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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함을 느껴보겠다고 뜨거운 커피와 함께 이 책을 집어든다면 말리고 싶다. 뜨거운 커피든 책이든 둘 중의 하나는 집어던지고 싶어질 것이다. 위험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으니 참는 게 좋겠다. 아, 또 이 책의 제목만 보고(나처럼) 책을 통한 치유의 이야기인 줄 알고 집어드는 사람도 말리고 싶다. 이 책의 제목인 <행복한 사람들은 책을 읽으며 커피를 마신다>는 주인공이 운영했던 북카페의 이름으로만 잠깐 등장할 뿐 책과는 전혀, 아무런, 하등의 연관성이 눈꼽만치도 없다. 오히려 안타깝게도 이 책은 오랜만에 누리는 맑은 아침 시간의 내 행복함을 빼앗아갔다. 이런 책을 돈 주고 사다니. 아아, 아까운 내 돈과 시간. 미안하지만 리뷰에 좋은 말은 못 쓰겠다. 물론 이런 극단적인(?) 반응은 나에게만 한정된 이야기일 수 있다. 주인공 디안느는 교통사고로 남편과 자식을 한꺼번에 잃는다. 마음이 짠했다. 그러나 자기 부모를 대하는 걸 보고는 정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여기서는 디안느의 성격이 아니라 저자가 그녀의 부모를 어떤 식으로 바라보고 있는지가 드러난다. 부모는 딸에게 죽은 두 사람의 장례식에 가는 것이 그녀의 의무라고 하고 디안느는 가지 않겠다고 소리를 지른다. 자신은 가장 사랑했던 유일하고 진정한 가족을 잃어버려 너무나 힘들다면서. 부모를 잃는 것보다 자식을 잃는 것이 더 마음 아픈 일이라고는 하나 그렇다고 해서 부모 앞에서 그런 소리를 해대는데 정이 안 떨어질 수가 없다. 결국 디안느는 부모에게 끌려 장례식장에 간다. 그녀는 식이 거행되는 내내 친구 펠릭스에게 기댄 채 버텨내는데, 관에 꽃을 던질 때 펠릭스는 부모의 손에서 꽃을 '빼앗아' 디안느에게 쥐어준다. 디안느의 시선만 부모에게 적대적이라면 그녀의 성격이 그러려니 할 텐데 펠릭스까지도 적대적이다 보니 저자의 시선에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가 없다. 내가 보기엔 디안느의 부모는 어떤 잘못도 한 것 같지가 않은데 말이다. 글쎄, 못미더운 딸한테 네가 못미덥다고 한 게 잘못일지도 모른다. 디안느는 남편이 가고 싶어했던 아일랜드로 떠난다. 마음의 치유가 필요한 상태에서의 낯선 곳으로의 탈출은 괜찮은 방법이다. 그런데 그녀는 그 아일랜드에서도 딱 한군데서만 죽치고 있는다. 어딘가 멀리 돌아서 정착하거나, 또는 정착했다가 어딘가를 여행하지도 않은 채 그저 죽. 남편이 가보고 싶어했던 곳에 왔는데 빌린 집 안에만 틀어박혀 있으니 내가 다 답답하다. 광활한 아일랜드의 평야든 도시든 여기저기를 다니기라도 해야 하는 게 아닌가. 낯선 환경에서 틀어박혀 있기 위해 친구와 부모의 손길도 모두 마다한 채 비행기에 올랐던 건지. 이건 디안느가 자기 치유를 위해 아일랜드로 간 것이 아니라 저자가 디안느에게 인위적인 만남을 만들어 주기 위해 그냥 장소를 바꾼 것뿐인 모양새다. 아마도 파리였다면 가고 없는 두 사람이 마음에 걸려 새로운 누군가를 만나지 못했을 듯해서 대놓고 만들어주는 자리 같은 느낌. 그렇게 정착한 뮈라니에서 그녀는 이웃집 남자 에드워드와 사사건건 부딪힌다. 그런데 내가 다 진짜 불쾌하고 짜증나는 사람이다. 에드워드의 여동생은 그를 가리켜 마초적이라고는 하지만 마초적인 것과 예의를 밥 말아 먹은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비록 두 사람이 천천히 가까워지면서 에드워드는 처음의 모습이 아니라 다른 부드러운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초면인 사람에게 하는 말이나 행동거지가 너무나 불쾌해서 나는 그에게 끌리는 디안느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런 마초적인 남자가 옛 여자가 등장해 꼬리를 치고 다니는 데엔 꼼짝도 못하고 쭈뼛거리는데 정말 가지가지한다는 생각이 다 든다. 옛 여자는 에드워드 앞에선 착한 척 아양을 떨고 디안느 앞에서는 앙칼지고 추레한 본모습을 드러낸다. 삼류연애소설에나 등장할 법한, 그래, 우리나라 드라마에나 등장할 법한 인물이다. 진부하다. 연애 소설을 싫어해서 그런지 더욱 반감이 들었다. 앞부분에서는 내내 남편과 딸아이 이야기를 하며 죽을 것처럼 굴더니 뒷부분에선 내내 에드워드, 에드워드다. 앞부분에서 질질 끌며 보여줬던 가족에 대한 애절한 사랑과 미련(지루하긴 했지만)이 그렇게 한순간 사라질 수 있다니 놀라울 정도다. 새로운 사랑에 의해 마음이 안정되는 건 알겠지만, 사랑한 남편과 아이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한번쯤은 떠올려줘야 하지 않나 싶었다. 마치 앞부분과 뒷부분이 동떨어진 다른 소설을 읽는 느낌이었다. 앞부분은 짜증났지만 뒷부분을 기대하며 그런대로 견뎌낼 수 있었다면 그런 기대조차 사라진 뒷부분에선 절망할 수밖에 없었다. 저자가 임상심리학자로 활동했다고 하는데, 그 경력을 소설 속에 온전히 녹여내려면 무척 많이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차라리 그냥 인문학에 기댄 심리학 책을 써냈더라면 호응해 줄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네이버에서 검색해 보니 평가들이 그리 나쁘지는 않은 편이나 내 주변인이 묻는다면 절대로 추천하고 싶지 않은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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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그러고 싶었다. 내가 좋아하는 공간에서 커핀 한 잔 하며 책을 읽으면서 정말 행복을 느꼈으면 싶었다. 제목에 이끌러 주말동안 이쁜 커피점을 하나 찾아서 그곳에서 읽으리라 마음 먹고, 무작정 출장길에 집어 왔다. 그리고, 토요일.. 인스타그램에서 폭풍 검색해서 찾은 The Who Cafe의 구석진 자리의 포근한 스탠드(!) 불 빛 아래에서 이쁜 라떼를 주문하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소설에 대한 사전 지식이 전혀 없었기에 책 제목에서는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극 초반에 시작된 놀라운 반전(!)에 숨이 턱 막혀왔다. 그렇다. 이 책은 하루 아침에 남편과 딸을 잃은 30대 초반의 여성이 절망의 시간을 보내다, 그 아픔을 회복하고 다시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과정을 세밀한 감정 묘사로 표현하고 있다.
책 제목은 소설의 주인공인 디안느가 파리에서 운영하던 북까페의 이름이다. 당연히 남편 콜랭과 딸 클라라와의 추억이 잔뜩 묻어 있는 곳이다. 그 사건 이후로 까페는 커녕 집 밖을 거의 나가지 않던 디안느는 남편 콜랭이 생전에 가보고 싶어했던 아일랜드로 훌쩍 마지막(?)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아.일.랜.드 최근 tvN의 "꽃보다 청춘" 에서 너무나 멋진 풍경을 보여준 곳이다. 갑자기 익숙해져버린 아일랜드라는 곳을 이 소설은 어떻게 보여줄까 하는 기대도 잠시, 디안느는 눈을 감고 아일랜드 지도에서 아무 곳을 찍는다. "뮈라니" (순간 '뭐라니' 로 보여서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렇게 디안느는 아일랜드에서 제일 작은 항구 도시인 '뮈라니'로 떠나게 된다. 그러나, 포스팅을 수정하기 위해 지도를 찾다가 알게 되었다. 꽃보다 청춘에서 갔던 곳은 "아일랜드" 가 아니라 "아이슬란드" 란 것을.. (이런 무식함이..) 구석진 자리에서 디안느의 마음을 따라가다 보니, 몰래 몰래 눈물, 콧물 훔치며 이 책을 다 읽고서야 까페를 나설 수 있었다. 도저히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책을 읽는 동안 자전적 소설인가 싶었는데, 책 뒤에 있는 옮긴이의 글을 보니 그건 아닌가 보다. 작가인 아녜스 마르탱 뤼강은 임상심리학자라고 한다. 아, 그래서 디안느의 심리 묘사가 이렇게 절절히 와 닿았구나 싶었다. 소설 속에 나오는 '뮈라니' 가 실제 아일랜드의 어디에 있는 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구글맵을 열심히 뒤져봤는데,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디안느와 에드워드가 함께 갔던 '아란섬'은 찾을 수 있었다. 아마 '뮈라니' 도 아일랜드의 서쪽 어딘가에 있지 않을까... 디안느와 에드워드가 다시 만나기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