고 있었어요. 고양이들과 대화가 통하는 마녀 기타호시 에리카는 저주에 걸려 북두당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하는데 검은 고양이도 쿠로라는 이름을 받으면서 북두당에서 함께 살게 되네요. 쿠로는 여전히 냉소적이고 까칠하게 굴지만 북두당에 함께 살게 되면서 어느새 점점 책방지기 고양이 다운 모습을 보여주게 되죠. 그리고 그 서점에 자주 오는 마도카라는 아이와 얽힌 이야기를 통해서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해서, 책과 글이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 지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보게 해주는 것 같았어요.
표지를 보고 생각했던 것만큼은 가볍게 읽을만한 책이 아니었지만 고양이들의 귀여움을 느낄 수 있고 여러 생각을 할 수 있어서 잘 봤던 책이었어요. 감동적인 부분도 있었고, 고양이들의 생이 끝나가는 것에 대해 슬픈 부분도 있었고, 고양이들이 전해주는 작가들의 이야기도 색다르고 재미있었네요. 그리고 각 장이 시작될 때마다 유명 작가들이 고양이에 대해 이야기한 문장을 실어두어서 그것을 읽는 재미도 좋았어요. <출판사로부터 협찬받은 책으로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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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정말로 아홉번의 생을 살수 있을까. 어딘선가 그런 이야기가 있었던 것일까. 유독 올해 읽은 책에서 이런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그래서, 이 책도 흥미가 생겼었다. '아홉번 산 고양이'에다가 더군다나 '나쓰메 소세키와 함께 살았던 검은 고양이'가 눈에 확 띈다. 나쓰메 소세키의 이야기를 읽은 것은 아니지만, < 신의 카르테 >에서 주인공 구리하라 이치토가 좋아하는 작가 나쓰메 소세키를 좋아한다는 이야기가 계속 등장하기 때문에 매우 익숙하다. 쿠로는 검은 고양이다. 세번째 삶에서 나쓰메와 함께 살았었다. 하지만 그는 쿠로에게 이름을 지어주지 않았다. "진정한 이름. 인간들에겐 익숙하지 않은 개념이겠지만, 이 이름이 있느냐에 따라 고양이의 영혼의 가치는 달라진다. 어쩌면 품격이라 불러도 좋을 것이다. 진명을 얻은 고양이는 선인의 지혜를 얻고, 군주의 위엄을 갖는다. 단 한 번뿐인 삶을 살아가는 다른 생명들과 우리 고양이들의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바로 이 진명에 있다(p.11,12)" 어찌보면 스스로 정하는 이름이 아닌 것은 인간과 깊은 인연을 맺어야만 한다는 뜻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름을 지어주게 되면 사람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줄테니까 말이다. 쿠로는(검은색 고양이라 다른 친구들이 붙여준) 비록 나쓰메에게는 진명을 얻지는 못했지만, 그가 쿠로를 모델(?)로 삼은 <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가 있었기에 진명을 얻은거나 다름이 없지 않았을까. 아홉번째 생을 살게된 쿠로는 무언가에 이끌리듯이 길을 나서게 되었다. 그렇게 도착하게 된 어느 고서점 앞... 서점 주인인 기타호시 에리카가 말을 걸어온다. 어라... 그녀는 고양이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것일까. 고양이는 나름의 매력이 있다. 나도 처음부터 고양이를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한번 빠지면 정말 헤어날 수 없는 존재인 것만 같다. 그저 책속에 등장하는 고양이인데도 이렇게 흥미로울수가. 고양이들은 도도하고 각자도생하는듯 하지만 애틋했던 인연을 잊지 않는 그럼 따듯한 아이임에는 틀림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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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인간이라는 종족은 산다는 것을 괜히 복잡하게 생각한다. 배불리 먹고 실컷 자는 것만으로도 대부분의 동물은 충분히 만족스러워 한다. 굶주림에 시달리거나 잡아먹힐 걱정없이 살아갈 수만 있다면 그걸로 족하지 않은가. 꿈 따위는 애초에 가지지 않는 편이 낫다. 재수 없게 불행을 마주쳤다면 그냥 체념하고 몸을 맡기면 된다. 그저 거기까지가 운명이었던 거다. p.13 "헛소리 마. 놈들이 우리와 동등하다고? 이놈이나 저놈이나 어차피 위기가 닥치면 우리를 버리고 도망가는 것들이라고." "가엾게도, 널 소중히 여겨주는 인간을 만나지 못한 채 살아온 거구나. ...... 역시 너는 마녀랑 함께 살아야 해. 너 같은 녀석일수록 그 사람이 필요해." "수고양이라면 그럴 수도 있지. 하지만 어미라는 건 말이야, 새끼가 한 마리만 안 보여도 아주아주 괴로워지는 법이거든." pp.62~63 마음의 여유가 없는 자들의 시야에 우리 고양이가 갑자기 불쑥 뛰어들면, 인간들은 그것을 방해물로 여기는 듯했다. 반면, 마음에 여유가 있어 보이는 인간들은 나에게 먼저 다가왔다. 마음의 여유를 잃은 인간이란 얼마나 딱한 존재인가. 반대로 마음의 여유가 있는 인간은 또 얼마나 손해를 보며 살아가는가. 그들은 마음 속 어딘가에 틈을 만드어, 그 틈을 '여유'라고 부른다. 보상을 바라지 않는다는 그 마음의 여유를. 그렇다면 그들은 우리 고양이에게서 무엇을 바라고, 또 무엇을 얻고 있는 걸까. pp.108~111 "아직 그럴 때가 아니야." 기타호시가 말한 그게 바로 정답이다. 지금은 그저 무엇이든 상관없이 이야기를 떠올리고 써보고 형태로 만들어내는 것이 즐거울 시기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자신의 세계를 만들고, 연출하고, 결말을 짓는 일. 그 작업이 무엇보다도 재미있는 시기인 것이다. pp.136~137 우리 고양이는 인간처럼 비열하지 않다. 배신하지 않는다. 일부러 거리를 두긴 해도, 한번 생긴 신뢰를 함부로 저버리는 일 따위는 결코 하지 않는다. p.199 어떤 이에게 글을 쓴다는 행위는 곧 치유다. 마음의 상처를 글이라는 형태로 바꾸어 바깥으로 끌어내고, 그것을 객관적으로 마주하며 천천히 받아들이는 과정. 그렇게 먼저 자신을 치유하고, 언젠가는 또 다른 누군가의 마음에도 가 닿게 된다. 그리하여 글쓰기는 마음의 안녕과 평온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 된다. 굳이 고통스러운 길을 골라 걷는 어리석은 삶. ...... 그럼에도 창작에 대한 나의 평가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 pp.279~280 우쓰기 겐타로, <고양이 서점 북두당> 中 +) 이 소설에는 아홉 번의 생을 사는 고양이가 등장한다. 이 고양이는 여덟 번의 생을 거쳐 지금에 이르렀는데, 지난 삶 중 그에게 의미 있던 때는 작가 나쓰메 소세키와 함께 살았던 날들이다. 일본 판타지 소설 대상 수상작인 이 작품은 나쓰메 소세키의 검은 고양이가 환생해 고서점 북두당에서 다른 고양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난 삶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고양이는 인간들을 이중적으로 기억한다. 마음의 여유가 없는 인간일수록, 전쟁과 기아 등 참혹한 상황에서 정신적 여유가 없는 인간일수록 고양이를 싫어한다는 것. 하지만 어느 시대건 마음의 여유가 있는 인간일수록,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힘든 시기에도 심리적 여유가 있는 인간일수록 고양이를 좋아한다는 것. 고양이의 시선으로 인간 사회 모습을 보는 장면은 우리로 하여금 많은 것을 생각하고 돌아보게 만든다. 소중한 것을 지키고 또 지켜가는 힘이 중요하다는 걸 보여주는 책이었다. 소설은 고양이의 눈으로 본 세상이 한 축이라면, 이야기를 상실한 시대에서 이야기의 가치를 강조하는 것이 다른 한 축이 된다. 고양이 서점 북두당의 주인은 고양이들 사이에서는 일명 마녀로 불린다. 그리고 북두당에 가끔씩 들르는 어린 소녀 마도카는 작가를 꿈꾸다가 글쓰기를 멈춘다. 두 사람의 만남과 그들 각자의 고뇌가 이 소설의 다른 한 축이 된다. 작가는 인간의 삶에서 이야기의 가치가 얼마나 뿌리 깊고 뜻 깊은 것인지 이야기로 증명하고 있다. 소설을 읽으면서 판타지 소설이지만 가볍지 않고 생각할 만한 거리를 제공하고 있다고 느꼈다. 하지만 고양이의 시선으로 이끌어가는 소설인 만큼 재미있고 귀여운 장면도 많았다. 나쓰메 소세키와 함께 살던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정할 생각을 어떻게 했을까. 고양이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도 흥미로운 이야기가 될 것이고, 글쓰기에 대한 열정이 있는 독자들에게도 의미 있는 소설이 되리라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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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아홉 번 산 고양이와 잃어버린 이야기의 수호자>
서점에 들어가면 나는 특유의 책 냄새를 좋아한다. 사랑해 마지않는 고양이들에게서 나는 희미한 먼지 냄새나 따끈한 햇빛 냄새와도 비슷한 느낌이다. «고양이 서점 북두당»은 제목에서부터 내가 좋아하는 향으로 가득했다. 한때 취미로 고양이 책 ― 고양이에 관한 내용이거나 제목이나 표지에 고양이가 등장하는 책을 수집했던 만큼 '고양이+서점'이라는 키워드가 어찌나 매력적으로 다가오던지! 고양이는 아홉 번의 생을 산다는 말이 있다. «고양이 서점 북두당»은 검은 고양이 '쿠로'가 삶과 죽음을 반복하며 마지막인 아홉 번째 생에 고서점 '북두당'에서 살아가며 마주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지난 여덟 번의 삶을 거치며 고통받고 괴로워하던 쿠로는, 인간과 고양이 모두에게 마음을 닫은 채 아홉 번째 생을 시작한다. 운명처럼 찾아가게 된 북두당에서 결국 살게 되었지만, 마음의 벽을 치고 날을 세우며 그저 하루하루 지낼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북두당의 한 고양이가 인간에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터지고, 그 이후로 쿠로는 조금씩 주변과 소통을 시작한다. 인간들이 꿈을 좇다가 허망하게 죽는 것을 이해할 수 없던 쿠로는 북두당의 마녀와 고양이들의 사연, 그리고 단골인 '마도카'에 관한 일을 계기로 마침내 인간들을, 고통스러운 창작에의 의지를 응원하고 저주조차 깨부수기에 이른다.
주인공 쿠로는 일본의 문호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 등장하는 이름 없는 검은 고양이의 환생이다. 나쓰메 소세키와는 세 번째 생을 함께 했으며, 북두당에서 지내는 다른 고양이들도 모두 전생에 작가와 함께 했던 고양이들이다. '마녀'라 불리는 북두당의 주인 '기타호시 에리카'는 고양이들의 말을 이해하는 능력이 있다. 북두당에 온 고양이들의 진명과, 그들의 전생에 대해 듣고 싶어 한다. 모종의 이유로 북두당에 묶여 사랑하는 것들과 함께하며 오히려 상처받아야 하는 삶을 살고 있다.
쿠로는 인간에게서 제대로 된 이름(진명)을 받지 못한 고양이다. 고양이에게 진명이란 영혼의 가치를 가르는, 품격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자신에게 특별했던 세 번째 생의 나쓰메 소세키에게서 진명을 받고 싶었지만, 결국 이름도 없이 죽음을 맞이하고 만다. 네 번째 생이 시작되고 스스로 자신의 진명을 나쓰메 소세키의 실명인 '긴노스케'로 정하는 쿠로. 하지만 그 이름을 제대로 써보지도 못한 채 삶과 죽음을 반복하며, 인간과 고양이 모두에게 등을 돌린 채 아홉 번째 생을 맞이한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서 이름 없는 고양이(쿠로)가 인간 세상을 관찰하고 풍자했던 것처럼, «고양이 서점 북두당»의 고양이 쿠로도 지난 여덟 번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며 계속해서 관찰을 이어나간다. 여러 시대에 걸쳐 환생해 살아온 쿠로의 이야기는, 인간과 삶에 대한 쿠로의 시선이 어떤 이유로 어떻게 바뀌는지를 잘 보여준다. 비참한 삶이 반복되며 쿠로는 인간에 대한 신뢰를 잃어가지만, 소세키와 함께했던 세 번째 생의 소중한 기억만은 변색되지 않은 채 그의 전체 삶을 지탱한다.
쿠로는 북두당에 찾아오는 손님 중 '마도카'라는 아이에게서 나쓰메 소세키와 비슷한 느낌을 받는다. 그 때문인지 자신도 모르는 새 그녀를 돕고 싶다는 마음이 너무 커져, 자신이 고수했던 삶의 원칙을 버리기에 이른다. 그녀를 돕기 위해서는 인간의 말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자존심을 굽힌 채 기타호시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대필하도록 한다.
마도카를 돕기 위해 시작된 창작활동은 쿠로의 인간에 대한 시선 자체를 완전히 달라지게 만들고, 저주까지도 깨부수게 된다. 창작에의 열망을 온전히 이해하게 된 쿠로는 그것이 마냥 고통스럽기만 한 것이 아닌 어떤 구원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게 생의 마지막까지 이야기를 짓는 것의 가치를, 작가의 고양이였던 자신의 의미를 찾아낸다.
책을 읽는 동안 여운 작가의 «서점 일기»에서 읽은 문장들이 떠올랐다. "결국 책이란 우리를 또 다른 누군가의 세상으로 연결해 주는 종이로 된 하나의 문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이 제각각 잘 큐레이션 된 하나의 책장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스스로 상처를 치유하고 상흔을 흘려보내는 방법으로 선택한 것이 바로 글쓰기였다."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고 있다. 어떤 이들은 그것을 글로 풀어내어 세상에 내보임으로써 고통에서 해방된다. 또 어떤 이들은 그렇게 세상에 나온 글을 읽는 것으로 구원받는다. 창작의 업이 얽히고설켜 저주가 되어버린 북두당과 고양이 쿠로의 이야기는 결국 서로의 구원이 되었다. 고양이와 책을 사랑한다면, 삶과 죽음의 굴레에서도 결국 이야기로 위로받는 이들의 사연이 궁금하다면 «고양이 서점 북두당»의 문을 열어보길 추천한다. 작가의 고양이들과 함께 끝없이 되살아나는 이야기의 마법을, 저주가 축복이 되고 고통이 구원이 되는 순간의 기적을 경험해 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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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나무의마음 2024년 일본 판타지 소설 대상 수상작! 아홉 번을 산 고양이와 잃어버린 이야기의 수호자 [고양이 서점 북두당]을 만나보았습니다. 서양에 '고양이는 아홉 생을 산다'는 속담이 있듯 [고양이 서점 북두당]에는 환생을 하는 고양이가 등장해요. 검은 고양이는 아홉 번의 생중 마지막에 북두당에 왔어요. 오랜 시간 동안 태어나고, 살고, 죽고, 다시 태어나고 자신의 전생을 기억할 수 있다는 이야기에 동화 [백만 번 산 고양이] 작품이 전 가장 먼저 떠올랐어요. 아홉 번째 생을 살지만 제대로 된 이름 '진명'을 지어준 주인이 없고 그 생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생은 세 번째 생으로 괴팍한 염세주의자였던 사내와 살던 때예요. 그가 바로 일본의 대문호 '나쓰메 소세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작가에요. 그 책을 읽었을 때 어쩜 이렇게 고양이의 시선을 잘 읽었을까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북두당은 '마녀' 기타호시와 전생에 작가들과 함께 살았던 고양이들이 모이는 마법의 서점으로 검은 고양이는 그곳에서 '쿠로'라는 이름을 얻고 자신의 전생을 돌아봐요. 고양이의 삶을 통해 일본 문학 작품을 만날 수 있고 자연스럽게 연결된 이야기가 정말 매력적인 소설입니다. 여덟 번의 생을 살면서 인간에 대한 불신만 커져있던 이유를 알게 되는 부분은 우리 현실에서도 발생하고 있는 일이기에 더 아프게 다가왔어요. 고양이의 이야기지만 사람의 이야기 같은 가식 없이 있는 그대로를 드러내도 괜찮은 곳 '고양이 서점 북두당 '은 마치 일본 애니메이션 한편을 본 것 같은 느낌이에요. 서점은 책으로 가득한 곳으로 북두당에 책이 팔이면 다시 다른 책으로 바로 채워지는 건 이 세상 속 수많은 이야기 덕분이겠지요. '마도카'의 성장 모습을 지켜보고, 이끌어주는 쿠로의 모습도 인상 깊어요. 마녀와 고양이는 정말 잘 어울리는 판타지 캐릭터지만 [고양이 서점 북두당]은 절대 뻔한 이야기가 아니랍니다. 고양이와 이야기를 사랑한다면 꼭 읽어보세요~~ #도서협찬 #나무의마음 #고양이서점북두당 #일본판타지소설 #판타지소설추천 #고양이소설 #신비한서점판타지소설 #북두당 #일본판타지소설대상작 #인디캣책곳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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