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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따뜻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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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도서제공 #협찬 우선 누군가에게는 몹시도 따뜻한 이야기라는 한 줄의 평가를 글의 맨 앞에 두고자 한다. 사실 고백하자면 나는 이 책을 꽤나 오랫동안 가방에 넣고 다녔더랬다. 녹빛의 표지, 마치 선물을 받는 듯한 정성 가득한 띠지, 아직 펼쳐보지 못한, 200여 쪽이 채 되지 않는 이 책의 소개 문구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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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도서제공 #협찬 

우선 누군가에게는 몹시도 따뜻한 이야기는 한 줄의 평가를 글의 맨 앞에 두고자 한다. 사실 고백하자면 나는 이 책을 꽤나 오랫동안 가방에 넣고 다녔더랬다. 녹빛의 표지, 마치 선물을 받는 듯한 정성 가득한 띠지, 아직 펼쳐보지 못한, 200여 쪽이 채 되지 않는 이 책의 소개 문구들은 따뜻했다. 


"<녹색 광선>은 조금씩 이상하고 어딘가 어긋난 시절에 부치는 편지 같다. 
'낙하의 시간'을 거스를 수 없다면 
"견디는 연습을 하자."라고 다정하게 손 내민다.
이 소설을 다 읽고 나면 외로운 사람들의 주머니마다 
까만 돌을 하나씩 넣어주고 싶다.
체온으로 데워져 따뜻한 돌을. 
이 묵묵한 돌멩이 같은 이야기를, 당신도 읽을 수 있다니 정말 다행이다. "

그래서일까, 바쁜 와중에도 가방 속에 계속 한 자리를 차지한 이 책에 따뜻한 느낌이 들었던 것은. 한가로운 일요일 오후 느즈막히 책을 펼친다. 처음에는 '아무래도 청소년들의 성장소설이겠지? 작가가 창비교육 성장소설상 수상 작가에다가 현직 국어 선생님이라고 했지?'라는 생각만큼 조금은 가볍게 읽혔다. 학교, 미술시간, 상자 속 무지개공, 아이들을 읽어나간다. 그러나 3장쯤 넘겼을까, 어떤 문구에 벌써 멈춰서게 된다. 아니, 주인공인 여고생 '연주'식으로 표현하자면 어떤 문장들에 벌써 붙들린다. 

아래로 떨어지는 모든 것은 부서질 위험을 안고 있다.
낙하와 파손,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이라면,
견디는 연습을 하자. 
'생활 트래핑'이란 동아리의 문구. '낙하'는 어른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겠구나. 어쩌면 숫자로 자신의 위치가 정확하게 표명되는 위치에 있는 아이들에게 낙하와 파손이 더 커다랗게 와닿겠구나! 샤프심, 휴대 전화, 달걀, 쿠크다스처럼. 

그리고 그 '생활 트래핑' 동아리에 연주가 들어간다. 한때 똑똑했으나 과학고와 외고에서 떨어지고, 일반고에서조차 내신을 망치고, 연애도 망치고, 헤어진 남자친구가 한 거짓말에, 악의 있고 질 나쁜 소문과 괴롭힘에 시달리는 연주. 연주는 이른바 씹뱉과 먹토를 거듭하는 섭식 장애까지 앓게 된다. 그러면서도 연주는 길고양이 밤이에게 정을 주고, 작고 반질반질하고 단단한 검은 돌을 떠올리고, 3년간 본 적 없는 이모를 매일매일 기억한다. 또한 느리게- 아주 느리게 자신에게로 다가온 3명의 생활 트래핑 동아리 아이들에게 마음을 연다.  그렇게 다시 나아간다. 1인분의 음식을 먹어낼 수 있고, '일반식'를 할 수 있을 때까지 더 단단해지고 단단해진다. 

그 사이에는 꽤나 많은 일들이 있다. 생활 트래핑 동아리 아이들을 '친구'라고 부르기까지는 장애를 앓는 이모, 세상이 버린 어린 아이들을 품는 늙은 스님, 성소수자, 학교를 그만 두고 학교밖 청소년이 된 연주, 반려돌 묵묵을 친구들 셋과 함께 돌보며 우정어린 약속으로 더 단단하게 세상에 묶인 연주가 있다. 그리고 가정에서 당당하게 독립을 하고, 세상 속으로 나아가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을 위한 투쟁을 하는 중증 장애인 이모가 있다. 연주와 이모가 각자의 '엄마'로 대표되는 가정을 벗어나 함께 살며, 그들의 세계는 더 단단해지고 있다. 이모와 친구이자 동지들은 야생동물을 위해 나서고 자연 보호를 위해 케이블카 설치 반대에도 앞장선다. 연주의 '엄마'도, 이모의 '엄마'도 이제는 자신을 돌본다. 언젠가는 더 건강하게 홀로서기를 할 거라 믿으며, 이제는 연주가 이모를 위해 따뜻하고 속까지 든든해지는 배춧국을 끓인다.   

뒤로 갈수록 소설 '녹색광선'은 단순한 성장소설이 아니라, 삶에 지친 어른들까지 아우르는 힘이 있다. 책장을 넘길수록 더 넓고 단단해지는 세계가 우리를 붙든다. 당신도 지금 이 삶에서 단단하냐고. 검게 물든 돌이 밤과 숲의 그림자로 반짝하고 빛이 날 때까지, 불완전한 우리들이 서로 모여, 작은 위로를 건네며 더 단단해질 수 있느냐고.

그래서 현직 교사인 나는 이 책을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권해주고 싶다. 그리고 스스로를 돌봐야 되는 어른들에게도 권해주고 싶다. 강석희 작가가 던진 수많은 질문과 파문 중 어떤 것은 크고, 어떤 것은 작을지라도 이 파편들은 힘이 세다. 그 파편들로부터 더 단단해지는 우리가, 아이들이, 세상이라는 '연대'가 있기를 바란다.     

#녹색광선 #강석희 #돌베개 #청소년성장소설 #성장소설 #서평 #돌봄 #학교밖청소년 


YES마니아 : 플래티넘 m******e 2025.09.28. 신고 공감 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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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 『녹색 광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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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 페이지가 채 되지 않는 책을 읽으며 자주 멈칫할 수밖에 없었다. 다시 읽기 시작하면 힘들겠지만 다시 읽고 싶어지는 이야기다.그건 아마도 연주와 이모를 비롯한 소설 속 인물들이 나와 동떨어진 어느 별에 있는 이들처럼 느껴지지 않기 때문일 거다. 그리고 늘 그렇듯 나를 비롯하여 내 시간 안에 존재했고 여전히 존재하는 이들을 떠올리게 만드는 글은 버겁게 느껴져도 버릴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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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 페이지가 채 되지 않는 책을 읽으며 자주 멈칫할 수밖에 없었다. 다시 읽기 시작하면 힘들겠지만 다시 읽고 싶어지는 이야기다.


그건 아마도 연주와 이모를 비롯한 소설 속 인물들이 나와 동떨어진 어느 별에 있는 이들처럼 느껴지지 않기 때문일 거다. 그리고 늘 그렇듯 나를 비롯하여 내 시간 안에 존재했고 여전히 존재하는 이들을 떠올리게 만드는 글은 버겁게 느껴져도 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연주와 이모, 연주의 엄마와 친구들이 각자의 삶 에서 '검은 돌' 하나 찾아 분투해온 시간은 다른 모습일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찾는 '검은 돌'은 어쩌면 같은 모양이 아니었을까. 


'검은 돌' 하나를 서로 번갈아가며 돌보는 연주와 친구들의 모습을 보며, 각자가 찾는 그 돌은 어쩌면 나 혼자의 것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하게만 느껴지는 성장의 시간은 '어른'이 되면 끝날 줄 알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걸 안다. 씹뱉'과 '먹토'가 반복되는 삶은 씹는다 해서 삼킬 수 없고, 먹는다 해서 온전히 흡수될 수 없는 음식과도 같은 문젯거리로 가득하다. 그럼에도 "뭘 먹었고 뭘 먹지 못했고 뭘 뱉어 냈는지 상세히 기록"하는 작업은 "여전히 두렵고 부담스럽지만 나는 이제 0.5인분의 돈가스와 자장면을 먹을 수 있게"(p.135)된 인간이라는 사실을 자신에게 일러줄 것이다. 설령 "1인분의 식사를 소화하는 삶에 도착"(p.136)하지 않더라도 괜찮다는 말과 함께. 


눈으로 보기 힘들다는 '녹색 광선'을, 우리는 살면서 반드시 보게 될 것이라는 희망을 이고서 '검은 돌'도 우리 각자를 애타게 찾고 있지 않을까. 우리도 자신을 찾아주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추임새도 넣어 가며 춤을 추는 동안 이모가 탁자 위에 놓여 있던 묵묵을 팽이처럼 돌렸다. 검은 돌의 헤드스핀. 빙글빙글 돌아가는 묵묵의 몸이 밤과 숲의 빛을 머금었다 반짝. 태어나서 처음 보는 빛을 나는 보았고 눈을 감았다. 계속 춤을 추었다. 세상이 나와 함께 돌고 돌고, 또 돌았다 그리고 들었다. 

 '찾았다!' 

묵묵의 목소리였다. 


『녹색 광선』p.173 




※ 이 리뷰는 출판사 돌베개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녹색광선 #강석희 #돌베개
d*******e 2025.10.14. 신고 공감 1 댓글 1
리뷰 총점 종이책
녹색 광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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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지원 #출판사제공도서@dolbegae79녹색 광선 - 강석희 독서모임을 하다보면 ‘그런 책’과 ‘그런 사람’이 있다. “너무 무거워서 읽기가 좀 힘들었어요.”, “저는 밝은 이야기를 좋아하는데 이 책은 너무 어두워서 못 읽겠더라고요.”, “너무 비약적이지 않나요? 열 두 살이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해요?”, “저는 공감하기가 어려웠어요. 아무래도 제가 그런 경험이 없어서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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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지원 #출판사제공도서
@dolbegae79

녹색 광선 - 강석희
 
독서모임을 하다보면 ‘그런 책’과 ‘그런 사람’이 있다. “너무 무거워서 읽기가 좀 힘들었어요.”, “저는 밝은 이야기를 좋아하는데 이 책은 너무 어두워서 못 읽겠더라고요.”, “너무 비약적이지 않나요? 열 두 살이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해요?”, “저는 공감하기가 어려웠어요. 아무래도 제가 그런 경험이 없어서 그런 것 같아요,”
 
‘그런 책’은 세상의 어둠을 더듬는 책이고, ‘그런 사람’은 어둠보다는 밝음 쪽에서 여태 살아어둠을 더듬어야 하는 이유를 모르는 사람이다.
 
얼마 전 지역 수필작가님이신 김응숙 작가님 북강연에 갔었다. 작가님이 한 말씀 중 인상적인 내용은 문학의 용도였다. 문학은, 세상에서 가장 보잘 것 없는 것, 가장 어두운 곳, 아프고 고통스러운 것들을 이야기 하는 일이라고. 그 말은 정말로 어두운 얘기만 하라는 게 아니라 그런 것들의 존재와 현상을 알리고 많은 사람에게 세상의 양면을 모두 감각케 하는 것이 문학이어야 한다는 말로 해석해 보았다.
 
청소년 소설을 곧잘 읽는다. 대부분 보잘 것 없고, 어둡고, 아프고 고통 받는 아이들이 작품 속에서 묵묵히 살아간다. 혹자는 정말 이런 사람이 있을라고요? 쉬이 짐작하기 어렵겠지만 현실 속 아이들은 그보다 더한 경우가 사실 더 많다. 더한 경우가 많다는 걸 애둘러 이야기하고 있는 게 청소년 소설이다. 이 책 또한 같은 결이다.
 
‘돌봄’이라는 키워드로 전체적인 이야기를 풀어나가지만 사실 나는 ‘장애’를 떠올리며 그것들을 단편적인 시선으로 보고 싶지 않았다. 우리가 ‘배운’ 장애와 그것을 맞닥뜨리는 가족에게 장애는 내가 알고 있는 범주를 넘어서는 무언가, 더 지독한 무언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알지 못한다. 아이의 휠체어에서 손을 떼고 하릴 없이 2m쯤 굴러가 멈춘 휠체어 뒤에서 “이제 못해 먹겠다 얘.”라는 엄마의 말을 들은 순간 그녀가 느꼈을 그 구덩이의 깊이를 내가 헤아릴 수 있나?
 
헤아리지도, 가늠하지도 못하는 우리가 이런 얘길 뭣하러 읽고 또 이야기 나눠야 하나. ‘그런 사람’들이 하는 말도 사실 일리가 있다. 하지만 그런 멘트가 들려올 때마다 나는 자꾸만 멍이 드는 것처럼 몸 여기 저기에 통증이 인다. 내 얘기를 하는 것도 아니고, 내가 겪은 일도 아니고 무엇보다 아플 이유가 없는 지금 이 안온한 현실에서 부지불식간 번져오는 그 통증을 피할 도리가 없다.
 
그래서 속으로 말하곤 한다. ‘공감하지 못하고, 보려 하지 않는 그 마음 자체가 존재함에도 가려져 있는 그들을 완벽하게 지우려는 무책임함 아닐까?’ 그들을 공감하라 보채지 않았다. 왜 공감을 하려 하나. 그저 알기만 하면 될 것을. 저어하는 마음 속에 얼룩져 있을 ‘그런 사람’들의 무지가 조금은 원망 스럽다가도, 그런 무지함을 나는 왜 갖지 못했나 억울한 마음도 같이 인다. 나도 그렇게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이런 이야기 너무 무겁지 않나요? 읽다보면 기분이 안좋아져요.”
 
무거워서 듣고 싶고, 기분이 안좋아져서 더욱 중요한 이야기들. 아마도 나는 죽을 때까지 멍들고 또 아파하겠지만 적어도 ‘그런 책’을 두고 편리하게 이야기 하는 ‘그런 사람’은 되지 않으려 애쓰고 싶다.
 
#녹색광선 #강석희 #청소년문학 #장편소설 #돌봄 #장애 #돌베게 #꼬리와파도 #내일의피크닉 #책추천 #책벗뜰 #책사애25130
YES마니아 : 로얄 o*****2 2025.09.23. 신고 공감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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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묵히 지탱하는 방식의 돌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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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광선, #돌베개, #강석희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중학교 졸업 무렵, 연주에게 온갖 종류의 좌절이 휘몰아쳤다. "과학고에 가지 못한 것. 외고에도 가지 못한 것. 일반고에서도 내신을 망친 것. 연애에 실패한 것. 헤어진 남자 친구가 거짓말을 퍼뜨린 것. 그걸 다들 믿은 것. 급식을 혼자 먹게 된 것. 동아리에서 내쫓긴 것." 그 때부터 연주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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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광선, #돌베개, #강석희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중학교 졸업 무렵, 연주에게 온갖 종류의 좌절이 휘몰아쳤다. "과학고에 가지 못한 것. 외고에도 가지 못한 것. 일반고에서도 내신을 망친 것. 연애에 실패한 것. 헤어진 남자 친구가 거짓말을 퍼뜨린 것. 그걸 다들 믿은 것. 급식을 혼자 먹게 된 것. 동아리에서 내쫓긴 것." 그 때부터 연주에게 음식은 마음 속 응어리를 해소하는 도구에 불과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들려온 말, "쟤 몸 선이 진짜 예쁘다." 그 말로 시작되었다. 연주의 '섭식 장애'는. 

 엄마는 연주의 치유를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엄마의 손길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엄마의 노력이 부족하거나 잘못되었기 때문이 아니다. 엄마의 도움은 연주에게 필요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엄마의 바람대로 되는 것은 연주가 "해줄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연주의 이모는 태어날 때부터 장애를 가지고 있었다. 연주의 할머니, 그러니까 이모의 엄마는 자신의 딸에게 최선을 다했다. 온갖 핍박과 차별에도 할머니는 이모를 학교에 보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이모는 갖은 역경을 극복하고 대학을 졸업한 뒤 취업을 했다. 그러나 회사는 장애인을 고용하여 얻게 되는 장려금에만 관심이 있었을 뿐이다. 실직 후 이모는 스스로를 '집 지키는 개'라고 생각한다. 그 순간 이모는 "사랑과 폭력을, 보호와 구속을, 신념과 집착을 구분하기가 어려워졌다." 그리고 이내 "일단 눈앞의 할머니를 물리치는 것만이 이모가 할 수 있는 싸움이었다." 그렇게 이모는 할머니로부터 독립한다.

연주와 이모에게 보호자의 도움은 그들의 삶에 필수 요소는 아니었다. 도움을 받으면 삶이 편해질 수는 있지만 궁극적인 해결 방안은 아니었다. 그들은 결국 스스로 일어나야했다. 혼자의 힘으로 다시 일어나기 위해 있어야 하는 것은 지지대 하나면 충분했다. 필요할 때 잠시 나를 지탱해줄 수 있는 버팀목 같은 지지대. 연주와 이모는 서로를 받쳐주는 존재였다. 

 연주는 이모와 산다. 자신과 소통하는 방식을 모르는 아빠, 바라보면 미안해지는 엄마와 떨어졌다. 연주와 이모는 각자를 희생하지 않는 방식으로 서로의 삶을 보듬는다. 곁에 있을 뿐, 삶의 위로와 의미는 스스로 찾는다.

 연주는 혜영을 비롯한 친구들, 반려돌 묵묵, 떠돌이 고양이 밤이로부터 위로를 받고, 삶의 안정을 되찾아간다. 이모는 "세상을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투쟁을 통해 세상에 맞선다. 누군가의 희생을 통해 만들어지는 일방적인 돌봄이 아니라, 삶의 의미를 스스로 찾아나갈 수 있도록 곁에서 지켜주는 돌봄의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희생을 담보로 한 돌봄이 얼마나 취약할 수 있는 보여준다. 동시에, 서로를 묵묵히 지탱하는, 단단하고 매끄러운 형태의 돌봄을 그려내고 있다.  
 
YES마니아 : 골드 h*******7 2025.10.03. 신고 공감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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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광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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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광선’은 해돋이 직후 또는 해넘이 직전에 태양 방향 수평선 근처에서 관측되는 광학적인 현상으로, 자주 목격되는 현상은 아니라고 한다. 자주 목격되지 않는 현상이라고 해서 드문 현상은 아니다. 나무위키 설명에 따르면 시간에 맞춰 관찰하면 비교적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나를 포함한) 다수의 사람들은 ‘녹색 광선’을 직접 본 경험이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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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색 광선’은 해돋이 직후 또는 해넘이 직전에 태양 방향 수평선 근처에서 관측되는 광학적인 현상으로, 자주 목격되는 현상은 아니라고 한다. 자주 목격되지 않는 현상이라고 해서 드문 현상은 아니다. 나무위키 설명에 따르면 시간에 맞춰 관찰하면 비교적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나를 포함한) 다수의 사람들은 ‘녹색 광선’을 직접 본 경험이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녹색 광선’의 존재 자체를 몰랐고, 알고 있다 하더라도 직접 봐야겠다는 의지가 없으면 무심하게 넘겼을 것이기 때문이다. 요컨대 명백히 존재하되 실제 경험하기 위해서는 세심한 관찰과 기꺼이 목격하겠다는 그 어떤 단호한 의지가 필요하다.


 섭식 장애를 가진 아이와 지체 장애를 지닌 어른이 조카와 이모라는 혈연관계로 만났을 때, 그들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먹고 사는 일에 찌든 현대인들은 무관심을 넘어 외면하지 않을까? ‘안타깝다’는 동정의 감정과, 가족이든 지인이든 주변인들은 ‘피곤하겠다’는 부정적 감정이 공존함이 솔직한 심정이었다. ‘장애’에 필연적으로 따르는 ‘돌봄’이라는 단어가 주는 ‘따쓰함’의 이미지만큼이나 ‘책임감’이라는 무게. 그 괴리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경험해 보지 않은 (정확히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누군가의 고통의 세계를 향한 섬세함이 요구된다. 저자는 그런 섬세함을 지녔으되 나아가 그들의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따뜻하게 전해주는 언어의 재능을 동시에 지닌 작가다.


 ‘완벽한 형태의 검은 돌’. ‘세상에 존재할 리 없는 돌’. ‘만에 하나 있다 해도 내 눈에는 보이지 않을 돌’. 친구들이 돌아가며 돌본 묵묵은 체온으로 데워졌고, 그 체온을 나도 느꼈을 때 소설이라는 문학이, 그리고 이 작품이 지닌 힘을 비로소 받아들일 수 있었다. 장애를 극복하길 응원하면서도, ‘말 안 듣게 생긴’ 자퇴한 아이가, ‘우리는 너 좋아해.’라고 나는 차마 말할 수 없어서 내 학생이 아니길 바랐던 그 거리감과, 그리고 당연히 폭력은 쓰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그 불편한 자리를 감당할 용기가 없어서 이모의 장애인 이동권 투쟁을 외면했을 그 거리감이, 조금씩 좁혀지면서 나 역시 존재하지 않을 돌을 찾은 것만 같았다.


이제 독자로서 나의 역할은 내가 찾은 묵묵을 타인과 공유하는 일이다. 이 이야기를 아직 만나지 못한 수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을 통해 ‘태어나서 처음 보는 빛’을 함께 볼 수 있길 희망한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s*******1 2026.02.0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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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끝내 강이 되어 흐른다... 자연스러움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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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도 시린 계절, 일년 중 가장 추운 겨울에 여름을 닮은 책을 읽었다. 우거진 나무는 온통 푸른빛을 내뿜고 있었는데, 어찌나 울창한지 하늘을 가리고도 남ㅇ늘 법했다. 조금은 짙은 어둠이 드리워졌을지도 모르는 그 장소에 한 아이가 서 있었다. 마치 누군가를 갈망하듯, 손을 들어 저 멀리를 살피는데 아무도 응답하지 않는다. 오로지 고양이 한 마리만이 아이와는 상관없다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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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도 시린 계절, 일년 중 가장 추운 겨울에 여름을 닮은 책을 읽었다. 우거진 나무는 온통 푸른빛을 내뿜고 있었는데, 어찌나 울창한지 하늘을 가리고도 남ㅇ늘 법했다. 조금은 짙은 어둠이 드리워졌을지도 모르는 그 장소에 한 아이가 서 있었다. 마치 누군가를 갈망하듯, 손을 들어 저 멀리를 살피는데 아무도 응답하지 않는다. 오로지 고양이 한 마리만이 아이와는 상관없다는 듯 제 앞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어떤 감정을 느끼는 게 자연스러울까. 불안해야 할 거 같으면서도 그렇지가 않았다. 상쾌함은 이 상황에서 부조화에 가까웠지만 나무가 내뿜는 기운을 마냥 무시하기도 힘들었다. 이와 같은 어색함을 책을 읽는 내내 느꼈다. 묘한 이야기였다. 잔잔하게 마음을 파고든 이야기는 나의 내면을 공허하게 만들었다. 감동도 아니면서 울컥했다. 슬픔은 아니어서 울진 못했다.

한창 예민할 시기. 마음이 복잡할수록 일상을 단조롭게 만드는 게 나으려나. 그 바쁜 와중에도 아이들은 동아리 활동을 했다. 내가 이해한 게 맞다면 뭐든 땅에 떨어지지 않게끔 발로 차는 활동이 트래핑이었는데, 요즘 같은 시기에 고전적인 트래핑을 하겠다며 손 맞잡은 아이들이 있다니 신기했다. 간절히 흥미를 느꼈을 리는 없다. 어쩌다 보니 떠밀려서, 뭐라도 선택해야만 하는 상황이라. 구체적으로 그려지지 않았어도 나는 주인공의 사정이 이해가 갔다. 같은 동아리로 엮이었어도 왠지 모를 거리감을 느끼는 점도 그랬다.

어디에도 완벽해 보이는 삶은 없다. 저자는 주인공의 텅 빈 것만 같은 삶을 그려냈다. 아직 어린데, 그는 가정에 속했지만 보호받고 있진 않아 보였다. 그의 처지는 섭식장애라는 다소 무시무시한 형태로 발현됐다. 지나치게 먹고 토하는 일의 반복이 몸에 얼마나 많은 상처를 가져다 줄지. 신체에 탈을 냄으로써 마음의 아픔을 잊는, 기괴한 형태의 치유법을 바라보며 나는 할말을 잃었다.

신이 있다면 부디 손을 내밀기를. 하지만 잔인하게도 저자는 또 다른 아픔을 그 옆에 털어놓는다. 오래도록 연락을 않은, 그러나 한 때 가장 가까운 관계를 자처했던 이모가 등장했다. 주인공에게 이모는 둘도 없는 존재였으나, 다른 이들에게는 마치 아픈 손가락과도 같았다. 휠체어 없이는 어디에도 갈 수 없는, 휠체어 때문에 야트막한 턱 앞에서도 좌절을 겪는. 하나의 본질이 어느 각도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삶을 이모는 살고 있었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성인인 이모가 아이인 주인공을 돌봄이 자연스럽다. 이 경우에는 누가 누구를 돌보는 게 어색함이 덜할지, 따지는 게 쉽지 않았다.

돌봄은 일상이다. 부모는 어떠한 티도 내지 않으며 아이에게 제 가진 것을 내어준다. 그렇다 하여 돌봄이 쉬운 건 또 아니다. 우리 사회는 기꺼이 돈을 내고 돌봄을 사고 또 판다. 쉬운 듯하면서도 어려운, 어떠한 정체성을 갖고 있다는 정의조차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돌봄을 동시에 필요로 하는 상황. 물과 기름이 뒤섞이지 못한 채 아우성 치는 것만 같아 불편했다. 아마 이는 등장인물들이 나보다 더 절실히 느꼈을 것이다. 모두가 큰소리 치지 않았다. 학교를 관두겠다는 주인공의 결심이 섰을 때에도 이를 말린 이는 없었다. 이상하다면 이상할수도 있는 상황조차도 물 흐르듯이. 그래서일까. 저자의 방식 하에서는 모두가 아팠지만 누구도 아프지가 않았다.

‘결국 각자도생’이라고 이 책을 결론 짓는 사람은 아마 없을 거다. 시행착오와도 같았던 삶은 수많은 똬리를 튼 끝에 자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형태로 굳건해졌다. 무엇이 정답이라 여전히 말하지 못하는 주인공은 아까보다 분명 평온해졌으며, 수많은 대학 학과를 언급하면서도 정작 내 갈 곳은 없다는 아이들의 얼굴에 드리워진 시무룩함도 이내 걷힌다. 더 좋은 세상에서 살아가기 위한 이모만의 투쟁과 자아를 찾기 위한 여행길에 오른 엄마의 모습도 그러하다. 어른 아이 할 거 없이 모두가 어딘가 부족했지만 살아남았다. 아무도 돌보지 않으면서 모두가 돌봄을 주고 받았다. 용순 씨의 오만에 가까운, 다소 부담스러운 형태의 돌봄이 아니어도 괜찮았다는 점이 나는 특히 좋았다. 자연스러움. 그거면 된 거니까.

q*****2 2026.01.2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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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광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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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까지 무난한 공부.학교생활을 했던 주인공 연주.고등학교에서는  성적도 친구도 혼란의 시기를 겪게된다. 스트레스로 인한 섭식장애. 먹고 토하고. 대인기피.  부모님의 걱정에도 스스로 통재 안되던 주인공인 아이러니하게 장애를 가진 이모를 찾는다. 나 보다 불행한 이를 보며 안심하고 다 나은 미래를 기대하게 되는건가. 움직임이 어려운 휠체어 탄 이모와 함께 하면서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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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까지 무난한 공부.학교생활을 했던 주인공 연주.

고등학교에서는  성적도 친구도 혼란의 시기를 겪게된다. 스트레스로 인한 섭식장애. 먹고 토하고. 대인기피.  부모님의 걱정에도 스스로 통재 안되던 주인공인 아이러니하게 장애를 가진 이모를 찾는다.

 나 보다 불행한 이를 보며 안심하고 다 나은 미래를 기대하게 되는건가. 움직임이 어려운 휠체어 탄 이모와 함께 하면서 친구관계. 먹는 것. 엄마에 관한 마음이 치유된다.

 이 책은 학교에 적응하기 힘든 청소년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고 이해를 할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마음의 병이 겉으로 드러나며 말이 없어지고. 사람과 소통 할 때 안좋은 쪽으로 생각하고. 다가온 기회를 버리고.

병원도 부모님의 사랑도 좋지만 나를 내버려두고 이해해주며 주변에 있어주는 친구가  제일 좋은 치유가 되는 것 같다.

연주도 혜영.다해.정연이 있기에 학교를 자퇴하고도 잘 지낼 수 있는 것 같다.

장애인의 일상을 이 책을 통해 더 알게 되는 것 같다. 이동의 어려움. 제도 미비. 장애인도 다른 사람도 똑같이 생활할 수 있어야 하는데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고. 그 가족이 도움을  주기 위해 포기하는 것은 얼마나 많은가. 내 주위 소외된 사람들에 대해 돌아보게 하는 책이었다.

YES마니아 : 로얄 c*******0 2025.10.1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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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광선 =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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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광선 #강석희장편소설#돌베개"강석희의 시선은 그늘진 자리를 향한다. 이 작품의 미덕은 아픔을 드러내고 보듬는 손길의 섬세함에 있다. 우리의 상처가 낫지 않을지라도 누군가녹색 광선 같은 빛을 선사한다면 우리는 더 이상 아프지 않을 것이다."오세란(문학평론가) "부서지고 무너진 자리에 성장은 서럽게 도착한다. 그래서 녹색 광선]은조금씩 이상하고 어딘가 어긋난 시절에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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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광선 
#강석희장편소설
#돌베개

"강석희의 시선은 그늘진 자리를 향한다. 이 작품의 미덕은 아픔을 드러내
고 보듬는 손길의 섬세함에 있다. 우리의 상처가 낫지 않을지라도 누군가
녹색 광선 같은 빛을 선사한다면 우리는 더 이상 아프지 않을 것이다."
오세란(문학평론가) 

"부서지고 무너진 자리에 성장은 서럽게 도착한다. 그래서 녹색 광선]은
조금씩 이상하고 어딘가 어긋난 시절에 부치는 편지 같다. '낙하의 시간'을
거스를 수 없다면 "견디는 연습을 하자"라고 다정하게 손 내민다."
장일호("시사INJ 기자)

최근에 우연하게도 장애인 활동보조사 교육을 받았다.
단순히 장애인교육을 제대로 받았다고 생각했다...
시각장애인을 소재로한 영화를 보면서 그리고 시각장애체험을 하고나니, 그들을 이해한다는 말이 쉽게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요즘 리얼예능 프로그램에 다운증후군 정은혜,조영남부부이야기를 통해 장애인의 삶을 보여주기도 한다.
부모로서 관찰자로서 그들의 생활을 지켜보면서 모두 다른 생각들을 하겠지...

내가아는 고교생 한 아이는 폭식을 즐기고 우울감이 있다하고
한아이는 스트레스로인한 기분조절장애를 갖게 되었다고 한다.
옆집 어르신은 사무실에서 양이와 강아지를 키우는데, 그들을 돌보기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사무실에 출근한다고 한다.
돌봄과 사랑이 필요한 우리들 이야기이다.

녹색광선은 장애와 질병을 가진 이모와 조카가 불편하고 어렵고 고통스럽지만 삶을 살아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삶이라는게 고통스럽지만 행복감, 즐거움이란 녹색광선을 보기위해 걸어나가는 여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t********0 2025.10.1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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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녹색 광선
"[서평] 녹색 광선" 내용보기
"외롭고 상처 받은 이들에게 전하는 따뜻한 위로"강석희의 <녹색 광선> 을 읽고"사랑을 받고 싶었을 뿐이다. 더 많고 더 큰 사랑을"-누군가를 돌볼 여력이 없는 사람들이 서로의 삶에 희망을 비추는 이야기- 『내일의 피크닉』, 『꼬리와 파도』창비교육 성장소설상 수상 작가 강석희 신작 장편소설"장애는 차이가 아니라 다름이다." 라는 말처럼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부끄러워하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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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고 상처 받은 이들에게 전하는 따뜻한 위로"

강석희의 <녹색 광선 읽고




"사랑을 받고 싶었을 뿐이다. 더 많고 더 큰 사랑을
"



-누군가를 돌볼 여력이 없는 사람들이 서로의 삶에 희망을 비추는 이야기-

 

『내일의 피크닉』, 『꼬리와 파도』
창비교육 성장소설상 수상 작가 강석희 신작 장편소설



"장애는 차이가 아니라 다름이다." 라는 말처럼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부끄러워하거나, 수치심을 느끼거나, 열등함을 느끼거나,  비난 받거나 차별 받아서는 안 된다. 하지만 여전히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다년간 통합 학급을 담당해왔고 지도해 온 사람으로서, 학생들 간에서도 여전히 장애를 가진 학생을 보는 시선은 부정적임을 보게 된다.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그 학생은 학교폭력의 피해자가 되고, 차별과 멸시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현실 속에서 '장애'와 '돌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진정한 돌봄이란 무엇일까? '돌봄'이라는 명목 하에 오히려 상처와 고통을 주는 것은 아닐까? 시람에게 관심을 갖고 보살피는 행위인 돌봄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행하고 있는 것일까? 


전작인 『꼬리와 파도』를 통해 데이트 폭력과 사제 간의 성폭력을 다루며 세상의 상처에 맞서는 용감한 파도의 물결을 보여 주었고, 『내일의 피크닉』을 통해서 보호종료 아동의 현실과 특성화고등학교의 현장 실습의 문제를 고발해왔다. 
작가이면서 교사이기에 학생들의 어려움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아이들의 아픔과 고통을 함께 나눌 수 있었다. 항상 그의 작품을 통해 아이들에 대한 애정과 따뜻한 위로와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책 『녹색 광선』을 통해서 누군가를 돌볼 여력이 없는 사람들이 서로의 삶에 희망을 비쳐주고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이야기를 통해 '장애'와 '돌봄'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사랑을 받고 싶지만, 서로를 돌볼 여력이 없는 사람들이 서로를 보듬고 서로의 삶에 빛과 희망을 주는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돌봄이란 이런 모습이 아닐까 깨닫게 된다.

섭식 장애를 앓으면서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조카 '연주'와 지체 장애와 청각 장애를 가진 이모 '윤재'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무엇을 느끼고 생각하게 되는가? 한때 가까웠으나 서로 멀어져 버린 두 사람이 몇 년 만에 재회하게 되고 서로가 서로를 보듬어 안고 위로하는 과정 속에서 진정한 위안과 돌봄을 보게 된다.

서로의 상처와 고통이 너무 커서 그녀들은 서로를 돌볼 여력이 없다. 외롭고 상처 받은 그들에게 누가 따뜻한 손을 내밀어줄 수 있을까? 

조카 '연주'는 수많은 오해와 상처 속에서 타인을 믿지 못하게 되고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린다. 그런 그녀에게 생활 트래핑 멤버들이 다가온다. 발등으로 여러 물건을 받아서 사뿐히 내려놓는 것을 목표로 혜영, 다혜, 정연이 생활 트래핑 멤버가 되고. 다정함과 진심을 담아 외롭고 상처 받은 연주의 마음을 두드리게 된다. 

이모 '윤재'는 지체 장애로 평생 휠체어를 타며 보내지만, 장애로 인해 좌절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살고자 한다.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국 독립을 이뤄, 작은 공간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투쟁하며 살아가기도 한다.


이들은 한때 가까웠지만 어느덧 서로 멀어져 버렸다. 그렇게 그들은 각자 서로가 처한 현실과 고통 속에서 상처를 안고 외롭게 살아가게 된다. 그러다 몇 년 만에 연주가 이모에게 연락을 하면서 그들은 재회하게 되고 그들은 한 집에서 살게 되면서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관계를 맺게 된다.  

이 책 속에서는 장애를 가진 둘째 딸을 낳으며 하고 싶었던 일을 그만두며 평생 돌봄에 희생한 연주의 할머니, K-장녀로서, 장애가 있는 동생의 언니로서, 섭식 장애를 가진 딸을 가진 엄마로서 살아온 연주의 엄마,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가족에게조차 온전히 이해 받지 못하고 외로운 삶을 살아와야 했던 연주의 이모, 음식에 대한 충동을 조절하지 못하고 섭식 장애를 가지며 고통 받는 연주 등 할머니-엄마/이모-연주로 이어지는 여성 삼대의 삶 속에서 장애가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장애를 가진 사람도, 장애를 가진 사람을 돌보는 사람도 그 삶 속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그 장애로 인해 그들 모두가 상처 받고 고통 받아 왔음을...장애가 또 다른 장애로 이어짐을 비로소 깨닫게 된다. 

세상의 모든 비참이 내게 쏟아지는 것만 같았다. 나를 즐겁게 하던 것은 금세 나를 괴롭혔다. 나를 괴롭게 만드는 것은 나를 쉽사리 중독시켰다. 나는 내게 자주 실망했다.
사실은 매일, 아니 매 순간.
돌이켜 보면, 사랑을 받고 싶었을 뿐이다. 
더 많고 더 큰 사랑을.
-p. 24


장애로 인한 상처와 고통보다 더 견딜 수 없는 것은 아마 외로움과 고독이 아닐까? 어떤 고통이든 경험해야 비로소 알 수 있는 것처럼, 연주는 비로소 이모 윤재와 한 집에 살게 되면서 그녀와 삶을 함께 하면서 이모가 어떤 세상을 살아왔는지 비로소 깨닫게 된다. '넌 혼자가 아니야.' 라는 말처럼 연주는 기꺼이 이모 윤재의 친구가 되어주고, 이모의 휠체어처럼 기꺼이 그녀의 발이 되어준다. 비록 그것이 모든 것을 말끔하게 좋아지게 하는 것은 될 수 없어도, 그것은 생각 이상으로 많은 것을 낫게 하고 힘이 되어 준다. 마치 연주가 찾아 헤맸고 우연히 찾은 반려돌 '묵묵이'처럼 그렇게 애써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크게 변화 시키거나 낫게 하지는 못하더라도, 묵묵하게 그 자리를 지켜주고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는 것이 아닐까.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돌봄이며 따뜻한 위로가 아닐까!

이제 연주에게는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생활 트래핑 멤버인 혜영, 다혜, 정연이 있고, 묵묵하게 있어주는 반려돌 묵묵이도 있고, 서로 상처를 보듬어주는 이모도 있다. 그리고 이모도 더 이상 장애로 인해 외로워하지 않아도 된다. 이제 이모 윤재 곁에도 그녀를 이해하고 진정으로 돌봐주는 조카 연주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연주와 윤재는 상처와 외로움으로 서로 돌볼 여력이 없었지만, 이제는 서로가 서로를 돌봐주면서 비로소 삶의 희망을 찾으려 한다.


해돋이 직후나 해넘이 직전에서 운이 좋으면 목격할 수 있는 '녹색 광선' 처럼 그들은 이제 서로에게 빛이 되어주고자 한다. 연주와 윤재가 서로의 돌봄과 위로로 인해 찾게 된 녹색 광선처럼, 외롭게 상처 받은 사람들에게도 그 빛이 비추기를...
그 빛과 희망으로 시끄럽고 각박한 세상으로 인해 지치고 힘들고 상처 받은 사람들이, 장애로 인한 차별과 멸시로 상처 받고 고통 받은 사람들이 이 순간들을 단단하게 잘 건너가기를 바래본다. 


  


YES마니아 : 골드 s*******4 2025.10.08.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녹색 광선」 슬픔의 모서리는 스스로를 가둔다.
"『녹색 광선」 슬픔의 모서리는 스스로를 가둔다." 내용보기
강석희 장편소설/ 돌베개먹을 수 있는 것들을 쓸어 담듯이 삼키고 다 토해버리는 섭식 장애 소녀 이야기직접 겪어보지 않고 이렇게 쓸 수 있을까 싶을 만큼 생생하다201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부문 수상자.그날 시상식에 나도 그 자리에 있었다. 지인의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 처음으로 찾은 동아일보사.... 그 풋풋한 설렘이 아직 기억이 난다. 그때의 나는 어디로 간 걸까...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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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희 장편소설/ 돌베개








먹을 수 있는 것들을 쓸어 담듯이 삼키고 다 토해버리는 섭식 장애 소녀 이야기

직접 겪어보지 않고 이렇게 쓸 수 있을까 싶을 만큼 생생하다






201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부문 수상자.

그날 시상식에 나도 그 자리에 있었다. 지인의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 처음으로 찾은 동아일보사.... 그 풋풋한 설렘이 아직 기억이 난다. 그때의 나는 어디로 간 걸까...

몇 번의 최종심 그리고 다시 쓰고 싶다는 갈망이 최근 강해지는 이유가 있다.






이 책 속의 슬픔은 둥글게 흐르지 않는다. 휠체어를 타고 계단 앞에 멈춰 서는 이모의 모습, 친구들과의 ‘생활 트래핑’에서 잠시 잊는 순간의 빛, 반려묘 밤이와 함께하는 확실한 행복. 연주의 하루는 곳곳에 날카로운 모서리를 드러내며 그녀의 몸과 마음을 찌른다.



연주는 섭식 장애로 고통받으면서도 “1인분의 식사, 1인분의 인간”이라는 질문 앞에서 계속 흔들린다





섭식 장애를 앓고 있는 주인공 연주와

지체 장애를 가진 이모... 두 사람이 교차로 서술된다. 어떤 아픔은 겪어본 사람만이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있다. 얼마 전 읽은 시에서 슬픔은 모서리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몸과 음식, 사회적 시선이 연주를 가둔다면 장애를 가진 이모의 고통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할머니에서 이모로 이모에서 연주에게로 대물림되는 고통이 날카로운 모서리를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책 제목의 의미를 생각해 보면

해가 막 뜨거나 질 때, 아주 짧은 순간 태양의 가장자리에서 녹색 빛이 번쩍 나타나는 현상..... 녹색 광선


문학적 장치로써 녹색 광선은 어쩌면 아주 드물고, 잠깐이지만, 강렬한 순간이기도 하다. 그런 순간을 마주하려면 운이 필요하다.




그러나 실제 보기 어렵지만, 한 번 눈에 담으면 오래도록 남는다. 연주가 삶 속에서 발견하는 행복과 희망의 순간들도 그렇다. 짧고 희귀하지만 분명 존재하며, 그 빛은 그녀를 지탱한다. 이모와의 침묵 속 산책, 친구들과의 웃음, 밤이를 지켜보는 시선에서 연주는 그 녹색 광선을 본다.




내가 찾는 녹색 광선은 어디에 있을까




우리는 세상을 나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어, 그게 우리 일이야 P153






#녹색광선, #돌베개,

#강석희연작소설, #동아일보




r******7 2025.10.05. 신고 공감 0 댓글 0