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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 발행일 : 2025년 8월 12일 * 페이지 수 : 400쪽 * 분야 : 미술사 * 체감 난이도 : 약간 쉬움 * 특징 1. 화가와 작품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서양 미술사 2. 도슨트의 풍성한 설명으로 작품에 대한 이해를 높임 * 추천 대상 1. 서양 미술사 입문자 2. 미술 교양을 쌓고 싶은 사람 3. 명화 감상을 좋아하는 사람 ♡♡♡♡♡ <한 번쯤은, 서양 미술사>는 서양화를 전공한 도슨트 김찬용이 들려주는 서양 미술사 입문서이다. 이 책은 미술사와 친하지 않은 사람들도 쉽게 읽어낼 수 있도록 각 시대별 작품과 화가를 중심으로 풀어 설명하고 있다. 덕분에 미술사를 잘 모름에도 낯설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도입부에서 저자는 미술의 대중화가 아닌 대중의 미술화를 지향하며, 쉽지만 깊이를 잃지 않도록 고민하고 노력했다고 했는데, 읽는 내내 그 말이 그대로 와닿았다. 진지하면서도 흥미롭고, 쉬우면서도 가볍지 않은 글이어서 읽는 내내 만족스러웠다. 영국 미술사의 전설적 존재 윌리엄 터너의 『비, 증기, 그리고 속도』라는 작품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 그림은 터너가 ‘제 1차 산업혁명의 기술적 진보에 감탄’(p. 182)하며 그린 작품이라는데, 그는 ‘기차의 맨 앞에 매달려 비를 맞은 채 스케치’(p.183)를 할 만큼 작품에 열정을 쏟았다고 한다. 마차로 이동하던 당시의 사람들에게 증기 기관차의 외형과 속도는 큰 놀라움과 감탄을 안겨주었을 것이다. 이 작품을 보고 있으면, 마치 그 당시 공기의 질이나 바람의 세기가 느껴지는 것만 같고, 그 속에서 그가 느꼈을 기분도 함께 전달되는 것 같다. 나는 이 작품이 인상주의 작품들과 닮아 보여 당연히 인상주의에 속하는 줄로 알고 있었으나, 이 작품은 인상주의가 출현하기 30년 전의 작품이며, ‘낭만주의 풍경’에 속하는 작품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터너는 인상주의 화풍의 근간을 한참 앞서 구현한 인물로 평가’(p. 185) 받고 있으며, 실제로 모네는 터너의 작품을 보고 영감을 받아 인상파의 시작이 된 작품 『인상, 해돋이』를 그렸다고 한다. 미술사에 대한 기초가 없더라도, 이 책은 어려운 설명이 없어 이해가 쉽다. 화가나 작품, 미술 사조 간의 비교 설명이 많아 비슷해 보이는 것들의 차이를 보다 명확히 짚고 넘어갈 수 있어 좋았다. 시간 순서대로 화가와 작품을 만나니 서양 미술의 변화된 흐름이 더 잘 느껴졌다. 또한 이 책은 화가가 어떤 삶의 행적을 지나면서 어떤 생각으로 작품을 그렸는지, 당대에는 어떤 평가를 받았으며 후대에는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도 들려주고 있는데, 그 덕분에 작품에 대한 이해도 높아졌고 서양 미술사에도 좀 더 흥미가 생겨났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며 미술관을 찬찬히 한 바퀴 관람하고 온 기분이 들었다. 저자가 짚어주는 포인트들을 따라가며 작품을 구석구석 자세히 살펴보니 작품을 보다 깊이 감상할 수 있게 되어 좋았고, 관련된 미술사 지식도 차곡차곡 쌓을 수 있어 더욱 유익하고 즐거웠다. 서양 미술사 입문용 책을 찾는 사람, 미술 교양을 쌓고 싶은 사람, 책 한 권으로 미술관에 온 듯 편안하게 세계의 명화를 감상하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 <한 번쯤은, 서양 미술사>를 추천하고 싶다. 【 투박한 외모만큼이나 거칠고 자존심 강한 성격으로 알려진 미켈란젤로와, 미소년이라 칭할 만큼 아름다운 외모와 다정하고 섬세한 성격을 가졌다고 기록된 라파엘로는 각자 추구하는 미술적 이상향이 달랐다. 조각을 최고의 미술로 여긴 미켈란젤로의 그림은 마치 조각을 한 듯 우락부락한 근육과 역동적인 동세에서 느껴지는 힘과 생동감이 매력이라면, ‘화가 중의 왕’으로 불리는 라파엘로의 그림은 정제된 구도와 마치 도자기를 빚어내는 듯한 섬세한 인물 표현으로 평온함과 안정감을 주는 상반된 매력을 보여준다. 】 (p. 45~46)
【 <별이 빛나는 밤>은 너무나 고요하고 아름답지만 그래서 더 외롭고 고독했던 자기 감정을, 실제로는 그렇게 보일 수 없었던 휘몰아치는 밤하늘의 풍경으로 담아낸 결과물이었다. 이 작품에서 우리는 신인상주의자들의 과학적이고 이성적인 접근법과 다른, 강렬하고 감성적인 반 고흐만의 색에 대한 본능적인 감각을 느낄 수 있다. 또한 물감을 꾸덕꾸덕하고 두텁게 쌓아올리는 임파스토Impasto 기법을 극대화하여 요동치는 자신의 감정을 담아낸 표현력, 산의 능선과 마을 집들의 외곽선을 마치 만화처럼 처리하는 구획주의Cloisonnism 기법을 통해, 일본 판화에서 받은 영향과 동서양 기법의 융합이라는 진화의 흔적을 만나볼 수 있다. 】 (p. 296) 【 세월이 지나 현대에 이르러 <시녀들>은 서양미술사에서 가장 많이 연구되고 논의된 작품 중 하나가 되었고, 혁신적인 공간 구성으로 작가, 대상, 관객이라는 회화의 삼각 구도를 파괴하고 재해석함으로써 시대를 앞선 작품으로 평단의 극찬을 받으며 최고의 명화로 손꼽히게 되었다. 】 (p. 107) #한번쯤은서양미술사 #김찬용도슨트 #서양미술사입문서 #책추천 #책소개 #미술책추천 #명화감상 #초코숑의책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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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대표 전시해설사 김찬용이 다빈치부터 피카소까지 대표 명화를 통해 서양미술사의 흐름을 쉽게 풀어낸, 지적 호기심을 채워주는 어른들을 위한 두 번째 도슨트 책) 대한민국 대표 도슨트 김창용 님의 쉽고도 탁월한 해설을 통해, 17개의 미술 사조와 50점의 대표 명화를 만나게 된다. 그림만 봐서는 알 수 없었던, 작품이 탄생한 배경과 그 안에 담긴 영감의 순간들을 세세히 짚어주어, 나의 미술 호기심을 새롭게 자극했다. 책 속에 등장하는 한 구절 — "회화에서 나는 이상주의자다. 나는 예술에서 아름다운 것만 보고 싶다. 화가의 임무는 미와 진실을 찾는 것이다." — 는 이 책의 메시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책장을 넘기는 순간, 마치 세계적인 미술관 한가운데 서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미술은 어렵고 복잡하다고 생각했던 나의 편견을 깨준 책. 각 시기의 대표 작가와 작품, 그리고 그들의 생애 이야기는 독자의 호기심을 충분히 만족시킨다. 수많은 명작과 함께 시대별 미술의 흐름을 감상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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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관심은 있고, 더 알고 싶은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만한 책 한 번쯤은 서양미술사 입니다 책 앞 부분에서 미술을 더 깊게 이해하고 즐기기 위해서는 음악을 많이 듣다보면 음악 취향을 알게 되고 음악을 더 사랑하게 되는 것처럼 많은 작품을 보고 감상하며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하는 부분이 공감되더라구요 이 책은 르네상스, 바로크, 로코코, 낭만주의, 사실주의, 인상주의, 입체주의 까지 시대에 걸쳐 역사적 흐름과 더불어 미술의 흐름이 어떻게 바껴왔는지를 이야기하고 있어요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건 물론이고 현재에서도 그 명성을 떨치고 있는 다빈치의 모나리자, 미켈란젤로의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 라파엘로의 아테네학당 에 대해서도 더 자세히 알아볼 수 있었구요 플란다스의 개 애니메이션에서 주인공 네로가 마지막에 죽음을 맞이하면서도 꼭 보고싶어했던 그 그림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어요 루벤스의 십자가에서 내림 그리고 바로 얼마전 보고는 마음에 들었던 그림 부셰의 퐁파드르 부인의 초상 이 책에서 만나서 반갑더라구요 그림 안에 역사나 심오한 의미가 있는 건 아니지만 화려하고 아름다운 느낌이 좋았는데요 이 책에 표지로도 사용되었네요 ㅎㅎ 메두사호의 뗏목 가슴 아픈 사실을 바탕으로 해서 그 참혹함을 잊지 않고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이 그림을 그렸다고 하는데 마음이 아프더라구요 책으로 명작을 감상하며 그림에 담긴 이야기와 시대적 상황까지 알기 쉽게 알려주는 책이라 정말 좋더라구요 역사와 시대의 흐름과 더불어 그림 감상과 공부까지 되는 한 번쯤은 서양미술사 추천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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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한 번쯤은, 서양미술사>는 '대중의 미술화'를 추구하는 저자가 '쉽지만 깊이를 잃지 않고, 친절하지만 가볍지만은 않은 진지함'으로 서양미술사를 다룬 책이다. 본격적으로 '미술'에 입문하기에 앞서 서양미술사 전반을 훑어보며 그 흐름을 알아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그래서인지 목차보다도 앞서 서양미술사의 주요 사조와 대표 작가와 작품들을 연표로 정리하고 있다.
평소에 미술에 관심이 많고 관심 있는 작가의 작품이나 사조의 전시면 꼭 챙겨보는 편인데도 여전히 모르는 작품들이 많았다. <한 번쯤은, 서양미술사>에서 그동안은 잘 몰랐던 작품을 새롭게 발견하고 그 작품에 담긴 의미며 사조의 특징들을 알게 돼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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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부터 입체주의에 이르기까지 17개의 사조를 시대별 대표 작품 중심으로 서양 미술사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책으로 18년째 활동하고 있는 김찬용 도슨트의 해설로 만나 볼 수 있다. 명화에 대한 정의를 아주 잘 그린 그림 또는 유명한 그림으로 내리고 있지만 그림의 기준은 시대와 함께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중세 시대를 마무리하고 근세 시대로 접어든 시작점인 르네상스의 대표 작품인 산드로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이 이 책의 첫 작품으로 등장한다. 대부분 익명으로 작품을 제작해오던 중세 시대와 달리 르네상스 시대부터 예술가들이 자신의 작품에 이름을 새기기 시작했고, 메디치 가문에 의해 궁정화가 궁정 조각가로서 대우받게 되었다. 보티첼리의 본명은 '알레산드로 디 마리아노 디 반니 필리페피'인데 '작은 술통' 혹은 '뚱뚱보'를 의미하는 '보티첼리'라는 별명은 그를 키운 형에게서 유래했는데 그 이름을 사용해 와서 지금도 보티첼리로 알려져 있다는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그리고 너무나도 유명한 [모나리자]가 등장한다. 바로크는 '찌그러진 진주'를 뜻하는 단어에서 유래되었다. 르네상스와 그 뒤를 이어 등장한 매너리즘 양식의 특성을 융합해 자연스러운 묘사와 정확한 비례 그리고 강한 빛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키아로스크로기법이 활용되었다. 카라바지스티라는 별칭으로 지정할 만큼 미술사에 거대한 영향을 미친 인물인 카라바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표지를 예쁘게 장식한 [퐁파두르 부인의 초상]이라는 작품의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여러 사조와 많은 작품들이 있지만 술술 읽혀서 미술사에 입문하기에 충분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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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매년 미술 관련 책을 1권 이상 꾸준히 읽겠다는 계획 덕분에 미술에 대한 낯섦이 좀 덜어졌다. 물론 아직 익숙하거나 애호가가 될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명화를 봤을 때 '본 적이 있다!'라는 반가움이 있는 걸 보니 다행이다. 하지만 여전히 피카소가 떠오르는 입체주의는 여전히 낯설다. 그래도 명화를 통해 이어져가는 미술의 사조를 한 권으로 만나볼 수 있다는 사실에 기대가 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음악보다 더 복잡한 명화의 사조를 떠올리면 드문드문 이 빠진 곳이 유난히 많다. 기왕이면 순서대로 혹은 사조와 관련된 화가와 작품이 연결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시대를 타고 가는 연표가 첫 장에 등장하니 마음이 편하다. 암기까지는 아니겠지만, 한 번씩 '뭐였지?' 싶을 때 첫 장만 펴보면 되니 이만한 소득이 어디 있을까 싶다. 흥미로운 것은 그림에도 유행이 있다는 것이다. 일부러 묶으려고 묶은 건 아니지만, 선구자적 화가와 그의 그림에 감동을 받은 후배 화가들에 의해 해당 사조가 이어진다는 것이다. 지금처럼 인터넷이 활발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미술관이 모두에게 개방된 시대도 아님에도 비슷한 화풍을 가진, 비슷한 모습을 지닌 그림들이 등장했다는 사실 자체만 해도 흥미롭다.
책을 읽으며 또 하나 느낀 것 중 하나가 앞선 사조 이후에 등장하는 사조는 반대되거나, 그와 성격을 달리하는 모습이 유행한다는 것이었다. 가장 또렷하게 드러났던 사조 중 하나는 매너리즘이다. 사실 매너리즘?이라는 단어는 좀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는데, 사조의 이름이 매너리즘이었다는 사실은 이번에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매너리즘 사조의 문을 연 사람은 바로 16세기 활동했던 화가 파르미자니노인데, 그의 대표작은 목이 긴 성모다. 사실 무척 낯선 그림에다가 뭔지 모를 어색함이 그림 안에 가득했다. 우선 성모와 아기 예수가 너무 거인 같았다. 목도 길고 손가락도 과하게 얇고 긴 성모가 막 태어난 아기라고 보기에 길고 우락부락한(적어도 5살은 돼 보이는?) 예수를 안고 있는데, 보통 아기를 안고 있을 때의 모습이라고 보기에 기괴할 정도로 떨어뜨릴 것 같은 자세다. 아마 그림만 봤다면 이게 뭔가? 했을 텐데, 곁들여진 설명을 읽고 보니 이해가 되었다. 참고로 파르미자니노가 활동하기 전 시대는 르네상스로 그 유명한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가 활동하던 때다. 균형미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들의 이후 등장한 매너리즘은 이들의 아성을 넘어서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싶다. 물론 이들의 영향을 받아 그림을 그렸던 파르미자니노는 이들을 넘어서기 위한 방법으로 균형을 깨뜨리는 그림을 그렸던 것은 아닐까 싶다. 그 밖에도 인상주의가 3으로 나누어져서 등장하는데, 인상주의, 신인상주의, 후기 인상주의가 그것이다. 여기서 "인상"은 전 시대사조인 아카데미즘에 반대하여 자연의 빛과 색채, 순간적인 인상에 중심을 두고 표현했던 사조인데, 지금은 사조의 이름으로 쓰이는 인상이 사실은 비판과 조롱의 말로 사용되었다는 사실이 참 아이러니하다. 그러고 보면 청교도나 그리스도인 같은 단어 역시 비아냥 되는 단어로 사용되었다고 하는데, 당시는 그렇게 사용되었지만 지금 우리가 느끼기에는 그런 부정적인 이미지들이 다 사라져서 그런지 아무 느낌 없이 받아들이고 사용하고 있다는 것도 신기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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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책과콩나무의 서평단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쓴 리뷰입니다. 《한 번쯤은, 서양미술사》는 대한민국 1호 전업 도슨트로 도슨트계의 시조새라고도 불리는 18년차 미술 전시 해설가 김찬용 님의 책이다. 14세기 말 르네상스부터 20세기 초 입체주의까지 시대를 대표하는 명화로 17개 사조 50명 작가의 작품을 각 한 개씩 실었는데, 머리말에서 다음과 같은 뜻을 전하고 있다. "각 시대의 미술적 특징이 복합적으로 잘 담긴 명화들을 선별해 작품을 시대순으로 보기만 해도 인간이 세상을 보고 관찰하며 표현하는 방식이 어떻게 변화하고 발전해왔는지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책을 만들고자 했다." 2019년 생바나나를 테이프로 벽에 붙여놓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코미디언>이라는 작품과 관련한 미술계의 논란을 소개하며 이야기의 실마리를 풀어낸다. 시작부터 이미 흥미진진하다. 처음으로 소개되는 작품은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이다. 이탈리아 여행 중 피렌체의 우피치 미술관에서 봤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책을 펼치면 두 쪽 가득 그림이 실려 있는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제본 과정에서 가려지는 부분이 생겨 작품의 중심인 비너스의 모습이 절반 가까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 '베누스 푸티카'와 '콘트라포스토' 라는 자세에 대한 해설을 따라가기 불편하다. 다빈치의 <모나리자>는 '명화'의 개념에 대해 생각케 한다. 명화를 가늠하는 기준 중 하나는 유명세인데, 모나리자는 작품 자체에 더해 수많은 이슈로 세계적 명화가 되었다. 미켈란젤로의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는 가십거리나 이슈 없이도 작품 그 자체만으로 유명세를 얻는 명화를 보여준다. 저자는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가 같은 공간에 <최후의 심판>과 함께 자리하고 있기에 그 압도감이 배가 된다고 지적하며, 현대의 거대한 미디어아트 전시에서 받는 강렬한 인상을 500년 전 인류에게 선사하는 수준의 경험일 것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책 곳곳에는 저자의 찰진 비유가 번뜩이는데, 바티칸 박물관을 거쳐 시스티나 예배당을 들어가 이를 직접 본 사람들이라면 저자의 이 말에 동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은 당대까지 인류가 이룩해낸 위대한 철학, 과학, 수학, 예술의 역사를 한 장면에 담은 환상적인 작품이다. 저자는 이를 아카데미 시상식에 모여든 수많은 스타들의 모습에 열광하는 것과 같다고 비유한다. 바티칸 입장권을 들고 아테네 학당 앞에서 인증샷을 찍는 우리들도 마찬가지 아닐까 한다. 매너리즘은 익숙한 방식에 안주해 변화를 꺼리고 타성에 젖는다는 의미로 흔히 사용되지만 미술사에서의 매너리즘은 르네상스의 대가들로부터 벗어나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찾는 도전이고 변화였다는 해석이 인상적이다. 매너리즘이 이런 것이었을줄이야! 역시 사람은 많이 읽고 배워야 한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베네치아 여행 중 두칼레 궁전에서 봤던 틴토레토의 <낙원>은 한 쪽 벽면을 가득 채우는 대형 벽화로 수많은 군상들이 함께 하는 압도적 위용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는데, 그림 속 인물과 표현에 담긴 뜻을 책을 통해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 이렇게 까막눈을 또하나 조금씩 벗겨낼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이 주는 미덕 중 하나다. 지난 겨울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반 고흐 전시회를 갔었는데, 이곳은 매표소부터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하지만 바로 윗 층에서 함께 열렸던 카라바조의 전시회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 안타까움을 느낀 적이 있다. 그 카라바조는 압도적 재능으로 교황청에 의해 살인죄마저 사면을 받았던 천재 화가였고 미술사에 강렬한 족적을 남긴 이였다. 플란다스의 개로 더욱 유명세를 떨친 루벤스의 <십자가에서 내림>과 베르메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통해 바로크 미술의 특징은 어둠 속으로 스며드는 빛의 표현이라는 점을 새롭게 알게 되었고, 로코코 미술은 부드럽고 우아한 가운데 주제와 분위기, 색감 모든 면에서 새로운 변화였다고 지적한다. 로코코를 로맨틱 코미디로 비유한 저자의 센스가 놀랍다. (책 표지에 실린 작품이 바로 로코코~!) 사실주의 사조의 밀레의 <이삭 줍는 사람들>은 단순히 목가적인 전원의 풍경을 담은 것이 아니라 수확이 끝난 뒤 떨어진 이삭이라도 주워가려는 가난한 농민들을 담담하게 그려낸 것이었다. 당대의 보수 평단으로부터 '사회주의적'이라고 비판받았다는 사실은 색안경을 끼고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몰상식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다. 저자 김찬용은 오랜 기간 도슨트로 활동하며 대중들에게 미술의 가치와 향유의 즐거움을 전파했던 이로서, 전문가의 시각과 역사적 가치가 아닌 그저 일반 애호가로서 작품을 즐기는 우리네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한다. 아카데미즘의 대표작으로 소개하고 있는 부그로의 <님프와 사티로스>, 카바넬의 <비너스의 탄생>은 보는 순간 탄성이 나올 만큼 아름답고 정교한 표현이 눈에 띄는데, 전문가의 영역인 미술사적 가치에서는 평가가 조금 다른 것 같다. 하지만 "개인의 기호를 굳이 역사적 가치와 일치시키려 노력할 필요는 없다. 취향의 영역에서 좋은 작품은 우리의 외부가 아닌 내부에 의해 직관적으로 느끼는 것이기 때문이다." (230쪽) 라고 말하며 까막눈과 다름 없는 일반인에게 안심이 되는 말을 전한다. 미학과 회화라는 전문 영역을 수준 높게 풀이하면서도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조화로운 서술이 《한 번쯤은 서양미술사》 이 책의 또다른 미덕이다. 20세기를 대표하는 명화 중 하나인 황금빛으로 빛나는 클림트의 <키스>는 권위주의적인 과거의 미술계로부터 단절하고 새로운 시대의 예술을 보이겠다는 치열한 정신의 산물이었다. 한편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야수파 화가 뒤피의 <전기의 요정>은 60미터가 넘는 거대한 벽화로 곡면 벽에 설치되어 마치 그림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 작품이 나를 감싸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한다. 오늘날 Curved UHD TV를 보며 화면 속으로 빨려드는 느낌과 비슷할 듯한데, 다행히 1937년 파리 만국 박람회 그 모습 그대로 파리 시립 현대미술관에 이전되어 전시되고 있다고 하니 파리로 여행갈 이유가 또 하나 추가되었다. 시대를 대표하는 명화와 관련된 이야기를 재미나게 풀어가는 김찬용 님의 《한 번쯤은, 서양미술사》를 읽고 좀 더 나은 일반 애호가로 거듭나는 느낌이다. #한번쯤은서양미술사 #김찬용 #땡스B #서양미술사 #한눈에보는미술의역사 #시대별대표명화 #서양회화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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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오래 전에 유럽 여행을 갔을 때 많은 미술관을 방문했다. 그때 절실하게 느꼈던 것이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점이었다. 훌륭한 작품을 앞에 놓고도 그 작품에 대해 아는게 없다는 안타까움에, 평소 미술에 관심이 없었던게 좀 후회스러웠다. 이 책을 고른 이유는, 표지 그림이 내가 좋아하는 작품이기에도 하지만 제목 그대로 '한 번쯤은, 서양미술사'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데 언젠가는 유익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책은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잘 구성된 좋은 책이었다. 앞서 말했듯, 미술에는 재능도 관심도 없는 나같은 사람이 미술사를 재미있게 읽기는 어렵다. 그런데 이 책은 시대별로 작품을 잘 정리했고, 또 그 대표 작품을 꽤 크게 지면을 할애해 보여주고 있어서 좋았다. 이 책에는 모두에게 잘 알려진 (그래서 나도 잘 알고 있는) 시대별 다양한 대표작을 소개하고 있다.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작품, 그래서 처음 보는게 아니라 내게도 익숙한 작품이 많아서 흥미를 갖고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학교 다닐 때 미술시험에 나왔던 밀레의 '이삭 줍는 사람들' ,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같은 작품들 말이다. 최근에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라는 작품도 영화로도 제작될 만큼 널리 알려진 작품이라서 그 이유가 뭔지 찾아서 읽어 보았다. 책에도 이 작품이 영화화 되었다는 것을 언급하고 있는데 작품 설명을 통해서 작품이 갖는 의의를 알 수 있었다. 400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책이지만, 이렇게 작품과 작품 설명을 함께 즐길 수 있어서 집중력을 잃지 않고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또 르네상스부터 입체주의까지 시대별, 미술사조별로 구분해 작품을 설명하는 덕분에 서양미술사의 흐름도 알 수 있었다. 전공자가 아니라도 나처럼 교양의 수준으로써, 한번쯤은 서양 미술사가 궁금하고, 딱 그 궁금함만을 채워줄 만큼만의 책을 바란 적이 있을 것 같다. 그렇게 상식과 교양을 넓힐 정도로만 미술사를 알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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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용 작가. 사실 저에게는 작가보다는 도슨트라는 호칭이 훨씬 친숙합니다. 자주는 아니었지만 미술관에서 몇 번 들었던 명확하고 군더더기 없는 간결한 해설이 인상 깊었기 때문입니다. 분명 미술에 대한 깊은 애정과 자신만의 분명한 시선이 느껴지는 해설이었습니다. 김찬용 작가의 <한 번쯤은, 서양미술사>의 출간 소식을 들었을 때 그가 생각하는 미술 사조의 대표 작가들과 작품들에 대한 궁금함은 당연한 수순이었습니다. 책의 앞부분에서부터 한눈에 들어오도록 편집한 주요 사조와 작가의 연표로 커진 기대감은 마치 현장에서 듣는 설명처럼 자연스러운 미술 사조들로 연결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책장을 덮었을 때는 작가의 의도처럼 깊이를 잃지 않고 친절함과 진지함을 갖춘 내용에 만족스러웠습니다. <한 번쯤은, 서양미술사>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미술 사조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이었습니다. 전문가의 권위나 대중적인 인기에 휩쓸리기 쉬운 저와 같은 일반 애호가에게 자신의 취향에 대한 확신이 필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각각의 미술 사조를 존중하는 작가의 태도는 ‘나만의 명화’에 대한 응원이었습니다. 특히 작가의 선택 속에 항상 빛을 돋보이게 하는 어둠처럼 저항의 대상이었던 아카데미즘이나 ‘인상주의의 유일한 완주자’ 카미유 피사로의 존재는 미술관에 전시된 모든 작품에 대한 빠짐없는 김찬용 작가의 관심을 느끼게 합니다. 미술을 감상하기 위해서 꼭 미술사를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감상에 빠질수록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은 강해집니다. 알고 보면 더 많은 것이 보이겠지요. 그렇다면 미술 감상에 꼭 필요한 무언가를 잘 알고 사람의 책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한번쯤은서양미술사#김찬용도슨트#서양미술사#다빈치부터피카소까지#KimChanYong#미술의역사#땡스B #협찬도서#도서증정이벤트#책서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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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서양미술사의 핵심을 충실하게 설명한 똘똘한 입문서를 만났다. 전업 도슨트 김찬용의 《한 번쯤은, 서양미술사》(땡스B, 2025)이다. 저자는 '대중의 미술화'를 지향한다는 목표 아래, 고대, 고전, 중세 시대는 과감히 건너뛰고, 곧장 우리에게 친숙한 르네상스 사조부터 시작한다. 이어서 매너리즘, 바로크, 로코코, 신고전주의, 낭만주의, 낭만주의 풍경, 라파엘전파, 사실주의, 아카데미즘, 인상주의, 신인상주의, 후기 인상주의, 표현주의와 상징주의, 빈 분리파와 아르누보, 야수주의, 입체주의까지 두루 소개한다. 개인적으로 미술사보다는 예술 창작 과정에 대한 관심이 더 크다. 화가들의 미완성 스케치나 초벌 그림, 메모 노트 같은 것들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미술 애호가의 안목을 키우는 첫 단추로 친절한 미술사 입문서는 언제나 환영이다. 세계적인 명화(아주 잘 그린 그림 또는 유명한 그림)들을 접할 때 사조를 알면 역사적 배경 파악은 물론 작가의 의도를 비롯해 그림이 전하는 메시지를 폭넓게 이해할 수 있다. 미술 감상의 안목을 키우는 첩경이 바로 미술사 공부다. 현대인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예술 사조는 무엇인가. 나는 낭만주의라고 본다. 뿐만 아니라, 평범한 한국인의 심미적 취향과 가장 잘 어울리는 사조 역시 낭만주의 아닐까 싶다. 낭만미는 삼국 시대 풍류도에서 연원한 우리네 전통 정서와 잘 어울린다. 예술 사조는 '살부' 경향이 강한데, 낭만주의는 신고전주의를 아비로 삼고 사실주의를 형제로 삼는다. 잘 알다시피, 낭만주의는 이성보다 감성, 합리성보다 비합리성, 감각성보다 관념성, 동일성보다 차이성을 강조한다. 저자는 제리코의 〈메두사호의 뗏목〉,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고야의 〈1808년 5월 3일〉을 낭만주의 화풍의 대표작으로 소개하고, 아울러 낭만주의 사조의 하위 개념으로 인물보다 자연을 중심에 둔 독일과 영국 출신 화가들의 작풍을 '낭만주의 풍경'으로 구별한다. 가령 숭고미가 매우 인상적인 프리드리히의 〈안개 바다 위의 방랑자〉와 산업혁명(증기기관차)의 아이러니를 드러낸 윌리엄 터너의 〈비, 증기, 그리고 속도〉가 대표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