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의 길은 여름으로』 채기성|나무옆의자|2025 ⠀ ⠀
📍채기성의 장편소설 『우리의 길은 여름으로』는 인간의 기억 속에 봉인된 여름을 다시 불러내는 작품이다. 이 소설은 상실과 그리움, 죄책감과 열망이 얽혀 있는 한 여름의 기억을 따라가며 서로를 밀어내고 다시 마주해야 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펼쳐낸다. 📍소설의 기원은 해원과 경모의 만남으로부터 시작한다. 해원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날, 경모는 해원을 끝내 지켜내지 못했다는 죄의식을 짊어지게 된다.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두 사람은 서로의 삶에 깊은 흔적을 새긴다. 이후 성당과 버스 안에서 이어지는 작은 교감들은 둘의 관계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결국 경모의 수도원행으로 인해 그 여름은 미완의 상태로 남게 된다. 📍7년 뒤, 두 사람은 고향의 이주민지원센터에서 다시 마주한다. 소멸해가는 마을, 텅 빈 고향은 그들의 내면을 비추는 풍경처럼 보인다. 이혼과 죄책감으로 지쳐 있는 해원은 타인을 돕는 일에 매달리며 간신히 버티고 있다. 경모는 수도원 수사로서 신념을 지키려 하지만 과거의 기억이 되살아날 때마다 동요한다. 두 사람의 재회는 오래 눌러두었던 감정을 다시 흔들어 놓는다. 그들의 얽힌 관계가 용서에 가 닿을 수 있을까. 애달픈 마음으로 소설을 따라가게 된다. 📍해원과 경모의 이야기를 받쳐주는 또 다른 축은 해령과 연서의 관계다. 해령은 엄마의 기대를 채우며 살아왔지만, 엄마의 죽음 이후 무기력 속에서 방황한다. 그러던 중 마을에 버려진 아이 연서를 만나며 다시 삶을 붙잡을 힘을 얻는다. 연서에게 위탁부모가 되고자 하는 선택은 해령이 자신과 아이 모두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고자 하는 몸부림이다. 그러나 이 과정은 사회적 제도와 가족이라는 굴레에 부딪힌다. 📍작품은 해원과 해령, 경모와 세정·정욱 등 여러 인물을 교차시키며 각자의 관계 속에서 파생되는 상처와 기도의 형태를 그려낸다. 언어가 서로를 찌르는 순간도, 차가운 겨울의 적막을 함께 버티는 식사의 장면도, 모두가 타인과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삶의 풍경들이다. 저자는 이를 통해 인간이 홀로 설 수 없는 존재임을, 타인에게 상처받으면서도 동시에 타인에게 구원받는다는 역설을 보여준다. 📍소설을 읽다 보면 계절의 이미지가 유난히 선명하게 느껴진다. 한겨울의 눈과 차가운 고요, 한여름의 빛과 내밀한 열기. 이 상반된 계절의 결은 현재와 과거, 잔잔한 죄책감과 희망, 상처와 위로를 오가며 교차한다. 특히 여름은 아프게 부서졌던 기억이었으나, 제목 그대로 우리의 길은 항상 여름을 향해 있음을 알려준다. 서로를 지키기 위해 다시 걸어가야 할 길로. 조심스럽게 손 내미는 순간을 위해. ⠀ ⠀ 💐 넌 누군가를 몹시 미워하면서도 동시에 사랑하는 감정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 쏟아지는 빛이 칼날이 되어 눈을 베는 듯해 경모는 자기도 모르게 손을 들어 가리개를 만들었다. "미움조차 남지 않아서 빈 껍데기 같은 사람도 사랑할 수 있을 거 같아?" _64p 💐 차가운 고요와 통증처럼 감각되는 추위를 견디기 위해서는 온기가 필요했다. 따뜻한 말을 주고받지 않아도 함께 사는 사람이 있다는 실감이 해령에게는 어쩐지 절실했다. _78p 💐 "질려. 사는 게." (···) 해원의 말은 만져지지 않고 볼 수도 없는 그 애만의 숨 같았다. 어쩌면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해원의 삶, 혹은 시간 같은. _92~93p 💐 “우리는 같은 상처를 지녔네······. 무슨 훈장 같다.” 해원이 손을 뻗어 경모의 상처를 살며시 어루만졌다. 경모 스스로는 위무할 수 없던 상처였다. 흔적조차 혐오스럽게 여기던 상처. 무모함으로 해원을 다치게 만든, 자기 자신에 대한 증오의 기록이었던 그 상처를 해원이 어루만지고 있었다. _142p 💐 아낀다는 게 어떤 건지 알아? 좋은 마음이 깎여나가지 않게, 그 마음을 지켜주는 거야. _159p 💐 아니, 오랜 시간의 저편에 있던 해원이 현재의 자기 앞에 당도한 것만 같았다. 몹시도 찬 바닥 위로 전해 오는 서늘한 여름의 냄새와 함께. _244p ⠀ ⠀ ✒️ 이 서평은 나무옆의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우리의길은여름으로 #나무옆의자 #채기성 #책리뷰 #책추천 #서평 #서평단 ⠀
|
|
#도서협찬 "한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이 기도가 될 수 있을까?" 상처뿐인 도시에서의 생활을 접고 누군가는 자신을 찾아, 또 누군가는 쉴 곳을 찾아 고향으로 돌아온 사람들의 이야기!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삶이 교차하며 누군가에게는 과거의 상처가, 누군가에게는 현재의 상처가 드러나면서 다시금 자신을 들여다본다. 서로 사랑했던 옛 기억은 사라지고, 서로에게 상처만 주는 세정과 정욱의 이야기와 고등학교 시절의 사건으로 깊은 상처가 남은 해원과 경모의 이야기, 그리고 해원의 동생 해령의 이야기까지.. 각자의 아픔과 무력감 속에서도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다시 살아갈 힘을 찾으려는 모습이 좋았다. 다만 경모가 조금 더 일찍 그리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해원에게 드러냈다면 더 좋았을 텐데 약간은 답답한 면이 없지 않아 있었음을.... 🥲 인물들의 얽히고설킨 복잡한 감정들이 대화를 통해 조금씩 풀리고, 서로를 이해하려는 과정 속에서 용서로 이어지는 모습은 어쩌면 익숙하고 뻔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결국 이런 모습이야말로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의 모습이 아닐까 싶었다! 🌸P.78 해가 지면 진한 먹색으로 몇 번이나 덧칠한 것처럼 두터운 어둠이 집 안 구석구석으로 스며들어 서서히 번져갔다. 차가운 고요와 통증처럼 감각되는 추위를 견디기 위해서는 온기가 필요했다. 따뜻한 말을 주 고받지 않아도 함께 사는 사람이 있다는 실감이 해령에게는 어쩐지 절실했다. 해령은 때로 해원을 징그러워하면서도 필요로 했으며, 미워하면서도 걱정하는 이중적인 감정에 뒤섞여 일상을 보냈다. 어쩌면 내게도 누군가 필요한 게 아닐까, 그 이유에 대해 해령은 이렇게도 생각해보는 것이었다. 🌸P.106 "사람들은 자기가 당면한 고통스러운 문제를 타인에게 투사하는 경향이 있어. 육아에 지친 사람이 역설적으로 왜 아이를 낳지 않냐며 타인에게 충고하기도 하고, 결혼 생활에 진저리를 치던 이가 미혼의 사람에게 언제 결혼하냐며 괜히 속을 볶기도 하잖아. 이미 지옥 같은 결혼 생활을 겪고 있는 사람들도 타인에게는 참고 살라고 해, 흔히. 그러니 남의 말은 너무 신경 쓸 필요 없어." 🌸P.178 “세정아. 네가 먼저 행복하지 않고서는 누군가와 삶을 함께한다 해도 절대 행복해질 수 없는 거야.” #우리의길은여름으로 #채기성 #나무옆의자 #책 #책추천 #책리뷰 #도서추천 #도서리뷰 #소설 #장편소설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bookstagram |
|
기억 속에 봉인된 과거의 날들 찬란한 만큼 아프게 부서졌던 우리들의 여름 어느 여름, 파업으로 버스가 다니지 않던 날 같은 마을에 살던 해원은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가려던 경모에게 자신을 태워 달라고 부탁한다. 핸들이 제멋대로 움직이는 자전거 탓에 망설였지만, 급하다는 해원의 말에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함께 달린다. 결국 사고가 일어났고, 해원을 무사히 집에 데려다주지 못했다는 사실에 경모의 마음속에 깊은 죄책감을 남긴다. 이야기는 이후 7년 만에 고향에서 다시 만난 경모와 해원, 그리고 그들의 고등학교 동창인 정욱과 세정 부부, 해원과 동생 해령 등 여러 인물들의 얽힌 관계를 따라간다. 인물들은 서로를 지키기 위해 행동하지만, 그 과정에서 오해와 상처를 주고받는다. 누군가를 위해 행동했지만 오히려 오해를 사거나 상처를 주었던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지 않을까? 나 역시 그로 인해 죄책감을 느꼈던 적이 있었고, 결국 그 관계를 좋게 이어가지 못했던 순간들도 있었다. 어쩌면 그래서 나는 기존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어렵다 느껴새로운 관계가 생기는 걸 꺼려 하는 지도 모르겠다. '인간에게 타인이란 어떤 존재일까.'라는 작가님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나는 늘 ‘결국 남는 건 혼자야, 어차피 혼자 살아가야 해’라는 생각을 품고 살아왔다. 혼자 남게 되는 순간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려 준비하는 마음이기도 했지만, 가장 큰 이유는 관계에서 상처받고 싶지 않은 마음이었다. 생각해 보면 나 역시도 이야기 속 인물들처럼 타인에게 상처를 받았지만 다른 관계에서 위로를 받고, 나를 돌아보며 회복해 나갔던 것 같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좋은 감정들을 느끼기도 했으니까... 인간은 서로 상처를 주고받더라도 타인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걸 말하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다. 잊고 싶었던 과거의 기억 속 자신을 받아들이고 나아간 인물들처럼, 잊고 있던 나의 여름에도 닿아보고 싶다. 차가운 겨울에 시작된 이야기가 푸르른 여름으로 향하듯, 여름에 닿을 수 있기를.🌿 📓 📒 넌 누군가를 몹시 미워하면서도 동시에 사랑하는 감정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 p.64 📒 불행은 이끼와 같아서 한번 생기면, 그 일대를 모두 포식하지 않고서는 성에 차지 않아 하는 듯했다. p.124 📒 아낀다는 게 어떤 건지 알아? 좋은 마음이 깎여나가지 않게, 그 마음을 지켜주는 거야. p.159 📒 춘화라고 하지 않니. 추운 겨울 낮은 온도를 견디지 않고는 꽃을 피울 수 없는 거야. 인생의 절망을 겪어보지 않고는, 행복을 꽃피울 수 없는 거 아니겠니. p.271 📒 사랑은 빚지는 거야 그치? 내리사랑이라잖아. 빚진 사랑을 물려주는 거. 받은 걸 그 아이한테 나눠주면 돼. 그게 갚는 거지. p.307
📖 이 책은 서평단으로써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것입니다.⠀ |
|
#도서협찬 📚 우리의 길은 여름으로 by채기성 🌱 세계문학상, 사계절문학상 수상 작가 채기성 신작 소설! 인간에게 타인이란 어떤 존재일까? 오랜 질문에 대한 깊은 사유로서의 소설! 🌱 ~사회적 동물로써 인간은 혼자 있으면 외로워하고 같이 있으면 괴로워하는 아이러니한 존재다. 그렇다면 한 인간에게 타인은 천사인걸까? 악마인걸까? 어쩌면 계륵같은 존재? 그것도 아니면 필요악일 지도 모르겠다. 어느 겨울, 눈송이들이 밟히는 날에 이주민 지원센터로 들어서는 혜원을 그리며 이야기는 시작한다. 사람에 치이는 도시가 아니라 사람이 드문 이 시골마을은 그래서 사람이 필요하다. 그 비어있는 시골마을의 빈자리는 타지인도 아닌 완전히 다른 세계에서 온 이주민들이 채운다. 어찌보면 소중하고 고마운 사람들이지만 이주민들에 대한 현지인들의 대우는 그렇지 못하다. 혜원은 베트남 국적의 여인 타오가 공장사장 동생에게 성복행을 당했고 급히 HIV(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검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결과가 양성이면 추방당하는 그 여인을. 그곳에서 혜원을 보고 있는 이가 있다. 어린 시절, 알 수 없는 마음을 잠시나마 나누었던 경모는 혜원과 함께한 아련한 과거를 떠올린다. 사실 그곳은 혜원과 경모의 고향이었고 오랜시간 서로의 길을 가다 다시 그곳에 만나게 되었다. 서로를 잊고 지낸 시간만큼 두 사람은 각자 아픔의 시간도 보냈다. 특히, 혜원의 아픔은 사람에서 시작해서 사람으로 이어지고 사람으로 끝난다. 가장 가까운 사람일 수 있는 배우자, 부모, 형제라는 관계는 놀랍게도 가장 큰 상처를 주는 존재들이기도 하다. 이 관계에서는 애정과 증오, 책임감과 죄책감처럼 극단적인 감정들이 교차하지만 밀어낼 수도 떨쳐낼 수도 없는 원죄같은 것이 있다. 그럼에도 경모와 혜원의 재회는 두 사람 모두에게 새로운 시간과 생각의 기회를 준다. 소설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어찌보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인물들, 자기만의 아픔을 나름의 방식으로 보살피며 매일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빛이 되어주지만 때로는 어둠이 되어 버린다. 세상 모든 관계는 하나로만 정의될 수 없으며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계속 변화한다. 그럼에도 그 모든 사람들을 지탱해주는 건 나를 둘러싼 무수한 관계들, 타인들, 내가 아닌 모든 이들에게서 오는 무형의 에너지인 지도 모른다. "나를 구한 건, 나 스스로의 의지가 아니었다는 걸 알아. 사람을 구하는 건 신이 아니라 어쩌면 타인의 선의인지 모르겠어" 그것은 무심히 지나쳐가는 '타인의 선의' 였을 지도. @namu_bench #우리의길은여름으로 #채기성 #나무옆의자 #장편소설 🔅<나무옆의자 출판사에서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서평단 #도서협찬 #추천도서 #책추천 #신간 #베스트셀러 |
|
소설의 현재 시점 배경은 겨울이다. 하지만 그들의 추억 속 배경은 여름이다. 차가운 겨울을 지나 뜨거운 여름을 향해가는 그들의 삶 이야기가 이 가을 따뜻하게 데워준다. 소설 속 상황과 이야기는 현재의 나와 전혀 맞지 않지만 내 책인가 싶을 정도로 한 문장 한 문장 계속 드려다 보게 만든다. 가슴을 아리게 만든다. 나한테 하는 말인가 싶을 정도로. <우리의 길은 여름으로>는 엄마를 잃은 자매의 이야기, 갈등을 겪고 있는 부부의 이야기, 몸에 지닌 상처와 추억을 함께 공유한 남녀의 이야기, 이주민 이야기 등 여러 인물들이 나온다. 소설은 잔잔하게 쓰여져 있지만 그들이 겪고 있는 고통, 갈등, 상처 등 겨울이라는 배경과 어울려 차갑고 시리게 다가온다. 글이 흠칫 흠칫 나를 찌른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그들의 갈등이 해결은 아니더라도 그들 나름의 선택으로 나아간다. 그들만의 방식으로. 겨울을 지나 여름으로 가듯이. "우리의 여름으로." 기도하기 위해 사제가 된 경모와 가정사의 트라우마가 있는 해원은 7년 만에 만나 그들이 함께 공유한 여름을 회상하면서 그때의 상황과 현재의 상황을 엮어가며 미처 알지 못 했던 일들과 오해의 일들을 차차 풀어간다. 가정사로 인해 데면 데면한 해원과 해령의 자매는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만 그 이면에는 가족이라는 이해의 마음으로 서로를 다독인다. 동갑친구에서 결혼까지 한 세정과 정욱 부부는 서로의 입장만 고집하다 이혼얘기까지 나오지만 상황을 받아들이고 서로를 이해하면서 함께하는 삶을 찾아간다. 읽는 동안 시린데 따뜻했던 시간들이었다. - 세상의 절벽으로 내몰린 사람으로부터 낯선 위로를 받는 듯한 이상한 기분에 사로잡힌 해원은 담뱃불을 켜다말고 타오를 안았다. - 그렇게 살아왔다. 되돌릴 수 없는 방식으로 서로를 멀리하며. - "질려. 사는 게." - 우리는 불완전함을 극복할 수 없고 그저 경험하는 것에 지나지 않지 않을까. - '깊디깊은 바다에서 헤엄치는 심해어가 된 것처럼 낮은 자세로 눈치를 보며 두려운 눈을 하고 주위를 살피는 내 모습.' - 네가 먼저 행복하지 않고서는 누군가와 삶을 함께한다 해도 절대 행복해질 수 없는 거야. - "네가 다치지 않길 바라는 건... 오래전부터 그래왔던 거야. 그러니 조심해." - 손조차 내밀지 않는 사람을 신이 어떻게 구해주겠습니까. 신에게도 손을 흔들고 내밀어야 해요. 도움을 요청하는 손을 내밀기 전까지 신은 형제님이 무엇을 원하는지 아무것도 알 수 없어요. WITH. 나무옆의자 |
|
"이 글은 나무옆의자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어떤 기억은 평생을 따라다니며 한 사람을 괴롭힌다. 벗어나야지라고 이내 다짐하지만, 발목을 잡히고 끌려다니는 걸 알면서도 이내 엉키는 벗어날 수 없는 악연 같은 기억은 '나'라는 사람을 이전과 떼어놓거나 잊고 방치해야 겨우 살아갈 수 있게 할 정도이다. 상처와 번민, 가족으로 이어진 굴레, 평행선을 달리는 타인과의 관계, 감정 등 지친 각자의 삶 속에서 고뇌하는 사람들은 기대와 사랑으로 빛날 계절을 다시 꿈꾼다. 인생이라는 시계는 그렇다. 느리게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가혹하다가도 다정하게 못 견디겠다 벗어나고 싶다고 생각하다가도 또 이만하면 버틸 수 있게 삶의 한 가운데에서 자신과 타인의 인생을 바라보며 그 여름의 아련함을 느껴본다. 그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과거에 다시 얽매이는 것 같았던 고향에 도망치듯 다시 돌아오게 된 주인공들.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과 상처들은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고향에서 다시금 서로를 향해 날선 상처를 주게 한다. 누군가는 잊고 싶었고, 누군가는 도망치듯 벗어났던 그 공간에서 과거의 추억과 시간을 함께 공유한 주인공들은 다시 마주하게 된다. 서로에게 날선 말을 던지며, 자신의 상처를 외면하던 주인공들은 자신이 아닌 타인의 삶을 통해 외면하고 있던 과거의 나를 바라보게 되고, 그들을 향해 손을 뻗으며, 조금씩 과거의 상처에서도 벗어나 보고자 한다. 세계문학상과 사계절문학상 수상 작가 채기성의 신작 소설 〈우리의 길은 여름으로〉은 상처뿐인 도시에서의 시간을 뒤로하고 자신을 찾아, 쉴 곳을 찾아 고향으로 돌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고등학교 동창인 등장인물들은 과거 친구이자 추억을 공유한 인물들이다. 설레는 첫사랑의 기억이기도 하고 아직은 서툴렀던 마음을 미숙하게 삼켰던 그래서 서로에게 미련이자 원망이 남아있는 그들은 일련의 사건을 계기로 멀어졌다가 오랜 시간이 지나고 다시 돌아온 고향에서 만난다. 일을 통해 건조하게 서로를 대하지만, 상반된 성격이나 일을 마주하는 모습에서 대조하는 모습은 그때의 앙금이 여전히 남아있는 듯하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던 그들은 숨겨진 그때의 일에 대한 기억, 그리고 자책이자 원망 등을 현재의 시간과 겹쳐 보이며 펼쳐놓는다. 따스하고 화목한 가족과의 관계조차 제대로 성립되지 못했고, 사랑하기에 아끼기에 모진 소리를 내뱉었던 말들은 씻지 못할 상처로만 남았다. 과거의 상처를 끌어안고 벗어나지 못한 채 방황하던 주인공들은 현재의 시간에서 그때의 시간을 조금씩 어루만지고 이해하지 못했던 마음들을 돌보게 된다. 현실을 외면하기 위해 도피하듯 외부로 돌렸던 눈은 타인에 대한 손길에서 마음으로, 그것은 다시 돌고 돌아 과거의 시간을 이해하고 어루만지는 계기로 다가온다. 고정된 형태로 남아있던 각인된 감정들은 이내 기대와 사랑으로 다시 피어오른다. 상처만 남았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이해하고 싶었고 이해받고 싶었으며 표현하고 싶었던 마음의 깊이가 더욱 더해진 것이다. 다른 이를 어루만지며 비로소 자신을 이해하게 된 이들이 마음속에 품어놓은 사랑을 꺼내놓는다. 폭풍과도 같았던 감정들이 잠잠해지고, 그 속에 숨겨진 진심이 떠오르듯이 태풍이 훑고 지나간 뒤에 내리쬐는 뜨거운 여름의 태양처럼 그들에게도 따뜻한 기대와 사랑이 넘치게 된다. 삶이란 그런 것이라고 작가는 얘기한다. 타인과의 관계라는 굴레 안에서 상처받으면서도 기대와 사랑으로 삶을 채워간다고, 타인과 불과하면서도 또 타인에게 헌신하고 그렇게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거라고 그런 삶에 대한 이야기를 글을 쓰며 찾았다고 말이다. 소설 속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은 고정된 자신의 감정에서 벗어나 비로소 타인을 이해하고 서로를 품는다. 타인을 이해하고 구하면서 비로소 품을 수 있었던 것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나였음을 깨달을 수 있다. 그리고 거기서부터 기대와 사랑은 자라나기 시작한다. 어리숙한 마음이 진심만 있다면 언젠가는 닿을 거라 생각하던 때가 나 역시 있었다. 하지만 서툴렀던 표현으로는 담기지 않는 표현하지 않으면 드러나지 않는 진심도 있음을 이제는 알고 있다. 소설 속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의 변화를 마주하며, 그 잔잔한 파고를 들여다보며 나 역시 여름으로 향하는 길을 찾는다. 상처가 아문 자리에서 빛날 그 길을 따라 잔잔한 그리움을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
|
⠀ 그날은 해원의 아버지가 돌아가신 날로, 경모는 그날의 일이 내내 죄책감으로 남아 있다. 소설은 이 두 사람이 7년 뒤 재회하게 된 것을 중심으로, 해원과 경모, 그들의 친구인 세정과 정욱, 해원과 해원의 동생 해령, 아동보호소에서 지내게 된 연서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 해원과 경모가 함께한 순간들은 "해원을 처음 알고 겪었던 일들은 다른 어떤 날도 아닌 하나의 계절 안에 존재했다. 경모에게는 해원을 보게 된 지금이, 바로 그 여름이었다." (20p)라는 말처럼 첫사랑의 떨림과 아쉬움으로 그 해 여름에 남아있다. ⠀ 부부인 세정과 정욱의 이야기는 좀 더 현실 속 모습을 느끼게 한다. 반복되는 다툼과 불신 속에서 서로에게 상처 주는 말을 일삼지만, 해원이 건넨 말처럼 결국 상대를 이해하려는 마음과 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주며 마음을 울린다. ⠀ "아낀다는 게 어떤 건지 알아? (···) 좋은 마음이 깎여나가지 않게, 그 마음을 지켜주는 거야." (159p) ⠀ 동생 해령은 연서를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새로운 의미를 찾고자 한다. "나는 그동안 상처를 다른 무언가로 덧칠하며 살아왔어. 아무것도 아니란 듯이. 연서는 그렇게 살지 않을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어."(260~261p)라는 해령의 말은, 가족에게 받은 상처에서 벗어나 성장하려는 긍정적인 책임감을 보여준다. ⠀ 이 소설은 첫사랑, 부부, 가족, 그리고 타인까지 다양한 인간관계 속에서 상처받고 이해하고 돕고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따뜻하게 그리고 있다. "우리는 타인과의 관계라는 굴레 안에서 상처받으면서도 기대와 사랑으로 삶을 채워가는 건 아닐까."(319p)라는 작가의 말이 마음에 남는다. ⠀ [이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
|
📚그 여름, 우리가 서로를 지켰던 방식! 📚그리움이 피어난 계절의 기록! 📚채기성 저자 <우리의 길은 여름으로>! 기도처럼, 한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 <우리의 길은 여름으로>는 상실과 그리움, 인간관계 속 상처와 구원을 그린 작품으로,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삶이 교차하는 작품이다. 상실과 그리움, 욕망과 번민이 소용돌이치던 그 여름! 다시 삶의 한 가운데에서 무엇으로 우리를 지킬 수 있을까? 현자와 과거가 충돌하고 융화하면서 교차하는 이 작품은 상처뿐인 도시에서의 생활을 접고 누군가는 자신을 찾아, 또 누군가는 쉴 곳을 찾아 고향으로 돌아온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한겨울의 눈 속에서 한 여름의 빛, 그 속에서 웅크리고 있는 그 시절의 기억을 되새김질하는 이 작품은 서로를 밀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두 여인의 이야기이다. 설렘과 공감, 고통과 번민이 교차하는 이 작품은 타인에게 헌신하면서도 타인으로 인해 고통받았던 이들이 타인에 의해 구원받는, 타인을 위한 기도와 같은 작품으로, 기억 속에 봉인된 과거의 찬란한 만큼 아프게 부서졌던 여름의 이야기이다. 이 작품은 고등학교 시절, 해원과 경모가 자전거 사고를 겪으면서 서로에게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남기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각자의 길을 걸어온 두 사람이 고향에서 다시 만나면서 과거의 기억과 감정을 마주하게 되는 이 작품은 누군가를 지키려는 행동이 오히려 상처가 되는 아이러니함을 그려냈다.
타인은 상처를 주면서도 동시에 구원의 빛이 되기도 한다. 저자의 말처럼 인간은 홀로 존립할 수 없고 반드시 누군가의 돌봄을 통해 성장하는 것처럼 말이다. 과거의 여름은 찬란하고 뜨거웠지만, 현재는 차갑고 고단한 현실로 대비되며 서사의 긴장감을 주는 이 작품은 과거의 상처와 현재의 삶이 교차하는 서사를 그린다. 인간관계의 본질을 이야기하는 이 작품은 인간에게 타인이란 어떤 존재인지에 대한 타인의 의미를 이야기한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각각 타인을 위해 희생을 감내한다. 하지만 죄책감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미처 돌보지 못한 마음 , 또는 의도를 빗나간 결과이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매일 타인을 떠올리며 후회한다. 그리고 또 누군가는 매일 그를 잊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한마디로 타인을 위해 기도하고, 타인을 위해 떠나고, 타인을 위해 자신의 삶을 바치기를 주저하지 않는 것처럼. 인간에게 타인이란 어떤 존재일까?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서로에게 상처를 주면서도 동시에 위로와 구원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존재로 그려진다.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삶이 교차하고, 관계의 복잡성과 화해 불가능성을 이야기하는 이 작품은 서로를 지키려 하지만 오히려 상처를 주기도 하는 인간관계를 잘 보여주고 있다. 또한 타인에게 상처를 받으면서도 결국 타인에게서 구원의 빛을 찾는 과정을 잘 그려낸 작품이기도 하다.
고등학교 시절의 사고가 남긴 죄책감과 상실이 인물들의 삶을 지배하고, 과거의 여름은 찬란하지만 동시에 아프게 부서진 기억으로 그려진다. 이 작품은 상처와 구원, 상실과 그리움, 가족 갈등, 타인의 의미라는 이야기를 그려내어, 인간관계의 본질에 대해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상처와 구원, 갈등과 화해가 교차하면서 깊은 공감을 주고, 죄책감, 상실, 그리움 같은 감정이 인물들의 삶을 지배하여 사실적으로 잘 그려낸 작품으로, 마치 내 경험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든다. 감각적인 묘사와 인물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내어 심리 표현이 돋보이는 작품!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서사 구조가 뛰어난 긴장감을 준다. 이 작품에서 말하는 의미는 결국 인간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성장하고 살아간다는 것을 보여준다. 자기 삶과 관계를 돌아보게 하는 작품! 상처와 구원, 인간관계의 복잡성, 가족 갈등, 그리고 타인의 의미를 깊이 있게 그려낸 작품이니, 꼭 한번 읽어보길! 감정적 공감과 철학적 성찰을 동시에 느끼제 되는 작품이 될 것이다.
¤자신의 인간관계를 돌아보고 싶은 분. ¤삶 속에서 타인의 의미를 고민하고 싶은 분. ¤감각적인 묘사와 인물 내면을 섬세하게 그린 소설을 읽고 싶은 분. #우리의길은여름으로 #채기성 #한국소설 #책추천 #나무옆의자 #책리뷰 #소설추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