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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면 꼭 읽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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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통의 현실이나 들여다보자는 마음으로 본 책이다.사회학자이자 엄마, 여성학자, 여성에 대한 글을 주로 쓰는 작가 셋이 이 책을 썼다.그냥 그 땐 다 그렇다. 조금만 견뎌라. 이런 말들로 엄마들은 버티고 있다.엄마들이 자신의 경험을 자신의 언어로 말하지 못하게 하는 이 사회에서엄마는 과연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는지, 어떤 조건 속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엄마라는 정체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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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통의 현실이나 들여다보자는 마음으로 본 책이다.


사회학자이자 엄마, 여성학자, 여성에 대한 글을 주로 쓰는 작가 셋이 이 책을 썼다.


그냥 그 땐 다 그렇다. 조금만 견뎌라. 이런 말들로 엄마들은 버티고 있다.

엄마들이 자신의 경험을 자신의 언어로 말하지 못하게 하는 이 사회에서

엄마는 과연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는지,

어떤 조건 속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엄마라는 정체성을 가지는지

세상일이 그렇듯 엄마가 되는 것도 어떻게 경쟁이 되어가는지를 쓰고 있다.


먼저 임신한 여성들은 엄마가 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모른 채 산후조리원에서 교육받게 된다.



<산후조리원, 엄마를 찍어내다>


● 산후조리원에서는 모유수유 증가 정책과 맞물려, 이를 강조한 교육을 받게 된다.

    또한 위생 관리, 베이비 마사지, 발달 단계의 특성과 적절한 자극 효과, 올바른 교육 교재와 교구 선택의 중요성 등

    외부 강사로부터 수많은 교육을 받고 불안을 느끼며 소비를 강요받게 된다.


● 자녀를 위한 여성의 희생과 헌신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그러한 엄마를 '정상적이고 좋은 엄마'로 묘사하여 여성을 억합하는 것은

    '강도 높은 모성 이데올로기'에 의한 것이다. 이것은 한국 사회에 널리 퍼져 있다.


● 이런 이데올로기와 엄마 노릇 교육은 바로 '나', 즉 여러 욕구와 자아, 정체성들로 짜여진 '여성 자신'을 놓치게 만든다.


● 그러나 "자녀 중심적이고, 전문가 지도에 따르며, 감정소모적이고, 노동 집약적이고, 재정적 부담을 감수하는" 엄마상은 비현실이다.



<'나'와 '엄마' 사이에 가로놓인 산후우울>


● 아이를 어떻게 할 것 같다는 생각은 결코 '미친' 것이 아니라 현실을 확실히 통제하고 있다는 뜻이다.

   무서운 생각이 드는 것은 좋은 현상이다. 그런 생각에서 두려움을 느낀다는 것 자체가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다는 뜻이다.


● 실제로 일어난 사건에 비추어 우려해야 할 정도보다 더 많은 공포를 매스컴이 강조한다면

    그것은 그 공포가 수행하는 이데올로기의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산후우울증이 강조되는 방식에서 '영아 살해'라는 극단적인 우려는 전통적 여성상을 강화하고,

    여성이 우울함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차단하고 불필요한 죄책감을 심어준다.

    성평등 사회를 위한 양육과 돌봄의 분담, 여성의 경력 단절 문제, 일과 생활 양립을 위한 제도 구축 등 현 사회의 문제를 회피한다.


● 아이를 거부하고 싶은 순간, 아이가 옆에 있다는 것을 더 견딜 수 없는 순간, 감정을 폭발시키는 것들은

    엄마가 된 여성들이 가장 말하기 힘들어하고 수치스러워하는 기억이다.

    하지만 사람은 일시적인 분노를 느낄 수 있으며 그녀들은 그 후로도 충실히 엄마 노릇을 했다.


● 완벽한 모성은 필연적으로 우울과 죄책감을 수반하므로 그러한 모성이 실재할 수 없다는 통찰과 지식은 여성들에게 도움이 된다.

    죄책감에 빠져 더 극단적인 상상을 하는 여성들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주체로 만들 수 있다.


● 엄마의 노동을 덜어주는 게 아니라 노동은 더 시키면서, 여성 노동을 무상 착취하면서 가부장제가 굴러가잖아.

    엄마들이 그 노동을 다 하니 미치려 하는데 그걸 죄책감이라는 이데올로기로 누르는 게 아닌가?

    죄책감을 덜어주는 게 아니라.


● 우울은 자원이 될 수 있다. 여성들은 이른바 산후우울증의 다양한 감정을 '감히' 느끼고 표현하고 공적으로 발언하며,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이 즐거울 수 있는 사회적 대안을 찾아가는 데 그 목소리들을 주춧돌로 쓸 수 있을 것이다.



<전문적으로 키우고 있나요?> 유아용품 광고가 만드는 '완벽한 아이' 신화


● 젊은 여성들은 사이버 공간에서 과학적 모성이 더 이상 전문가의 조언이 아닌 다른 엄마들의 실천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내가 하고 있는 게 평균은 되나?' 아이와의 관계나 내가 하고 있는 게 잘하는 건지 못하는 건지 평균은 하고 있는 건지

    이런 거를 알 수가 없어서 되게 답답하거든. (중략)

    내가 몰랐던 많은 기준들을 나에게 들이대니까 그에 도달하지 않는 내 상태에 대한 불안감.

    노력해도 잘되지 않는 거에 대한 좌절감. 끊임없이 고립된 상태에서 보게 되는 거지. - 엄마의 불안함과 육아카페의 단점



<도시에서 아이 키우기>


●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곳 없는 한국의 도시에서 좋은 어머니가 되기 위해서는 안전하고 즐거운 놀이 공간부터 구입해야 하는 것이다.



<엄마가 깐깐할수록 아이는 건강해진다?> 엄마 혼자 짊어진 '가족 건강'의 책임


● 아이가 아픈 게 엄마 탓이 아니라는 걸 알았어요. 우리 아이에게도 그냥 일어날 수 있는 일이야,

    나라서 일어나는 일이 아니고, 나 때문에 아픈 것도 아니고, 누구한테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난 몸으로 안 거죠.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거. - 아토피 아이의 엄마 인터뷰



<아기는 언제나 이벤트 중> 상업적 프로젝트가 된 아기 의례들


● 돌잔치는 아무도 몰라주는 엄마 노릇의 노고를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장이다.

    이 과정에서 여성들은 긍정적인 엄마 정체성을 확립하곤 한다.


● 일생에 한두 번뿐인 임신에 큰 의미를 담고자 하는 욕망 때문에 다른 여성들을 상호 참조하며 

    엄마로서의 삶을 기록하고 인정받는 장으로 돌잔치와 만삭 사진, 성장앨범 등에 적극 가담하게 된다.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늦어요!> 유아기까지 드리운 조기교육 경쟁


● 특히 고용 불안정, 노동 유연화, 계급 양극화라는 거시경제 변화는 중산층 부모들이 자녀 교육에 더 헌신하게 만들었다.


● 사교육 담론은 "조기교육이냐, 적기교육이냐"라는 교육 전문가들의 담론을 비웃으며 진화하고 있다.

    교육 전문가들이 조기교육의 폐해를 지적하며 적기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시장은 적기를 앞당기는 엄마표 교육을 강조한다.



<일하는 엄마와 살림하는 엄마의 끙끙앓이>


워킹맘들이 시시때때로 '아이도 제대로 못 키우면서 무슨 영광을 보겠다고 이 고생을 하나'라는 회의에 젖는다면,

    전업맘들은 '돈도 못 벌면서 아이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니 이게 무슨 꼴인가'라고 자책을 한다. - 여성학자 박혜란


● (헌신적인) 어머니 찬양과 (제대로 못 하는) 어머니 비난을 통해, 여성들은 어머니로서 구성되고, 규율되고, 통제된다.

    이를 통해 자녀 양육은 어머니 몫으로 지속되고, 여성과 남성의 성별 분업은 유지되며, 가부장적 사회구조는 더 튼튼해지는 것이다.


●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는 당연한 변화로 자연스럽게 수용하면서도,

    엄마 노릇을 비롯한 가정에서의 일과 책임은 여전히 여성의 몫으로 그대로 남겨두고 있는 것이다.

    즉, '변형된 가정 중심성 이데올로기'가 작동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내 맘을 누가 글로 적어준 듯한 느낌이 들었다.

울분이 느껴지는 걸 보니 속으로 꾹꾹 눌러담았던 감정들이 한 문장 한 문장에 건드려지는가 보았다.

전업주부로서 저자의 에필로그는 너무 와닿았다.


'돌봄 지원이 이전보다 늘어나면서, 한국의 엄마들은 여성 혐오의 새로운 표적이 되었다.

저출산의 원인은 제 새끼 키우는 것마저 힘들다고 징징대는, 저밖에 모르고 나약한 젊은 엄마들 탓으로 돌려졌다'



개인을 둘러싼 환경 조건과 사회를 논하지 않고

개인에게만 책임을 묻는 것은 잔인하다.

육아카페에서 수없는 전문지식과 상업적 광고를 접하면서,

다른 엄마들도 그렇게 하기 때문에 평균이 뭔지 모른다는,

그러나 그 기준이 정말 맞는지 의문을 품지 않는 현상이 안타까웠다.

공동체의 해체와 개인화가 불러온 일이다.

어쩌면 나는 비슷한 고민을 하는 모임과 교회 공동체가 있기 때문에 소비를 강요하는 엄마 노릇으로부터 보호되고 있는지 모른다.


완벽한 어머니 상으로 인해 자책하고 스스로 더 채찍질하게 만드는 고리에 갖혀

아이들도 불행으로 몰아넣는 게 안타깝다.

한편으로는 엄마와 아이를 소비자라는 대상으로만 보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기도 하다.


누구 하나를 탓할 수는 없지만,

육아와 살림이 힘들면서도 그걸 말하면 징징대는 사람이 되어버리고 마는, 그런 현실을 지적해주어서 좋았고,

내가 하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모든 여성이 다 잘 하는 일은 아니라고 하니 위로가 되었다.


난 그냥 나대로 살아야겠다.

소비주의에 내 의지를 내어주지 않으며, 비난에 굴하지 않으며, 나다운 엄마가 되어야겠다.


s******2 2015.06.22.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엄마의 탄생, 대한민국에서 엄마는 어떻게 만들어지나
"엄마의 탄생, 대한민국에서 엄마는 어떻게 만들어지나" 내용보기
올해 읽은 책이 많지만, 이 책은 단연 압권입니다. 기승전결이 있어야 좋은 글이죠. 책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하기에 앞서, 시시껄렁한 제 취향 이야기나 좀 해보려고 합니다.저는 TV를 거의 안 봐요. 자취 시절 6년 TV가 없었기도 하거니와, TV보다는 책이 훨씬 재밌었으니까요. 결혼하고 나서 조금씩 보기 시작했는데, 마침 <아빠 어디 가>를 비롯한 이른바 육아 예능 프로그램이 막
"엄마의 탄생, 대한민국에서 엄마는 어떻게 만들어지나" 내용보기

올해 읽은 책이 많지만, 이 책은 단연 압권입니다. 


기승전결이 있어야 좋은 글이죠. 책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하기에 앞서, 시시껄렁한 제 취향 이야기나 좀 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TV를 거의 안 봐요. 자취 시절 6년 TV가 없었기도 하거니와, TV보다는 책이 훨씬 재밌었으니까요. 결혼하고 나서 조금씩 보기 시작했는데, 마침 <아빠 어디 가>를 비롯한 이른바 육아 예능 프로그램이 막 인기를 끌기 시작했습니다. 공교롭게도 레이첼님의 복부 부피가 드미트리의 그것을 능가하기 시작하던 시점이었습니다. 태명 땡보가 생겼던 때라고요. 그때나 지금이나 드미트리는 이런 육아 예능이 참 꼴 사나웠는데요. 거기에 나오는 연예인 아이는 귀엽다곤 하지만 대한민국의 육아 현실이 은폐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연예인은 특수한 사람입니다. 대한민국 일반을 대표하지는 않아요. 게다가 주말 황금 시간대에 나올 정도의 연예인이라면 꽤 상류층이죠. 그들도 그들 나름의 고충이 있겠으나 당연히 저 같은 보통 사람이 겪을 고비가 드러나지 않죠. 특히 아빠가 주인공이다 보니, 육아를 주로 담당하는 엄마의 고충은 거의 안 나와요. 나와도 인터뷰로 2~3마디로 정리할 뿐. 육아 예능에는 상사와 회사 눈치 보느라 출산 휴가를 몇 달 써야 할지를 고민하는 모습, 시터를 써야 할지 어린이집에 맡겨야 할지 친정 어머니에게 부탁할지를 갈등하는 모습, 어린이집 대기 번호가 세 자리라 좌절하는 모습, 홀로 육아에 지쳐 산후우울감과 산후우울증 사이에서 헤매는 모습, 아이를 데리고 달리 갈 곳이 없어 키즈카페에 입장하며 씁쓸하게 카드 단말기에 싸인하는 모습 등이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그런 내용은 다큐멘터리에서 다루지 않냐고 하지만, 대개 평일 심야 시간대에 할까 말까죠. 시청률 때문일 텐데요.주말 황금 시간대에 예능을 보며 깔깔 웃고 넘길지, 문제를 공론화시켜 정치 영역으로 끌고 갈지가 한 사회의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걸 정하는 건 결국 저같은 일반인이겠죠. 우리가 책으로, TV로, 영화로, 포털 검색 결과로 무엇을 보고 싶어할지를 스스로 알고 실행한다면 다큐멘터리도 충분히 주말 시간대에 방영될 것이며, 연예인이 아니라 '이탁오의 사상이 한중일에 미친 영향' 등의 검색어도 실검 1위로 오르지 않을까 싶네요. 


비슷한 맥락으로 『엄마의 탄생』도 많이 읽혔으면 좋겠습니다. 드미트리는 책을 살 때 출판사를 많이 보는데요. 검색에 주로 이용하는 이름 중 하나가 '오월의 봄'입니다. 이번에도 무슨 책을 살까 고민하다 딱히 보이지 않아서 검색창에 '오월의 봄'을 입력했어요. 역시나 괜찮은 책이 많더군요. 그 중에 단연코 『엄마의 탄생』이 눈에 띄더군요. 개인적인 것이 가장 정치적인 것이라고, 요즘 제게 가장 정치적인 문제는 육아니까요. 


부제인 '대한민국에서 엄마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가 이 책의 내용입니다. 김보성, 김향수, 안미선 세 저자가 각각 꼭지를 맡아 쓴 글인데 4편의 심층 인터뷰가 함께 실렸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 된장녀라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왜 300여만 원을 주고 산후조리원에 갈 수밖에 없었는지, 평소에 성격 좋기로는 둘째 가라면 빡칠 여성이 어떤 사연으로 산후우울증을 겪을 수밖에 없었는지, 히스테릭하다는 평이 쏟아지지만 물티슈와 기저귀의 안전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는지, 사생팬보다 더하다는 말에도 성장앨범을 찍을 수밖에 없었는지, 자기 몸 하나 편하자고 키즈카페에서 돈지랄한다는 편견을 감내하며 키즈카페로 향할 수밖에 없었는지, 대한민국 교육을 망친 건 치맛바람이라는 논평을 접하면서도 아이의 성취도에 집착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수밖에 없는' 한국인데요. 정말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엄마 되는 방법을 아무도 가르쳐 준 적이 없고, 도시화 산업화로 마을 공동체가 해체되면서 많은 엄마에게 산후조리원 외에는 딱히 대안이 없습니다. 마찬가지 이유로 나홀로 육아는 정말 고된데요. 특히나 한국처럼 어마무시하게 노동 시간이 긴 사회에서는 남편의 육아 도움은 웬만하면 바라기 힘들고, 아이와 홀로 덩그러니 남겨진 엄마는 저도 모르게 산후우울증의 늪에 빠지게 되죠. 분유, 물티슈, 기저귀 등 안정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엄마들에게 기업은 너무나 극성스러운 한국 엄마의 유별남이라고 치부하지만 『침묵의 봄』처럼 환경 운동을 시작한 주체가 엄마인 경우가 많았죠. 이는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어난 세태와 달리 여전히 엄마가 가족 건강을 전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위치에 있어서인데요. 안타깝게도 육아를 위한 환경은 갈수록 안 좋아져서, 서울 같은 대도시에서는 아이와 함께 놀 만한 공간마저 부족하죠. 키즈카페가 흥행한 배경에는 그들이 너무나 장사를 잘해서가 아니라, 이런 구조적인 문제가 존재합니다. 갈 데가 없어요. 여전히 대학 졸업장으로 그나마 조금이라도 더 많은 취업 기회를 가질 수 있는 한국사회에서 아이 교육을 못 본 체 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요. 이러한 육아라는 전통적으로 부여된 엄마의 역할에 더해 소득원으로서의 임무까지 추가되면서 엄마는 늘 힘듭니다. 그런 말이 있죠.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성과 노동자는 역할 기대가 충돌한적이 없었지만 모성과 노동자는 사사건건 충돌했다고요.  


이러니 대한민국 사회가 재생산을 포기한 겁니다. 재생산, 그까이꺼 포기하면 어때, 할 사람 없잖아요. 우리의 이데올로기가 인도 세계관에서 말하는 해탈이 아닌 이상, 삶은 계속되어야 하고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서는 살 만한 사회를 만들어야겠는데, 그런 의미에서 대한민국에서 엄마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왜 엄마로 살기가 아빠로 살기보다 힘든지를 이해하는 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책에는 기억할 만한 문구가 가득한데 그 중 일부만 옮기도록 합니다. 나머지는 꼭 사서 읽어봤으면 하네요. 


그리고 덤으로 최근 무한도전의 식스맨 후보였던 한 연예인에 관한 기사 댓글을 보고 답답해서 씁니다. 친구끼리 술자리에서나 할 법한 농담을 공인이 팟캐스트에서 말한 게 문제다, 이런 댓글을 많이 봤습니다. 제 생각에는 그런 농담을 하는 친구라면 인연을 끊어야 하고, 그런 농담을 하는 상사라면 정색을 하거나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면 뒷담화로 매장시켜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 질 낮은 이야기가 여전히 사석에서는 용납할 수 있는 사회가 한국인 듯합니다. 한국사회에는 여성 혐오 정서가 강하다는 반증일 텐데요. 당연히 여성 혐오는 대한민국에서 엄마로 살기 힘든 환경을 굳건이 유지하는 데 기여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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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유가 초기 양육에서 대단히 중요한 돌봄 과제인 것은 사실이나, 모유수유를 정상적 엄마라면 누구나 기쁜 마음으로 해야 하는 일이라고 말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이다. 또한 과학의 발전과 더불어 육아에 대한 유용한 정보들이 많이 생겨난 것은 사실이나, 엄마라면 누구나 전문가의 지도하에 육아 지식과 정보를 학습하고 훈련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아이에게 아낌없이 돈을 써야 한다고 믿게 만드는 것 역시 완전히 다른 문제이다.

좋은 엄마 노릇에 대한 이와 같은 믿음은 현대 한국 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강도 높은 모성 이데올로기'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자녀를 위한 여성의 희생과 헌신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그러한 엄마를 '정상적이고 좋은 엄마'로 묘사하여 여성을 억압한다. (36쪽)


모성 수행의 재생산 영역은 생산 영역과 분리된 것으로 여겨져 낮게 평가되고 권리가 주장되지도 않는다. 성별 분업화된 가정에 머무르게 된 여성은 소외를 경험한다. 제도화된 성별 분업 현실을 실감하고 충격을 받는 시기가 산후의 시간이며 그 성별 분업을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적응하는 것이 산후우울증의 시간이 주는 교훈이다. 그러한 적응은 감정을 느끼고 정당한 이유를 찾기보다는 외적 성공과 가족의 생존을 맹렬히 좇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어진다. (중략) 그 한 마디로 평가절하할 것이 아니라 단절과 고립, 소통에 대한 욕구, 재생산 노동의 가치에 대한 인정, 사회적인 서비스와 기반 확충이 논의되어야 한다. 산후우울증은 여성이 처한 성차별적 사회구조에 문제를 제기한다. 여성이 이 사회 체제에 굴복할 수 없다는 심리적 현실도 그 증세 속에 투영되어 있다. (65쪽)


과학적 모성 담론은 미디어 환경 변화뿐 아니라 유사 전문가인 여성들로 인해 퍼져나간다. 사이버 공론장에서 여성들은 과학의 언어로 아이 상태를 진단하고,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처방을 선택하고, 그 효과를 과학의 언어로 설명한다. 푸코의 주장처럼, 여성들은 지식의 객체인 동시에 주체가 되는 것이다. 여성들은 과학적 육아에 참여한 만큼 규율적 권력 작동에 깊숙이 개입한다. 여성들은 과학적 모성으로 주체성을 가진 듯 보이지만, 현실에서는 시장이 만든 소비적인 과학적 모성 세계로 인도되고 있다. (97쪽)


가장 큰 손실은, 여성들이 아이를 존재 그 자체로 바라보지 못하고 개선해야 할 불완전한 존재, 엄마가 노력하면 바뀔 수 있는 존재로 바라보게 만들어, 아이와의 관계에서 오는 즐거움을 경험하지 못하게 한다는 점이다. (106쪽)


예측하지 못한 위험, 조직화된 무책임성으로 개인들은 불안해하고 홀로 위험을 없애야 한다. 이 위험이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으로 들어오면, 대응 책임은 엄마인 여성에게 지워진다. 근대 가족은 여성의 가사노동과 돌봄노동이라는 성별 분업에 의존해왔기 때문이다. 최근 20년간 기혼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은 증가해왔지만, 근대적 가정 중심성은 가족 안에서 일차적 책임을 여성에게 부과한다. (135쪽)


전업주부 엄마들이 엄마 노릇에 집중하여 고군분투하는데도 엄마 노릇은 불충분하기만 하다. 왜냐하면 사회적 기준이 아주 높아서 늘 아이를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있다는 불안함과 죄책감을 떠안게 된다는 것이다. (235쪽)


 

YES마니아 : 플래티넘 l****i 2015.04.1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