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오래도록 미스터리 비평서에 있어 하나의 모범으로 자리잡아왔던 줄리안 시먼스의 '블러디 머더'. 그 책을 보면 줄리언 시먼스가 '럼 펀치'의 엘모어 레너드나 '블랙 달리아'의 제임스 엘로이 같은 현대적인 작가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 이유란 다름아니라 형편없는 문장력 때문이다. 아무리 미스터리라고 해도 그렇지 '눈알을 데굴데굴 굴렸다'라는 표현을 어떻게 쓸 수 있느냐는 것이다. 다른 이들은 사회 하위 계층의 언어를 현실감있게 표현한 것이라고 하지만 시먼스 자신이 보기에 그것은 그저 보다 더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해 당연히 기울였어야 할 작가적 노력을 방기한 결과일 뿐이라고 한다. 쉽고 간결한 문장이 좋긴 하지만 그저 작가 자신이 편하게 쓰기 위해서 나온 것이라면 작품을 망치는 독(毒)일 뿐이라고 그는 전한다.
하필 이 부분이 인상에 남았던 이유는 나 역시 현대 미국 스릴러 소설을 읽을 때마다 자주 마주치곤 하던 그 표현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때마다 나도 '뭐, 미스터리이니까!'하는 식으로 그냥 넘어가곤 했는데 시먼스의 말을 들어보니 아무리 미스터리이더라도 일단은 글로 된 작품인 이상 문장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 때부터 미스터리를 읽을 때에도 문장을 신경쓰면서 읽게 되었다. '끝까지 연기하라'로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는 영국의 미스터리 작가, 로버트 고다드는 그렇게 해서 발견하게 된 작가이다. 그러니까 로버트 고다드는 무엇보다 좋은 문장으로 나를 매료시킨 작가라는 말이다. 안타깝게도 로버트 고다드가 미스터리 작가로서의 경력을 시작한 것이 1986년이라 '블러디 머더'에서 언급되지는 못했지만 분명 시먼스 역시도 고다드를 좋아했을 것이다. 스티븐 킹은 고다드의 작품을 일컬어 '단숨에 읽기에는 너무 좋은 작가'라고 말했는데 나도 동의한다. 그럴 수 밖에 없다. 문장 때문이다. 만연체라서 의미를 파악하느라 여러 번 읽는 것이 아니다. 너무나 심오한 은유와 상징들 때문에 멈춰서 시선을 송곳처럼 돌리게 하기 때문도 아니다. 문장들이 미려한 자태를 뽐내어 십대 소년이 르느와르가 그린 독서하는 소녀의 그림을 바라보듯이 넋을 잃고 음미하게 만들어서도 아니다. 그의 문장은 간결하다. 그렇다고 화려한 꾸밈이 있는 것도 아니다. 당연히 놀라운 은유나 심오한 상징도 없다. 단순하다. 평범하다. 그런데 왜 호들갑이냐고? 문장 하나만 놓고 보면 그렇다. 하지만 정작 고다드의 마법은 문장들이 모여있을 때 이루어진다. 아, 이걸 말로 설명하려니 정말 어렵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그냥 예를 드는 게 낫겠다. 주인공 토비 플루어가 조지4세가 머물렀던 로열 퍼빌리언 궁에서 아들의 죽음으로 결국 헤어져버린 아내 제인을 떠올리는 장면이다.
나는 로열 퍼빌리언 궁전의 뾰족탑과 양파 모양 지붕들을 건너다보며, 가련하고 뚱뚱한 왕, 조지 4세에게서 동질감을 느꼈다. 그는 자신의 진정한 아내 피츠허버트와 안락한 가정생활을 누리고 싶어했지만, 결국 둘은 갈라서고 말았다. 그들의 이별은 여러 면에서 조지의 잘못이었고, 내가 제니를 잃은 것도 내 잘못이었다. 하지만 책임을 인정한다고 해서 그러한 삶의 과오들이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다. 사실 정반대다. (p.268)
이런 식이다. 읽어보면 알겠지만 문장 하나하나는 색다를 게 없다. 그런데도 읽으면 묘한 매력이 있다. 특별할 것이 없는 문장인데도 여기에서 문득 시선이 멈추게 된다. 사실 토비가 '끝까지 연기하라'의 주된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것은 남의 아내가 되려하는 제인을 다시 찾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그것을 위해서라면 연기자로서의 자기 경력을 모두 희생해도 좋을 정도로 열렬히 말이다. 위의 말은 그 제인을 만나 한 차례 더 거부를 당한 뒤 나온 것이다. 애타게 되찾고 싶어하는 아내에게서 다시 자신에게 되돌아올 가망이 없다는 걸 확인하는 것만큼이나 토비에게 아픈 것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문장에는 그가 어느 정도로 제인을 놓쳐버린 것을 후회하는지 또는 지나가버린 과거를 얼마나 되돌리고 싶어하는지에 대해서는 단 한 마디도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있지 않다. 그런데도 읽는 독자는 그런 토비의 후회가, 안타까움이 느껴진다. 이게 고다드의 마법이다. 그의 문장들은 무심한 시선을 닮았다. 안으론 성게를 삼킨 듯 다시 게워낼 수 없는 날카로운 아픔이 있지만 문장들은 그런 내색없이 그저 먼 산에 떠 있는 흰 구름을 보듯 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 문득 한 쪽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린다. 이는 내내 질질 짜면서 두 눈에 줄줄 흘러내리는 눈물 보다 더욱 인상 깊게 다가온다. 마치 세계가 반전된 것과도 같은 감각 속에서 그 무심함이 참음의 몸짓이었으며 결국 흘러내린 눈물은 그렇게 했음에도 새어나왔을 정도로 더욱 컸음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것 보다 더 깊이 다가온다. 완전히 홀딱 벗는 것 보다 반쯤 벗는 것이 더 에로틱하게 보이는 것과 같은 이치랄까. 마치 비어있는 용의 눈에 점을 찍듯, 결정적인 것은 마지막 문장이다. 마지막 문장을 빼놓고 읽어보면 이 한 문장의 있고 없고의 차이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말하자면 무심히 붙은 마지막 문장이야 말로 사실은 마술사가 '프레스티지!'하고 외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사실 이렇게 문장의 매력에 대해 말한다는 건 리뷰에게 좋은 도움이 못된다. 문장에 대한 선호도는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나는 제임스 설터 가 그의 소설 '어젯밤'에 썼던 그런 문장 스타일을 선호한다. 로버트 고다드는 제임스 설터의 문장을 읽을 때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한 번 더 체로 걸러내는 듯한 함축과 군더더기를 많이 덜어낸 담백한 맛이다. 하지만 설터의 문장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이라면 고다드의 문장에 있어서도 매력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냥 소설의 줄거리를 분석하거나 등장인물들의 상징, 또는 추구하고 있는 주제를 말하는 게 낫다. 사실 그런 쪽으로 리뷰를 많이 써 왔기도 하다. 로버트 고다드의 이 책도 그렇게 할 수 있었다. 연기 인생이든 사랑이든 모든 것에서 거부당한 주인공 토피 플로어가 결국은 자기와 똑같은 처지에 빠졌던 존재를 통해 자신의 아픔과 처지를 객관화하고 그를 통해 보다 바람직한 선택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라는 것을 주제로 쓸 수도 있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의 매력에 대해 말한 뒤에 주인공의 상황과 그의 도플갱어라고도 할 수 있는 범인의 설정을 통해 그것이 넌지시 토니 블레어가 추구했던 제3의 길의 사실상 실패를 은유한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무엇보다 나에게 가장 먼저 다가온 것은 문장의 매력이었기 때문이다. 고다드가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기 때문에 더욱 이야기의 매력 보다는 문장의 매력을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고다드가 더 깊이 전달하기 위하여 군더더기를 잘라내고 모든 것을 한 문장에 응축시켜 놓듯이 문장의 매력을 알리는 것에만 집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결과는 보시다시피이다. 호응이든 비난이든 감수할 작정이지만 일단은 로버트 고다드가 이제라도 국내에 소개된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된다. 좋은 문장이 가진 매력이 작품의 매력마저 어떻게 상승시킬 수 있는지 잘 보여주는 예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러고보니 지극히 호불호가 갈릴 이 리뷰를 쓰고 있는 지금 내 심정을 정확히 대변하는 문장이 또한 소설에 나와 있었다. 그것을 인용하면서 나 역시 올릴까 말까 망설였던 것을 끝내려 한다.
때때로 나는 통제력을 내려 놓고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 둘 때 최고의 연기가 나온다. 안타까운 점은 연기를 평가하는 사람이 내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좋든 싫든 그게 현실이다.(p. 282)
|
|
왕년의 스타 토비 플러드는 브라이턴에서 순회공연 중에 별거중인 아내 제니에게서 연락이 온다. 그녀는 얼마 전부터 어떤 남자가 자신의 주의를 기분 나쁘게 맴돌며 주시하고 있다며 토비의 극성 팬일지도 모르니 만나서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한다. 이에 토비는 신통치 않는 연극에 출연하고 있는 자신에게 짜증이 나던 차에, 아내 제니와 다시 잘 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실날같은 희망을 안고 그러겠다고 하며 그 남자를 만나게 되고 일을 해결하게 된다. 하지만 그 묘한 남자는 약속을 깨고 계속해서 제니의 주위를 맴돌며 토비를 알 수 없는,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 속으로 끌고 가게 된다. 토비는 점점 더 그 남자의 의도대로 끌려가게 되고 예상하지 못했던 사건의 중심의 서게 된다.
'끝까지 연기하라'는 사건 속에 이리 저리 휘말리는 토비 플러드를 따라 휘둘리게 되고 주변 인물들은 자신의 맡은 역할을 연기하듯이 겉모습과는 다른 모습 속에 자신을 숨기며 이야기 전체가 무대에 올린 연극 한 편을 보듯이 즉흥적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며 사건은 점점 더 복잡해는 이야기 속에 끌려가게 된다. 하지만 흥미로운 부분은 그 부분까지이고 다른 부분이 좀 지지부진해지면서 흥미진진하게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슬슬 지루하게 끌려가게 된다. 더욱이 아쉬운 점은 토비가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개연성과 악역으로 나오는 인물이 평면적이라 흥미를 반감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런 점만 감안하고 읽는다면 토비의 일인극 연극 같은 소설을 한 편의 연극무대를 보듯이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전체적으로는 괜찮다. 단지 조금 아쉬울 뿐이다. |
|
사지를 토막내고 목을 잘라서 바지랑대에 꽂아두고 식칼로 배를 갈라서 창자 꺼내서 줄넘기하고 .... 요즘의 스릴러들은 이와같은 잔인한 묘사가 만연되어서 읽으면서도 눈쌀이 찌푸려집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그런 잔인한 묘사가 나오지 않습니다. 심약한 새가슴일지라도 이 책 때문에 꿈자리 사나울 일은 없을듯... 스마트폰의 세상이 된 이후로는 상대적으로 책을 읽는다는 건 무척 번잡한 일과가 되어 버렸죠.. 책을 사려면 서점 가야하고, 서점 가더라도 동네에는 서점도 없고 있더라도 동네 서점에는 원하는 책 없으므로 차타고 교보나 반디앤루니스 까지 가야되고 도서관 가서 빌리려고 해도 또 차타고 외진 곳에 숨어있는 도서관까지 나가야되고 서가 뒤져서 여러 번거로운 절차 밟으며 대출해야되고 또 역순으로 반납해야되고... 반면 스마트폰이나 아이패드는 이 모든 번거로움에서 해방시켜주니 맨날 아이패드만 비비고 문지르다가 .... 그러다가 운동부족으로 배는 올챙이 배 되고... 암튼 책을 읽는 행위 자체가 다이어트에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얘기가 깜빡 딴 쪽으로 샛네요...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이 이야기에서 사건을 이끌어나가는 주인공은 '배우'입니다. 그는 피어스 브로스넌의 뒤를 이어 007역으로 캐스팅 될 뻔도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성공의 문턱에서 미끄러졌습니다. 현재는 연극 무대를 전전하며 치고 올라오는 후배에게 주인공 자리를 빼앗길까봐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한편, 왕년의 인기 극작가 사후에 그의 집 마루밑장에서 미발표 대본이 한권 발견됩니다. 그리고 그 대본은 작가의 수정없이(불가능하죠..^^) 연극 무대에 올려집니다.. 극단은 이 연극으로 전국 순회 공연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닥 반응은 좋지 않았고 회사에서는 이 연극을 그만 내려야할지말지 고민하게 됩니다. 그러는 와중에 지방 소도시에서 1주일 동안의 공연 일정이 잡힙니다. 공교롭게 그 마을에는 아내가 따로 살고 있습니다. 주인공 토비와 이혼을 앞두고 별거중인.. 얼마후면 이혼 서류에 도장 찍으러 법원에 가야하는 입장이라 그녀를 만나야할지 망설이고 있는 와중에 뜻밖에 그녀로부터 연락이 먼저 옵니다. "토비, 어려운 부탁인 줄 알지만 한번만 도와줄래?" "먼데?" "스토커가 계속 따라 붙어. 그자식 좀 어떻게 해달라고...." "그 포르쉐 끌고 다니는 놈팽이한테 부탁하지 왜 나한테..?" 아내는 현재 미남 청년 부호와 사귀고 있습니다. 왜 하필 곧 전남편이 될 자신에게 부탁하느냐고 화를 낼만도 하지만 토비는 수락하고 맙니다. 혹시나 이를 계기로 아내가 마음을 정리하고 다시 자기에게 돌아올까봐 한가지 희망을 걸고 말이죠.. 토비는 매일 공연을 해야합니다. 그가 아내를 위해 이 스토커를 잡아내고, 족치고 겁을 주거나 협상 등의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은 공연 시작 전의 오전 시간과 공연이 끝나고 난 후의 늦은 밤 시간대 뿐입니다. 그리고 이 스토커는 덜떨어진 빙충이로 보여서 만만하게 봤더니 이상하리만치 집요하고 교활하기까지 합니다. 게다가 스토커만 처리하면 끝나는 일인줄 알았더니 동료 배우가 사망하고 마약상이 개입되고 아내의 애인인 청년 부호까지 사실을 알게되더니... 캐릭터의 세밀한 묘사에서 작가의 내공이 느껴집니다. 도입부에서 곧 이혼할 아내와 떱떠름한 해후를 하면서 나누는 깐족 거리는 대화를 따라가다보면 야 정말 잘 쓰는구나.. 근데 국내 번역된 고다드 책이 이 한권 뿐이라는 것이 아쉽더라구요.. 이미 9편이나 썼다는데 영어 원서 읽을 실력은 안되고...ㅠㅠ 사족을 덧붙이자면 매일매일 관객 앞에서 연기를 해야하는데 무대에 올라가면 이 복잡한 현실 문제꺼리들이 뒤엉켜 연기에 집중하는데 애를 먹는 장면이 나옵니다. 밤새도록 악의 무리(?)들에게 시달리고 그 뒤를 캐느라 동분서주하고 심지어 테러를 당하기도 하면서 항상 정해진 시간에는 무대에 올라 연기를 해야하니 그 고통이 이만저만 아니죠.. 이 부분에서 스릴은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생활의 고단함에 동감한 자신의 처지를 돌아보게되는 명상의 시간을 갖게 되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자 단점입니다.. |
|
끝까지 연기하라 로버트 고다드 지음 검은숲
작가 로버트 고다드는 영국의 작가이고, 이번에는 영국 영어로 쓰여진 소설을 만나게 되었다. 물론 영어가 아닌 한글로 번역된 소설을 읽으니, 그 차이를 제대로 느껴보는 것은 힘들겠지만, 분명코 미국 영어와 영국 영어는 차이가 있을 것이고, 미국 소설과 영국 소설 또한 확실한 차이를 보일 것 같다. 탐정이라고 하면 거의 원조 격으로 생각되는 셜록 홈즈가 영국 사람이라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내가 좋아하고 즐겨 읽고있는 미스터리 또한 영국이 원조라고 할텐데, 셜록 홈즈 이후에 미국이나 일본에 추리 소설의 주도권을 빼앗긴 듯 보이고, 요즈음 대세를 이루는 추리소설 또한 넬레 노이하우스의 독일이나 다른 다른 북유럽에게 빼앗긴 듯하다. 이번 작품은 실제 극작가의 흥미로운 생애와 한물 간 연극배우 그리고 영국 남부의 휴양도시 브라이턴의 문화적 지형적 특성을 교묘하게 연결하고 있다. 172쪽에 이르러서야 데니스 메이플의 죽음이 등장하니 비교적 더딘 전개라고 보인다. 그러나 작가는 세심한 설정은 독자에게 현실 이상의 사실감을 전달한다고 소개하며, 로버트 고다드는 현대 스릴러 작가 중 가장 아름다운 문장을 쓰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고 하는데, 이는 원서로 읽어봐야 아름다운 문장을 쓰는지 아닌지를 판가름지을 수 있을 것 같다. 번역문을 읽을 때야 문장이 아름다운지 아닌지를 구분 짓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 한때 잘나갔던 배우 토비 플러드는 일주일 남은 순회공연을 마무리 짓기 위해 그곳에 도착한다. 하지만 별거 중인 아내에게 뜻밖의 연락을 받고 일요일에서 시작하여 다시 다음 일요일까지의 기묘한 일주일을 맞이하게 된다. 이 소설작품 속에서는 주인공인 연극배우 토비 플러드가 주연을 맡은 연극 《목구멍에 세 든 남자》는 조 오턴(Joe Orton, 1933~1967)의 작품을 대본으로 한 것이다. 실존했던 극작가 조 오턴은 1960년대 영국 노동자 문화를 대표하는 동성애 작가로 각광받았으나 동료이자 연인이었던 동성의 케니스 할리웰에게 살해되는 비극적인 최후를 맞는다. 작품 속에서는 이를 '조 오턴'이라고 표기하고 있는데, 네이버에서는 '조 오튼'으로 검색해야 한다. 조 오턴의 미발표 작품 《목구멍에 세 든 남자》가 마룻장 밑에서 발견돼 영국 전역을 돌며 순회공연을 한다는 설정이지만 마룻장 밑에서 발견되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 허구이다.
|
|
끝까지 연기하라 로버트 고다드 지음 검은숲
작가 로버트 고다드는 영국의 작가이고, 이번에는 영국 영어로 쓰여진 소설을 만나게 되었다. 물론 영어가 아닌 한글로 번역된 소설을 읽으니, 그 차이를 제대로 느껴보는 것은 힘들겠지만, 분명코 미국 영어와 영국 영어는 차이가 있을 것이고, 미국 소설과 영국 소설 또한 확실한 차이를 보일 것 같다. 탐정이라고 하면 거의 원조 격으로 생각되는 셜록 홈즈가 영국 사람이라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내가 좋아하고 즐겨 읽고있는 미스터리 또한 영국이 원조라고 할텐데, 셜록 홈즈 이후에 미국이나 일본에 추리 소설의 주도권을 빼앗긴 듯 보이고, 요즈음 대세를 이루는 추리소설 또한 넬레 노이하우스의 독일이나 다른 다른 북유럽에게 빼앗긴 듯하다. 이번 작품은 실제 극작가의 흥미로운 생애와 한물 간 연극배우 그리고 영국 남부의 휴양도시 브라이턴의 문화적 지형적 특성을 교묘하게 연결하고 있다. 172쪽에 이르러서야 데니스 메이플의 죽음이 등장하니 비교적 더딘 전개라고 보인다. 그러나 작가는 세심한 설정은 독자에게 현실 이상의 사실감을 전달한다고 소개하며, 로버트 고다드는 현대 스릴러 작가 중 가장 아름다운 문장을 쓰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고 하는데, 이는 원서로 읽어봐야 아름다운 문장을 쓰는지 아닌지를 판가름지을 수 있을 것 같다. 번역문을 읽을 때야 문장이 아름다운지 아닌지를 구분 짓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 한때 잘나갔던 배우 토비 플러드는 일주일 남은 순회공연을 마무리 짓기 위해 그곳에 도착한다. 하지만 별거 중인 아내에게 뜻밖의 연락을 받고 일요일에서 시작하여 다시 다음 일요일까지의 기묘한 일주일을 맞이하게 된다. 이 소설작품 속에서는 주인공인 연극배우 토비 플러드가 주연을 맡은 연극 《목구멍에 세 든 남자》는 조 오턴(Joe Orton, 1933~1967)의 작품을 대본으로 한 것이다. 실존했던 극작가 조 오턴은 1960년대 영국 노동자 문화를 대표하는 동성애 작가로 각광받았으나 동료이자 연인이었던 동성의 케니스 할리웰에게 살해되는 비극적인 최후를 맞는다. 작품 속에서는 이를 '조 오턴'이라고 표기하고 있는데, 네이버에서는 '조 오튼'으로 검색해야 한다. 조 오턴의 미발표 작품 《목구멍에 세 든 남자》가 마룻장 밑에서 발견돼 영국 전역을 돌며 순회공연을 한다는 설정이지만 마룻장 밑에서 발견되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 허구이다.
|
|
한 마디로 요약한 느낌 : 흐음...읭?.....읭?.......읭?!
플러드 씨의 정말 다사다난한 일주일입니다.
처음에는 별 거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이혼 수속 중인 제니가 토비의 팬으로 추정되는 스토커를 쫓아달라고 하고, 이혼이 달갑지 않았던 토비가 수락할 때만 해도 문제가 금방 해결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밝혀지기 시작하면서 사건은 눈덩이처럼 점점 불어나고 어떤 사람은 그 눈덩이에 깔리기도 합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사건과 인물이 등장하고요. 이 덕분에 읽으면서 아주 많은 헛다리를 짚게 되더군요.
전반적으로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묘사가 인상적입니다. 어떤 장면도, 어떤 인물도 허투루 등장하는 법이 없습니다. 상당히 치밀하게 차곡차곡 쌓아올리는 구성입니다. 별 거 아니라고 무심히 지나쳤던 것들이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을 알았을 때, 절로 탄성이 나오더군요. 덧붙여 책을 다 읽고 나니 표지의 의미가 와 닿습니다. 많은 고민 끝에 나왔을 것 같군요.
간만에 잘 짜여진 재밌는 소설을 봤다는 생각이 듭니다. 로버트 고다드의 다음 출간작도 상당히 기다려집니다.
덧. 번역이 전반적으로 마음에 들었습니다. 술술 읽히는군요.
1. 감탄하게 했던 번역. 이렇게 해도 의미가 와 닿는군요. 인상깊었습니다. "염색 작업장 입구에 간판이 하나 붙어 있었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누군가가 스프레이 페인트로 '염색 작업장'이라는 단어에서 '색'자를 지워 놓은 거예요. 아주 섬뜩한 장난이죠."(p.209)
2. 아쉬웠던 부분. 토비 씨가 배우라는 점을 감안할 때, '대리인'을 그냥 '에이전트'라고 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지 않았을까 합니다. 처음에 좀 어색하게 느껴졌거든요.
3. 로저의 포르셰를 탈 때, '환영의 전조등을 번쩍였다.'로 표현되는 부분은 귀엽게 느껴졌습니다. 웰컴 기능을 이렇게 말해도 참 좋네요.
|
|
실제 극작가와 실제 작품이 소설 속 허구와 교묘히 섞이면서 한 편의 멋진 스릴러물이 탄생했다. 제목과 표지의 분위기는 영국소설이 풍기는 이미지와 아주 잘 맞아 떨어지고 마치 하나의 연극표를 받아본 느낌이다.
주인공 토비 플러드는 왕년에는 인기꽤나 있었지만, 지금은 그저 순회공연을 하며 배우로써의 삶을 살아가는 중년의 남자이다. 마지막 남은 순회공연을 위해 영국의 휴양도시에 머무는 기간 중, 이혼단계에 접어든 아내에게서 급작스런 연락을 받게 되면서, 이상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일주일동안 벌어지는 수수께끼같은 상황들. 마치 표지 속 꼭두각시 인형처럼,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주변의 누군가에 의해 자신의 스케줄과 하루하루가 정해지고 조정되어지는 상황이 끊임없이 계속된다. 처음에는 단순한 일인듯 보여지는 이 사건은, 자신도 모르게 점점 더 그 사건속으로 휘말리게 되면서 배우로써의 토비의 인생이 위태로워지고, 생명의 위협마저도 느끼게 되는 단계까지 도달하게 된다. 그리고 사건을 파헤치면 파헤칠수록 점점 더 복잡해져만 가는 상황들. 토비가 원하는 것은 오로지 아내가 다시 돌아오는 것 그것만인데, 그 하나만을 위해 시작한 행동이 점점 예상치 못한 파국으로 치닫는다. 나름 결말을 추리해봤지만 나의 예상과는 빗나가는 결말을 맞이하게 되지만 꽤 정리된 마무리이다. 은근히 마음아픈 결말이긴 하지만.. 이 작품은 웬지 피하고 싶은 잔인함도 없고, 머리를 굴려가며 추리해야하는 복잡함 같은 것이 없음에도, 은근히 빠져들게 만드는 매력을 가진 작품이다. 기억해야 될 작가가 또 한명 생겼다. 기쁜 마음~~~ |
|
토비가 들려주는 이야기에는 많은 것들이 빠져 있다. 데릭의 부탁으로 로저의 곁에 다가갔을 때에도 토비는 시종일관 제니의 안전만을 생각했으며 더불어 제니와 다시 시작할 수 있기를 바랐었다. 이것만이 그에게 불의에 맞설 용기를 주었고 자신이 행하는 모든 것들이 정당한 행동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로저를 향한 제니의 사랑은? 아니 제니를 향한 로저의 사랑은 어떻게 되는 걸까. 왜 이 두 사람의 첫 만남, 그리고 어떻게 결혼을 결심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언급이 없는 걸까. 안타깝게도 독자들은 토비가 들려주는 이야기들 중 한쪽 면만을 볼 수 밖에 없으며 이것조차 토비에게 유리한, 로저의 악행만을 볼 수 있을 뿐이었다. 토비, 무엇이 진실이라는 말인가? 데릭이 [플라스틱 인간들]이라는 글을 쓴 것은 아주 오래전 부터였을 것이다. 토비 그가 몇 일 동안 겪은 일들로 모든 것이 끝났다고 사건을 종결지을 수는 없다.
모든 것들이 데릭의 의도대로 되었나? 그의 말대로 아마 데릭은 토비를 통해 자신이 얻고자 했던 바를 다 얻었고 계획했던 것 보다 더 많은 것을 얻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제니와 토비가 아니었다면 우리들이 알 수 있는 진실은 없었을까. 처음에는 데릭이 보여준 [플라스틱 인간들]을 통해, 시드의 연인 오드리를 통해 들었던 내용을 근거로 콜보나이트에서 일했던 사람들이 암에 걸려 죽어 갔으며, 보상을 해 주지 않는 로저의 행동을 묵과할 수 없어 이 일을 사건화 시키는 것이 목적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끝까지 연기하라'는 아이가 죽고 부부의 인연마저 끊어지게 된 토비와 제니의 이야기인지 아니면 데릭의 가족과 로저의 가족이 얽힌 가족사를 보여주고자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마지막 장까지 로저의 행동에 어떤 다른 진실이 있을 것이라고 믿어 왔던 나는 머릿속이 뒤죽박죽 된 채 무엇을 중심으로 이끌어 가려고 했는지 작가의 의도가 명확하지 않아 혼란스럽다. 로저를 향한 제니의 사랑이 어느 정도인지 표현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로저가 제니를 잃지 않기 위해 토비에게 겁을 주고, 협박을 한 행동들이 더 중요한 사건들에 묻혀 빛을 발하지 못했다. 토비의 역할이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게 된 것은 아마 이때부터였을 것이다. 이는 로저의 무모한 계획들조차 실소를 터뜨리게 할 정도로 어이 없게 느껴지게 했다. 어쩌다가 한 남자의 진심을 이렇게 받아들이게 되었을까.
토비가 죽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 몰렸을 때 '짠'하고 경찰들이 나타났었다면, 토비가 위험할 때 갑자기 제니가 나타났었다면, 이는 모두 가정이지만 이 작품을 더 재밌게 만들 수 있는 하나의 요소가 될 수 있었다. 토비와 로저의 중심에 제니가 있음에도 그녀의 역할은 그리 크지 않았다. 이는 토비가 휘말리게 된 사건이 제니의 사랑을 차지하기 위한 쟁탈전이 아님을 보여준다. 그저 토비는 꼭 필요한 존재였기에 누군가의 계략에 의해 이 사건에 휘말렸을 뿐이고 그는 제니, 제니, 제니만을 떠올렸고 그녀의 안전만을 생각했다. 그녀를 위해서라면 죽을 수도 있을 정도였으니 사건의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그동안 그녀와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은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떠올렸을 것이다. 이제 그의 삶은 달라질 것이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
|
토비 플러드는 한물간 배우이자 인생이 토막난 남자다. 한때는 007 역할을 맡을 뻔 했을 정도로 전도유망했으나 지금은 하고 있는 연극 속에서 맡은 배역조차 위태위태한 상태다. 게다가 아내와 법적으로는 여전히 혼인상태이긴 했지만 결혼도 끝나가고 있는 시점이었다. 별거중인 아내는 이미 다른 남자와 살고 있다. 부자인 그 남자에게 아내를 보내기 위해 법적인 마지막 절차도 곧 마칠 예정이다.
이래저래 인생의 고비에 서 있는 남자 토비. 이런 그에게 아내로부터 연락이 왔다. 아내를 스토커처럼 미행하고 있다는 낯선 남자. 그로 인해 아내와 다시 만날 기회가 생긴 토비는 신나게 스토커를 만나러 갔고 곧 그가 자신의 팬임을 알게 되었다. 결국 아내는 자신 대문에 스토킹을 당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미안한 마음과 아직 사랑하는 마음을 더해 아내를 위해서 스토커가 그녀를 더이상은 괴롭히지 못하도록 약속을 받아내었지만 그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더군다나 토비 주변에는 이상한 징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공연을 앞두고 무대에 오르지 못하게 되기도 했고 주변인이 심장마비로 죽었으며 경찰의 의혹을 사는 것으로도 모자라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될 뻔 하기도 했다.
아내를 미행했던 남자 데릭. 자신의 열성팬인줄로만 알았던 그가 아내와 살고 있는 남자, 로저와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도대체 누구의 어떤 말을 믿어야할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독자도 토비도 헷갈리게 만들면서 사건은 점점 더 커지면서 미궁으로 빠지고 있었다. 지금은 문을 닫았지만 로저의 막대한 부의 원천이었던 기업 콜보나이트. 그리고 그 회사에서 일했던 데릭의 가족. 콜보나이트에서 일했던 많은 사람들에게 발병했던 공통의 병. 그리고 로저가에 얽힌 출생의 비밀. 그 모든 의혹들이 완전히 풀리기 전까지는 단 한 순간도 의심의 늪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만든 로버트 고다드의 [끝까지 연기하라].
영국 햄프셔 출신으로 영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범죄 소설 작가라는 로버트 고다드의 작품을 읽는 것은 처음이지만 단 한 권만으로도 작가의 필력은 분명히 입증되었다. 다만 추리 소설을 읽어나가면서 느끼게 되는 그 두근 거림과 그로 인해 속도감을 붙여 빨리 읽게 만드는 가독성은 약간 떨어진 점이 아쉽게 느껴진 작품이다.
사건과 갈등은 충분했지만 그 속에서 느껴지는 인간의 심리묘사나 마음을 헤집는 그 무언가는 2%부족했기에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그 부분에 대한 아쉬움이 남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작품 자체가 주는 감동의 양이 줄어들지는 않았다. 읽기에 적당한 두께. 끊임없이 일어나는 사건들 그리고 한 남자의 소망이 담긴 희생...작품은 아이스크림을 골라먹는 것처럼 단 한가지의 재미가 아닌 여러 가지 재미를 맛보며 읽게 만들었다 |
|
책표지를 나무라기는 좀 뭐했지만 책 표지의 남자가 마음에 안들어서 책을 선택하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면 웃길지 모르겠지만 실상은 그랬다.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그의 썩소의 의미가 다소 이해가 갔기에 책 표지는 내용에 비하면 그렇게 중요한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국의 우중충한 날씨가 이 책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햇빛이 쨍쨍하더라도 다소 이상할 것도 없겠다 싶기도 했다. 날씨가 사람에게 많은 영향을 주는 것 또한 부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하여튼 브라이턴 사람들은 원래 그러지 않는냐는 말이 종종 등장하는 걸 보면 그런걸 염두해 두었던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목구멍에 세 든 남자>라는 공연의 장남이자 주인공 역인 토비의 이야기는 별 다를것도 없이 시작되었다. 연극의 내용 또한 이 사건의 전주곡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연극은 실패작이라고 말하기에는 2%정도의 부족함이 있었다. 현실에서는 이 소설과 같은 일들이 종종 일어난다. 내막은 모르지만 킁킁 뭔가 냄새가 나긴해도 권력의 소용돌이 속으로 파고들어 가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책을 읽고 나니 내용적인면에서 책표지는 매우 적절했다. 서류상으로는 부부 관계였지만 곧 이혼을 앞둔 전처 제니로부터 연락이 온다. 어떤 사람이 자꾸만 자기를 주시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직접 와서 말을 걸지는 않지만 눈빛은 제니의 상점앞을, 그리고 그녀를 계속해서 주시하고 있다고. 그 사람이 토비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제니를 여전히 사랑하고 있는 토비에게는 다른 구실을 주는, 절대 거절할 수 없는 절호의 기회가 되었다. 이제부터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토비가 데릭이라는 인물을 만나서 그에 대해서 알게 되면서 부터 조금씩 조금씩 수렁으로 빠져들기 시작했다. 데릭은 극적이기까지 해서 아마도 토비가 배우라는 점을 매우 적절하게 활용했는지 모르겠다. 턱밑만 간지러 줘도 알아서 다 해줄것만 같은 토비의 특성을 건드리기 시작한다. 여전히 제니를 무지막지하게 사랑하고 그녀가 결혼하려는 사람과 심하게도 관련이 있어서 토비가 절대 빠져나갈 수 없도록 만든다. 데릭은 토비의 전처인 제니가 결혼하려는 로저라는 사람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있었다. 13년전에 문을 닫은 로저네가 운영하던 콜보 나이트라는 회사, 그리고 거기서 일했던 사람들이 대부분 암으로 죽었다는 이야기, 조금만 더 파면 진실을 알 수 있을 꺼라는 막연한 궁금증과 제니에게 로저를 떼어 놓아야 한다는 사실이 토비를 가만있게 만들지 않았다.
은연중에 나타나서 콘푸라이트의 호랑이 기운이 솓아나요 를 따라할 것만 같은 시드란 사람의 등장으로 사건에 대한 의문점을 더욱 증폭시킨다. 이책은 한번 잡게 된다면 끝까지 읽어야만 한다. 내가 그러고 싶지 않을지라도 작가가 끝까지 따라오라고 하고 자꾸만 내게도 토비에게 그런것처럼 턱밑을 간지럽게 만든다. 내가 토비라면 궁금증이 일지라도 이리저리 헤집고 다니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내가 사는 곳은 지극히 평범한 현실이니까. 하여튼 토비가 달리니까 나 역시도 따라서 달리고 있었다. 어쩌면 누군가가 지령을 내린것처럼 토비는 토비가 가야할 길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초반에는 블록버스터급이 아니였다. 내 기준으로 블록버스터급은 5인 이상이 죽어야 하기 때문이다. 점점 블록버스터급을 향해 달리고 있는 이 책은 궁금증을 마구 불러일으키면서도 되돌아보면 별일이 아닌 것 같기도 하다. <마키아벨리 의정서>를 읽을때의 기분처럼 가슴이 두근거린다.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불사르겠다는 주인공처럼 토비도 알 수 없는 미궁에 빠져든다. 그리고 독자는 같이 빠져들 수밖에 없는 매력을 마구 발산하면서 새로운 국면에 치닫게 된다. 새로울 것도 놀라울 것도 없이 이 안에는 출생의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 이제는 경찰에게 쫓기는 숨막히는 추격전이 시작될때였다. 서서히 좁혀오는 거리안에서 옴싹달싹 하지 못하고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미묘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게 했다는데에서, 별개 아닐지도 모르는 사건일수도 있었지만 흔하기도 하지만 읽는 내내 결말이 궁금해졌다. 토비의 연기가 꽤나 좋았던 것인지도 모른다. 작가의 잘 짜여진 이야기가 한물간 연기자 토비를 비롯해서 여러 등장인물과의 관계를 매우 적절하게 이야기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거기에 소스로 적절한 유머까지 겻들여져서. 은근한 부채질로 인해서 그 여파가 이리 커질 줄 알았더라도 멈추지는 못했을 것 같다.
"아내하고 몇 년 전에 갈라섰습니다." "안타까운 예기구려. 사람들은 그런 걸 두고 산업재해라고 한다오." (138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